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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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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조

제2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 양장 ]
송섬 | 사계절 | 2022년 07월 20일 리뷰 총점9.8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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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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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7월 20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08g | 115*188*20mm
ISBN13 9791160949483
ISBN10 1160949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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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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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1995년생. 중요할 때 꼭 한눈을 파는 버릇 탓에 사 년제 대학을 칠 년 만에 졸업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글을 쓰고, 일요일엔 쉰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에 많은 것을 걸고 있다. 지금까지 두 명의 독자를 확보했다. <골목의 조>로 2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했다. 1995년생. 중요할 때 꼭 한눈을 파는 버릇 탓에 사 년제 대학을 칠 년 만에 졸업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글을 쓰고, 일요일엔 쉰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에 많은 것을 걸고 있다.
지금까지 두 명의 독자를 확보했다. <골목의 조>로 2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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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14

출판사 리뷰

반지하 생활자들의 모임, 작고 힘없고 무해한

작품 해설을 쓴 박혜진 평론가의 표현에 따르면 『골목의 조』는 세상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기만의 영역에서 삶을 영위하는 스물네 살 여성의 시점으로 쓰인 ‘반지하 생활자의 수기’다. 태어나자마자 겪은 엄마의 부재와 열아홉에 마주친 아버지의 죽음으로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나’는 1층에서 계단 세 개를 내려가야 하는 반지하에서 살고 있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식구는 버려진 고양이 설리와 설리가 데려온 고양이 밤비다. 나는 셋이 간신히 살아갈 만큼의 월급을 받으며 막연한 희망과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물풀처럼 꼬리를 흐느적거리며 바닥에 녹아 붙은 고양이를 보면 무슨 일이든 잘 되리라는 막연한 희망이 든다. 당장 충치 치료를 받을 돈이 없어도 양치질만 잘하면 더 이상 썩지는 않겠지 하는 희망. 어차피 돈이 별로 없다면 그런 것이 중요하니까. 그러나 나는 결국 인간인지라 회의감에 휩싸일 때도 있다. 그럼 나는 내 나이를 되돌아보고, 직장을 되돌아보고, 수입과 집과 고양이의 수명을 되돌아본다. (19-20쪽)

어느 날, 나는 집 나간 고양이를 찾아 헤매다 우연히 조의 술집을 발견한다. 마치 세상의 끝처럼 버려진 골목, 낡은 건물 지하에 위치한 술집은 모든 것이 변변찮다. 의욕 없는 주인 조는 두 종류의 맥주만 팔고, 손님들은 늙은 비둘기들처럼 얌전히 자기 잔을 비울 뿐이다. 나는 날마다 퇴근길에 들러 술을 마시다 조와 가까워지고 조 역시 고양이들이 그랬듯 자연스레 나의 반지하 집으로 흘러들어온다.

그리고 이 시기에 나의 반지하 집에 아저씨가 나타난다. 미처 벽에서 다 나오지 못한 듯한 자세로 모퉁이에 딱 붙어 있는 아저씨의 존재는 무엇일까? 오래된 양복 차림에 기묘한 광택이 도는 새 와이셔츠, 지극히 평범한 무표정의 중년 남자는 유령이거나, 죽은 아버지의 환영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회인의 허상일 수도 있다. 아저씨 유령과 조우하게 된 건 나 자신이 조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볼 용기가 생겨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민 씨라는 의외의 인물이 나의 삶에 들어온다. 상사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알게 된 그는 내가 아버지의 유골함을 분실했을 때 도움을 준 사람이다. 그 역시 지하철 역사 분실물 센터 직원으로 일하는 지하 생활자이다. 한없이 가볍고 다정한 지민 씨 역시 결코 호감형이라 할 수 없지만 나는 그의 느슨한 친절이 마음에 든다. 이처럼 나와 관계 맺는 이들은 하나같이 특별할 것 없는 존재들이다. ‘작고 창백하고 힘없는’ 존재들의 별거 아닌 생활이 주는 안정적인 무해함, 그 무용의 매력을 작가는 이십 대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낸다.

남겨진 골목과 떠나간 이들, 애도와 생존을 위하여

박지리문학상 심사를 맡은 이기호 소설가는 이 작품의 매력으로 ‘골목’이라는 장소를 꼽았다. 어떤 장소를 통해 우린 달라지고 변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성장할 수 있음을 『골목의 조』는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좋아하는 것과 유용한 것, 갖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의 의미를 구별할 줄 아는 조는 아저씨가 서 있던 벽에서 바깥으로 통하는 자투리 땅을 발견한다. 다세대 빌라들이 등 돌리고 서 있는 버려진 공간에 ‘남겨진 골목’이라 이름 붙이고, 그곳을 ‘나’와 자신만의 안식처로 꾸민다.

