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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최첨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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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최첨단 가족

박혜윤 | 책소유 | 2021년 12월 20일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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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32g | 252*225*17mm
ISBN13 9791196254094
ISBN10 1196254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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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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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족과 함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 시골에 들어갔다. 지금은 시애틀에서 한 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의 오래된 집에서 두 아이와 남편과 산다. 실개천이 흐르고 나무가 잘 자라는 넓은 땅에서 살지만 농사는 짓지 않는다. 도처에 자라나는 블랙베리와 야생초를 채취하고 통밀을 갈아 빵을 구우며 막걸리 누...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족과 함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 시골에 들어갔다. 지금은 시애틀에서 한 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의 오래된 집에서 두 아이와 남편과 산다. 실개천이 흐르고 나무가 잘 자라는 넓은 땅에서 살지만 농사는 짓지 않는다. 도처에 자라나는 블랙베리와 야생초를 채취하고 통밀을 갈아 빵을 구우며 막걸리 누룩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다.
정기적인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만큼만 일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지 궁금해 실험하듯 시작한 생활이 이제 7년째를 맞았다. 평범한 일상이자 작은 실험이기도 한 삶의 모습들을 이메일에 담아 정기 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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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83

출판사 리뷰

애틋하면서도 부담스럽고,
숭고하면서도 불편한 이름 ‘가족’

“우리, 더 가볍고 느슨해질 순 없을까?”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작가가 찾은 오래 지속 가능한 가족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난 한참 세상 살았는 줄만 알았는데 아직 열다섯이고
난 항상 예쁜 딸로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미운 털이 박혔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알고픈 일들 정말 많지만
엄만 또 늘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내 마음의 문을 더 굳게 닫지

공부해라 그게 중요한 건 나도 알아
성실해라 나도 애쓰고 있잖아요
사랑해라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나의 삶을 살게 해줘!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있다. 원조 국민가수 양희은 씨와 청아한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는 악뮤 이수현 씨의 ‘엄마가 딸에게’ 듀엣 무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보고 세대를 막론하고 대중들이 감동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아름다운 선율도 한몫했겠지만, 뻔하지 않은 솔직함이 담긴 가사가 세대를 관통해 모두에게 공감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 자식 잘되라고 헌신한 부모’, ‘그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딸’의 목소리 대신, 엄마는 ‘실은 나도 인생을 잘 모르니 너의 삶을 살아라.’ 말하고, 딸은 ‘내 삶을 살려고 애쓰고 있으니 잔소리를 그만해 달라.’고 하는 내용은 어쩐지 그동안 성역 같던 가족의 숭고함을 내려놓으면서도, 진정성 있는 사랑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족의 속내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는 것은 어쩐지 불편하고 무겁다. 유교 정서가 일상 곳곳에 뿌리를 내린 데에다, 과거 경제 성장의 주역이 바로 ‘잘살아보세’라는 기치하에 희생과 인내를 견뎌온 가족이라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새벽잠 이겨가며 돈 벌어오는 가장, 식구들 뒷바라지와 살림살이 늘리는 데에 평생을 바친 엄마, 사회적 성공을 일구어 집안을 일으키려는 자녀, 뛰어난 형제자매에 밀려 자기 꿈은 양보해야만 한 다른 자녀…. 이 흔한 가족 서사는 경제 급성장기를 지나 형태는 변화했지만, 여전히 그 기본 틀을 유지한다. 온 가족이 부의 축적과 계층 상승을 위한 하나의 효율적 팀처럼 기능하는 것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그런데 절대 빈곤을 벗어난 이 시대에도 이런 희생과 헌신, 그리고 보답이라는 거래적 가족관계가 여전히 유효할까? ‘1인 가족’, ‘비혼’, ‘졸혼’ 등의 가족 해체는 이로 인한 부담과 무게감의 결과가 아닐까? 그렇다면 가족이란 곧 사라져야 마땅한 시스템인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오래 지속 가능한 운명공동체가 될 수 있음을, 적나라하면서도 유쾌하고 희망적으로 이야기하는 책, 『오히려 최첨단 가족』이 출간되었다. 최근 신선한 관점으로 독자 팬들을 모으고 있는 『숲속의 자본주의자』『부모는 관객이다』 박혜윤 작가의 신작이다.

미국 시골의 이동식 주택에 거주 중인 저자는 두 아이, 남편과 함께 흔한 4인 가족들과 사뭇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이들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며, 그 안에서 개인들이 자기다운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가족 구성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존하는지를 풀어놓는다. 그러면서 구태의연한 가족관계로부터 발견해낸 진짜 효용과 쓸모에 대해 말한다.

능력 있는 배우자, 희생적 부모, 은혜에 보답하는 자녀…
과연 아직도 ‘좋은 가족’의 기준일까?


『오히려 최첨단 가족』은 구성원들 모두 자기다움을 지키고, 그럼으로써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는 오래 지속 가능한 관계가 되기 위해 저자 가족들이 해온 일상의 여러 실험들을 4가지로 분류해 소개한다.

