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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문장들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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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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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저/홍성광 편역 | 마음산책 | 2022년 06월 15일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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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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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60907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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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신교(新敎)의 목사이고, 어머니 마리는 인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을 받고, 인도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국인 선교사와 결혼하였으나, 그와 사별한 후 요하네스와 재혼하여 그를 낳았다. 헤세는 4세부터 9세까지, 한때 스위스의 바젤에서 지낸 것 외에는 대부분 칼프에서 지냈다. 1890년 신학교 시험 준비...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신교(新敎)의 목사이고, 어머니 마리는 인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을 받고, 인도로 돌아가 그곳에서 영국인 선교사와 결혼하였으나, 그와 사별한 후 요하네스와 재혼하여 그를 낳았다. 헤세는 4세부터 9세까지, 한때 스위스의 바젤에서 지낸 것 외에는 대부분 칼프에서 지냈다. 1890년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괴핑엔의 라틴어 학교에 다니며 뷔르템베르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1892년 마울브론 수도원 학교를 입학했으나 천성적인 자연아로서, 개성에 눈뜨면서 미래의 시인을 꿈꾼 헤세는, 신학교의 속박된 기숙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그곳을 탈주, 한때는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하였다. 이때의 경험은 지나치게 근면한 학생이 자기 파멸에 이르는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1906)에 잘 나타나 있다. 노이로제가 회복된 후 다시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1년도 못 되어 퇴학하고, 서점의 점원이 되었다. 그 후 한동안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병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칼프의 시계공장에서 3년간 시계 톱니바퀴를 닦으면서 문학수업을 시작하였다.

1899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의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을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이 출간됐다. 특히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으며, 문단에서도 헤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1904년 첫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통해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으며 문학적 지위가 확고해졌다. 9세 연상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고, 스위스의 보덴 호반의 마을 가이엔호펜으로 이주한 후 글쓰기에 전념하였으며, 1923년 이혼하고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였다. 1906년 헤세의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동화』 『차라투스트라의 귀환』을 출간했다.

스위스 베른으로 이주한 후 1914년 1차 세계대전을 맞는다. 군 입대를 지원하나 부적격 판정을 받고 독일 포로 구호 기구에서 일하며 전쟁 포로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잡지를 발행한다. 그는 융의 제자인 랑 박사와 함께 정신 분석을 연구하며 융과도 알게 되었는데 그 영향이 『데미안』(1919)에 나타난다. 이 작품은 고뇌하는 청년의 자기 인식 과정을 고찰한 작품으로 독일인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서른세 살이 되는 해 인도 여행을 감행하고 이 경험은 1922년 출간된 『싯다르타』에 투영되었다.

나치의 광기가 극에 달한 시기에 쓴 마지막 소설 『유리알 유희』(1943)는 931년에 쓰기 시작해서 1943년에 최종적으로 완성 하였다. 정신적인 봉사와 문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유토피아적 세계를 『유리알 유희』 속에 세웠다. 유토피아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동서양의 철학, 문학, 음악 등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녹여내 유럽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두 개의 동화가 있는 크리스마스」는 1951년 발표된 에세이로, 헤세 동화집 『두 형제』에 담겨 있다. 1955년에는 독일출판협회의 평화상을 받았다.

이후 정치적 논문, 경고문, 호소문 등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글들을 발표하는 한편, 이상 사회의 실현을 꿈꾸며 다양한 소재의 동화를 집필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동방순례』 등 세계 독자들을 매료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타고난 평화주의자로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쟁을 비판하여 나치 정권으로부터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노년을 스위스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보내며 수채화를 즐겨 그리고 정원 일을 매우 좋아했다. 헤세는 화가로도 성공을 했으며, 3,000점 이상의 수채화를 남겼다.그가 걸어온 긴 생애에는, 인도 여행으로 동양에 대한 관심이 깊어진 일, 제1차 세계대전과 아버지의 죽음, 아내의 정신병, 그 자신의 신병 등 가정적 위기를 당하자 정신분석 연구로 이 위기를 타개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인간성을 말살시키려고 한 나치스의 광신적인 폭정에 저항한 일 등 많은 파란을 겪었지만,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오로지 자기실현의 길만을 걸었다. 뇌출혈로 사망한 후 아본디오 묘지에 안치되었다.

