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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베이비에서 원톨로지스트까지, 사생활을 사고파는 아웃소싱 자본주의

앨리 러셀 혹실드 저/류현 | 이매진 | 2013년 09월 10일 | 원서 : The Outsourced Self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44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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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3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76g | 153*224*30mm
ISBN13 9791155310182
ISBN10 1155310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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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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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사회학과 명예 교수다. 평생 여성 노동과 사회 문제를 연구했고, 이 책 《가족은 잘 지내나요?》를 포함해 모두 8권의 저서를 냈다. 이 중 세 권, 《감정노동(The Managed Heart)》(1983),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The Second Shift)》(1989), 《시간의 구속(The Time Bind)》(1997)은 《뉴욕 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책에 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사회학과 명예 교수다. 평생 여성 노동과 사회 문제를 연구했고, 이 책 《가족은 잘 지내나요?》를 포함해 모두 8권의 저서를 냈다. 이 중 세 권, 《감정노동(The Managed Heart)》(1983),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The Second Shift)》(1989), 《시간의 구속(The Time Bind)》(1997)은 《뉴욕 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감정노동》으로 미국사회학회가 주는 찰스 쿨리상을 받았고,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와 《시간의 구속》으로 제시 버나드상을 받았다. 또한 평생 사회학의 대중화에 앞장선 공로로 사회학 대중화 공로상을 받았다. 이밖에도 《뜻밖의 공동체(The Unexpected Community)》(1973)와 《사적인 삶의 상품화(The Commercialization)》(2003), 공동 편집한 《글로벌 우먼(Global Woman)》(2003) 등의 저서가 있다. ‘감정사회학(Sociology of Emotion)’의 창시자라는 칭호를 안겨준 《감정노동》은 인간, 특히 여성의 감정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에 따라 규정되고 상품화되고 이용되는 과정을 밝힌 책으로, 1983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구겐하임, 풀브라이트, 멜론 펠로우십을 받았고, 학부 생활을 한 미국의 스와스모어 칼리지, 덴마크의 올보르 대학교, 노르웨이의 오슬로 대학교, 핀란드의 라플란드 대학교에서 각각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워릭 대학교에서 국제안보 석사를 마쳤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빈곤과 개발, 인도주의 지원, 안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체 게바라, 혁명의 경제학》, 《빈곤의 경제학》,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제임스 마틴의 미래학 강의》 등이 있다. 영국 워릭 대학교에서 국제안보 석사를 마쳤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빈곤과 개발, 인도주의 지원, 안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체 게바라, 혁명의 경제학》, 《빈곤의 경제학》,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제임스 마틴의 미래학 강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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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

팔기 전에, 사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자
컨텐츠팀 김수빈 (shuubiny24@yes24.com)
일본의 ‘친구 대여’ 서비스가 등장해 화제다. 지난 2009년부터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친구 대여’ 사업을 시작한 '클라이언트 파트너스’는 시간과 장소, 의뢰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시간당 3,000-5000엔 우리나라 돈으로는 약 3만 3천원-5만 5천원 수준의 비용으로 친구를 빌려준다.

10월 27일 아사히 신문에 게재된 기사 내용이다. 저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렇다 치더라도 과연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 소비자이다. 아내를 잃은 60대 남성, 연인과 헤어진 뒤 힘들어하는 30대 직장인, 심지어 애인이 있지만 속내를 털어놓을 상대가 필요한 20대 여성 등.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내가 힘들고 외로울 때 누군가 옆에 있어주는 것, 그리고 내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어주는 것 그 뿐이다.