1장 ‘개인들이 함께 산다는 것’에서는 서로 다른 개인이 자신의 고유성을 잃지 않고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가족은 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가령, 열심히 일하거나 학교 공부를 잘하는 것은 개인적 선택일 뿐, 가족의 의무가 아니다. 대신 서로에게 직접 쓸모를 제공하는 가사 노동과 같은 일은 그보다 우선한다. 이들은 마치 원시 부족민 같은 정서 상태를 추구한다. 즉, 전체의 생존을 위한 일들을 수행해내면 다른 모든 부분에서 폭넓은 자유를 누린다. 그로 인해 가족 내에서 불평 없이 끝없는 소속감과 안정감을 얻는 것이다.

2장 ‘비로소 나의 세계가 완성되었다’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들에게 양육이란, 부모가 아이에게 뭔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는 아이의 삶을 살고, 부모 역시 부모의 삶을 산다. 양육 속 고민은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한 것이 아닌, 그 과정으로부터 부모 스스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부모 말 안 듣는 자녀’는 가족의 존속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자녀는 과거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닌, 새로움을 제시하고 가족이 건강하게 진화하도록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3장 ‘세상의 시스템, 우리 식대로 살기’는 사회 통념상의 성공 기준을 벗어나 고유한 가치를 지키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돈, 교육과 입시, 성공적인 삶 등에 대한 이 가족의 색다른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사회가 부여한 한 가지 기준만 따라온 이들의 잇따른 고백을 보여주며, 진정한 승리란 타인이 평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과제인 돈과 성공에 대한 고민의 방향이 매우 신선하다. 무작정 부를 일구는 데에 열을 올리는 대신, ‘우리 가족에게 돈은 어떤 의미이며, 자기다운 모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돈은 얼마인가?’를 깊이 생각한다. 또 맹목적인 교육열, 성공 의지보다 ‘각자가 생각하는 성공적 삶의 모습은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탐색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마지막 4장 ‘우리가 선택한 가족 실험’에서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이 가족의 가치를 소개한다. 이들은 어떤 주의만을 따르거나 배척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엇이든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누리겠다는 방향으로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다가온 기회를 알아채고, 이를 실험해보는 것이다. 또한 이 시도들은 모두의 대화를 통해 이뤄진다. 도덕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무언가에 늘 열려 있는 이 가족은, 그렇게 진화한다.

늘 열려 있는 최첨단 가족,
함께 있기에 더욱 나답게 살아남는다!


미국 시애틀에는 불릿센터라는 6층짜리 상업용 건물이 있다. 환경자선단체 불릿재단에서 2012년에 준공한 이것은 ‘살아 있는 건물’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수백 개의 태양광 패널이 지붕을 덮고 있어 건물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고, 빗물 탱크에 저장된 물을 정화해 식수, 화장실 물로 충당한다. 화장실에서 나온 오물은 자체적인 퇴비화 작업을 거쳐 거름으로 활용된다. 한마디로, 250년 동안 외부 공급 없이 자립 가능한 건물이다.

그런데 이 건물에는 최신의 첨단 기술들이 도입된 것이 아니다. 대신 엔지니어, 자재 도매업자, 허가 담당 공무원, 실제 이용자 등이 참여해 각자 아는 지혜를 모아 이 건물을 완성했다. 공법에 맞지 않아 잊힌 옛 자재, 그 자재를 생산하는 숨은 공법 등 뜻밖의 아이디어들이 활용되었다. 저자는 불릿 센터의 자급과 자립보다 더 중요한 것을 꼬집는다.

과거와 현재, 기술과 철학, 주변 환경과 인간이 만든 조건들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야말로 이 건물이 살아 있게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을 떠올렸다. 그녀의 가족은 좋은 기회가 찾아오면 알아채고, 이를 실험해보고, 진화하고, 새로운 무언가에 항상 열려 있어서 이 과정을 반복한다. 불릿 센터가 참여자들의 대화로 이뤄진 것처럼, 이들 가족도 대화로 이 모든 도전을 시도한다.

서로 의견이 달라서 끝장 볼 때까지 싸우기도 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일반적 식사 대신 틈나는 대로 온 가족이 통밀을 갈아 빵을 굽고, 숲에서 야생 베리를 따고,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시간에 구속받지 않는 끼니를 채운다. 쏟아져 나오는 공산품을 소비하기보다는 나무의 결이 깃든 공방 소품이나 중고가게에서 친환경 소재의 옷을 구하며 돈의 가치를 배운다. 학교 성적이나 사회적 능력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배움과 성공의 의미를 발견하게끔 끊임없이 대화한다. 일상적 수다를 포함하는 이들의 소통은 어떤 변화가 온다고 해도 가족이 하나의 운명공동체로서 존재하는 ‘살아 있는 구조물’이 되게 한다.

그렇다면 이 가족의 목표는 무엇일까? 바로 이 과정을 통해 훗날 자녀가 도덕과 예의 때문에 의무감으로 노부모를 찾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의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소통을 필요로 하여 자연스레 관계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자녀가 새로운 가족을 꾸려도 여전히 느슨하면서도 꼭 필요한 공동체로 기능하길 원하는 것이다. 현재의 나로도 충분한 관계, 그럼으로써 함께하는 것이 편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관계, 그 자체로 쓸모 있는 관계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위트를 섞어 확신한다. 자신의 가족이야말로 언제나 진화 가능한 ‘오히려 최첨단 가족’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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