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월간 〈핀 소설〉, 그 서른아홉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여섯 명이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매월 내놓는 월간 핀이기도 하다. 매월 25일 발간할 예정인 후속 편들은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한국 출판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일종의 ‘샐러리북’ 개념이다.
001부터 006은 1971년에서 1973년 사이 출생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사이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렸고, 007부터 012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하고, 2000년대 중후반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013부터 018은 지금의 한국 문학의 발전을 이끈 중추적인 역할을 한 1950년대 중후반부터 1960년대 사이 출생 작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졌으며, 019부터 024까지는 새로운 한국 문학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패기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진행되었다.
세대별로 진행되던 핀 소설은 025~030에 들어서서는 장르소설이라는 특징 아래 묶여 출간되었고, 031~036은 절정의 문학을 꽃피우고 있는 1970년대 중후반 출생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졌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이동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재구성된 독창적인 소설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소설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소설과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이동기
한국 현대 미술에 만화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도입했으며, 1993년에 창조한 캐릭터 ‘아토마우스’가 등장하는 일련의 현대 미술 작품들로 알려진 작가이다. 2000년대 세계 미술의 ‘네오 팝neo-pop’적 흐름을 예견한 그의 작품들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요소들을 다루고 있는데, 만화, 광고, 인터넷부터 고전 회화와 추상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적, 문화적 요소 들을 통해 실재와 허구, 무거움과 가벼움, 물질과 정신, 동양과 서양 등 이질적 영역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암시하고 있다.
베를린의 마이클슐츠갤러리, 암스테르담의 윌렘커스 붐갤러리, 서울의 일민미술관 등에서 30여 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부대전시 ‘퓨처 패스Future Pass’, 2005년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의 ‘애니메이트Animate’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저는 지금 재택근무 중입니다!
불능의 현재 속에서 미래를 모색하기
“과거는 슬프고 미래는 잘 떠오르지 않”기에 “산책은 되돌아오는 것이다”. 되돌아올 곳이 있다는 말은 곧 현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되돌아올 걸 알기 때문에 누군가는 죽고 싶”기도 하지만, 슬프거나 잘 떠오르지 않 군가는 죽고 싶”기도 하지만, 슬프거나 잘 떠오르지 않는 시간 가운데 되돌아올 수 있어서 또 한 번 기회를 갖는 이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다시 선 지금 이 자리에서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을 때 산책은 다시 시작된다. 발걸음을 떼는 그 순간, 물음에 대한 답 또한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유정, 「작품해설」 중에서
작가의 말
묵동에 살 때 직접 걸었던 산책 루트를 『산책하기 좋은 날』로 가져왔다. 쓸 당시에는 현재였는데 지금은 과거가 됐다는 게 슬프기보다는 유머러스하게 여겨진다. 자양동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나는 여전히 행정단위를 가로지르는 산책을 즐긴다. 최근에는 한강변을 따라 뚝섬에서 성수까지 걷는 걸 선호한다.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성수공업고등학교와 성수동성당 사이에서 폐가에 가까운 초가집을 발견했다. 초가집 외벽에는 붉은색으로 앵무새 신내림이라고 쓰여 있었다. 대문이 열려 있었는데 겁이 나서 들어가지 못했다. 문제는 그 뒤였다. 호기심이 동해 몇 번을 찾아갔지만, 이상하게도 다시는 그 초가집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초가집 찾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이사 갈 때까지 초가집을 찾는 게 산책의 목표다. 며칠 전에는 산책기를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도 개설했다.
소설가
목표 1조 자산가
중장거리 산책자
디저트 매니아
블로그 타이틀은 인간만만세, 닉네임은 보존지구이며, 프로필은 위와 같다.
2022년 2월
오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