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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르테미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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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르테미시아

최초의 여성주의 화가

[ 양장 ]
메리 D. 개러드 저/박찬원 | 아트북스 | 2022년 05월 10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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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70g | 138*216*30mm
ISBN13 9788961964128
ISBN10 896196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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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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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미국의 미술사가이자 워싱턴 D.C. 아메리칸대학의 미술사학 명예 교수이다. 개러드는 페미니스트 미술이론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연구자로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이탈리아 바로크 미술에 나타난 여성 영웅의 이미지』 『브루넬레스키의 달걀-르네상스 이탈리아의 자연, 예술, 그리고 젠더』 등이 있고, 이탈리아 르네상스·바로크 미술에 대한 괄... 미국의 미술사가이자 워싱턴 D.C. 아메리칸대학의 미술사학 명예 교수이다. 개러드는 페미니스트 미술이론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연구자로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이탈리아 바로크 미술에 나타난 여성 영웅의 이미지』 『브루넬레스키의 달걀-르네상스 이탈리아의 자연, 예술, 그리고 젠더』 등이 있고, 이탈리아 르네상스·바로크 미술에 대한 괄목할 만한 연구와 저서를 꾸준히 발표해왔다. 2005년에는 ‘예술을위한여성단체(WCA)’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아르카디아』, 『지킬박사와 하이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네 번의 식사』,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 『어린이를 위한 나는 말랄라』, 『프래니와 주이』, 『불완전한 사람들』, 『방황하는 아티스트에게』, 『커버』, 『카르트 블랑슈』, 『우리의 이름을 기...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아르카디아』, 『지킬박사와 하이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네 번의 식사』,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 『어린이를 위한 나는 말랄라』, 『프래니와 주이』, 『불완전한 사람들』, 『방황하는 아티스트에게』, 『커버』, 『카르트 블랑슈』,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 『작은 것들의 신』, 『반 고흐의 태양, 해바라기』, 『반 고흐의 귀』, 『우리는 매일 새로워진다』, 『이차원 인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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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51

출판사 리뷰

초기 근대 유럽의 젠더 평등을 주장한
아르테미시아와 작가들


아르테미시아가 살았던 17세기 유럽은 견고한 가부장제 그늘 아래서 여성 억압이 팽배한 사회였다. 당시 여성은 그저 집안 남자들의 소유물이자 재산으로 분류되어 물질적 재산은 물론, 자신의 신체에 대한 소유권조차 갖지 못했고, 중매결혼이나 수녀원의 경제적 볼모였다. 그러한 시대였음에도 아르테미시아는 뛰어난 재능으로 일찍이 화가 아버지 오라치오의 공방에서 도제생활을 시작했고, 예술가로서 경험을 쌓아간다. 그러던 중 아르테미시아의 미술수업을 맡은 아버지의 동료 화가 아고스티노 타시가 수업을 빙자해 어린 아르테미시아에게 접근, 거칠게 저항하는 그를 강간한 사건으로 아르테미시아의 삶은 전환기를 맞는다. 하지만 결코 수동적 피해자로 머물기를 거부한 아르테미시아는 로마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강간 재판을 견디고 살아남아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 화가로서 피렌체, 베네치아, 나폴리, 잉글랜드 등에서 활동하며 당대 여성 지도자들과 교유했다. 또한 그가 남긴 여러 유의미한 작품은 재발견되고 연구되면서 현대에 전해지고 있다.

이 책 『여기, 아르테미시아』는 총 7장에 걸쳐 최초의 여성주의 화가로 불리는 아르테미시아의 삶과 작품, 그리고 비슷한 시기 활동했던 문학 작가들의 페미니즘 텍스트를 다룬다. 책에는 여성 혐오 글을 아무 검열 없이 발표하는 남성 작가들에 맞서 반론의 글을 발표한 용감한 여성 작가(루크레치아 마리넬라, 크리스틴 드 피장, 모데라타 폰테, 라우라 체레타 등)들의 목소리는 물론, 시각이미지로 페미니즘을 전파한 아르테미시아의 작품을 함께 묶어 초기 근대 유럽의 미술과 문학작품을 재조명한다.

