나는 이 책을 읽기 전 ‘잔소리 볼륨을 줄여요’라는 제목을 보고 잔소리를 하지 말라고 얘기해주는 책인 줄 알았다. 엄마들에게 잔소리 볼륨을 줄여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민준이는 엄마의 잔소리가 너무나도 듣기 싫고 엄마가 화내는 것도 싫었다. 나도 엄마가 ‘숙제 해라! 숙제 해라!’하고 여러번 말씀하시면 듣기 싫을 때가 많아서 민준이의 마음이 이해된다. 또 친구 유나가 잔소리 하는 것도 민준이는 너무 싫었다. 그래서 민준이가 잔소리 하지 말라고 해도 유나는 엄마처럼 똑같이 “너를 위해서 잔소리를 하는거야 ”라고 하면서 계속 잔소리를 하는 것이다. 나는 민준이가 잔소리로 둘러싸여 있는 것 같았을 것 같다.

어느날 민준이는 UfO를 봤고 외계인과 같이 놀았다. 외계인에게 펜을 받았는데 설명서를 읽어보니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민준이는 당연히 “잔소리가 없어지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빌어서 잔소리 라디오를 얻게 된다. 잔소리 라디오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데 1단계로 하면 아무도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또 2단계는 어떤 행동을 해도 아무도 화내지 않는 거고 마지막 3단계는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만약 나도 잔소리 볼륨 1단계가 된다면 잔소리가 없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리고 만약 2단계가 되면 내가 잘못 해도 아무도 화 내지 않으니 처음엔 신기하다가 나중에는 이상하고 조금 쓸쓸할 것이다. 그런데 3단계라면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관심을 두지 않아 엄청 외롭고 쓸쓸할 것 같고 내가 발전할 수 없을 것 같다.

민준이도 나랑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3단계에서 고장 난 잔소리 라디오를 고치려고 마법의 숲으로 간다. 그래서 앞으로 잔소리 볼륨을 0단계로 만든다. 그리고 나서 민준이는 또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게 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그냥 웃음이 나왔다. 왜냐하면 민준이는 잔소리가 중요하다는 걸 이제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엄마의 잔소리 덕분에 학원 숙제를 까먹지 않는다. 하지만 그걸 아는데도 잔소리가 듣기 싫다. 귀찮아서, 지겹고 힘들어서, 어려워서 엄마가 숙제 하라는 잔소리가 듣기 싫은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잔소리가 없어진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니 그래도 조금은 잔소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엄마가 숙제 하라고 하기 전에 미리 끝내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가족들이 잔소리를 계속 한다고 해도 나는 가족을 영원히 사랑하고 잔소리를 들어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집 잔소리 라디오의 잔소리 볼륨은 0단계로 맞춰야 겠다.

잔소리 볼륨을 줄여요에서 잔소리 라디오 3단계로 해놓으면 민준이가 무슨 짓을 해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엄마와 아빠마저도 민준이가 밥을 먹거나 말거나 학교에 가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게 됩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에 민준이는 꼭 필요한 순간에만 3단계를 쓰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런데 라디오의 정체를 안 유나와 실랑이를 하는 사이 3단계로 맞춰 둔 볼륨 버튼이 똑 부러지게되고 민준이는 이대로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외로이 살아가야할 걱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잔소리 볼륨을 줄여요는 어린이의 고민을 현실감 있게 다루어 폭넓은 공감을 끌어내는 동시에 판타지 기법을 통해 아주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 보게 하는 책입니다. 책을 보며 잔소리 기저에 있는 애정과 사랑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책의 표지에서 아빠, 엄마, 동생에게 잔소리를 듣고 있는 속상한 아이의 표정을 보고, 어떤 잔소리를 들었을지, 잔소리의 내용이 궁금해져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민준이라는 친구가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 내용에서 내가 민준이라면 너무 억울하고 슬플 것 같았습니다. 속상한 민준이가 라디오 테스트를 하게 되었는데, 1단계는 잔소리가 사라지고, 2단계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사람들이 화를 내지 않고, 3단계는 사람들이 나에게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잔소리 라디오는 하루에 3번밖에 못 쓰는데, 민준이는 5번을 써버려서 라디오가 고장이 났습니다. 저는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라디오를 많이 사용했던 민준이가 이해가 되면서, 라디오가 고장이 났을 땐 속상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라디오를 너무 고치고 싶어서 킴리를 찾아갔는데, 고쳐주기는 했지만 딱 한 번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엄마의 잔소리는 또 시작이 되었고, 민준이가 귀를 딱 막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귀를 안 막는 게 아니겠어요? 민준이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도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았답니다. 

 저는 사실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잔소리를 들으면 너무 어지럽고, 힘들고 속상해요. 민준이처럼 잔소리 볼륨을 줄이면서 잔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행복하기 위해서 엄마의 잔소리도 잔소리로 생각하지 않고, 엄마의 사랑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서호야, TV 그만 보고 끄자.”, “서호야, 숙제부터 해야지.”, “서호야, 이 닦고 자야지.” 우리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이름을 부르고 잔소리를 시작하신다. 이 책의 주인공 ‘김민준’ 엄마도 우리 엄마와 똑같은 것 같다. 김민준의 엄마도 하루종일 잔소리를 하신다. 그래서 나는 주인공 ‘김민준’의 마음에 너무나 공감해서 책을 읽는 내내 “맞아, 맞아!”하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그리고, 마치 내가 주인공처럼 잔소리를 듣는 것 같아서 화가 나고 짜증이 나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잔소리의 뜻은 내가 굳이 잘못한 것 같지 않은데 계속 나한테 잘못했다고 끈질기고 엄청나게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잘못을 고치면 다른 잘못을 찾아내서 잔소리가 또 이어지는 신기한 말이다.

