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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개벽 (계간) : 봄호 [2022]

동학, 어떻게 할 것인가 (2)

편집부 저 | 모시는사람들 | 2022년 03월 31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50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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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526g | 170*245*17mm
ISBN13 9791166290992
ISBN10 116629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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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다시개벽』 제6호, 2022년 봄호 역시 지난 호에 이어 ‘동학 특집호’이다 “동학, 어떻게 할 것인가(2)”를 거듭하여 묻는 것은 그것이 과거의 한 사건이 아니라, ‘다시개벽’을 매개로 하여 여전히 현재의 우리들에게 던지는 질문, 보내는 빛과 통찰을 발견하고 세례받는 일이 긴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를 다른 말로 말하자면,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는 길을 묻고, 동학에서 답을 찾는다”는 것이다. 인류세(人類世)란 이제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인바, “인간의 행위가 지구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시대”라는 뜻이다. 이때 지구환경의 변화는 거대한 구조물(빌딩)이나 화려한 인류문명의 이기(利器)들로부터가 아니라, 주로 인류문명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일로부터 말미암는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와 쓰레기 들,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들이 잘게 쪼개지고, 더욱 미세하게 은폐되어, 지구에 지질학적 수준의 흔적을 남기고, 우리의 생존 조건에 위협을 가하는 시대가 인류세다. 오래된 미래의 용어로 말하자면 곧 ‘디스토피아’ 혹은 ‘지옥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인류세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을 다시 한 번 새롭게 한 것이 “동학,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왜냐 하면 동학은 이미 160년 전에 ‘대전환의 세계, 세계의 대전환’을 감지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던 끝에 얻어낸 천어(天語)이기 때문이다. 동학의 교리와 철학사상에 따르면, 간절한 마음의 기도 끝에 사심이 거의 사라진 자리에서 나오는 인간의 말과 글은 그대로 한울님 말씀, 곧 천어가 된다고 한다. 그 천어들로 이번 호도 꾸려진 셈이다.

이번 특집호에도 동학으로 살아가는, 동학하는 이들의 글을 모았다. 저자 중에는 대학교수도 있고 공무원도 있고, 디자이너도 있으며 대학원생도 있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든 이분들의 행위와 활동은 간절함에서 나왔거나, 간절함을 향해가는 절차와 도법을 보여준다. 이런 글들이 ‘디스토피아 인류세’를 ‘다시개벽’하여 ‘지구생명공동체’의 건전한 회복을 이룩하리라 믿는다.

지난 호에 신설된 〈다시 뿌리다〉 꼭지에는 동학 시민(侍民) 세 분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상미의 「나대다, 유랑하다, 행동하다?어느 여성의 시민활동 성장기」는 ‘한 시민의 성장 에세이’다. 아이의 건강 문제로 공주로 이사 와서 동학을 만나고, 평범한 주부에서 ‘행동하는 시민(侍民)’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생생한 자기 고백적 언어로 서술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상미의 글은 일종의 ‘도시인문학’이자 ‘개벽문학’이라 할 수 있다. 「되살림: 천지마음을 그리워하는 re;design」에서 저자 김은정은 한국말 ‘살림’과 한자어 ‘拙(졸)’에 담긴 미학적 의미에 주목하면서 살림과 서툶의 아름다움을 피력한다. 양자를 합치면 ‘시골살림의 미학[拙生美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시 공무원이자 인문강좌 기획자 오충렬 주무관의 「한 젊은 청년의 초상?내 마음의 평화를 찾아서」는 이상미의 글처럼 한 편의 자전적 에세이 같다. 도시에서 동학을 공부하면서 인문학을 하는 도시인문학이자 도시 동학이라는 점도 통한다. 저자는 도시에 살지만 농촌을 사랑하고, 공무원을 하면서도 인문학을 함께하며, 시대의 변화에도 철학적 고민을 놓지 않는, ‘양행(兩行)’을 하는 시민인문학도이다.

