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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과 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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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과 사물

한국 사회를 읽는 새로운 코드

김은성 | 갈무리 | 2022년 01월 20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468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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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130*188*30mm
ISBN13 9788961952903
ISBN10 89619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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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경상남도 거창 인근 농촌에서 태어나 여러 지역, 직업, 그리고 학문적 경계를 넘어 표류하는 삶을 살았다. 원래 화학을 전공했으며 한솔에서 연구원으로 주민등록 카드용 열전사 필름 소재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그러나 인문 사회과학을 좋아해 과학기술학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2006년 미국 렌슬러 공대에서 과학기술학 박사학위를 이수하고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이후 ...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경상남도 거창 인근 농촌에서 태어나 여러 지역, 직업, 그리고 학문적 경계를 넘어 표류하는 삶을 살았다. 원래 화학을 전공했으며 한솔에서 연구원으로 주민등록 카드용 열전사 필름 소재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그러나 인문 사회과학을 좋아해 과학기술학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2006년 미국 렌슬러 공대에서 과학기술학 박사학위를 이수하고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이후 한국행정연구원 등 국가정책연구기관에서 5여 년간 근무했다. 2017년 재직 대학에서 최우수 연구 교원에게 수여하는 경희 펠로우로 선정되었으며, 2019년 풀브라이트 중견연구자상을 수상한바 있다. 2022년 현재 학술지 『과학기술학연구』 편집장을 맡고 있다.

그의 연구는 과학기술, 보건, 환경, 에너지,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를 가로지르며, 실험적이며, 이론적으로도 다양하다. 얼마나 멀리, 얼마나 다르게 지적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 Social Science and Medicine, Social Studies of Science, Science, Technology, and Human Values, Energy Research and Social Science 등 해외 저널에 논문을 다수 출간했다. 다음 책으로 『정책과 사회』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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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8장 농산물 경매의 감각과 인공물」중에서

출판사 리뷰

감각과 사물은 사회적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반지하 집의 습한 벽지를 타고 배어 나오는 축축한 시멘트 냄새는 계급 불평등을 상징한다. 조지 오웰 역시 1937년에 발표한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하층계급에 대한 편견의 중심에 냄새가 있음을 암시했다. 계급 불평등에는 후각적 차원이 있는 것이다.

감각과 사물이 없는 우리 삶은 상상하기 어렵다. 감각과 사물이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한 나머지 사람들은 감각과 사물에 대해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으며, 때로는 감각과 사물이 사회적인 것과 무관하다고 해석한다. 흔히 감각은 본능적인 것이고, 정신과 문화와는 별개라고 말한다. 감정과 감각을 구분하는 데도 사람들은 익숙한데, 감정은 정신의 영역에, 감각은 신체의 영역에 따로 가둔다. 이러한 통념 속에서 정신과 몸, 자연과 문화,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 간의 이분법은 매우 견고하다. 전통적인 사회과학도 이러한 통념을 토대로 발전해 왔다. 이 책 『감각과 사물』은 이 통념에 도전하면서 사회과학의 감각적, 물질적 전환을 요청한다.

책의 제목 『감각과 사물』은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을 오마주한 것이다.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한 저자는 대학 시절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를 읽고 사회과학에 처음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한다. 푸코의 이론과 사상은 이 책의 여러 곳에서 참조된다. 이 책은 푸코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푸코는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에서 파놉티콘 감옥에 대한 분석으로 시각 권력의 작동 방식을 드러냈으나, 감각의 변화에 따른 권력 방식의 차이에 주목하지는 않았다. 『감각과 사물』은 권력에 연루된 감각이 어떤 종류인가(즉 시각인가, 청각인가)에 따라 감각권력의 작동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고찰한다.

한국 사회 현상들에 대한 신유물론적 경험연구

이 책은 최근 인문 사회과학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사변적 실재론, 행위자 연결망 이론, 신유물론 등과 맞닿아 있다. 이런 새로운 이론들은 인간과 존재론적으로 동등한 사물의 역할에 주목함으로써 인간, 자연, 기술, 문화, 정치, 경제 개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저자는 한국의 신유물론 연구는 지나치게 이론 지향적이며 한국 사례에 대한 경험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신유물론은 전통 인문 사회과학의 직관적 사유를 전복하는 이론적 혁신성을 가지고 있으나, 경험연구를 통해 그 이론을 치밀하게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사회구성주의, 후기구조주의 같은 다양한 이론적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성격을 신유물론의 경험연구라고 한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각과 사물에 대한 사유를 경유하여 한국의 사회 현상에 대한 경험연구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중요한 의의가 있다.