소설 『데미안』은 1919년 헤르만 헤세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창작에 임했으며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판한 소설이다. 이후 평론가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분석을 통해 원작자가 헤르만 헤세인 것으로 밝혀졌다. 소설 『데미안』은 당시 사회는 물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으며 자아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 내면의 혼란과 시대적 상황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작 소설로 손꼽힌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작품 『데미안』에 나오는 말이다. 이 유명한 말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헤르만 헤세는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의 작품에 흠뻑 빠지도록 만들고,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에게는 거의 필독서가 되었을까?

헤세의 대부분의 소설은 자기가 겪은 그때그때의 역사적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헤세는 단 한 번도 시대 자체를 자기 소설의 주제 또는 대상으로 삼지는 않았다. 한 사회와 함께 있는 “집단 인간”을 생각하지 않았고 반대로 “개인 인간”을 중시하였기 때문이다. 즉 작가 자신의 체험을 자서전적으로 묘사하였고, 그의 작품 주인공들 모두가 청소년이다. 헤세의 문학 세계는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고독과 반항의 기록이고, 영원한 청춘의 기록이다. 19세기와 20세기 독일 기독교 주류 사회의 엄격한 계율과 관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고독에 시달렸지만,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그 당시의 위압적인 분위기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주요작품으로 제2의 장편소설 『수레바퀴 밑에서』, 『로스할데』, 『크눌프』, 정신분석 연구로 자기탐구의 길을 개척한 대표작 『데미안』, 『싯다르타』, 『황야의 늑대』,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황야의 이리』, 『지와 사랑』, 『동방여행』,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유리알유희』, 『헤세와 로맹 롤랑의 왕복서한』 등이 있다. 또 이 밖에 단편집, 시집, 우화집, 여행기, 평론, 수상, 서한집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토마스 만의 정치 에세이 『예술과 정치』, 『마의 산』(상·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상·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외』,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젊은 베르터의 고뇌』, 헤세의 『헤세의 여행』, 『잠 못 이루는 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싯다르타』, 카프카의 『성』, 『소송』, 『변신 외』, 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페터 한트케의 『어느 작가의 오후』, 『헬렌 켈러 평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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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세계가 사랑한 작가 헤르만 헤세,
그의 문장에 깃든 삶의 통찰과 깨달음

“오늘날의 고난과 요구에 직면해 우리가 어느 정도나마 인간적 품위를 유지한다면
미래에도 우리는 인간적일 수 있을 것이다.”


헤르만 헤세, 이름만으로도 내면에 고민으로 가득했던 사춘기를 다시 떠오르게 하는 그는 우리 모두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헤세는 청소년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히는 『데미안』을 비롯해 『수레바퀴 아래서』 『유리알 유희』 『싯다르타』 등 익숙한 책들의 작가로 독자 곁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을 떠올릴 때 그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면, 그건 그가 일생에 걸쳐 남긴 작품의 수가 상당할뿐더러 각각 저마다의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살아생전 수십 편의 소설과 시, 그 밖에 다양한 글을 발표한 그답게 헤세의 책들은 아직도 발굴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굵직한 대표작들 뒤에 숨겨져 있던 산문집들도 속속 번역되어 발간되고 있다. 그의 더 많은 글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로 인해 선택이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저자의 문장들을 글의 장르에 한계를 두지 않고 한데 묶어 소개하는 마음산책 ‘문장들’ 시리즈는, 이러한 선택의 막막함을 해소해주기에 적절하다.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은 헤세의 소설과 시뿐만 아니라 여러 에세이, 그가 주고받은 편지들까지, 헤세에게서 비롯된 다채로운 ‘문장들’을 여섯 가지 주제(자연, 여행, 책, 지혜, 사랑, 내면)로 엮은 책이다.

이러한 문학 세계를 일구기까지 그의 삶은 어떠했을까? 글로도 짐작해볼 수 있듯이 헤세의 삶은 곡절로 가득했고, 세상과 불화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는 그 고단한 여정 가운데서도 삶을 외면하거나 냉소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집요하게 관찰하고 그만의 깨달음을 얻기로 선택한다. 그 길의 결과가 희망과 행복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였다. 깨달음을 얻은 그에게 희망 아닌 ‘절망’은 막다른 길이 아닌, 그 또한 삶을 이해하려는 태도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절망이란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그 정당성을 인정하려는 모든 진지한 시도의 결과지요. 삶을 덕과 정의, 이성으로 극복하고, 그 요구들을 실현하려는 모든 진지한 시도의 결과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절망의 이편에는 어린아이들이, 저편에는 각성한 자들이 살고 있지요.
―『동방순례』 중에서

