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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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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 양장 ]
이언 매큐언 저/민승남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24일 | 원서 : THE COCKROACH 리뷰 총점9.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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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1월 24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56g | 134*195*12mm
ISBN13 9788954683258
ISBN10 895468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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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948년 6월 21일 영국 잉글랜드 남부 도시 서리 지방 알더샷에서 태어났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싱가포르와 독일, 리비아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랐다. 1970년 서식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이스트 앵글리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 소설집 『첫 사랑 마지막 의식』으로 서머싯 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후 1987년 『차일드 인 타임』으로 휫브...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948년 6월 21일 영국 잉글랜드 남부 도시 서리 지방 알더샷에서 태어났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싱가포르와 독일, 리비아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랐다. 1970년 서식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이스트 앵글리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 소설집 『첫 사랑 마지막 의식』으로 서머싯 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후 1987년 『차일드 인 타임』으로 휫브레드상을 받았고, 1992년 『검은 개』를 발표해 『위험한 이방인』에 이어 두번째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1998년 『암스테르담』으로 부커상을 수상했다. 2001년 『속죄』로 LA 타임스 도서상, 전미비평가협회상 등 국내외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다. 2007년 이 작품을 원작으로 키라 나이틀리, 제임스 매커보이 주연 영화 [어톤먼트]가 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고 골든글로브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2016년 『넛셸』이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의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었으며, 가디언과 타임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오프라닷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NPR 등 주요 매체로부터 그해 최고의 책으로 꼽혔다. 2012년 출간한 『스위트 투스』는 냉전 시대 스파이 소설의 서스펜스와 문학 창작에 대한 물음을 대가의 솜씨로 엮어내 『속죄』의 성공을 뒤이을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 밖의 작품으로 『시멘트 가든』 『이노센트』 『토요일』 『체실 비치에서 』 『솔라』 『칠드런 액트』 『머신스 라이크 미』 『바퀴벌레』 등이 있다.

국제상 부문을 포함하여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후보에만 여덟 차례 올랐으며 2014년 미국 해리 랜섬 센터는 ‘동시대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하나’인 매큐언의 문학기록 보관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데뷔 이래 깨지기 힘든 비평적, 대중적 성공을 동시에 성취한 독보적인 작가로서 2000년 영국 왕실로부터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을 수여받았고 2011년 예루살렘상을 수상했다. 2020년 괴테문화원이 수여하는 괴테 메달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제15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아룬다티 로이의 『지복의 성자』,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이언 매큐언의 『스위트 투스』, 『넛셀』, 메리 올리버의 『천 개의 아침』, 『완벽한 날들』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제15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아룬다티 로이의 『지복의 성자』,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이언 매큐언의 『스위트 투스』, 『넛셀』, 메리 올리버의 『천 개의 아침』, 『완벽한 날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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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24

출판사 리뷰

브렉시트 시대의 영국 사회에 대한
이언 매큐언의 신랄한 풍자극


현대 영문학의 대표작가 이언 매큐언이 2019년 발표한 장편소설 『바퀴벌레』는 정치가로 변신한 벌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브렉시트 시대 영국 사회를 다룬 작품으로,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정치풍자 소설로 주목받았다.

브렉시트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조어다. 2016년 국민투표로 결정되어, 유럽경제공동체(EEC)에 합류한 지 47년 만인 2020년 1월 31일 영국은 공식적으로 유럽연합을 떠났다.

그 배경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와 대규모 난민 유입 등으로 유럽연합에 대한 국민 인식이 악화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탈퇴 여론이 있었다. 이에 보수당은 2015년 ‘유럽연합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걸고 총선에서 과반수를 얻었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유럽연합 잔류 결과를 예상하고 불만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2016년 국민투표를 단행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탈퇴 51.9%, 잔류 48.1%라는 결과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었다. 캐머런 총리는 결과에 책임지고 사퇴했고 뒤이어 테레사 메이 총리가 취임했다. 탈퇴 협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아일랜드는 유럽연합에 가까운 수준의 통합을 유지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협정안은 브렉시트 찬성파의 반대로 하원에서 세 차례 부결됐으며, 메이 총리 역시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이러한 자국의 우스꽝스러운 포퓰리즘 정치를 목도한 매큐언은 “엄청나게 절망했다”고 C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래서 『바퀴벌레』를 쓰는 동안 대단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 작품으로 브렉시트에 대한 여론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어둠 속에서의 짐승 같은 웃음”을 통해 사람들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현시대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응답이 유머와 풍자라고 느꼈다고. 『바퀴벌레』는 바로 브렉시트 사태에 대한 매큐언의 첨언이다.

그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짐 샘스는 거대 생물체로 변신해 있었다!


그러나 『바퀴벌레』를 꼭 브렉시트에 대한 우화로만 읽을 필요는 없다. 이 작품은 자기 잇속을 챙기기에 급급한 정치꾼들로 들끓는 정치판을 비꼬는, 어느 사회에나 적용이 가능한 풍자소설이기도 하다.