  우리집에도 잔소리꾼이 많다. 나도 잔소리를 하지만 우리 엄마, 아빠는 나보다 백배, 천배는 더 잔소리를 하신다. 아빠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라는 노래를 부르시며, 웃으면서 잔소리를 계속 하신다. 하지만 나는 아빠의 노래 가사는 틀린 것 같다. 아빠 생각에는 나를 위해 하는 말씀이라고 하시지만 내 생각은 아빠와 다르다. 아빠가 아무리 웃으며 말씀하셔도 나는 아빠의 잔소리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싫기만 하다. 아마 우리 아빠도 나처럼 끈질긴 잔소리를 계속 들으면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아실 것이다. 나는 이 노래 가사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지루한 소리”라고 바꾸고 싶다.

  김민준이 수학 학원을 가는데 UFO에서 외계인 세르턴이 내려와 자기가 좋아하는 볼펜을 선물로 줬다. 세르턴이 볼펜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 볼펜을 사용하면 마음을 담은 물건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김민준은 잔소리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잔소리 라디오가 나타났다. 그리고 잔소리 라디오가 진짜 작동 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라디오의 1단계 버튼을 누르면 잔소리가 싹 사라지고, 2단계 버튼을 누르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사람들이 화를 내지 않았다. 3단계 버튼을 누르면 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김민준은 처음에는 잔소리를 듣지 않아서 좋았다. 하지만, 장난을 쳤는데 사람들이 다치니깐 기분이 좋지 않고, 미안한 마음이 들고, 다른 사람들이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으니깐 싫어했다.

  나에게 잔소리 라디오가 생긴다면 어떨까? 나는 1단계를 사용해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잔소리에 사용할 거다. 그러면 내가 하기 싫은 숙제를 하지 않아서 좋을 것 같다. 그리고 2단계를 엄마가 잔소리를 하실 때 사용해 보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잘못해도 엄마가 화난 목소리가 아니라 예쁜 목소리로 말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잔소리는 “학교 숙제 다하고, 빨리 학습지해라”이다. 이때 잔소리 라디오 2단계 버튼을 누르면 엄마는 친절한 목소리로 “학교 숙제 하고, 학습지도 하고 놀자.”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그러면 나도 착한 목소리로 “네, 알겠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3단계는 사용하고 싶지 않다. 주인공 김민준처럼 똑같이 3단계에서 고장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아무도 나한테 신경을 안 쓰는 건 재미없고 싫을 것 같다. 그리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잔소리를 들어야 좋은 습관이 생기기도 하는데, 잔소리가 사라지면 좋은 습관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잔소리가 별로 안 좋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잔소리는 나를 잘 알고 바르게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 나에게 해주는 말인 것 같다. 그래도 엄마가 화난 목소리로 잔소리를 하는 건 기분이 안 좋으니깐 앞으로 나는 잔소리를 조금만 듣기 위해서 바른 생활을 많이 해야겠다.

“하율아! 숙제 빨리하고 책 읽으라고 했지! 딴짓하지 말고 숙제해!” 내가 매일 듣는 잔소리이다. 

 엄마는 잔소리 대군의 장군, 나는 저항력이 아주 좋은 반항 대군의 장군. 아주 막상막하다. 엄마가 잔소리 군사 오백만명을 보내면 나는 반항 군사 육백만명을 보내 맞서고 있었다. 막상막하의 대결을 한창 펼치던 엄마께서 갑자기 “엄마 말 계속 안듣지? 이제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을테니, 하율이가 알아서해!” 라며 후퇴를 하셨다. 나는 승리의 기쁨으로 신이나서 만화책을 실컷 보고, 블럭놀이도 하며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학교에서 숙제 검사 시간이 되었다. 어제 승리의 기쁨으로 숙제를 하지 않았던 나는 갑자기 등에 식은땀이 났다.  ‘진즉 엄마 말 들을걸...’ 잔소리 엄마 장군에게서 승리를 한 줄 알았지만 숙제를 하지 않은 창피함을 느끼며 나는 깨달았다. 나의 승리가 아니라는 것을......  ‘잔소리 볼륨을 줄여요’의 주인공 민준이는 나와 너무 닮았다. 만날 잔소리만 듣던 민준이는 외계인을 만나 마법 볼펜과 잔소리 라디오를 얻고 잔소리를 없애보지만 여러 일을 겪고서 잔소리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잔소리는 참 이상하다. 없으면 세상 편할 것 같은데 정작 없으면 모든일을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 아직 혼자 알아서 하기 어려운 나는 엄마의 잔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율아! 숙제해야지!” 엄마의 잔소리가 또 시작되었다. 나는 바로 숙제를 시작했고, 숙제가 끝내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더욱 더 신나게 놀 수 있었다. 이제는 엄마가 잔소리 군사 오백만명을 보내면 나는 더이상 반항 군사를 보내지 않는다. 바로바로 엄마의 말을 듣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