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어린이와 사람들을 기억하며,
절망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은 어린 오드리 헵번이 들려주는 꿈 이야기
1953년 처음 주연을 맡았던 영화 〈로마의 휴일〉로 전 세계에 ‘헵번 스타일’을 유행시킨 원조 스타일 아이콘. 에미상·그래미상·오스카상·토니상을 모두 수상한 미국 대중문화계의 그랜드슬램 수상자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배우 중 한 사람.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지역을 찾아가 팬들의 사랑을 진심 어린 구호 활동으로 되돌려 준 존경받는 인도주의자. 이 모든 수식어는 오직 한 사람, 오드리 헵번을 위한 것입니다.
위인전, 자기계발서, 학습만화 등 그동안 오드리 헵번을 조명한 책들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스타가 아닌 어린 시절의 오드리 헵번을 주목한 책은 흔치 않습니다. 『오드리 헵번 이야기』가 특별한 그림책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우리를 어린 시절의 오드리 헵번 곁으로 초대합니다. 작품의 서사는 오드리 헵번의 출생부터 십대의 어느 날까지 이어집니다. 하지만 ‘오드리가 들려주는 꿈 이야기’라는 서사적 장치를 통해 그녀의 생애 전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굶주림과 추위로 고통받았던 어린 오드리의 모습과 절망 속에서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았던 담대하고 강인했던 한 사람의 내면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렇듯 독특한 구성 덕분에 독자들은 아이였던 오드리 헵번과 자연스레 눈을 맞추며 그녀가 어린 시절 품었던 꿈에, 그녀가 살아냈던 힘겨웠지만 아름다웠던 삶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아들 션 부부가 어린이의 눈높이로 재해석한 어머니의 삶
오드리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책이자 아이들에게 처음 오드리를 소개하는 책
‘나의 어머니, 오드리를 기억하며’라는 부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책의 저자는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부부입니다. 션 헵번 페러는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인 『오드리 헵번, 우아한 정신』에서 어머니의 삶을 3막으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가 이번에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상상력이 풍부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으로 오드리 헵번을 재해석했습니다. 어린 오드리의 꿈속에서 펼쳐지는 언제나 가족과 아이들을 먼저 생각했던 헌신적인 오드리의 모습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무한한 존경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전쟁을 겪은 세대로서 가난과 기아의 고통을 온몸으로 통과해 온 소녀, 발레리나에서 영화배우로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적인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여성, 그리고 배우로서의 길과 어머니로서의 길 사이에서 고민하는 오드리의 모습에서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하는 모습까지 마주하면 오드리의 헌신적인 삶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서사의 스펙트럼은 이 책이 지닌 미덕 중 하나입니다. 오드리 헵번이 우리 곁을 떠난 지 30여 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녀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팬들에게 이 책은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드리 헵번을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는 꿈꾸는 일의 소중함과 질문을 통해 완성되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도미니크 코르바송과 프랑수아 아브릴의 그림
오드리 헵번 이야기를 가장 오드리답게 완성한 스타일리시한 그림책
이 책의 그림을 그린 도미니크 코르바송은 샤넬, 에르메스, 티파니 앤 컴퍼니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서 일했던 프랑스의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십여 권이 넘는 그림책에 삽화를 그린 화가입니다. 코르바송은 오드리 헵번의 모습을 섬세하고 매력적인 필치로 완성해냈습니다. 발레리나를 꿈꾸었던 어린 시절, 십대였던 오드리의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영화배우와 어머니의 삶, 그리고 가난한 지역의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며 돌보던 말년의 모습까지 오드리 헵번 인생의 의미 있는 순간들을 생전의 오드리 헵번을 연상케 하는 단아하고 스타일리시한 그림체로 완성했습니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과 색연필로 그려낸 투명한 선들의 조화는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오드리 헵번을 탄생시켰습니다. 동물과 인형을 활용해 상상력을 극대화시킨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들은 우리를 유난히 맑고 동그란 눈을 가진 오드리 헵번 곁으로 데려갑니다. 더욱이 이 책은 코르바송의 마지막 작품이라 더욱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암 투병 중이던 코르바송은 죽기 며칠 전까지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열정을 쏟았고, 그 후 남편인 프랑수와 아브릴이 코르바송의 뒤를 이어 작업을 마무리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혼신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가장 오드리다운 오드리 헵번 이야기를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코르바송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오드리 헵번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 걸까요?
꿈꿀 수 있는 용기와 행동하는 양심으로 남은 영원한 우상
1988년 자발적으로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된 오드리 헵번은 1993년 암으로 타계하기 석 달 전까지 세계의 분쟁 지역과 빈곤 지역을 누비며 굶주림과 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화려한 스타의 자리에서 내려와 봉사와 사랑을 실천했던 오드리 헵번의 모습은 지금도 우리에게 선한 영향력을 선사한 진정한 스타이자 행동하는 양심의 본보기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전하는 오드리 헵번의 질문과 뜨겁게 마주하게 됩니다. 어떤 삶이 의미 있는 삶일까요. 어쩌면 영웅은 우리 안에 있지 않을까요. 오드리의 삶이 증명한 것처럼 꿈은 열정의 다른 이름일 수 있습니다. 영웅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한 발 더 내딛는 용기 속에서 태어나는 것일 테니까요. 하지만 거창한 일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전쟁이 없는 나라, 굶주림이 없는 세상을 꿈꾸어 보는 것, 그리고 그런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과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이 모여 세상은 어제보다 더 밝아지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오늘보다 더 따뜻해질 테니까요.
오드리 헵번
오드리 헵번(1929년 5월 4일~1993년 1월 20일)은 영국의 배우예요.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고 제 2차 세계대전 동안 네덜란드에서 자랐어요. 그때 배고픔과 영양실조에 시달렸다고 해요. 1953년에 로맨틱 코미디 영화 〈로마의 휴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어요. 작품 하나로 아카데미상, 골든 글로브상, 영국 아카데미 영화 텔레비전 예술상(BAFTA)을 수상한 최초의 여배우죠. 당시 23세였어요. 헵번은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3번 수상했어요. 영화 경력을 인정받아서 영국아카데미시상식, 골든글로브시상식, 미국배우조합협회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고 최고의 연극배우에게 주는 토니상 특별상을 받았어요. 에미상,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을 모두 수상한 미국 대중문화계의 그랜드슬램 수상자 15명 중 한 명이에요. 영화와 패션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은 헵번은 미국영화협회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여성 배우 3위에 오르기도 했어요. 헵번은 1954년부터 오래도록 유니세프와 함께했어요. 1988년과 1992년 사이에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일했죠. 1992년 12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미국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기도 했어요. 한 달 후, 헵번은 63세의 나이로 스위스 자택에서 맹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답니다. 헵번은 ‘인도주의적 대의에 대한 탁월한 공헌’으로 진 허숄트 박애상을 수상한 39명 중 한 명이에요.
옮긴이의 말
오드리 헵번은 어린 시절 어떤 아이였을까요? 무엇을 고민하고 꿈꿨을까요? 화려한 조명이 꺼진 무대 아래, 전쟁의 두려움에 떨면서도 멈추지 않고 꿈꾸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우리가 몰랐던 헵번의 이야기를 그녀의 아들 션이 전해줍니다. 그림책 『오드리 헵번 이야기』를 펼치면 당신은 반드시 사랑에 빠질 겁니다. 편지를 몰래 신발에 넣은 채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가로지르는 작은 아이와. 추운 방에서 책을 읽으며 달빛처럼 눈을 반짝이는 소녀와. 그러다 기필코 내 안에 있는 작은 아이를 꼭 껴안아 주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