이어서 〈다시쓰다〉에는 동학 연구자 6명이 주로 동학을 연구하면서 경험했던 ‘고민’들을 담고 있다. 필자 중 절반이 20-30대 소장학자이다. 한국 현대문학을 연구하는 소장학자 유신지의 「동학이어야만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한국문학에 나타난 동학사상을 연구하는 소장학자로서의 고민을 담았다. 통상적인 학자의 연구의 출발점 이하의 지점에서부터 끊임없이 연구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해명하고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대하여, ‘왜 서양철학과는 달리 동학을 연구하려면 이런 변명들을 해야 하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동학농민혁명 연구자이자 사범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김태웅 교수의 「동학농민혁명사는 이웃과 동네의 역사가 되어야 한다」는 연구와 교육에 두 발을 딛고 있는 분의 통찰과 고민이 녹아 있어 생생하고 호소력 있다. 동학에 관한 교과서 서술의 문제점과 동학을 보는 지역 간의 견해차 등을 지적하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종교학자이자 동학연구자인 김남희의 「동덕(同德)이 동덕(動德)하는 세상」은 동학의 ‘영부’와 ‘주문’을 수양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수운은 신비 체험을 통해 상제로부터 영부와 주문을 받았지만, 그것을 탈주술화하여 동학 고유의 수양론으로 정립하였다. 이러한 수양을 하는 동학인(東學人)을 ‘동덕(同德)’이라고 부르는데, 동덕은 단지 사적 차원의 신앙 활동과 아울러 사회 안에서 공적 역할을 다하는 ‘시민’을 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학의 다양한 목소리」의 저자 박병훈은 문학과 종교학적 관점에서 동학을 연구하는 소장학자이다. 동학에는 천도교뿐만 아니라 시천교, 동학교, 수운교와 같이 다양한 갈래가 있음을 주목하고,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복수의 동학들”을 추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정치사상을 연구하는 중견학자 이나미의 「김치와 우리 민족」은 한마디로 동학을 통해 본 ‘한국인론’이다. 특히 중국,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동아시아 삼국의 차이를 강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배타적 민족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시너지적 민족주의’를 제안하고 있는 점이 미래지향적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유럽 정치철학자인 양진석의 「시천적 민주주의를 향하여」는 유럽철학 연구자가 동학에 대해서, 그것도 논문 2편 분량의 방대한 학적인 글을 써 주었다. 이 글은 제목에도 드러나듯이 “동학의 시천주 사상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기획을 위한 예비 작업”이다. 그리고 그 이론적 작업에는 사회학자 김상준의 ‘중층근대성론’이 바탕에 깔려 있다.

〈다시말하다〉의 「차옥숭, 모든 종교는 ‘나 없음’에서 만난다」에는 우리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현장들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터뷰를 정리한 홍박승진 편집장은 후기에서 “역사가 통째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고 술회하였다. 게다가 인터뷰의 주인공 차옥숭 교수는 이미 2000년대에 서양의 생태신학을 섭렵하였고, 그것을 다시 해월동학과 연결시키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선구적이고 귀중한 연구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읽다〉에 실린 권수현의 「‘한남 콘텐츠’는 어떻게 혐오를 부추기는가? ?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서사’가 초대하는 폭력의 향연」에서는 시점을 현대로 돌려서, 최근 들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성(異性) 간의 ‘혐오’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작품이 우리에게 익숙한 폭력과 혐오 코드를 활용하면서, 잔인한 폭력을 정당화하고 성차별적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무성의한 콘텐츠는 폭력과 혐오의 바이러스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거대한 숙주에 다름 아니라고 비판한다.

〈다시잇다〉에는 『개벽』과 『천도교회월보』에 실린 두 편의 글을 소개하였다. 원암재 오지영의 「시자문답(侍字問答)」은 1910년 9월~1911년 1월 사이 『천도교회월보』에 실린 글을 세 편의 글을 동학/천도교 연구자 박길수가 현대어로 번역한 것이다. 오지영의 「시자문답」은 최근 논란이 된 ‘한울’ 개념이 정착되기 전에 ‘하날(아래아 ㅎㆍㄴㆍㄹ)’ 개념으로 철학을 한, 그것도 하늘의 의미를 문답형식으로 재구성한 선구적인 문헌이다. 오지영의 이 작업이 이후에 이돈화의 ‘한울철학’으로 이어졌다.

이어서 김명옥의 「활동으로부터 초월로?전 인간의 연화(軟化)를 구제하고 치유하는 한 방안으로」는 『개벽』 20호(1922년)에 실린 소춘 김기전의 글을 현대어로 번역한 것이다. 김기전(1894~1948)은 니체 연구자 김정현에 의하면, 니체 철학을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 선구적인 인물이다. 제목에 나오는 ‘초월’에서부터 니체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그런데 그 ‘초월’을 과거의 인습[因循]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점이 개벽파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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