창문을 닫으면 골목도 사라졌다. 아무도 그곳에서 우리의 창문을 노크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 오직 고양이 두 마리와 여자와 남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장소. 로버트 프로스트가 집을 두고 말했듯, 그곳은 우리가 그곳에 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를 받아주는 곳이었다. 물론 로버트 프로스트는 우리의 골목을 알지 못했지만. (114쪽)

한편으로 조는 사회가 부여한 정체성에 합류해야 하는 삶에 숨 막혀 한다. 서른을 앞둔 조는 사회의 고정관념으로 보자면 의사, 변리사, 변호사 등 이름 앞에 사회적 지위가 부여된 고교 동창생들과 달리 대학에 들어가는 데 2년, 나오는 데 8년이 걸렸으면서도 결국 졸업은 못한, 지금껏 “아무것도”(58쪽) 해본 게 없는 “서른 살쯤 된 아이”(152쪽)에 불과하다.

“나는 긴 줄에 서 있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줄이야. 늘 그 줄에 서 있었어. 그 줄에 끝이라는 게 있을까 따위는 고민해본 적도 없었어. 그런데 언젠가부터 저 멀리서 어렴풋이 끝이 보이는 것 같은 거야. 그 줄에 끝이 있다는 걸 알자마자 나는 두려워져. 줄에서 빠져나가고 싶은데, 아무도 나가지 않아. 나만이 나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지. 그리고 문득 그 줄의 끝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아.” (86-87쪽)

나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사람 모양 구멍을 남기고 탈출하는 것처럼 유년기로부터 급하게 도망쳐 나왔다. 그러다 조를 통해 조금씩 자신의 트라우마를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은 여전히 내 삶을 짓누른다. 조는 주말마다 본가에 가는데 그가 없는 동안 나는 홀로 고양이 설리의 죽음과 마주한다. 나는 고양이의 죽음을 잠시 멈춰두고 싶다는 생각에 사체를 냉동실에 보관한 채 슬퍼한다. 그리고 조는 서른이 되면 더는 자기 자신으로 남지 못하고 사회 구조 안에 편입되어야 함을 잘 알기에 결국 그 줄에서 빠져나와 ‘기요틴’에 자신의 목을 맡긴다. 나는 조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의 부모와 마주하면서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 했던 자신을 만난다.

아버지가 죽었을 때 나는 정말 슬펐어. 너무 슬퍼서 한 걸음도 떼지 못할 만큼. 현관문에 매달려 죽은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정말로 깊이 슬퍼했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건 거짓말은 아니지만, 잊은 적도 없었어. 닫힌 문 뒤에 매달려 달랑거리는 기억처럼 아버지의 죽음은 내게 늘 남아 있어. (186쪽)

나는 조의 죽음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조와 함께한 순간들을 되짚으며 아버지의 시간들을 바라볼 용기를 갖는다. 아버지의 납골당 안치 기간이 만료되어 5년 만에 고향을 찾은 나는 아버지의 유골함을 든 채,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머니와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사라졌던 아저씨 유령과 또다시 조우하고, 그를 쫓아가다 유골함을 잃어버리고 만다.

나는 아버지와 조, 설리로 이어지는 일련의 죽음들을 통해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며 회피하거나 탈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그 상처를 관통해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고, 그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래서 어떤 날은 유독 많이 슬프고, 헤어나오기 힘들어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나는 자신을 남들보다 더 불행하다 생각하는 대신 ‘남겨진 골목’을 보며 조에 대한 사라지지 않는 기억을 갖게 된다. 둘러대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이다.

조, 골목에 있고 싶다면 얼마든지 있어도 돼. 그곳은 그러라고 있는 장소니까. 원한다면 언제든 내 창문을 노크해도 좋아. 네가 떠나기 전까지 나는 여기에 있을게. (214쪽)

신인 작가 송섬은 무용하고 무해한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섬세한 묘사로 예민하게 포착한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골목에서 조와 ‘나’가 그랬듯이 해 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네 개에 만 원 하는 캔 맥주의 여유를 즐기게 된다. 녹록지 않은 세상을 통과하는 방법은 작가의 말대로 결국 하나일지도 모른다. 서로 아껴주는 마음. 존재의 공백을 견뎌내고, 세속의 작은 행복 속에서 실재를 견뎌내는 것이 불행의 터널을 통과하는 방법임을 작가는 평범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공간과 인물들을 통해 보여준다.

불행은 좁은 골목과 낮은 집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나’는 삶이 던져주는 불연속성을 품고 당당하게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골목을 지난다. 터널을 빠져나오며 어둠과 멀어지듯 서서히 불행을 통과하는 이 소설은 도래할 불행을 기약한다. 그리고 나는 『골목의 조』를 통과하며 새로운 비극을 기다리는 담담한 용기를 얻는다. (박혜진 평론가, 작품 해설에서)

추천평

어떤 ‘장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소설이 쓸쓸하게 남겨진 작은 골목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 이기호 (소설가, 심사위원)

이 소설은 어떤 절기에 관한 이야기, 죽은 남자와 죽을 남자, 살아 있는 고양이와 죽을 고양이와 더불어 한 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마침내 외면해오던 자신의 슬픔과 마주하고 애도를 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 김성중 (소설가, 심사위원)

우리는 『골목의 조』의 위스키, 맥주, 피자의 세속적 장례식을 택했다. 박지리 이후, 이 작은 애도와 생존의 용기를 더 많은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 윤경희 (평론가,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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