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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

금정연 | 북트리거 | 2022년 04월 15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4.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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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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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10g | 133*205*12mm
ISBN13 9791189799694
ISBN10 1189799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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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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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서평을 쓰지 않는 서평가. 그전에는 온라인 서점 인문 분야 MD로 일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출근하기 싫어서 아침마다 울었고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원고를 쓰기 싫어서 밤새도록 울었다. 마감과 마감 사이, 글감을 떠올리는 고통스러운 시간과 허겁지겁 초침에 쫓기며 밤새 자판을 두드리는 시간을 단순 왕복하며 살던 중 일상을 이루는 최소한의 리듬, 반복되고 예측 가능한 하루의 회복을 꾀하며 일상기술 연구소의 고... 서평을 쓰지 않는 서평가. 그전에는 온라인 서점 인문 분야 MD로 일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출근하기 싫어서 아침마다 울었고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한 뒤로는 원고를 쓰기 싫어서 밤새도록 울었다. 마감과 마감 사이, 글감을 떠올리는 고통스러운 시간과 허겁지겁 초침에 쫓기며 밤새 자판을 두드리는 시간을 단순 왕복하며 살던 중 일상을 이루는 최소한의 리듬, 반복되고 예측 가능한 하루의 회복을 꾀하며 일상기술 연구소의 고문연구원으로 합류했다.

일상기술 연구소를 통해 주어진 트랙을 벗어나 자신만의 삶의 경로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이들의 건강함에 매번 깜짝깜짝 놀라며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여전히 마감이 코앞에 닥친 후에야 화들짝 놀라 글쓰기를 시작하곤 하지만 글이 쓰기 싫어 울지는 않는다. 『서서비행』, 『난폭한 독서』, 『실패를 모르는 멋진 문장들』, 『아무튼, 택시』, 『담배와 영화』를 썼고, 『문학의 기쁨』, 『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 『나의 복숭아』를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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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77 「4장 우리가 만든, 우리를 만든_ 노키즈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신조어를 썼던 우리와,
우리가 살았던 사회에 대한 이야기


신조어의 유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신조어 사용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인터넷 포털의 댓글이나 SNS에서 무분별하게 쓰이는 신조어는 한글 파괴의 주범이며, 주로 10~2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사용되다 보니 세대 간 의사소통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한다. 반면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복잡한 설명 없이 손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소통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찬반 논란을 떠나서, 신조어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곧 “그 단어들을 탄생하게 한 사람들의 마음과, 그 단어들이 사람들의 마음에 남긴 흔적”이 담겨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아무 의미 없이 재미로 만들어진 신조어도, 한 시대를 살아내는 힘겨움과 의미가 담긴 신조어도 이는 마찬가지다. 그러니 결국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신조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말들을 썼던 우리와 우리가 살았던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신조어는 예전부터 있었고,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언어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신조어가 최근에 갑자기 생긴 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100년 전에도 비슷한 현상은 존재했다. 국립한글박물관에 전시된 1920년대 사전을 보면, ‘모던보이’, ‘모던걸’을 줄인 ‘모보’, ‘모걸’이라는 표현이 그 당시에도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시각적이면서도 창의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신조어가 많이 늘었다. 이 책에서 금정연 작가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를 특유의 위트 넘치는 문체로 소개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대, 아픔을 주는’에서는 ‘돈’에 얽힌 신조어와 더불어, 이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준다. 우리 사회는 누가 정하는지도 모르는 수저계급론으로 지독한 불평등이 정당화되고 있는 와중에(금수저, 흙수저), 한쪽에서는 자신의 부(富)를 ‘플렉스’하고, 한쪽에서는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투자한 뒤 지푸라기 잡듯이 ‘존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젊은 청년들은 ‘취준생’으로 살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고, 직장인들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홧김비용(시발비용)’을 남발한다. 한편 ‘가성비와 가심비’라는 신조어는 효율을 우선시하는 요즘 세태를 잘 대변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준이 되는’에서는 ‘문화’와 관련된 신조어를 다룬다. ‘비혼’이라는 오래된 신조어가 이제야 빛을 보는 이유와 더불어, 매일같이 유튜브(로 대표되는 인터넷)를 통해 과거를 파먹으면서 이를 신상품처럼 새롭게 즐기고(뉴트로), ‘국룰’이 유행할 정도로 선택 이데올로기에 시달리는 우리의 모습을 묘사한다. 이어서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팬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스불재’와 연결시켜 설명하고, 슬픈 개구리 페페를 등장시켜 ‘밈’을 소개한다. ‘워라밸’에서는 일과 삶 중 우리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만날 사람은 없지만, 혼자이고 싶지도 않은’에서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항적인 색채를 지녔던 아웃사이더라는 단어는 ‘아싸’가 되면서 사회의 부적응자를 가리키는 말처럼 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강제로 신조어가 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가까웠는지를 알게 해 주었다. 그 와중에도 한쪽에선 손해가 되는 인간관계는 무 자르듯 깨끗하게 잘라 내는 ‘손절’을 외치고, 다른 한쪽에선 ‘많관부’를 부탁한다. 한편 우리는 ‘가짜뉴스’와 ‘뇌피셜’이 진실을 가리는 탈진실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탈진실 시대에 사람들은 과연 다른 이의 말을, 심지어 우리 자신의 말을 얼마나, 어떻게 믿어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가 만든, 우리를 만든’에서는 ‘사회 갈등’과 관련된 신조어를 살펴본다. 기성세대와 여성을 향한 공격과도 다름없는 말 ‘틀딱’과 ‘맘충’은 우리 마음을 한없이 내려앉게 한다. 또 다른 의미에서 ‘한남’이라는 신조어 역시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저출산과 인구절벽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과는 반대되는 ‘노키즈존’, “우리 사회가 어린이를 비롯한 약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쏟아 내는 거대한 혐오”나 다름없는 ‘민식이법 놀이’에 이르면 마음이 아픈 것을 넘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휴거, 엘사, 빌거’처럼 경제적 형편을 잣대로 아이들에게 혐오와 차별을 가하는 상황도 섬뜩하다.

우리는 지금,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 대부분은 언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고. 아마도 “많은 사람이 ‘가성비’가 유행하기 시작한 후로 전보다 더 꼼꼼하게 ‘가격 대 성능비’를 따지고, ‘손절’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된 후로 누군가와의 ‘손절’(절교와는 다르다)을 진지하게 고민”해 봤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단어를 말하기 시작하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것에 영향받게 마련이라는 의미다. 저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무엇보다 나는 ‘맘충’이나 ‘노키즈존’이라는 단어가 들불처럼 번진 이후의 우리 사회는 그 전과 결코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여성이나 아동을 향한 혐오가 그 전에는 없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특정한 단어들을 통해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의미다.
― ‘들어가며’에서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세상이 더 나쁜 곳을 향해 가기 전에, 우리에겐 다른 선택을 할 기회가 있”으며, 그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든 간에, “동료 시민들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이자,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남 이야기를 하고, 남을 비난한다. 나 자신이 다른 사람의 혀 위에서 놀아나는 건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는 일이지만, 누구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순식간에 웃음거리로 만드는 건 솜털만큼 가볍고도 쉬운 일이다. 이런 행동이 잘못임을 깨닫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이웃들을 향해 한 발짝이라도 다가가기 시작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는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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