이 책 전반에 걸친 주제는 ‘아르테미시아’이다. 오늘날 학자 대부분은 이 화가를 아르테미시아라고 부른다. 나는 이 화가에 대해 글을 쓸 때 내가 그를 성이 아닌 이름, 아르테미시아로 부르는 것은(종종 여성을 얕잡아보는 행동으로 보기도 한다) 단순히 그의 아버지와 그를 구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곤 했다. 그런데 아르테미시아가 21세기의 슈퍼스타에 가까워지면서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카라바조처럼 그도 이제 하나의 이름으로 인식되는 것이 맞는다. 어쨌든 그의 묘비에는 그저 “여기, 아르테미시아Haec Artemisia”라고만 새겨졌다고 한다. 그의 시대에도 아르테미시아라는 이름만으로 그의 명성을 증언한 것이다. _11~12쪽

아르테미시아가 창조한 세상 속
강인한 여성 영웅


1장에서는 아르테미시아가 거쳐간 지역과 시기에 따라 그의 삶과 작품을 나눠 살펴본다. 1593년에 로마에서 태어난 아르테미시아는 아버지에게서 회화 수업을 받았고 열네 살이던 1607년부터 도제생활을 시작했다. 「수산나와 장로들」은 그가 처음으로 제작연도와 서명을 남긴 작품으로 그의 숙련된 예술적 재능을 엿볼 수 있다. 1611년 아고스티노 타시의 성범죄 피해자로서 자신의 결백과 타시의 범행을 증언해야 했던 아르테미시아는 상당히 공개적이었던 당시 재판 과정을 견디고 가해자 타시의 유죄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타시의 유죄 선고는 아르테미시아의 합리적인 변론보다는 타시의 나쁜 평판에서 기인한 것으로, 여러 악행에 대한 형식적인 벌주기였을 뿐 특별히 형을 살지는 않았다. 결국 판결 직후 로마를 떠난 것은 아르테미시아였다. 1612년 말 피렌체의 약제사와 결혼을 한 아르테미시아는 이듬해 초에 피렌체로 거처를 옮긴다.

젊은 시절 아르테미시아는 화가로서 여성 동료 없이 고립되어 있었다. 초기 근대 유럽에서 겉보기에는 여성 화가 숫자가 늘고 있었으나 남성 미술세계에 예외적 존재로만 머물렀을 뿐, 여러 제약과 편견이 뒤따랐다. 그나마 로마보다는 피렌체가 화가로서 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한 아르테미시아는 1613년부터 1620년까지 피렌체에 머물면서 남성 귀족들과 인맥을 형성하고 그들을 통해 후원자와 고객에게 다가갔다. 일종의 동업자 역할을 하던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아르테미시아는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일을 했고, 그 과정에서 위상을 높여갔다. 특히 메디치가와 소小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조각가 미켈란젤로의 종손자)와 연결되면서 작품 제작 의뢰와 명성을 쌓는 데 주요한 후원을 받았다.
이후 아르테미시아는 돌연 다시 로마(1620~26)로 돌아갔다가 베네치아(1627~30)에서 짧게 생활하는데, 이즈음에 그가 창조한 인상적인 작품 중에는 현재 디트로이트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유디트와 하녀」 「아하수에로 왕 앞의 에스더」를 꼽을 수 있다.

후원자와 자신의 작품 판매를 위한 시장을 물색하며 이탈리아 곳곳에서 경력을 쌓은 아르테미시아는 나폴리 시기(1630~36)를 거치면서 마리 데 메디치와 연결되었고, 1638년에는 마리 데 메디치의 딸이자 잉글랜드 왕비였던 헨리에타 마리아의 초청을 받아 잉글랜드에 머물면서 그리니치 퀸스하우스의 천장화를 그렸다. 잉글랜드 교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정치적으로도 갈등을 빚었던 헨리에타 마리아는 퀸스하우스 완공과 내부 장식을 완성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문화·예술 후원으로 확립해나가고자 했고, 이곳을 여성들을 위한 권력 기반으로 활용하는 한편, 문화적 유산을 이어가면서 모계 계승의 상징을 확립하고자 했다. 이들 여성 지도자와 아르테미시아의 관계, 작품 제작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7장에서 다루고 있다.

