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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 | 문학동네 | 2022년 07월 29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2,33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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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7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62g | 133*200*30mm
ISBN13 9788954687812
ISBN10 8954687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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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저 : 전경린 (全鏡潾, 본명:안애금)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 흔히 '귀기의 작가' '정념의 작가' '대한민국에서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로 불리는 소설가 전경린은 이미지의 강렬함과 화려한 문장으로 기억된다. 서른 세 살. 아이와 피와 심지어 죽음조차 삶이 모두 허구라는 것을 느낀 작가는 허구가 아닌 삶의 실체를 갖고자 소설을 쓰기로 시작했다.

1993년 작가의 가족은 마산 옆 진양의 외딴 시골로 이사를 갔다. 꽤나 적적한 곳이었지만 여기서 전경린은 `뭔가가 밖으로 표출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3년 가까이 사람들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들어앉아 많은 글을 써냈다. 자기 욕망에 충실한 내면적 세계와 질서화 되고 체제화 된 바깥 세계 사이의 작용과 긴장과 요구 속에서 갈등하는 여성과 여성적인 삶이 문학적 관심사다.

작가의 본명은 안애금. 전혜린을 연상시키는 전경린이라는 이름은 옛날 신춘문예에 응모할 때 임시로 지었다. 당시 누가 `린'이라는 화두를 주었고, 차례대로 `경'과 `전'을 추가해서 `전경린'이라는 이름을 완성시켰다. 작가도 물론 `전혜린'을 떠올렸다. 작가는 전혜린을 좋아한다. 그리고 전혜린뿐 아니라 나혜석, 윤심덕 더 올라가서 황진이까지 소위 강한 자의식 때문에 고통 받고 분열될 수밖에 없었던 선각자적 여성을 좋아하고 흠모한다.

1963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으며 경남대학교를 졸업하고, 마산 KBS에서 음악담당 객원 PD와 방송 구성작가로 근무했다. 그 후 운동권이었던 남자와 결혼하여 딸과 아들을 낳고 평범한 주부로 살다 둘째를 낳은 후인 1993년부터 본격적인 습작에 들어갔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사막의 달」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하였으며 1997년 「염소를 모는 여자」로 제29회 한국일보 문학상, 1997년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로 제2회 문학동네 소설상, 1998년 단편소설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으로 21세기 문학상, 2004년 단편소설 「여름휴가」로 대한민국소설문학상 대상, 2007년 단편소설「천사는 여기 머문다」로 제3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 『물의 정거장』, 장편소설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열정의 습관』,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황진이』, 『엄마의 집』과 어른을 위한 동화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 『붉은 리본』, 『나비』 등이 있다.

전경린의 베스트셀러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은 2002년 변영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가정의 틀안에서 안주하던 한 여성이 내면에 지닌 혼란스런 욕구를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나타나는 일탈과 매혹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천사는 여기 머문다」는 인간 본성의 양면성을 섬세한 문체와 절제된 기법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삶의 현실에 대한 고뇌와 갈등을 내면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대표적인 작품 『엄마의 집』에서는 처녀의식을 가진 엄마들에게 “미스 엔”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아버지에게도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종속당하지 않는 미스 엔이 그녀의 소설 속에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여성들의 욕망에 주목해 온 작가답게, 현실의 엄마가 놓인 지형을 넘어서는 대안적이고 이상적인 집의 전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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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굿바이 R」중에서

출판사 리뷰

『굿바이 R』에는 치열했던 사랑이 저문 뒤의 풍경들이 있다. 하나의 변곡점을 지난다고 일생이 마무리되지는 않기에 미지근하게 찰랑거리는 관계가 지속된다. 대부분 이혼했거나 가족을 떠나보내고 혼자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인연이 찾아오지만, 그들의 감정은 두근거림이나 설렘과는 거리가 있다. 「승객」의 순례는 연인인 석우와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의견차 때문에 만남을 계속해도 될지 고민하고 있다. “그저 지극히 현실적으로 생활을 같이하고 싶”을 뿐이지만, 그녀가 만나온 이들은 가벼운 만남을 원하거나 같이 나누기 어려운 치명적인 습관을 지닌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순례는 그들과 함께 지낸 시간으로부터 점차 의존이 아닌, 삶을 향한 곧은 의지를 길어낸다. 소설가 함정임은 이 작품에 대해 “어떤 순간이나 사태에 대한 특유의 날카로운 어휘와 문장들은 소설 미학의 한 경지를 보여준다. 근사하다. 작은 이야기로 단숨에 거대한 우주의 조홧속을 꿰뚫어 보여주는 서사 예술 자체”라고 평하기도 했다.(『태양의 저쪽 밤의 이쪽』, 열림원, 2022)

