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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수상작

김여정 | 은행나무 | 2022년 01월 26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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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42g | 130*190*11mm
ISBN13 9791167371249
ISBN10 116737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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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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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국제관계 전문가로 국내외 시민단체 등에서 일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보광동에 카페를 열었다. 카페 손님들로부터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보광동 이야기를 전해 듣고, 지금까지도 용산 사람들의 한국전쟁 경험을 채록 중이다. 보광동 이야기를 담은 『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으로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아 지역의 학살 사건과 그 유족들의 이... 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국제관계 전문가로 국내외 시민단체 등에서 일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보광동에 카페를 열었다. 카페 손님들로부터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보광동 이야기를 전해 듣고, 지금까지도 용산 사람들의 한국전쟁 경험을 채록 중이다. 보광동 이야기를 담은 『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으로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아 지역의 학살 사건과 그 유족들의 이야기를 함께 기억하고자 기록한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로 2020년 제28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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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05, 「이별 여행」 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만한 지옥은 죽어서도 없을 거야.”
끊어진 한강 다리, 하늘을 뒤덮은 폭격기, 밀려오는 군인들……
60여 년 동안 사라지지 않은 전쟁의 트라우마


보광동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달랐다. 늘 우아하게 차려 입고 카페 첫 손님이 되어주는 ‘꽃언니’ 삼인방, 여름이면 우울증에 빠져 집 밖에 나서길 힘들어하는 ‘투덜이 스머프’, 한국말보다 영어가 익숙한 ‘양키스’. 너무도 다른 그들에게는 비행기와 폭죽을 무서워하고 보광동을 떠나지 못하며, 잔칫날이면 남은 음식을 두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을 이어주는 것은 바로 처절한 한국전쟁의 경험과 그 트라우마다.

1950년 6월 28일 새벽, 북한의 진군을 막겠다는 이유로 한강 다리를 폭파하여 북쪽 서울시민들의 피난길이 막혔다. 인민군들은 용산 일대를 점령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군은 서울을 수복하기 위해 용산 일대에 무차별 폭격을 가해 수천 명의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7월 16일 폭격으로 남산 아래 모든 마을은 불탔다. 서울역도 용산역도 폭격을 맞아서 무너져 내렸다. 효창동, 용문동, 한강로는 일주일 넘게 불타올라 용산 일대에 연기가 자욱했다. 동빙고는 모래더미만 남았고 폭격을 맞은 보광동 언니네 집도 무너져 내렸다. 신도복숭아로 유명했던 보광동 과수원도 잿더미로 변했다. 한강 얼음을 보관하던 석빙고 안으로 피신했던 사람들도 죽었다.
-본문 56~57쪽

유엔군은 피난민의 마차마저 적으로 인식해 무차별 폭격을 가했고, 고립된 보광동 마을 주민들 상당수가 폭격과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후 용산 일대는 유엔군과 인민군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좌익과 우익이 번갈아 득세했고, 그때마다 상대편에 대한 폭력과 학살이 자행되었다. 꽃언니도, 투덜이 스머프와 양키스도 처절한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살아남아 삶을 이어왔지만,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기어이 삶을 살아낸다. 미군의 군화를 닦고 하우스 보이가 되어서, 미군 부대의 한식 조리 담당으로 요리를 하면서, 미군 기지에서 나오는 고물을 수리해서 팔면서, 우사단 언덕길 도깨비시장에서 야채 가게를 열어 긴긴 세월을 살아낸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품은
‘밝게 빛나며 스러져가는’ 보광동의 기억을 남기다


꽃언니들과 마을 경로당 어르신들이 단골이 되면서 카페는 마을 사랑방으로 바뀌었다. 밤이면 출근하는 성소수자, 임시 체류 허가를 받고 살아가는 난민과 이주민, 한국전쟁 때 남으로 내려온 이북 피난민까지, 차별과 소외의 설움을 아는 마을 주민들은 서로를 살갑게 챙겨주며 가족처럼 지낸다. 각자의 아픔을 안은 사람들은 나이, 성정체성, 국적 등 차이를 넘어 서로를 보듬는다.

그러나 현재 보광동은 한남뉴타운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밝게 빛난다’는 뜻의 ‘보광’이라는 이름마저도 ‘한남동’으로 바뀌어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저자는 자신이 느꼈던 공동체의 따스함을,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비극과 그 아래에서 고통받으면서도 꿋꿋이 살아온 한 명 한 명의 기억을 이 책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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