1장에서 아르테미시아의 삶과 초기 근대 유럽의 페미니즘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다면, 2장부터는 「수산나와 장로들」 「루크레티아」 「막달라 마리아」 「유디트」 등 아르테미시아가 창조한 세상과 그 속의 여성들에 주목하면서 작품이 품고 있는 의미를 해석하고 분석하여 최초의 여성주의 화가로서의 아르테미시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무엇보다 책에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르테미시아의 작품 30여 점을 컬러로 실음으로써 독자들의 이해와 감상을 돕고자 했고, 비슷한 시기 활동한 여성 작가의 초상, 다른 화가가 그린 아르테미시아의 초상 등 70여 점에 달하는 시각자료는 책의 재미를 더한다.

유디트, 유디트, 유디트!

아르테미시아가 정치적 자주성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강렬하게 묘사한 성서 속 인물인 ‘유디트’는 화가를 대표하는 작품의 주제 중 하나다. 가장 널리 알려진 우피치 버전 외에도 책에는 같은 주제를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묘사한 두 가지 버전도 함께 실어 아르테미시아가 ‘유디트’를 어떻게 해석하고 상상하여 화폭에 담아내고자 했는지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아르테미시아는 자신의 ‘유디트’가 미래에 반가부장적 도전의 영웅적 주인공으로 인식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명백히 그 계보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유디트 주제 그림 세 점 모두에 자기 주체성을 지닌 용기 있는 여성 영웅의 표식과 흔적을 심어두었다.
우피치미술관에 소장된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가 적장을 참수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면, 이 주제의 두번째 버전인 피티궁 팔라티나미술관의 「유디트와 하녀」는 참수 후 광경을 묘사한다. 아르테미시아 이전과 이후에도 거사를 치른 후의 유디트를 그린 화가들은 많았지만 아르테미시아처럼 유디트와 아브라를 민족 수호라는 공동 목표를 지닌 대등한 동지로 표현한 그림은 없었다. 그림에서 유디트와 아브라는 홀로페르네스의 머리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 그의 텐트를 떠나며 함께 몸을 돌려 오른쪽을 바라본다. 이는 그들의 탈출이 위험할 수 있음을 암시하지만 두 여성은 검은 배경을 바탕으로 서로 몸을 마주하여 단단한 결속을 이루고 있으며, 유디트가 보호하듯 아브라 어깨에 올린 손길은 두 사람 사이 연대감을 더욱 강화한다.

현재 미국 디트로이트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아르테미시아의 세번째 유디트는 이전 두 작품과는 또다른 방식과 기법을 보여준다. 아르테미시아는 이 그림을 로마에서 그렸는데, 당시 로마는 카라바조 스타일이 지배적이었던 곳이라 그러한 경향이 반영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외부의 강렬한 빛이 유디트와 아브라를 비추며 과감한 명암을 이루고 선명한 그림자들을 빚어낸다. 이 그림에는 마치 무대 공연을 보는 듯한 과장된 연극적 느낌이 있는데, 홀로페르네스 막사의 육중한 붉은 커튼도 그런 장치의 일부다.
적장의 목을 치고 몇 분 지나지 않았을 때의 장면을 그린 세번째 버전은 여전히 폭군의 검을 들고 있는 유디트와 적장의 잘린 머리를 천으로 싸는 아브라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으면서 위험을 감지한 유디트가 늠름하게 손을 들어 보이며 주변을 살피는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유디트의 이러한 행동은 상황 전체를 장악한 여성 영웅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성서에서 유디트가 홀로페르네스를 처단한 것은 자신의 민족 공동체를 대신한 정치 행위이지만, 아르테미시아 그림에서의 ‘공동체’는 여성이다. 행위의 주체가 남성을 제압하는 강인한 육체의 여성들이었기 때문에 이 그림은 남성 권력에 맞선 여성 저항을 상징하는 은유 단계로 올라선다. 이처럼 아르테미시아의 유디트는 전투를 또다른 개념의 차원으로 가져간다. ‘탁월하게 강인한 여성’이 ‘탁월하게 강인한 남성’을 전복시키며 남성 중심 세상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자신의 그림을 통해 “여성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를” 보라고.

“아르테미시아가 창조한 세상에서는 대담한 여성들이 엄청난 힘과 용기를 보이며, 결국 현명한 여성이 승리한다!”_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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