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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2년 08월 01일 리뷰 총점9.8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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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22g | 128*195*20mm
ISBN13 9791191842241
ISBN10 11918422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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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소설 뿐 아니라 영화 평론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SF 작가. 1992년부터 영화 관련 글과 SF를 쓰며, 각종 매체에 대중문화 비평과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장편소설 『민트의 세계』, 소설집 『구부전』, 『두 번째 유모』,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연작소설 『아직은 신이 아니야』, 『제저벨』, 영화비평집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 소설 뿐 아니라 영화 평론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SF 작가. 1992년부터 영화 관련 글과 SF를 쓰며, 각종 매체에 대중문화 비평과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장편소설 『민트의 세계』, 소설집 『구부전』, 『두 번째 유모』,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연작소설 『아직은 신이 아니야』, 『제저벨』, 영화비평집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에세이집 『가능한 꿈의 공간들』,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등 약 40권의 책을 냈으며, 영화 [무서운 이야기]의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다. 『구부전』이 미국에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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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작가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하지만 저는 미스터리 작가인데요?”
장르의 마에스트로가 펼치는 미스터리의 세계


‘듀나’라는 이름은 이제 한 장르를 대표하는 커다란 이름이 되었다. 그는 한국 SF 문학에서─이경희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씨네21, [이경희의 SF를 좋아해]) 듀나 유니버스를 위한 안내서 ─‘적색거성’과도 같은 존재감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소설들이 발하는 빛은 다른 많은 한국 SF 작가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듀나 작가 본인이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에서 썼듯, 하나의 장르는 단일한 장르로서 온전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겹쳐 있는 여러 개의 소용돌이처럼 서로 영향을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중첩되어 존재한다. 이는 장르를 쓰는 작가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장르가 단일한 장르로서만 존재할 수 없듯, 작가 또한 단일한 장르 작가로 존재할 수 없다.

“곧 미스터리 단편집이 나올 예정입니다. SF, 판타지가 섞이지 않은 책이에요. 언젠가 하고 싶었던 일이죠. 저는 기질적으로 미스터리 작가니까요.” ─ 『우리는 SF를 좋아해』(민음사, 2022) 중에서

SF소설을 주로 써왔지만, 그는 “기질적으로” 미스터리 작가이다. 그가 쓴 SF소설들의 기저에는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있어왔다. 그래서 SF와 판타지를 걷어내고 미스터리만을 담아낸 이번 단편집은 어찌 보면 듀나 문학의 정수를 더 선명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곽재식 작가의 말처럼, 듀나는 이미 “한국 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거장”이고, 이 책에서는 그러한 거장이 자신의 소설 쓰기의 근간이 된 미스터리에 오롯이 집중할 때 얼마나 탁월하게 그 장르를 다룰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현대적이고 동시대적인 미스터리
과거의 위대한 유산과 뛰어난 최신의 감각이 만날 때


19세기 말 에드거 앨런 포가 고전 미스터리의 원형을 구축한 이후로 미스터리 장르는 긴 시간 동안 미스터리 장르만의 미학과 관습을 쌓아왔다. 이러한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듀나는 이번 단편집에서 거장 작가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고전적인 장치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용하면서 21세기 한국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이식해 세부를 덧붙여나간다. 아주 오래된 유산으로 만드는 가장 새로운 미스터리. 동시대와 공명하는 지점들을 만들어내는 정교한 솜씨가 돋보인다.

표제작인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회적 현상, ‘영화계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과 ‘미투 운동’을 작품 내에 끌어들인다. 「콩알이를 지켜라!」에서 다뤄지는 남성 소설가들의 만행은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그리고 현실에서 횡행하는 불법 촬영 범죄를 연상시킨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의 풍경, 즉 마스크를 써야 하는 사회적 상황에서 전개되는 「콩알이를 지켜라!」는 기시감에 머물지 않고 현실감을 증폭하기도 한다.

경쾌함과 세련됨, 그리고 긴 여운을 갖춘 이야기들
듀나와 함께 즐기는 미스터리 피크닉


발달된 과학기술은 과학수사의 영역뿐만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 전반, 일상의 세세한 곳곳에 빈틈없이 투입되어 있다.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곳을 연결하는 디지털 기술은 미스터리한 사건이 개연성 있게 둥지를 틀 자리, 미스터리 소설이 성립할 공백을 더욱 좁혔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미스터리에 이끌린다. 진실과 거짓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상태, 그것이 귀해질수록 미스터리는 더욱 매혹적인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바야흐로 우리는 새로운 미스터리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에 담긴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건의 전말을 빠짐없이 제시하거나, 진상을 완전히 다 보여주지 않는다. 범인의 정체부터 트릭, 범행 동기 등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부분의 미스터리 소설과는 다르다. 미완으로 남은 이야기는 그 자체로 쉬이 잊히지 않는 여운을 준다.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에서 강우혁이 침묵으로 남긴 사연, 그리고 ‘피’의 의미를 우리는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범인의 정체와 범행에 쓰인 트릭이 밝혀지는 「성호 삼촌의 범죄」에서도 성호 삼촌을 결정적으로 화나게 만들었던 정상만의 말 한마디는 끝내 알지 못한다. 「콩알이를 지켜라!」에서도 은비가 진석의 작업실을 찾아가 상의한 일이 무엇인지 작품 내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이처럼 일부러 숨겨둔 구석이 있는 이야기는 그 구석 덕분에 현실성과 입체감을 얻는다.

