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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

김종철 | 사이드웨이 | 2022년 05월 31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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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60g | 142*215*30mm
ISBN13 9791191998061
ISBN10 1191998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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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고(故) 변희수, 강수돌, 임현정 등 김종철 기자가 만난 사람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방식으로 활동해왔다. 공통점이 있다면, 세상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자기다움을 추구해온 사람이라는 사실. 또 하나, 이들은 공존과 연대를 고민했다. - 손민규 인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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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1명)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했고, 1989년 《CB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부터 《한겨레》에서 논설위원, 정치부장, 정치부 선임기자, 신문부문장 등을 지냈다. 기자로서의 마지막 6년 동안은 《한겨레》 토요판 ‘김종철의 여기’에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왔다. 김종철의 인터뷰는 ‘지금, 여기’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정밀히 기록하면서도, 그들을 깊은 애정과 따뜻한 시선으...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했고, 1989년 《CB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부터 《한겨레》에서 논설위원, 정치부장, 정치부 선임기자, 신문부문장 등을 지냈다. 기자로서의 마지막 6년 동안은 《한겨레》 토요판 ‘김종철의 여기’에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해왔다. 김종철의 인터뷰는 ‘지금, 여기’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정밀히 기록하면서도, 그들을 깊은 애정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서 독자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겼다. 2022년 5월, 《한겨레》를 정년퇴임하고 34년 차의 기자 생활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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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정태인 | 암 투병 독립연구자」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들은 어떻게 우리들의 ‘각별한 당신’이 되었는가
오랫동안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왔던 사람들

고(故) 변희수, 이준원, 김정남, 달시 파켓, 임현정, 정재민….
묵묵하고 용감하게 자신을 지켜냈던 스무 권의 ‘사람책’을 읽는다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모두 나답게 살아가기를 열망하면서도, 동시에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여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리는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네가 뭐가 특별하다고 그렇게 잘난 척해? 너 말고 세상 사람들은 바보야?’라는 주위의 압력을 알고 있다. 우리들 모두의 마음 한편에 존재하는 세속적인 성공의 논리, 줄세우기의 잣대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자신을 단단하게 믿고, 어느 누구도 아닌 오직 자신의 내면을 좇으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30여 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던 김종철은 바로 그런 신념을 믿는다. 그는 2016년부터 《한겨레》 토요판의 ‘김종철의 여기’를 담당하며, 자신의 길을 뚝심 있게 걸어왔던 백여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그 여섯 해의 인터뷰 중에서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울림을 줄 수 있는 스무 사람의 기록이 『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이란 한 권의 책에 담겼다. 김종철에게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우리가 곱씹어 읽어야 할 이야기를 지닌, 우리가 앞으로도 곁에 두고 간직해야 하는, 매우 두꺼운 책을 닮은 존재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김종철의 지금 여기 사람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이 책에서 김종철에게 자신의 삶을 들려주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그들은 다만 오래도록 자신에게 충실하기 위하여 분투했을 뿐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군의 차별에 맞서 싸웠고, 누군가는 6년이나 빨리 대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생태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50여 년 만에 자신이 당했던 성폭행 피해를 국가에 따져 묻고, 또 누군가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몇 번씩이나 감옥에 다녀왔다. 그들이 남보다 잘나거나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그저 ‘자기다움’으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온 사람들이다.

세상의 압력과 관성에 맞설 수 있던 스무 사람
그들의 뚝심과 용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의 첫 페이지를 여는 인물은 고 변희수 하사다. 2019년 11월 소속 부대의 허가와 적법한 절차를 밟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했던 그에게 군 수뇌부는 강제전역 처분을 내렸다. 김종철은 그로부터 석 달 뒤 변희수를 만나 그의 심층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그 기록은 “기갑의 돌파력으로 그런 차별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하하”라는 타이틀을 달고 《한겨레》의 지면에 실렸다. 이후 2021년 10월, 법원은 당시 군의 전역 조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렇지만 그 판결은 변희수가 2021년 2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에야 나온 것이었다. 이 책에 실린 인터뷰는 변희수가 남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언론 인터뷰였다. 김종철은 변희수 하사 사후에도 오랫동안 유족의 법정 투쟁을 보도하는 등 변희수의 곁을 지켰다.