이 책의 여섯 가지 핵심 주장

1. 감각과 사물은 도덕 형성에 개입한다
우리의 인식 속에서 도덕에 관한 인간중심주의는 매우 강하다. 도덕은 인간의 정신세계에서 순수하게 존재하는 형이상학이나, 사회적 산물로서 역사를 통해 전승되어 내려온 관습과 문화로 여겨져 왔다. 우리는 인간의 도덕적 세계에 비인간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숙고해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동물 윤리나 생태적 세계관처럼 인간이 비인간에 대해 가지는 도덕적 감정이나 태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간혹 놓치고 있는 사실은 인간이 서로에 대해 내리는 도덕적 판단에도 비인간이 개입한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마스크와 바이러스가, 기후변화 위기 상황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와 풍력발전기 같은 인공물들이 우리 인간들의 도덕을 만드는 데 크게 개입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도덕은 인간과 사물이 상호 작용하는 사회-물질적 실천(어셈블리지)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2. 감각과 사물은 시민권의 형성에 관여한다
이 책은 감각은 자연적이지 않으며 사회 속에서 훈련되고 규율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감각이 사회에서 규율될 때 시민권이 형성된다. 근대국가와 함께 탄생한 시민권은 시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매우 이성적이며 인간 중심주의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사회-물질적 실천 속에서 형성되는 시민권은 감각적이며 물질적이다. 사회에 의한 감각의 규율은 측정 기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아파트 층간 소음과 집회 소음의 기준을 만드는 데 소음 측정기가 사용되고, 이 기기에 의해 우리의 감각이 규율된다. 이 기기들은 또 정상적 시민과 비정상적 시민 의 경계를 만든다. 이런 방식으로 시민권의 형성에 감각과 사물이 개입한다.

3. 감각과 사물은 권력과 정치를 행한다
권력이 언제나 하향식이고 억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인간들의 감각적 상호작용을 통해 권력이 생산되고 재생산된다. 감각은 몸뿐만 아니라 사물을 매개로 실천된다. 새로운 인공물의 출현은 감각 권력을 변화시킨다. 과거 농산물 경매에서는 중도매인의 시선이 늘 경매사를 향했다. 그런데 무선 응찰기와 전광판 같은 전자 장치가 도입되면서 중도매인은 경매사가 아니라 화면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는 경매사의 시각 권력이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집회 현장에서 돌, 화염병, 최루탄, 쇠파이프, 촛불, 차벽 같은 시위 인공물은 서로 다른 물질정치를 행한다. 쇠파이프는 촛불보다 위계적이며 남성적인 시위 문화를 만든다. 집회 감시 채증 카메라와 소음 측정기는 시각인가, 청각인가에 따라서 감시 시점(집회/행진), 감시 대상(시위주최자/참여자), 시위 규모, 지식 권력(사진/음량)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4. 감각과 사물은 공간과 장소를 만든다
공간은 인간과 비인간의 감각적, 물질적 상호작용으로 형성된다. 공간은 신체적이며, 물질적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장소의 의미, 이른바 ‘장소성’은 인간과 바이러스, 그리고 마스크와 같은 인공물들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되었다. 풍력 발전단지의 장소성은 장소에 대한 기억과 소음 및 불빛과의 감각적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다. 집회 현장에서의 공간은 기습시위처럼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며, 화염병과 최루탄의 공방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다 전선을 형성하기도 하고, 차벽에 의해 구획되기도 한다. 소리의 크기는 음파의 이동 거리와 관계되기에 집회 확성기의 소리는 집회 공간의 크기를 결정한다.

5. 감각과 사물이 형성한 공간은 인간의 정체성과 인격을 생산한다
인격은 정신에 묶여 있지 않으며, 몸에 체현되고 나아가 사물 및 공간과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만들어진 장소성이 확진자의 도덕적 인격을 만들었다. 교회, 클럽, 피시방, 마트, 병원 등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에 따라, 확진자가 얼마나 장소를 이동하느냐에 따라 확진자의 도덕적 인격은 달라졌다.

풍력발전단지의 건설은 풍수신앙과 생태적 세계관을 가진 지역 사람들의 정체성, 이른바 ‘장소 정체성’과 마주한다. 그들에게 풍력발전단지는 산의 정기를 막는 ‘쇠말뚝’으로 여겨지고, 자연공간을 산업화된 도시 공간으로 만드는 시도로 여겨진다. 집회에서 시위 공간의 변화는 시위 참여자의 구성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시위 인공물이 등장함에 따라 시위 참여자의 정체성이 변화한다. 시위 인공물은 시위 참여자의 행위를 제약한다. 촛불을 든 시위 참여자는 뛰기도, 폭력을 행사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촛불은 정적이고 평화적인 시위에서 등장한다.