얼마 전 ‘시츄에이션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방영된 〈연애를 기대해〉라는 2부작 드라마가 있었다. 아시아의 별 가수 보아가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다기에 기대 반, 연기 얼마나 하는지 두고 보자는 놀부 심보 반으로 챙겨본 기억이 난다. 다행히도 그녀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고,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연애 코칭’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가볍고 재미있게 풀어낸 드라마의 내용이었다. 자고로 ‘연애’라는 것은 두 남녀 사이의 지극히 은밀하고도 비밀스러운 행위(?)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 연애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것도 상대가 어떤 말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시시콜콜 코치에게 전달하면서, 거꾸로 아마도 연애 심리 전문가일 그 코치가 조언하는 대로 손짓과 눈빛, 분위기까지도 최적화하여 내 애인을 대한다. 이것은 결국 내가 지금 애인과 연애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 애인이 연애 코치와 연애를 하는 것인지, 나는 단지 아바타일 뿐인 것인지 등에 대한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엔 내 경험이다. 친구 오빠의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다. 10년 넘게 알아 온 친구이지만 사실 난 그 친구의 오빠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당연히 상대도 나를 모를 것이다. 밥이나 먹고 가라는 친구의 말에 아무 생각 없이 친구 뒤를 쫄래쫄래 쫓아다니며 결혼식을 마쳤고 드디어 밥을 먹으러 예식장을 나서는 순간, 그 때부터 숨겨져 있던 내 역할이 시작되었다. 상대적으로 하객의 수가 적었던 신부 측 지인이 되어, 일면식도 없는 ‘친구 오빠 부인’(관계도 참 어렵다;)의 결혼 사진에 밝은 미소를 지으며 출연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친구가 많지 않아 결혼식에서 자칫 민망할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생겨난 하객 대행 서비스는 이제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자의는 아니었어도 어쨌든 결과적으로 친구 대행 역할을 한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나도 나지만 나중에 결혼 사진을 본 그 부부의 반응은 어떨까.

“날마다 나는 나를 아웃소싱한다!”라는 카피가 400여 쪽의 내용을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있는 『나를 빌려드립니다』는 바로 이런 사생활의 서비스화ㆍ상품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대 사회는 그야말로 돈만 있으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지 않아도 남부럽지 않게, 아니 오히려 더 편하게 일생을 보낼 수 있는 지나치게 친절한 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를 낳고 돌보는 것부터 사랑을 쟁취하고 노년을 보내기까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과정들은 모두 내가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너무도 당연한 '개인적인 일'들이었다. 설사 도움을 받더라도 부모님이나 친한 친구, 동네 이웃들의 작은 친절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그렇다면 이 사회는 무엇 하나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의지 박약의 사람들로만 구성된 것일까, 아니면 무엇이든 돈으로 구매하는 자본주의가 전통사회를 붕괴하고 있을 것일까. 매일 같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현명한 소비가 중요해지는 지금, 과연 나는 타인의 어떤 능력을 사고 있는지, 또 나의 어떤 능력을 팔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책 속으로

--- p.357

출판사 리뷰

날마다 나는 나를 아웃소싱한다!
엄마, 아빠, 할머니, 친구, 애인을 사고 가족, 사랑, 우정, 슬픔을 판다
사생활의 시장화와 서비스의 상품화가 빼앗아간 공동체의 삶
‘그냥 베푼다’라는 선물의 정신이 사라진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시대
오늘도 돈을 주고 시장에서 나를 빌린다!

빌려야 산다 ― 아웃소싱 자본주의와 사생활의 시장화

K씨는 매일 아침 배달되는 녹즙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배달 반찬으로 아침을 먹은 뒤에는 막내 아이와 집안일을 돌볼 조선족 도우미를 맞는다. 초등학생 첫째는 체험활동 진행자와 유적지 답사를 가 추억을 쌓고, 결혼을 앞둔 조카는 웨딩 플래너와 함께 하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등 결혼 준비가 한창이다. 회사에 출근해 펀드 매니저한테 온 자산 운용 보고서를 읽던 K씨는 뒤늦게 오늘이 고등학교 은사의 생신이라는 걸 알고 선물 배달 사이트에서 선물과 카드를 고른다. 밤이 늦어서야 퇴근해 중매 업체를 통해 결혼한 남편을 만나 집으로 돌아오고, 주말에는 나이 든 어머니가 지내는 노인 요양원에 간다. 곧 다가올 명절에 쓸 음식은 케이터러에게 의뢰하고, 벌초는 대행 업체에 맡긴다. 지인의 장례식에서 유급 문상객을 봤다는 남편의 말에 어떻게 그런 일까지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지 혀를 찬 K씨는 빠듯한 생활비 때문에 야근과 특근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가족과 친구, 이웃보다 시장을 믿으며 사생활을 아웃소싱하는 2013년, 한국인의 평범한 하루다.