김종철은 한번 이야기를 듣기로 한 사람에게서 눈과 귀를 떼지 않고, 그의 현재 모습을 깊은 애정을 담아 응시하며, 그가 겪어온 긴 세월을 폭넓고 입체적인 프리즘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한다. 김종철은 『전태일 평전』의 실제 시다 모델이었던 신순애 전(前) 청계노조 부녀부장이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어떻게 전태일 정신을 실천하며 살아왔는지, 그가 왜 『전태일 평전』의 또 다른 주인공인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한평생 교육에 헌신했던 이준원 전 덕양중 교장은 대한민국 학교의 가장 아픈 부분을 정면으로 건드리며, 아이와 학부모, 교사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공감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김종철은 지금, 우리 현실의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사회적 쟁점들을 놓치지 않는다. 그는 한평생 억울함과 분노를 가슴속에 묻고 살다가 ‘56년 만에 미투’를 터트린 최말자 씨의 이야기를 우리 곁으로 끌어오고, “불법파견을 일삼았던 재벌 회장들이 처벌 받으면, 나의 중형도 달게 받을 것”이라 말하며 이 사회의 법과 기준이 얼마나 편향적인지 웅변하는 김수억 전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면서 “내겐 시보다 삶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송경동 시인의 삶과 말을 우리 앞에 포개놓는다.

『각별한 당신』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매료된 사람들, 그걸 위해 다른 것들은 대담하게 뿌리치는 용기와 패기의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BTS보다도 먼저 빌보드 1위에 올랐던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그녀는 2003년 파리 국립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하고 스물여섯에 EMI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할 만큼 성공한 피아니스트다. 그렇지만 임현정은 “음악은 경쟁이 아니라 자유”라고 말하면서, 정말로 그렇게 산다. 그는 22살 때인 2007년 이후 콩쿠르에 발을 끊는가 하면, 벨기에 왕립 뮤직 채플을 박차고 나왔으며, 몇 년 전엔 유명 국제 콩쿠르의 불공정한 심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심사위원직을 사퇴했다. tvN [알쓸범잡]의 고정 출연으로 잘 알려진 정재민 법무심의관도 마찬가지다. 정재민은 남들이 다 말려도 과감하게 판사 일을 그만두고, ‘사는 듯 살기 위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기생충]의 번역가로 유명한 달시 파켓은 어떨까. 그는 한국영화를 향한 놀라운 애정과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면서도 “인생은 원래 예측이 불가능하니,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기회가 생기면 뭐든 해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즉, 그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한다. 오직 그것에만 매진한다.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의 삶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

세상을 바꾸기 전에 ‘나부터’ 실천하는 사람들
그래서, 더불어 사는 세계의 전망을 보여준 사람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세상을 더 정의롭고 평등하게 바꿔야 한다는 말을 외치면서도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웠던 이들의 위선적 행태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과거의 향수와 영광에 취하여 남 탓, 사회 탓, 진영 탓만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김종철은 말한다. 비록 눈에 잘 띄지 않을지는 몰라도, 우리 주위에는 타인의 눈보다 자신의 잣대에 엄격한 사람들이 있다고. 자신이 믿고 따르는 탈자본주의적인 가치, 지역 공동체와 생태순환적인 삶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강수돌 전 고려대 교수 같은 사람이 있다고. 19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의 외길을 걸어오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막후’라 불렸던 김정남의 “우리가 ‘운동권 조롱’을 불편해하기 앞서, 민주화 세력이 더 겸손해져야 해요”라는 일갈을 더 똑똑히 들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독립연구자로 살아왔던 정태인이 말하는, “민주화 세대는 기득권이 된 것을 똑똑히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경청해야 한다고.

김종철의 ‘각별한 당신’들은 내로남불과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믿고 따르는 가치를 자기 삶 속에 앞장서서 옮겨왔다. ‘농부 과학자’로서 전남 곡성을 지키는 이동현 (주)미실란 대표를 보라.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 2019년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모범농민상을 받은 그는 언제나 논에 들어가서 피를 뽑고, 마을에선 꿋꿋하게 공동체 가꾸기에 열심이며, 아이들과 존댓말 가족회의를 하고 번갈아가며 아침, 저녁을 준비한다.