오랜 헌신과 갑작스러운 배반, 어린 시절의 학대와 뒤늦은 참회 사이에서 비로소 이해에 이르는 이들도 있다. 「붓꽃」은 오랜만의 동창생 모임에서 친구의 남편이 구조조정된 뒤에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승승장구해온 친구는 애써 감춰온 “살아남은 기분”을 고백하고, 어른들을 모시느라 스트레스로 청력 상실과 이명을 겪은 친구는 그들의 “마지막 사랑”을 떠올린다. 「합」에선 자식들이 독립한 뒤 혼자 남은 집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존재가 찾아온다. 딸이고 아들이자, 부모이며, 자매, 전남편, 애인들의 모습을 갖춘 ‘합’은 혼자만으로도 버거운 소연을 가혹하게 부려먹는다. 한편 그로 인해 가까운 이들과 더욱 거세게 부딪치는 과정이 타인을 이해함으로써 곧 자신을 이해하는 정도(正道)에 가깝다는 것이 이윽고 밝혀진다.

「막연한 각오」에서 선경은 아들 오윤, 조카 유리와의 삼박 사일 홍콩·마카오 여행을 떠난다. 이미 품을 떠났거나 떠날 예정인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은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예감이 든다. 하지만 아이의 어설픈 결정을 바로잡고자 하는 어머니의 본능은 도리어 이제껏 위태롭게 이어온 평정을 깨뜨리고 만다. 마카오타워로 걸어가는 무거운 침묵의 걸음 끝에 어머니가 자식을, 자식이 어머니를 이해하는 어려운 사랑의 과정이 펼쳐진다. 사랑이 여러 모양을 가지듯이 삶에 새겨진 깊은 권태와 회의에도 불구하고 새로 피어나는 관계가 있다. 「사구미 해변」과 「파푸아뉴기니 행성」에는 의지할 데 없이 공허하고, 아픔으로부터 채 회복되지 못했거나, 삶을 허비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 있다. 서투른 삶을 살아가는 그들은 같은 아픔을 겪는 서로에게 공명하면서, 다가오는 삶을 향해 자그마하나 확실한 희망을 내비친다.

표제작 「굿바이 R」은 전경린이 자신의 인물들, 그리고 그들을 닮은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소설이다. 소설가 혜란은 더이상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자신이 쓴 소설 속 인물 R에 대한 꿈에 시달린다.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한국을 떠나 도착한 발리에서 혜란은 아이를 잃은 뒤 전남편을 찾아 온 호연을 만난다. 호연의 전남편을 함께 찾는 동안 혜란은 R이 호연을 포함해 그간 마주친 모든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혜란은 R을 이해해가는 동안 자기에게서 R을 떠나보낼 방법과, 그로써 스스로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길을 예감한다.

"전력을 다해 주어진 삶을 살아내거나, 아니면 송곳 같은 현실 위에서 홀로 버텨야 하는 삶. 그리고 공통의 현실 위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살아온 누군가의 삶과 마주쳤을 때, 그것을 진심을 다해 이해하는 과정. 나는 『굿바이 R』이 그 과정에 대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귀퉁이에 가꾼 붓꽃 화단 같은 것을 소설의 도처에서 발견하게 된다." _서영인(문학평론가)