‘감정노동’을 처음 명확한 개념으로 제시한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는 《나를 빌려드립니다(THE OUTSOURCED SELF: Intimate Life in Market Times)》에서 러브 코치, 웨딩 플래너, 결혼 생활 상담 치료사, 대리모, 파티 플래너, 가족 관계 도우미, 유모, 하우스 매니저, 노인 돌보미, 유급 친구와 문상객 등 사생활 서비스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만난다. 최첨단 기술과 빈곤층 여성을 이용해 아이를 주문 생산하고 유통하는 ‘구글 베이비’부터 고객이 지금 정말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해주는 ‘원톨로지스트’까지 사생활 서비스 시장을 움직이는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개인의 감정이나 사생활의 외주화와 시장화로 특징지어지는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사생활을 시장 영역으로, 인간관계를 상품 관계로, 교감과 인내 등 감정과 공동체의 베풂을 상품으로 바꾸며, 공동체 구성원이 자기 자신과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역량을 과소평가하게 만들어 공동체를 파괴한다. 여성, 이주민, 빈곤층 등 소수자를 중요한 공급자로 하는 아웃소싱 자본주의에서 사생활 서비스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생의 각 단계에 맞춰 다르게 작동하며, 침실, 아침 식탁, 애정 생활 등 은밀한 사적 영역을 무대로 ‘공동체적인 것’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또한 혹실드는 아흔이 넘은 엘리자베스 고모가 낯선 사생활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실제 사례를 통해 일하는 여성의 등장과 이혼율 증가, 만연한 고용 불안과 허술한 사회복지 체계 때문에 무너진 공동체의 영역을 사생활 시장 서비스로 무마하는 미국 사회의 복잡한 현실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임신에서 무덤까지 아웃소싱 ― 편재하는 감정노동 시장과 불평등한 사생활
“집에 낯선 사람을 들인다고? 필요 없다. 돈을 왜 줘.” 1924년생 엘리자베스 고모는 이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돈을 주고 고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속적인 관계를 전제한 공동체의 ‘그냥 베푼다’라는 선물의 정신이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반면 혹실드가 만난 아웃소싱 서비스 판매자와 구매자는 시장에 의지하는 방식에 더 익숙하다. 사생활을 시장의 영역으로, 베풂을 상품으로 만드는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공동체가 함께 의논해서 해결하던 문제를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권한다. 러브 코치, 웨딩 플래너, 결혼 생활 상담 치료사, 장례식 도우미 등이 그렇다. 비전문가인 가족과 친구의 노력은 ‘풋내기 보살핌’이나 ‘야생 데이트’로 폄하되며, 시장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회의 이상적 표준으로 규정된다. 파티 플래너에게 맡기던 아이의 생일 파티를 직접 진행한 아버지는 “전문가들에게 맡겨요. 우리 같은 부모들은 잘 모르잖아요”라는 조언을 듣고, 수도원 모형 만들기 숙제는 “대형 완구점에서 산 수도원 모형”이면 충분하다. 경험과 추억마저 시장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아웃소싱된다.