조영학 번역가는 번역과 저술 활동을 계속하면서도 17년 동안 아내와 가족을 위해서 하루 삼시 세끼를 모두 차린다. 조영학은 “가사노동을 자임한 건 기적의 선택”이었다며 “아내 행복을 위해 세끼 밥을 차렸는데, 그 일을 통해 내가 더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20여 년간 일선 학교를 지키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돌보고 있는 김선희 교사,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이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학교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제천간디학교를 지키는 이병곤 교장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세상의 규정과 평가에서 자유롭다. 그들 안에선 저마다가 오래도록 지켜낸 자신만의 정체성이 흐르고 있고, 외부의 타인들이나 주류의 목소리가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단단한 자존과 자립의 정서가 깃들어있다. 그래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민중가요의 디바’로 불렸던 가수 윤선애는 자신만의 음악을 찾는 여정을 이어오며, “우리를 위로할 수 있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지금도 맑고 따뜻하게 노래하는 중이다. 2005년 국내 가수 최초로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했던 가수 홍순관은 어떤가. 그는 용산 참사 현장에서 스티로폼 넉 장을 포개 만들어준 무대를 자신의 최고 무대라고 손꼽으며, 아픈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세상의 그늘을 걷어내는 노래를 계속하고 있다.

김덕수는 60년이 넘는 광대 생활을 회고하고 사물놀이를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밝히며 “다시 태어나도 두드리는 예인이 될 것”이라고 털어놓고, ‘명필름’ 공동대표 심재명과 이은은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명필름이 어떻게 사회적 약자를 향한 시선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는지를 전해준다.

깊고 따뜻하게 그들을 읽어내는 사람, 김종철
묵직한 은은함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들다


『각별한 당신』의 주인공은 이처럼 오랫동안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려 노력하고, 그저 나답게 살려 애썼던 스무 명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상과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가파른 언어를 구사하는 대신, 자신의 자리에서 ‘나부터’ 바뀌고, ‘나부터’ 실천하려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이 책의 스무 사람들은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한 뒤 우리에게 성공 스토리를 들려주는 사람들도 아니고, 남들보다 많이 배웠거나 사회적 지위나 명성이 높은 사람들도 아니다. 오히려 ‘각별한 당신’들은 여전히 낮은 자리에서 힘겹게 싸우고 고독을 감내하는 사람들에 가까울 것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의 말처럼, “소박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단독자들의 합창은 조화롭고 감동적이지만, 여전히 슬프고 아리다.” 그들이라고 왜 다른 사람들처럼 사회의 기대치에 적당히 부응하며 다수와 융화된 채 살아가는 법을 모르겠는가?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른 게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그들은 자기 자신을 향한 책임감이 조금 더 강했을 뿐이고, 그런 자세를 조금 더 오랫동안, 열심히 지키려 노력했을 뿐이다. 어쩌면 그들은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자기 삶을 맞추려는 핑계와 변명거리를 좀 더 부지런히 덜어냈을 뿐인지도 모른다. 강수돌이 책에서 들려주는 말처럼, 세상이 변하는 것도 우리 삶에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사회구조 탓만 하는 건 조금은 무책임한 태도일지도 모르니까. 그보다는 자기의 삶에서 먼저 자기가 원하는 세상의 모습을 구현하고, 그런 자신만의 결심과 실천으로 다른 세상에 대한 가능성을 조금씩 증명하는 게 맞는 건 아닐까? 그 작은 가능성을 위하여, 임현정은 외부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으며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진정한 음악가로서 나를 성장시키자”라고 결심했고, 정재민은 “대법관이 되고 검찰총장이 되는 걸로 성이 안 찼다. 남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삶을 산다는 자체가 성에 안 찼으니까”라고 회고한다.

그런 책임감과 자존심은 우리 사회를 성숙하게 한다. 어쩌면 그러한 책임감만이 이 사회의 새로운 전망을 보여주고 우리의 인간다운 삶을 지킬 수 있다. 고 변희수의 말처럼, 우리 모두에겐 누구나 소수자적인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의 이 말은 자신을 지키려는 이들, 스스로를 향한 책임감 때문에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들을 우리가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와 직결된다. 우리는 모두 변희수이며, 우린 모두 이 책에 등장하는 각별한 이들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책을 쓴 김종철은 2022년 5월 《한겨레》에서 정년을 맞아, 30년이 넘는 기자 생활을 마감했다. 이 사회의 각별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깊이 있게 읽어낸 그의 글은 푸근하고도 묵직하다. 언론학 박사이자 교수 출신의 이진순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은 그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잘 알고 있다. 이진순 이사장은 김종철 기자를 가리켜 “치열하게 각축하는 언론계에서 공격적인 예민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신, 낮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화법을 구축해온 매우 독보적인 존재”라면서 “얄팍한 시류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다움’을 지켜온 사람들의 ‘각별함’을 드러내는 인터뷰어로 그보다 나은 적임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종철은 어떻게 사람들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을 길어 올리는 적임자가 될 수 있었을까. 김종철은 이 책의 서문에서 “한 인물을 만나서 오래 대화하고 기사를 준비하다 보면 그분들은 저절로 저의 거울이 됐다”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아마도 그에게 모든 타인이란 하나의 거울이며, 한 권의 책이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고마운 존재였을 게 분명하다. 그는 2022년 5월 SNS를 통하여, 퇴직을 앞둔 송별회에서 회사 동료와 후배들에게 ‘너른 품으로 다 안았다’ 상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를 실로 정확히 표현한 상이 아닐 수 없다.

