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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3년 09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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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52쪽 | 724g | 153*224*35mm |
ISBN13 | 9788997186334 |
ISBN10 | 8997186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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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굽이 갈라져 쪽발이로되 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니 너희는 이 고기를 먹지 말고 그 주검(사체)도 만지지 말라
(레위기 11:1-8)
기독교인들이 이 문장을 대하는 태도는 각각 다른데 대략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1.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삼겹살 없이는 못사는걸.. 그냥 이 말씀은 못 본척하자
2. 성경의 말씀은 완벽하고 무오한 진리이니 이제부터 돼지고기를 먹지말자.
3. 시대적,지리적 상황을 미루어볼 때 돼지를 키우는 것은 곡식의 낭비가 심하고 전염병을 일으킬 소지도 있었다. 따라서, 돼지고기를 먹되,주위에 굶주리는 자가 있는지 잘 주의하고 음식을 가려 몸이 상하지 않게 하자.
1번은 대부분의 평범한 개신교 신자, 2번은 매우 독실한 성경 무오론자이다. 3번은 일종의 자유주의자 이다. 성경 무오론자은 3번처럼 독자적으로 성경말씀을 해석할 경우, 보편적인 진리가 왜곡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말하는 소위 '이단'이 모두 성경에 대한 독자적인 성경해석에 근거하여 생겨났기 때문이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한가? >
결론부터 말하면 성서무오론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성서무오론을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해도 그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처음 문장부터 막힌다. 창세기 1장 1절은 대부분 '태초에 하나님1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로 알고 있는데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기 시작할 때에', 또는 '하나님이 천지창조를 하시던 처음에' 로도 해석 가능하고 모두 옳은 번역이다. 필연적으로 3가지 문장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해석’을 해야 한다.
고대 히브리어는 구두점도 없고 대소문자나 띄어쓰기도 없다. 현대어처럼 정교한 문법과 다양한 어휘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번역자 나름의 선택의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성경은 누가 작성했는가?>
우리는 낱권으로 성경을 구입하고 한 권의 책으로 인식하지만 성경의 본질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성경은 하나님이 직접 쓴 문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성령을 받은 한 명의 저자가 한 장이나 한절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이어서 작성한 것도 아니다. 수많은 개개인이 파피루스 등에 기록한 수많은 낱개 문서들이 또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수집되고 편집, 첨삭되어 지금의 성경이 된 것 이다. 마치 고대의 위키피디아와도 같다. 당연히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이 녹아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성경에 논리적인 정합성이 없다고 따지고 들어서는 안 된다. 수많은 사람들의 풍성한 생각과 표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낫다
또 한가지 사실은 각 문서들은 작성된 순서대로 편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창세기 2장의 아담과 이브이야기는 창세기 1장보다 더 오래되었다. 그래서 성경으로 역사적 사실을 유추해 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성경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과거 가나안-팔레스타인-이스라엘 지역에 살고 있던 히브리인들은 12부족으로 있다가 왕국으로 연합되었다. 이 과정에서 다신교가 쇠퇴하고 유일신 교가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훗날 유다, 이스라엘 왕국은 바빌론에게 정복되었다. 새로운 지역을 정복한 문명은 안정적인 지배를 위해 골몰하는 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주민들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 많은 히브리 엘리트들이 바빌론의 수도로 강제 이주되었다. 새로운 정복자를 위해 그들의 고유 문화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때의 문서들이 구약성서의 모태가 되었다.
바빌론이 쇠퇴하고 페르시아가 새로운 패자로 군림했다. 강제 이주된 히브리인들은 다시 고향으로 보내져서 자신들의 고유문화를 부활시킨다. 각 문서들이 수집되고 편집되어 모세오경이 탄생 하였다.(모세오경을 모세가 작성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바빌론에게 정복당하고 다시 페르시아에 지배당하게 된 히브리인들은 회의감에 빠져있었다. 우리는 전지전능한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는 민족인데 왜 이런 고난을 겪고 있는 걸까? 우리의 하나님 이방인들의 신보다 약한 걸까? 이런 회의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구약 전반에 반영되었다. 우리의 하나님이 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타락해서 하나님께서 벌을 주시는 것이다. 언젠가 우리를 이끌어줄 메시아가 등장할 때 우리는 우리의 영토를 되찾을 것이다. 구약에서 유태인들이 계속해서 죄를 짓는 이유는 이런 연유이다. 구약의 마지막은 새로운 메시아의 출현에 대한 예언으로 끝난다.
이후 이 지역은 알랙산더의 마케도니아에 의한 지배를 받게 된다. 이때부터 성경은 그리스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위 '헬라화' (그리스의 언어와 문화가 기존문화에 침투되는것) 가 진행된다.
신약은 최초의 복음서가 예수 사후 한 세대가 지난 후에 작성된다. 신약이 구약에 비해 좀더 명확한 절차로 작성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신약은 그리스어, 라틴어 고대 시라아어, 콥트어로 된 수천개의 필사본 및 초기 기독교 신학자들의 저술에 인용된 성서 구절들이 이독되어 탄생하였다. 당연히 성서본문이 처음부터 고정적일 수 없다. 충격적인 이야기 중 하나는 요한복음에만 있는 유명한 이야기,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자의 이야기는 초기 사본들에는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애초에 예수는 아람어로 말했을 가능성이 큰데 신약은 그리스어로 쓰여져 있다. 즉, 예수의 말씀을 번역한 것이다.
<성경은 해석과 선택의 역사이다>
이밖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킹제임스 번역판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성경 내용은 원문에 비추어 볼 때 좀더 다양하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 '독생자 예수'라는 말은 킹제임스 번역판의 표현을 충실히 따른 한국어 인데, 원문은 '독생한' 보다 '유일한'이 더 가깝다.
* '아담'의 경우, 사람, 사람들, 남자, 남자들, 고유명사 아담으로 도 모두 해석 가능하다. 즉, 최초의 인간이 다수라고 해석해도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 "사람인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 여기서 말씀은 그리스어 로고스(logos) 이다. Logos는 ‘말’이라는 뜻으로 번역하기에는 그 단어의 깊이가 더욱 깊다. 논리, 원리, 법칙이라는 뜻을 품고 있어 이 문장의 의미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성경의 문구는 가끔 뜨거운 논쟁을 일으킨다. 기독교인들끼리 성경의 문구를 근거로 서로를 비판할 때도 있고, 무신론자가 성경의 비 과학성을 비판할 때도 있다. 문제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들,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는 자들 그리고 성경을 비난하는 자들 모두가 성경에 대해서 잘 모를 때가 많다는 것이다.
크리스틴 스웬슨의 '가장 오래된 교양'은 절대로 기독교를 비판하는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같은 본문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소개해 주고 풍성한 해석을 통해 오히려 진리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기독교이신 분들, 나처럼 교양으로서 성경을 보시는 분들 모두께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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