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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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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상처

김훈 | 문학동네 | 1994년 04월 30일 리뷰 총점8.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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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1994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94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712026
ISBN10 898571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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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48년 5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 김광주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정외과와 영문과를 중퇴했다. 1973년부터 1989년 말까지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시사저널」 사회부장, 편집국장, 심의위원 이사, 국민일보 부국장 및 출판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사회부 부국장급으로 재직하였으며 2004년 이래로 전업작가로 활... 1948년 5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 김광주의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하였으나 정외과와 영문과를 중퇴했다. 1973년부터 1989년 말까지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시사저널」 사회부장, 편집국장, 심의위원 이사, 국민일보 부국장 및 출판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사회부 부국장급으로 재직하였으며 2004년 이래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휘문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산악부에 들어가서 등산을 많이 다녔다. 인왕산 치마바위에서 바위타기를 처음 배웠다 한다. 대학은 처음에는 고려대 정외과에 진학했다.(1966년). 2학년 때 우연히 바이런과 셸리를 읽은 것이 너무 좋아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정외과에 뜻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영시를 읽으며 영문과로 전과할 준비를 했다. 그래서 동기생들이 4학년 올라갈 때 그는 영문과 2학년생이 되었다. 영문과로 옮기고 나서 한 학년을 다니고 군대에 갔다. 제대하니까 여동생도 고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이 어려운 상태라 한 집안에 대학생 두 명이 있을 수는 없었다. 돈을 닥닥 긁어 보니까 한 사람 등록금이 겨우 나오길래 김훈은 "내가 보니 넌 대학을 안 다니면 인간이 못 될 것 같으니, 이 돈을 가지고 대학에 다녀라"라고 말하며 그 돈을 여동생에게 주고, 자신은 대학을 중퇴했다.

김훈 씨는 모 월간지의 인터뷰에서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피력하기도 했다. "나는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고, 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하는, 이런 개소리를 하는 놈은 다 죽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 무슨 지순하고 지고한 가치가 있어 가지고 인간의 의식주 생활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현실을 관리하고 지도한다는 소리를 믿을 수가 없어요. 나는 문학이란 걸 하찮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 세상에 문제가 참 많잖아요. 우선 나라를 지켜야죠, 국방! 또 밥을 먹어야 하고, 도시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애들 가르쳐야 하고, 집 없는 놈한테 집을 지어줘야 하고…. 또 이런 저런 공동체의 문제가 있잖아요. 이런 여러 문제 중에서 맨 하위에 있는 문제가 문학이라고 난 생각하는 겁니다. 문학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언어행위가 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펜을 쥔 사람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생각해 가지고 꼭대기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데, 이게 다 미친 사람들이지요. 이건 참 위태롭고 어리석은 생각이거든요. 사실 칼을 잡은 사람은 칼이 펜보다 강하다고 얘기를 안 하잖아요. 왜냐하면 사실이 칼이 더 강하니까 말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그런데 펜 쥔 사람이 현실의 꼭대기에서 야단치고 호령할려고 하는데 이건 안 되죠. 문학은 뭐 초월적 존재로 인간을 구원한다, 이런 어리석은 언동을 하면 안 되죠. 문학이 현실 속에서의 자리가 어딘지를 알고, 문학하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자기 자리에 가 있어야 하는 거죠"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표현해 내기 위해서"이며 또 "우연하게도 내 생애의 훈련이 글 써먹게 돼 있으니까" 쓰는 것이라 한다. 그의 희망은 희망이 여러 가지 있는데 첫 번째가 음풍농월하는 것이라 한다. 또 음풍농월 하면서도 당대의 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훈이 언어로 붙잡고자 하는 세상과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선상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는 선원들이기도 하고,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있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민망하게도 혹은 선정주의의 혐의를 지울 수 없게도 미인의 기준이기도 하다. 그는 현미경처럼 자신과 바깥 사물들을 관찰하고 이를 언어로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하며, 무엇보다도 어떤 행위를 하고 그 행위를 하면서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느낌을 메타적으로 보고 언어로 표현해낸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는 그를 일러 '문장가라는 예스러운 명칭이 어색하지 않은 우리 세대의 몇 안되는 글쟁이 중의 하나'라고 평하고 있기도 하다.

1986년 『한국일보』 재직 당시 3년 동안 『한국일보』에 매주 연재한 것을 묶어 낸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으로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유려한 문체로 빼어난 여행 산문집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한국일보에 연재하였던 독서 산문집 『내가 읽은 책과 세상』(1989) 등의 저서가 있으며 1999∼2000년 전국의 산천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쓴 에세이 『자전거여행』(2000)도 생태·지리·역사를 횡과 종으로 연결한 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칼의 노래』를 꼽을 수 있다. 2001년 동인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전략 전문가이자 순결한 영웅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삶을 통해 이 시대 본받아야 할 리더십을 제시한다. 영웅 이순신의 드러나 있는 궤적을 다큐멘터리식으로 복원하여 현실성을 부여하되, 소설 특유의 상상력으로 이순신 1인칭 서술을 일관되게 유지하여 전투 전후의 심사, 혈육의 죽음, 여인과의 통정, 정치와 권력의 폭력성, 죽음에 대한 사유, 문(文)과 무(武)의 멀고 가까움, 밥과 몸에 대한 사유, 한 나라의 생사를 책임진 장군으로서의 고뇌 등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의 저서로 독서 에세이집 『선택과 옹호』, 여행 산문집 『풍경과 상처』,『자전거여행』,『원형의 섬 진도』, 시론집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밥벌이의 지겨움』,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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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