[『각별한 당신』 인터뷰이 20인 약력]

변희수
1998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육군 하사로 복무하던 2019년 11월 소속 부대의 허가를 받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했다. 2020년 1월, 군 수뇌부는 그에게 강제전역 처분을 내렸다. 2021년 10월 법원은 군의 전역 조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으나, 약 반년 전인 2021년 2월 변희수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였다. 이 인터뷰는 그가 성전환 수술 후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언론 인터뷰였다.

신순애
1954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다. 열세 살의 나이부터 평화시장의 봉제공장서 미싱을 시작했고, 1974년 청계피복노동조합에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마흔이 넘어 청소년 상담가로 활약했으며, 쉰세 살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후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까지 썼다. 2021년 대법원에서 국가폭력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승소하여 받은 민사 배상금 8,300만 원을 전액 기부했다.

이준원
1958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났고, 36년 동안 경기도의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2012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고양시 덕양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마을 주민이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공동체 만들기’, ‘회복적 생활교육’을 정착시키는 데 전념했다. 2020년 교직을 정년 퇴임한 후 지금은 충북 영동에 ‘교사마음지원센터’를 짓고 있다.

임현정
1986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났다. 2003년 파리 국립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해서 4년 과정의 피아노과를 3년 만에 수석으로 졸업했다. 스물여섯의 나이에 EMI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했다. 이 음반은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유명 국제 콩쿠르의 불공정한 심사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심사위원직을 사퇴해 주목받기도 했다.

강수돌
1961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부터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5년간 마을이장(조치원읍 신안1리)을 맡기도 했다. 친환경적인 귀틀집을 직접 만들어 살면서 텃밭 농사를 짓는 등 생태순환적인 삶을 살고 있다. 2021년 2월, 대학교수 정년보다 6년 일찍 교수를 퇴직했다.

최말자
1946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1964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자의 혀를 잘랐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예순네 살의 나이에 중학교 공부를 시작했고, 2019년에는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를 졸업했다. 2020년 5월, 사건 이후 56년 만에 부산지법에 재심을 신청했다.

달시 파켓
197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났다. 1997년 스물다섯 살에 한국으로 와서 한국영화에 매료되었고, 20년 동안 〈기생충〉 자막 번역 등 영화번역을 하고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십여 편의 영화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1999년 웹사이트인 ‘코리안필름’(koreanfilm.org)을 열어 한국영화를 해외에 소개했고, 2014년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 ‘들꽃영화상’을 만들어 매년 시상하고 있다.

김수억
1973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다. 전남대 신문방송학과를 중도에 그만두고,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2003년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하청업체에 입사한 뒤 비정규직 노조 결성과 파업 등으로 두 차례 구속됐다. 연대 단체인 ‘비정규직 이제그만’의 공동소집권자를 맡고 있으며, 단식 농성 등 비정규직 철폐 투쟁과 관련해 기소되어 1심에서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2심을 진행 중이다.

이동현
1969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순천대 농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2000년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규슈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전남 곡성에서 생태농업과 함께 현미 발아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 대산농촌문화상을 수상했고, 2019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선정한 모범농민상을 받았다.

김정남
1942년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 외길을 걸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통해 폭로함으로써 6월항쟁이 폭발적으로 전개되는 데 기여했다. 1988년 《평화신문》 편집국장으로 창간에 참여했고,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교육문화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정재민
1977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4년간 판사를 하다가 2017년에는 방위사업청의 4급 일반 공무원으로, 2020년부터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편소설 『보헤미안 랩소디』로 제10회 세계문학상을, 『소설 이사부』로 제1회 포항국제동해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tvN 〈알쓸범잡〉(‘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에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김선희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한양대 음대를 졸업했다. 1996년 경기도 가평에서 음악 교사를 시작했으며, 경기도의 여러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친 뒤 2020년부터 성남 수내중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년 반 동안 《한겨레》 칼럼 ‘김선희의 학교 공감일기’를 연재했다.

