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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3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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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9.9만자, 약 3.2만 단어, A4 약 62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8893747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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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47

줄거리

한 대의 자동차를 타고 밤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세 명의 남녀 ‘정’, ‘김’, ‘최’. 그들은 같은 대학 영화 동아리에서 만나 한 시절을 함께했던 ‘A’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그런데 슬픔과 회한으로 가득해야 할 문상길은 어딘가 불길한 기류로 가득하다.
A를 모두 사랑했으나 이상하게도 그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김, 최, 정은 서른세 살 무렵을 통과하고 있다. 인생의 변화는 곧잘 변절되고, 무언가에 영혼이 잠식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것을 뭐라 명명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들은 어쩐지 패잔병이 된 것과 같은 씁쓸함을 느낀다.
약삭빠르게 일찌감치 세상과 타협한 듯 보이던 김은 이제 불법 주가조작에, 사설 도박장과 경마장에, 보험 사기까지 연루되어 있는 상태고, 정은 아무런 독창성도 없이 A가 쓴 문장들을 그대로 따라 쓰는 보잘것없는 소설가이며, 그나마 사회학을 공부한다는 순수한 명목으로 대학에 남아 있던 최 역시 시스템 바깥에서 이상을 좇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는 생각으로 집권당의 현직 국회의원의 보좌관이 되려는 찰나에 놓여 있다.
그들은 며칠 전 A의 영화 「천국보다 낯선」 시사회 때 모인 적이 있다. 그날 밤, A의 반지하 방을 나와서 제각각 다시 A를 찾아간 일을 회상하지만, 기억을 더듬는 방식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느 순간부터 내비게이션은 신호를 잡지 못하고, 아이콘은 도로가 아니라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은 공간일 뿐이다. 게다가 방금 전에 라디오에서 보도된 교통사고가 몇 분 후에 발생하는 것을 목격하고, 죽은 A로부터 그들 모두에게 각각 다른 문자메시지가 오기 시작한다.
정, 김, 최와 함께 A를 조문하러 가기로 한 ‘염’은 K시 공용 터미널에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친구들은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그가 식당에서 허기를 채우는 동안, 식당의 소형 텔레비전에서는 고속도로의 교통사고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온다. A가 죽은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염의 뇌리를 스치는 가운데, 염은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는데…….

출판사 리뷰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이
세계의 진실을 알려 주지는 않는다.
세계의 진실이란 밤처럼 냉정한 것이다.”


A의 교통사고가 불러일으킨
세 남녀의 예측할 길 없는 하룻밤 기묘한 여행
언어의 연금술사 이장욱이 선보이는 매혹적인 “신(新)서사”의 탄생


우리 시의 미래에 이장욱이 있었던 것처럼, 이제 우리 소설의 미래도 이장욱을 가졌다. ―백지은(문학평론가)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신은 “천국보다 낯선” 희열을 맛보게 될 것이다.
―강지희(문학평론가)

웹진문지문학상, 문학수첩작가상을 수상한 언어의 연금술사 이장욱이 선보이는 전혀 낯설고 새로운 감각적 세계

“진부한 장르적 관습을 의심하”며 “낯선 감각과 첨예한 자의식”(문학평론가 진정석)으로 “우리 시대의 삶과 죽음 전체를 놓고 전면적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문학평론가 우찬제)는 작가 이장욱의 『천국보다 낯선』이 ‘오늘의 젊은 작가’ 04로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고백의 제왕』 이후 3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낯설고 “치밀한 구성과 모호한 어조로 그려 내는 남다른 재주”(문학평론가 김형중)는 이번에도 “작가의 소설적 역량이 무서운 속도로 뻗어 나가고 있”(문학평론가 이광호)음을 어김없이 증명한다.