『굿바이 R』에는 일말의 낭만을 배제하며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건조하고 황량한 현실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점차 메마르게 만든다. 그러나 소설 속 인물들이 현재를 똑바로 대면하며 어떠한 타협 없이 자신의 삶을 찾아 나아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귀중한 본보기가 된다. 전경린의 소설은 여성이 품고 있는 다양한 파문과 나이테의 모양을 정직하게 대면한다. 정상성으로부터 일탈하려는 스스로가 낯설면서도 소중한 여성들은 그 양면성만이 열어젖힐 수 있는 자유로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리고 자유 뒤에 이어지는 시간이 있다. 이혼한 부모를 오가며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엄마, 더이상 몸도 마음도 두근거리지 않는 “텅 빈 데이트의 유령”(「합」)인 중년의 남녀, 더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는 무채색 일상을 살아가는 존재들. 그들이 도달한 막다른 골목에서 전경린은 “막연한 각오”와 “근성”(「막연한 각오」)을 주목하고 길어낸다. 『굿바이 R』은 전망이 불투명한 현실에 발을 내디딘, 또는 한참을 기우뚱거리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존재가 끝내 “지나간 시간이 모두 수렴되는 긍정의 지면”(「굿바이 R」)에 다다르는 과정을 끈질기게 따라간다. 그렇게 소설은 삶에 대한 치열한 체험이자 찬란한 응원으로서, 생의 초행길을 걸어가는 이들에게 동반자가 되어준다.

■ 작가의 말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와 소리와 물방울과 냄새 같은 것을 촘촘한 망으로 걸러 나의 세계와 섞으며 글을 써온 느낌이다. 세상도 나의 세계도 제한적이라 얼마 되지 않는 재료를 이리저리 자르고 엮고, 다시 흩트리고 재구성하고 다른 색채를 입히며 전환점들을 찾아 거듭 변주해왔다. 작가라고 해서 문장들을 몸에 지니는 것은 아니다. 문장을 가져오기 위해 물을 길어오듯 온몸으로 이곳과 저곳을 오가야 한다. 저곳은 어쩌면 림보 같은 장소이다. 림보는 죽은 자들이나 가는 변방의 경계라는데, 어쩌다가 나는 산 채로 그곳을 오가게 된 것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것을 끌어와 벽돌처럼 단단한 현실의 언어로 수납해야 하니, 한 편 한 편 소설을 쓰는 일이란 때론 합리성을 뛰어넘는 마법이 필요할 만큼 막막한 작업이다. 다행히 소설을 쓸 때면 이따금 마술이 일어나는 순간을 맞이한다. 세계와 언어와 나의 지향이 한데 어우러져 어떤 정점에 이를 때가 아닐까. 그조차 내 몫은 아니어서 가만히 덮고 나아가야 하지만, 작가만이 알 수 있는 기쁨과 숨겨진 재미 때문에 소설을 계속 써왔다.

세상사에는 태업을 일삼으면서도 나의 일에서는 꽤나 부지런한 편이어서 그동안 참 많은 소설을 썼다. 내 소설의 화자들이 여기 이 현실에 산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들은 내성적이면서 꼿꼿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소극적이며, 어딘가 대담하면서 비밀스럽다. 그녀들은 현실의 짐을 등에 지고 고독과 방랑에 익숙한 채 도처에서 이곳과 저곳 사이의 경계를 밟으며 끊어지는 말들을 힘겹게 이어간다. 다행히 나의 화자들은 내 소설 속에서만 산다. 그렇지만 내 소설의 현실이 늘 만만치 않아서 소설 속에 사는 것도 현실 못지않게 고단한 일이다. 나의 화자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

2022년 7월
전경린

추천평

스무 살에 읽었던 전경린의 소설들은 세상과 열정적으로 불화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욕망과 사랑을 쟁취하면서 자기 삶의 당연한 주인이 되려는 이들의 이야기가 매혹적으로 펼쳐졌다. 이번 소설집에서 그들은 생의 비의를 여행자의 눈으로 관찰하며 더 깊고 더 차갑게 세상을 탐색해나간다. 인도에서 발리로, 마카오에서 연안의 폐해수욕장으로 다양한 인물과 풍경을 수렴하며 나아가는 이들의 경로는 “최후의 순간까지” 알지 못할 생의 진실을 전제하고 있기에 끊임없는 비관과 회의 속에 놓인다. 하지만 동시에 “완전히 좌절한 뒤에야 눈을 뜰 외경심”으로 삶을 향해 있기에 우리는 이 섬세한 고독의 결을 흔쾌히 따라갈 수 있다. “막막한 슬픔을 감정이 아니라 생각으로 바꾸는 눈빛”으로 팽팽하게 빛나는 전경린의 인물들이 독자들에게 영원히 사랑받기를 바란다.
- 김금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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