삶을 향한 헤세의 통찰과 깨달음은 그 안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선사했다. 그 예로, 헤세와 평생의 우정을 나눈 것으로 알려진 작가 토마스 만은 『데미안』의 출간 당시 분위기를 이렇게 회상하기도 했다. “그 시대의 젊은이들은 그들 또래의 선지자가 등장해서 삶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드러냈다고 생각했고, 그 고마운 충격에 기꺼이 휩쓸렸다.” 그리고 현재, 헤세의 문장들은 영원토록 남아 시대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는 척하고 혹평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고 인내하며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 늘 승리했습니다.”
헤세가 들려주는 사랑의 단상들


헤세의 생애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그의 섬세한 묘사를 잠시 들여다보기만 해도 자연을 향한 그의 사랑이 익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어릴 적부터 높은 산 위를 올라 저편의 세상을 깊이 동경했던 그는,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표를 자연을 이해하고 그걸 널리 알리는 일에 두기에 이르렀다. “나는 방대한 문학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이 의연하고 말 없는 자연의 생명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하고 싶었다. 자연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듣는 법과 자연 전체의 삶에 참여하는 법을 알리고자 했다.”
헤세가 말하는 자연에 대한 사랑은 단순히 풍경을 바라보고 감상하는 것이 아니다. 기꺼이 그 생명의 순환에 뛰어들어 흙을 고르고 씨앗을 심고, 자연의 움직임을 빠지지 않고 관찰해 그와 관계 맺는 일이다. 보금자리를 마련할 때 무엇보다도 정원을 중요하게 여겼던 그에게 조경은 취미 이상의 것이었다. 정원을 가꾸며 그는 창조자로서의 기쁨과 뿌듯함을 느꼈고, 그 일에 몰두함으로써 자연과 진실한 관계를 이루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봄을 기다리며 조그만 정원에 콩과 상추, 목서초와 금련화의 씨를 뿌리고, 썩은 찌꺼기로 거름을 준다. 나는 이런 식물들을 회상하고, 다가오는 식물의 종을 미리 생각한다. 다들 그러듯이 나 역시 이런 질서 있는 순환을 자명한 일로, 그리고 진정 아름다운 일로 받아들인다.
―「정원에서」 『정원 일의 즐거움』 중에서

책을 향한 그의 사랑 또한 지극하다. 그토록 많은 글을 썼음에도 헤세는 쓰기에 앞서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이는 그의 글 「독서에 대하여」에서 잘 드러난다. “우리 작가들이 열 배는 더 적게 글을 쓰게 된다면 그것은 결코 세상에 해롭지 않으리라. 글쓰기가 독서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에게 독서는 낯선 이의 사고방식과 본질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친구를 얻는 일과 다름없었다. 책과 읽기의 중요성을 너무도 강조한 나머지 헤세는 독서의 유형을 구분해 각각에 따른 효과를 피력하기도 하는데, 가장 이상적으로 꼽는 것은 ‘자유로운’ 독서다. 궁극적으로 가닿아야 할 이 유형의 독자는 자신의 개성과 주관을 한껏 살려 읽을거리에 완전히 자유로운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독자는 어떤 책에서 멋진 구절, 지혜나 진리가 표현된 구절을 보면 시험 삼아 일단 뒤집어본다. 모든 진리는 그 역도 진리임을 그는 진즉 알고 있다. 그는 모든 정신적 입장은 하나의 극極이며, 거기에는 등가의 반대 극도 존재함을 진즉 알고 있다. 상상력과 연상 능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종이 위에 쓰인 것을 읽는 게 아니라, 읽는 것에서 받은 자극과 착상의 물결 속에서 헤엄쳐 다닌다.
―「독서에 대하여」 『책들의 세계』 중에서