6. 감각과 사물은 경제적 삶에 관여한다
감각과 시장 장치는 경제 행위자를 재구성하고, 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준다. 디지털 시장 장치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전자 경매에서 가격은 여전히 감각적이며, 신체적이며, 물질적이다. 감각 자본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온라인 쇼핑의 성장과 함께 전자기술에 의해 새로운 형태의 감각 자본 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감각 컴퓨터도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감각과 기계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감각적 마케팅과 거래가 일어날 것이다.

사회과학의 감각적, 물질적 전환이 필요하다

저자는 사회과학이 감각학과 물질문화연구로 모두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본다. 학문의 궁극적 목적은 세계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믿는 모든 종류의 도그마에 대한 성찰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더 다양한 관점으로 이 사회를 관찰할 수 있다면 사회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더 객관적일 수 있다. 다양성은 객관성의 적이 아니라 동지다. 이 책의 목표는 감각학과 물질문화연구를 한국 사회과학에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감각과 사물』 책의 구성

1장 「서론 : 사회과학의 감각적, 물질적 전환」은 감각과 물질문화 관련 기존 학문의 전반을 조망한다. 사회학, 인류학, 역사학, 지리학에 걸쳐 있는 감각적, 물질적 전환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핵심적인 연구 주제들과 개념들을 소개한다. 근대를 감각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감각과 사물로 형성되는 주체, 인격, 시민권을 설명한다. 공간, 장소, 풍경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감각과 사물의 역할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정치, 권력, 법의 감각적, 물질적 차원을 살펴본다.

세 개의 부로 구성된 사례연구는 전염병 감시, 아파트 층간소음, 에너지 전환, 사회운동 등 한국사회의 매우 논쟁적인 주제들에 대해 기존의 지배적인 담론과 매우 상이한 이야기를 한다. 1부의 주제는 ‘감각과 사물로 읽는 도덕과 시민권’으로 감각과 사물이 시민의 권리와 의무 담론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코로나19 감시와 관련된 지배적인 도덕 담론은 사생활 침해와 공공선 사이의 갈등이다.

하지만 이 책은 확진자의 인공물(예를 들어 마스크), 방문 장소, 그리고 공간적 이동성으로 형성되는 도덕의 물질성을 논한다. 시민권에 대한 전통적인 담론은 주로 민주주의 담론과 관련되지만, 이 책은 감각으로 구성되는 시민권을 말한다. 아파트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한 거버넌스를 통해 층간소음에 관한 지식과 소리 시민권이 함께 만들어지는 현상을 고찰한다.

2부의 주제는 ‘감각과 사물로 읽는 에너지 전환’이다. 에너지 전환 갈등과 관련된 지배적인 담론은 정치경제학적 담론으로, 신재생에너지 단지 건설과정에서의 주민 참여와 경제적 보상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기존 에너지 전환 연구는 지역의 공간적 특성에 따른 문화, 이른바 ‘물질문화’가 에너지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충분히 주목하지 않았다.

이 책은 풍력발전단지가 건설되는 농촌의 고령화에 주목하면서 풍력발전기의 물질문화와 전통 신앙과의 만남을 다룬다. 풍력발전 갈등 담론에 나타나는 풍수 사상과 도깨비 설화는 서구의 에너지 담론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매우 독특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또한, 특정 장소에 대한 과거 기억과 풍력발전기의 소음과 불빛 등 감각으로 형성되는 공간적 특성을 중심으로 풍력발전 갈등을 서술한다.

3부의 주제는 ‘감각과 사물로 읽는 정치와 경제’이다. 정치사상의 변화와 조직 및 자원의 동원 등에 초점을 두는 전통적인 사회 운동론과 달리, 시위 현장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인공물의 물질정치와 감각 권력을 서술한다. 화염병, 최루탄, 쇠파이프, 촛불, 차벽과 같은 시위 인공물에 따른 시위 문화의 차이와 시위 공간의 형성에 대해 다룬다. 나아가 집회 감시에 사용되는 채증 카메라와 소음 측정기를 중심으로 감각의 변화에 따른 권력 작동방식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끝으로 경제 행동을 분석하는 데 있어 인간 행위자의 권력, 대인관계 그리고 제도에 주목하는 전통적인 경제사회학과 달리, 이 책은 농산물 시장 거래에서 감각과 시장 장치의 역할을 다루면서 감각으로 만들어지는 자본, 즉 ‘감각 자본’을 이야기한다. 감각 자본은 제품, 시장 참여자, 시장 장치의 감각적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전체 ‘감각 집합체’(어셈블리지)의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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