시장의 평가 기준, 곧 기업이 노동자를 평가하는 척도와 방식이 이제 사생활 영역에 그대로 적용된다. 데이트 상대를 찾으려고 인터넷 사이트인 ‘이하모니’나 ‘매치닷컴’을 이용하려면 자기 자신을 등급 매겨야 하고, 2000달러를 내면 가족 구성원으로서 제구실을 다하는지 ‘패밀리 360’을 통해 수치화할 수 있으며, 연간 150억 달러를 버는 상조 업체를 통해 애도를 드러내는 정도와 방식까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임대 친구는 상황에 따라 50달러, 75달러, 100달러만큼만 친구 노릇을 하고, 난자는 SAT 점수 100점당 2000달러씩 더 비싸게 팔린다.
또한 경제적 불평등은 사생활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필리핀에서 온 유모는 구매자의 아이를 보살피느라 자신의 아이를 안아줄 수 없고, 하우스 매니저는 고된 노동 때문에 정작 자기 집을 청소할 수 없다. 미국의 대리모는 8만 달러에, 인도의 대리모는 1만 달러에 자궁을 임대해 다른 사람들의 아이를 낳는다. “그 사람의 아름다운 집을 보살피는 동안 제 인생은 산산이 조각나고 있었습니다”라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 사생활을 아웃소싱하는 동안 그럴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사생활은 아예 사라지고 만다. 서비스 노동자가 대개 여성, 이주민, 빈곤층 등 사회의 소수자라는 사실은 아웃소싱 자본주의가 사회의 불평등을 더 깊게 만드는 현실을 드러낸다.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아주 복잡한 양상을 띤다. “저는 도움이 필요할 때 가족에게 부탁할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저랑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공동체가 파괴된 현실에서 일회적이고 계약적인 아웃소싱 서비스는 때때로 가장 친절한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저도 그렇지만 집수리, 세탁, 요리, 육아를 아웃소싱하고 직장에 나갔다가 퇴근해서 남편이랑 예쁜 정원에 나가 오붓이 앉아 칵테일 한 잔 마시는 이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웃소싱하면 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직접 개를 산책시킬 여유가 있는데도 왜 누군가를 고용할까? 직접 고르지 못할 선물을 왜 할까? 직접 사진을 고르고 분류할 수 없는데 가족 앨범을 간직하는 이유는 뭘까? 공동체가 무너지고 시장이 인생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구세주가 된 현실에서 우리는 이런 의문을 끌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공동체의 대안은 시장? ― 공동체적인 것을 향한 인간적 필요와 현실의 가능성
‘1인 가구’ 비율이 넷 중 하나로 늘어나면서 한국에서도 소형 아파트, 간편 음식, 방범 서비스, 도우미 서비스 등 새로운 소비자층을 노린 ‘솔로 이코노미’가 인기다. 그러나 무연고 사망자가 매년 100여 명씩 늘어나는 현실과 소규모 가족일수록 행복 인식이 낮다는 연구 결과는 시장이 공동체를 대신할 수 없다는 불편한 사실을 보여준다. 혹실드는 “생일 파티용 풍선을 스스로” 불고 토요일에는 직접 개를 산책시키는 등 시장에 넘긴 사생활을 되찾고, “남에게 발각돼 난감한 상황이나 감정이 상하는 경우를 피하려고 은밀한 경로를 통해 시장을 사생활에 끌어”들이거나 “서비스 제공자하고 적극적으로 교감을 나누는 등” 사생활 서비스를 변형하고 재인간화하려는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적나라한 현장인 미국에서 ‘공동체적인 것’을 향한 인간적 필요와 현실의 가능성을 포착해낸다. 최근 서울시가 자본주의 문제를 넘어선 대안 경제 운동인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도 생활협동조합, 의료협동조합, 마을 공동체, 교육 공동체 등 시장에 포섭되지 않고 공동체에 의지하려는 흐름이 활발하다. 독거 노인 지킴이들은 반지하방에 갇힌 노인들을 마을 공동체로 끌어들이고, 취업 대란 속에 히키코모리가 된 20대와 과로 사회에 시들어가는 사람들도 더는 시장에서만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사생활 시장은 여전히 공동체와 사회복지 정책 등 공공 부문이 무너져도 시장에서 나를 빌리면 행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현장을 탐사한 《나를 빌려드립니다》는 이 주장이 감춘 진짜 현실을 파헤쳐 우리에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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