김덕수
195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조치원의 난장 무대에서 광대가 되었고, 이후 남사당패에서 활동하며 ‘장구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1978년 꽹과리와 징, 장구, 북 등 네 종류의 타악기로 빚어낸 사물놀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1997년 미국 대학의 교수직을 거절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연희과 교수를 맡았으며, 2017년 말 한예종에서 정년 퇴임한 뒤 명예교수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심재명 · 이은
심재명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동덕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은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했다. 심재명은 상업영화 마케팅·기획 전문가로 일했고, 이은은 대학 시절부터 독립영화를 만들며 영화 운동을 했다. 두 사람은 1994년 결혼한 뒤 1995년 함께 ‘명필름’을 설립했다. ‘명필름’은 설립 후 27년 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제작사로 자리매김했다.

조영학
1960년 경기도 동두천에서 태어났다. 집이 가난해 초등학교 중퇴를 한 뒤 갖은 직업을 전전하다가 검정고시로 한양대 영문과에 들어간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대 초부터 100종에 가까운 책을 번역했으며, 번역 수업을 통해 5백 명이 넘는 번역 지망생과 기성 번역가를 지도했다. 혼자 익힌 야생화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다. 17년 전 다리를 다친 아내를 위해 가사노동을 전담하기로 마음먹은 뒤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윤선애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4년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에 입학했다. 대학 노래패 ‘메아리’와 노래운동 단체인 ‘새벽’에서 활동했고, 1980년대와 1990년대 대학가와 집회 시위 현장을 지키는 ‘민중가요의 디바’로 널리 알려졌다. 2005년 첫 앨범 「하산」을 내며 가수로 데뷔했고, 2021년에는 과거와 현재를 담은 두 음반 「민주주의의 노래」와 「강은구의 마음의 노래 14」를 발표했다.

이병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교육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월간 《우리교육》에서 기자로 일한 뒤 런던대학교 교육연구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귀국 뒤에는 광명시평생학습원장과 경기도교육연구원 전문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2017년 초부터 제3대 제천간디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송경동
196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났다. 노동자 출신의 시인이자 사회운동가이다. 1992년 구로공단을 찾아 노동자문학회 활동을 시작했고, 1998년 진보 문예지인 《삶이 보이는 창》을 만드는 등 다양한 일을 펼쳐왔다. 2006년 첫 시집 『꿀잠』을 낸 이후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등을 출간했다.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기획했으며, ‘전문시위꾼’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에 앞장서왔다.

홍순관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부산에서 자랐다. 십 대 시절부터 각종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05년 국내 가수 최초로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했다. 용산 참사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공연을 이어오는 등 아픔과 고통의 현장에서 노래하는 가수로 유명하다. 고 이어령은 2019년 홍순관의 노래를 접한 후 “숨과 음악이 하나 된 노래에 감동했다”라고 평했다. 부산대 조소과를 졸업해, 조각과 붓글씨에도 일가견이 있다.

정태인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2020년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나 학자보다는 실제적인 정책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정책가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해왔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등을 잠시 역임한 것을 빼고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등에서 줄곧 독립연구자 생활을 했다. 2021년 7월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추천평

“지난 세월, 권력을 쥔 자들에게 절망할 때마다 나는 매주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희망을 건졌다. 이제 그들의 말은 『각별한 당신』으로 묶여 절망의 하늘에 켜진 희망의 불꽃 다발이 되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차별에 반대했던 고 변희수 하사를 비롯해,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유와 평등, 민주와 평화로 나아가는 위대한 개인들이다. 소박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단독자들의 합창은 조화롭고 감동적이지만, 여전히 슬프고 아리다. 그들의 노래를 아름답게 길어 올린 김종철의 기자정신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저자)

“김종철 기자는 치열하게 각축하는 언론계에서 공격적인 예민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신, 낮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화법을 구축해온 매우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는 과하게 뜨겁거나 차갑지 않으면서 묵직한 은은함으로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얄팍한 시류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다움’을 지켜온 사람들의 ‘각별함’을 드러내는 인터뷰어로 그보다 나은 적임자는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을, 바로 그렇게 산 언론인을 통해 만나니 한층 여운이 깊다.”
- 이진순 (재단법인 와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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