나는 그가 정확히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른다. 삼촌은 아직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아무리 보채도 내가 들을 수 있는 대답은 똑같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어떤 여자도 들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고. ─ 「성호 삼촌의 범죄」, 21p.

우리가 미스터리에 미혹되는 것은 그것이 규명되지 않은 채 미지에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에 우리는 끌린다. 추리 소설은 미스터리를 이성과 논리로 파헤치고 밝혀내며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전달하지만, 현실에서는 사건이 종결되더라도 모든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기란 어렵다. 미완으로 남은 진실이 있다는 점이 이 단편들에 기이한 현실감을 부여하고 긴 여운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몇 번이고 되읽으며 새롭게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건 딱 하나야. 강우혁은 자기가 시체를 겹겹으로 쌓아가며 연출한 쇼가 무슨 의미인지 공식적으로 밝힐 생각이 없었다는 것. 침묵. 침묵. 침묵. ─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85p.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소설가 듀나의 문학 세계 저변에 깔린 미스터리를 전면에 들어올린 결과물이다. 본인은 그저 미스터리 고전의 패스티시만을 쓸 뿐이라고 말하지만, 이처럼 장르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고 마음껏 활용하며, 동시에 최신의 감각을 갱신해가는 작가는 드물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경쾌한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이면서도, 영화적인 서술과 장치가 돋보이는 세련된 소설들이다. 새로운 이야기, 그러면서도 탄탄한 토대를 지녀 믿고 즐길 만한 픽션을 찾는 독자라면, 이 단편집이 반갑지 않을 수 없겠다. 한편으로 장르 작가들에게는, 곽재식 작가의 추천사처럼, 책꽂이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작품집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토끼와 함께 떠나는 미스터리 피크닉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

한국 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거장이 쓴 수작이 모여 있는 책이라, 역시 책꽂이에 꽂아둘 만하다. ─ 소설가 곽재식

추천평

직업이 작가라고 하더라도 끝없이 글을 써나가다 보면 가끔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 머리에서 나오는 내 글만 계속 보고 있으면 내 생각으로 쓰는 내 글이다 보니까 가끔은 너무나 빤해서 답답하고 지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신선한 공기를 쏘이면서 기분 전환을 하듯이 좋은 글, 언제 읽어도 상쾌하다는 느낌이 드는 훌륭한 글을 읽어서 글에 대한 감각을 정화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 나는 듀나 작가의 책을 뽑아 든다. 그래서 나는 듀나 작가의 첫 출간작부터 최근작까지 모든 책을 항상 책장에 꽂아둔다. 나란히 서 있는 듀나 작가의 책들은 날씨 좋은 날의 산책길이고, 입맛 없을 때 선물로 배달된 케이크이고, 치킨을 먹다 목마를 때 막 따라주는 생맥주이고, 피곤한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욕조를 채우고 있는 목욕물이고,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털이 복실복실하고 오물오물 풀을 잘 먹는 산토끼다.

듀나 작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영화평론을 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지만, 역시 듀나 문학의 진수는 소설이다. 옛날에 주위 사람들에게 “듀나 혹시 모르세요?”라고 소개하려고 할 때마다, “그 영화평론가?”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탔는지 모른다. 우리가 꿈꾸는 더 좋은 세상이라면 마땅히 반대로 듀나 작가의 영화평론을 볼 때마다 “이 사람은 소설도 훌륭한데 영화평론도 잘 쓰네”라고 할 텐데. 듀나 소설은 눈길을 잡아끄는 심장 두근거리는 시작으로 사람을 잡아채고, 기대할 만한 재미와 감동으로 그대로 직진한다. 그러면서도 항상 새롭고 신선하다. 그 와중에 정교한 한 마디 한 구절의 꾸밈은 대단히 아름답다.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듀나의 추리소설 모음집이다. 추리소설, 특히 어릴 때 처음 접하기 마련인 명작들의 멋과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는 사람이라면 그 재미의 구석구석을 다시 맛볼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느긋한 저녁 소파에 앉아 즐길 읽을거리로 이 이상이 없다. 그러면서도 요즘 감각, 현대의 시각으로 세부 사항을 풍부하게 꾸민 곳들도 결코 힘이 약하지 않아서, 읽고 나면 어느 이야기 하나 허투루 가볍게 잊히지 않는다.

소설을 읽으며, 어떻게 고작 두 문장 정도로 수수께끼가 가득 차 있을 것 같은 풍경을 완벽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 기막힌 글솜씨에 감탄하다가도, 다음 대목에서는 한 문장 반 남짓한 정도로 울고 웃으며 오랜 시간 알고 지냈던 것만 같은 사람이 나타나 살아 움직이는 글이 펼쳐진다. 한국 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거장이 쓴 수작이 모여 있는 책이라, 역시 책꽂이에 꽂아둘 만하다. 일전에 심너울 작가는 듀나 작가의 소설 같은 글을 하나만 제대로 쓸 수 있다면 그다음에는 죽어도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런 허망한 바람은 품지 않는다. 오직 듀나 작가 본인께서 오랜 시간 만수무강하시면서 앞으로도 20년, 30년 계속 많은 소설을 써주시기를 바라고 또 기다릴 뿐이다.
- 곽재식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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