문학평론가 백지은은 “우리 시의 미래에 이장욱이 있었던 것처럼, 이제 우리 소설의 미래도 이장욱을 가졌다.”고 평하며 『천국보다 낯선』을 “신(新)서사”의 탄생이라 지적했고, 문학평론가 강지희 역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신은 천국보다 낯선 희열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상찬했다.
여기, 한 대의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세 명의 남녀가 있다. 그들의 예측할 길 없는 하룻밤 기묘한 여행에 동승하는 순간, 당신은 소설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플롯과 이야기의 마법사 이장욱이 펼치는 감각적 세계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철학적 성찰과 영화적 현실이 빚어낸 입체화된 시간과 공간, “신(新)서사”의 탄생

대학 동창인 A의 부음을 듣고 K시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정’, ‘김’, ‘최’. 그들이 기억하는 A의 모습은 왜 모두 다른 것일까? 『천국보다 낯선』은 로드 무비의 모티프를 차용해 사건과 상황을 각각의 인물들의 시선으로 변주하고 반복하는 이장욱 특유의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비스듬히 어긋나 있는 지점의 메타 소설인 동시에, 사랑과 인간 그리고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사유와 빼어난 문체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열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 『천국보다 낯선』은 정, 김, 최의 시선이 1장부터 12장까지 번갈아 가며 등장한다. 장이 바뀔 때마다 매번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사건과 장면이 변주됨으로써 영화 「라쇼몽」처럼 서사에 이물감을 덧씌우며, 사람에 따라 같은 이야기가 얼마나 다르게 쓰일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며칠 전 A의 반지하 방을 나와서 그들이 모두 제각각 다시 A를 찾아간 밤의 일이나, 논산 분기점 3킬로미터 지점에서 목격한 교통사고에 관한 각각의 진술 등과 같이 김의 이야기는 앞서 정이 한 말이 빚어낸 상황 속에서 이해되고, 동시에 아직 말해지지 않았으나 앞으로 최가 할 이야기가 요구하고 기대하는 내용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면서 이야기는 수축과 증식을 반복한다.

정에게 A는 아랍어나 희랍어처럼 “해독 불가능한 문자 같은 것”이라면, 김에게 A는 모든 면에서 아내인 정과 대비되는 여자로서 “여름의 팽창하는 대기” 같았고, 최에게 A는 “비어 있어서 감당할 수 없는 것”이자 “언제나 와전되는 중”인 소문 같은 것이다. A가 만든 영화 「천국보다 낯선」 역시 “비현실적인 이미지들의 연쇄”인 동시에, “공포 영화의 관습을 따르지 않은 탓에 공포 영화인지조차 모호할 지경”인 호러로 읽히기까지 한다. 작품 속에서 마치 실체 없이 계속 미끄러지는 기표로 남아 있는 A는 과연 누구인가? A는 교통사고로 죽은 것이 맞는가?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죽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A를 모두 사랑했으나 이상하게도 그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김, 최, 정, 그리고 마지막 장에 이르러 등장하는 또 하나의 시선 ‘염’까지, 소설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공의 반전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즈음, 독자들은 현실을 살짝 비튼 충격적인 결말에 매혹된 나머지, 이야기 전체를 다른 시선과 다른 원근법으로 읽으며, 이야기의 결말에서 또다시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의 기원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추천평

『천국보다 낯선』은 로드 무비의 형식을 빌린 공포 소설이며, 환멸을 안고 살아가는 인생을 알레고리적으로 보여 주는 소설인 동시에, 소설 속에 동명의 영화를 품고 있는 메타 소설이다. 조금 낯선 무엇, 약간 비스듬히 어긋나 있는 무엇은 이장욱 소설 매력의 중핵을 이루어 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기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 그의 소설을 ‘소설보다 낯선’ 무엇으로 만든다. 생을 순응하게 하고 굴복시키는 세상의 힘과, 소설의 프레임 바깥을 넘보는 익살스러운 등장인물들과, 그리고 근본적으로 불가지론의 위치를 차지하는 죽음과 그는 쉬지 않고 국지전을 벌여 왔다. 그의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신은 “천국보다 낯선” 희열을 맛보게 될 것이다.
― 강지희(문학평론가)

이 낯선 계절의 소설을 만약 비사실적이라거나 초현실적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 이장욱의 『천국보다 낯선』은 다면적 세계의 모순과 혼돈을 창작의 동인과 작품의 구조로 전면화한 사실적 소설이다. 주체를 타자화하고 시간을 입체화하고 공간을 다층화함으로써 불현듯 열려진 다른 그라운드에서 다른 속도로 흘러 다니는 ‘사실들’의 타오르는 이야기다. 우리는 이제 “다른 계절에 속한 별”이 되어, 아직 길들지 않은 그 궤적들을 “생시”처럼 기억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아주 구체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우리 소설의 신(新)서사가 이렇게 이미 발생했기 때문이다.
백지은(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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