김미정 sbbonzi@yes24.com
『자전거 여행』에서와 마찬가지로 책의 서문에는 “金熏은 겨우 씀” 이라고 되어 있다. 『풍경과 상처』라는 제목을 앞에 두고는 그럴 수밖에 없겠지라고 지레 짐작해버린다. 모든 여행은 상처를 받았을 때 가장 쉽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이지 않을까 하는 어설픈 고정관념 때문이다.

뭔가 고민이 있어 보이고, 하는 일이 버겁고, 참으로 지쳐보이는 사람에게 우리는 아주 심각한 표정과 어깨를 툭툭치는 몸짓으로 “여행이나 다녀오지 그래” 라고 정답처럼 말을 한다. 때로 여행은 그 어떤 방법보다도 위로가 될 때가 있지만 동시에 가장 고통스러운 작업이기도 하다.

“풍경은 밖에 있고, 상처는 내 속에서 살아간다. 상처를 통해서 풍경으로 건너갈 때, 이 세계는 내 상처 속에서 재편성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데, 그때 새로워진 풍경은 상처의 현존을 가열하게 한다. 그러므로 모든 풍경은 상처의 풍경일 뿐이다."

그가 앞서 낸『내가 읽은 책과 세상』,『선택과 옹호』가 문학에 대한 단상을 써낸 것이라면 『풍경과 상처』는 문학작품을 안내 삼아 쓴 사유의 기행산문집이다.

전군가도, 을숙도, 경주남산, 울진, 월송정, 망양정, 다산초당 등지를 돌며 모든 일출과 일몰, 산과 산, 강과 강 사이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의 운명과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 속에 담긴 인간의 욕망을 읽어내고 있다.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 이성복 「남해금산」전문


책보다 먼저 마음에 들어와 있던 풍경이 책에 의해서 빛깔이 바뀌는 것을 그는 짐짓 억울해 하기도 한다. 한 번밖에 가보지 못한 남해 금산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고스란히 가지고 있던 차에 이성복의 남해금산이 그의 기억 속 풍경 색깔을 변화시킨다.

3인칭을 주어로 쓸 수 없다는 그는 내면의 상처들을 통해서만 풍경을 볼 수 있는 비밀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풍경들만이 상처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때의 당당함과 상처 앞에서 신음하는 어우러짐이 다른 기행산문과 달라 보이는 그만의 특별함이다.

그가 그렇게 아파하고 있는 상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생성하는 것 앞에서 소멸됨을 말하고 것에서 기인한다.

“당신과 나는 우리들이 지상에서 건설한 사랑과 노동과 책과 밥과 술과 벗과 적과 꿈꾸기와 꿈깨기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아무것도 허용받지 못하고, 아무 존재에게도 건너갈 수 없으며, 아무것도 쥘 수 없고, 아무런 개념도 기댈 수 없으리라는 것을 힘들이지 않고 숨결처럼 자연스럽게, 그러나 확실히 알게 된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허무주의는 더 이상 희망할 것이 없는, 더 잃을 것도 없는 자의 가난함과 자연 안에 하나가 되지 못하고 늘 그 바깥쪽을 서성이는 외로운 중생의 주절거림이다. 풍경을 보면서 갈 수 없는 곳을 바라보는 자의 내부, 아직 아물지 않고 흉으로 살아남아 부자유와 결핍의 이름으로 드러내는 상처의 아우성이다.

그러나 그의 매력은 이런 허망함의 밖에 있지 않다. 그 내부, 더 정확히는 상처를 말하는 표정에 있다. 어지럽고 다소 긴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숨이 턱 막힐 때가 있는데 그때는 그와 함께 풍경에 기대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마음의 창을 통해서만 보이는 렌즈는 그만이 보아왔던 사각지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풍경에 기대는 법을 알지 못했을 때, 사각지대를 볼 줄 몰랐을 때는 책을 읽는 자로서의 자신의 한계와 상처를, 그 학대를 견뎌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읽는 사람의 앝음이 아니니라. 인간의 유한함과 불완전함에 대한 큰 자각이리라.

이제 인간의 모자람은 자연 앞에 스스로를 숙연하게 한다. 추수할 때가 되어도 거둘 것 없는 자들의 빈곤을 정확히 보여준다. 감춰졌다고 여겼던 상처들 마저 우두자국처럼 남아 있음을 알게 한다. 그가 보여준 서해 염전의 벌판에서 마음의, 삶의 상처가 많은 사람들 무리 안에 자신이 서 있음을 알게 된다. 상처엔 보상이 없다는 사실마저도.

“떠도는 섬 오이도는 더 이상 서해의 끝에 있지 않다. 그 섬은 이제 내 마음속으로 옮겨왔다. 내 마음속에서 그 섬이 자라고 있다."

책 속으로

--- p. 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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