자연과 책 읽기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컸던 탓인지, 헤세는 정작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늘 어려움을 겪곤 했다. 세 번의 결혼생활을 한 그는 가정보다는 작업에 몰두했고, 방랑과 은둔을 향한 열망을 이기지 못하고 걸핏하면 여행을 떠났다. 심지어는 아이가 태어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조차도 여행을 떠났는데,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등 나라를 가리지 않고 여행한 경험은 작가로서의 그에게 열린 시각을 가져다주었을지언정 그의 가족들에게는 불행을 안겨주었다. 그의 방황에 대한 기록은 다음과 같은 문장에 잘 드러나 있다.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며칠 정도나 귀향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인가? 추측건대 나는 오랫동안 여행할 것이다.” 그리고 이 문장이 수록된 『뉘른베르크 여행』은 실제로 헤세의 두 번째 이혼 당시 소송에서 그의 은둔과 방랑에 관한 증거로 인용되었다.
허나 그의 사랑이 내내 묵묵부답이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세 명의 아내에게 각각 동화 한 편씩(「아이리스」 「픽토르의 변신」 「새」)을 헌정한 바 있으며, 특히 세 번째 아내 니논에게는 많은 편지를 비롯해 그를 ‘달’에 비유한 시를 바치기도 했다. 이 마지막 결혼에서 안정을 찾은 헤세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와 함께하며, 긴긴 방랑에서 돌아와 비로소 정착하게 되었다.

“일찍이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헤세의 ‘내면으로 가는 길’


우울과 불안, 이 두 병증은 평생 헤세를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그를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처음 정신적 위기를 맞았던 1892년 3월, 학교에서 도망친 일을 계기로 바트 볼 요양원에 입원한 헤세는 이후로도 여러 차례 요양원을 찾게 된다(1907년 몬테 베리타, 1909년부터 1912년까지 헤트비히 요양원을 찾았던 그는 이어 1916년에는 존마트의 요양원을, 1923년에는 바덴의 베레나호프 요양 호텔을 방문한다). 19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정신분석 치료를 받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면을 탐구하는 글쓰기를 이어갔고, 1년 뒤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세운 것으로 알려진 카를 융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데미안』의 모티프를 얻기도 했다.
그의 불안한 내면은 시대의 혼란함과도 연결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전쟁 승리를 위해 온 국민이 단결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평화를 사랑했던 그가 전쟁에 반대하는 글을 발표하자 언론에서는 그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친구들도 그에게서 등을 돌렸으며 헤세는 점점 세상에서 고립되어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는 시선을 내부로 바꾸어 스스로를 성찰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그림을 그리고 정원을 가꾸며 세상을 관찰했던 경험 또한 곧 내면을 탐색하는 길로 이어졌다.

아주 큰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 싸우고 있었다. 그 알은 세계였고, 그 세계는 산산조각이 나야만 했다.
―『데미안』 중에서

헤세의 문학에 관해 이야기할 때 이 ‘내면’을 빼고 논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오랜 기간 고통받으며 탐구해온 신경증과 그로 인한 세상과의 끊임없는 불화……. 어쩌면 그의 온 생애가 혼란스러운 내면을 들여다보고, 무의식에 잠재된 억압을 해방하려는 시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언제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에 괴로워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심지어는 그가 자연과 책에서 진리와 가르침을 관찰했던 것 또한 내면으로 향하는 과정 중 하나였다. “우리 눈에 보이는 사물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사물인 거요. 우리가 마음속에 지닌 것과 다른 현실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의 말에 따르면, 이는 새로운 발명이라기보다는 누구나 본래적으로 갖고 있는 내면을 발견하는 것으로, 따라서 헤세는 이를 곧잘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세계가 정해둔 목표에 눈을 빼앗긴 자아가 사라지면, 가려져 있던 어린아이의 기쁨이 되살아나듯이.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변신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았고, 기쁨에 겨워 노래 부르는 새소리에 귀 기울여보았다. 그렇다면 이 마음속의 새가 그의 내면에서 죽지 않았단 말인가? 그렇다, 그의 내면에서 죽은 것은 다른 무엇이었다. (…) 죽은 것은 그의 자아가 아닐까? 불안해하는 작고 오만한 자아가 아닐까? 스스로와 오랜 세월 동안 투쟁했고, 언제나 다시 자신을 이겨냈으며, 사멸한 다음에도 또다시 살아나서 기쁨을 앗아가고 두려움을 느끼게 했던 바로 그 자아가 아닐까? 그렇다면 그가 지금 어린아이처럼 그토록 확신에 차서, 그토록 두려움 없이 기쁨에 가득 차 있는 것은 그 자아가 죽었기 때문이 아닐까?
―『싯다르타』 중에서

마음산책 ‘문장들’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선보이는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은, 1970년 독일의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출간된 전집을 주 텍스트로 삼아 헤르만 헤세의 소설과 시, 에세이 그리고 편지들을 한데 소개한다. 여섯 가지 주제에 따라 분류된 문장들은 글의 장르에 관계없이 어울리면서 수많은 저작을 남긴 그의 문장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보다 편안하게 독자들을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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