첫 문장은 카프카의 『변신』을 강하게 환기하지만, 『변신』에서는 사람이 벌레로 변하는 반면 『바퀴벌레』에서는 바퀴벌레가 사람, 그중에서도 영국의 총리로 변신한다. 지난밤까지 바퀴벌레였던 짐 샘스는 곤충으로서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뒤집힌, 똑바로 누운 자세로 잠에서 깨어나 아연실색한다. 다리가 네 개뿐이고 잘 움직여지지도 않으며, 소름끼치게도 살이 골격 밖으로 드러나 있었다. 바퀴벌레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람의 몸이 독자에게도 흉측하게 느껴지게 하는 매큐언의 ‘낯설게 하기’ 기법은 대가의 솜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잠시 당혹감에 빠져 있던 짐 샘스는 자신이 종족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임무를 수행중임을 기억해내고 새로운 몸에 익숙해지려고 애쓴다. 곧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되어 각료회의에 참석한 샘스는 놀라운 사실을 직관적으로 깨닫는다. 회의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정무장관, 내무장관, 법무장관, 원내대표, 통상부장관, 교통부장관 등이 그와 같은 존재, 바퀴벌레라는 것이었다! 외무장관 베네딕트만이 예외였다. 베네딕트의 몸에 들어갈 예정이던 바퀴벌레가 국회로 향하는 험난한 여정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까닭이었다. 인간의 몸을 훔쳐 영국 수뇌부를 장악한 최정예 바퀴벌레 군단의 신념은 단 하나다. 바로 인간을 파멸시키는 것. 그것이 바퀴벌레가 번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이제 바퀴벌레들은 장대한 사명을 실현시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일단 계획에 걸림돌이 되는 저 외무장관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이 작품은 『변신』과 더불어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도 닮았다. 스위프트의 평행우주처럼 느껴지는 『바퀴벌레』의 세상에서는 정치가들의 바보짓이 사소한 불합리로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어리석음으로 확대된다. 샘스는 미국 대통령 아치 터퍼를 보고 트위터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법을 배우고, 터퍼도 혹시 자신과 같은 종족이 아닌지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들은 영국 사회를 영영 바꾸어버릴 ‘역방향주의’ 정책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는 데 성공한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내세우나 실상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정치인들이 매큐언의 신랄한 풍자를 통해 본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은 바로 바퀴벌레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첫 문장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환기하지만, 실상 이 작품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더 닮았다. 스위프트가 창조한 평행우주처럼 느껴지는 『바퀴벌레』의 세상에서는 정치가와 지식인들의 바보짓이 사소한 불합리로 축소되기보다 거대한 어리석음으로 확대된다. 멋진 문체와 유머러스하면서도 위풍당당한 스타일. 옵서버

가장 까다로운 독자까지 만족시킬, 매우 재미있는 작품. 신선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이 소설은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장르를 확장시킨다. 런던 매거진

암울하면서도 흥미를 끄는 효과가 대단한 읽을거리. 검처럼 날카롭고 창처럼 뾰족하게 정곡을 찌른다. 커커스 리뷰

매큐언은 문학적 점묘화의 예술가다. 하나하나의 글자를 통제해 창조해낸 작고 정밀한 걸작이 언어적 기량을 맛보는 기쁨을 안긴다. 아찔한 기교로 예측 불허의, 심지어 기괴해 보이는 스토리라인을 지휘해 독자를 도발한다. 오프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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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220309 푸른 물결 (feat. 바퀴벌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싱* | 2022-02-21

 이언 매큐언의 <바퀴벌레>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모태로 한 작품이라고 소개된다. 작가의 <넛셸>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모티프로 삼았다지만 태아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에 봉착하고 가계의 파국을 그린다는 점만 유사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를 다시 쓴 진 리스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식의 비교는 무리겠다.

 카프카의 <변신>은 하루아침에 갑충으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의 격리와 소외, 죽음을 따라간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몸이 치르는 과도한 노동과 가장의 무게에 짓눌린 나머지 빚어지는 가정 비극에 해당한다. 한편 무라카미 하루키도 <변신>의 설정을 토대로 단편소설 <사랑하는 잠자>를 썼다. ‘정상으로 간주되는 몸에서 벗어난 형태를 지닌 주인공이 비슷한 고충을 지닌 이성에게 끌리며 발생하는 긴장감을 다룬다.

 앞서 언급한 <변신> <바퀴벌레> <사랑하는 잠자>에는 영속할 거라고 믿었던 몸이 사라지는 현상이 불안한 꿈의 형태로 나타난다. 예술가들이나 정치인들에게 자기 변혁은 멈추지 않는 시도라서 변신이라는 환상성은 매혹적인 소재로 쓰이는 듯하다. 매큐언은 변신 기제를 통해 인간종이 지구 생명체 중 가장 우월하다는 착각을 일깨운다. 바퀴벌레들이 인간의 탈을 쓰고 영국의 내각을 잠식하는 까닭이다.

 바퀴벌레 떼가 웨스트민스터궁을 빠져나와 화이트홀로 이동해 벌이는 소극은 처음 있는 일도 마지막도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매큐언의 최근 소설들은 무대의 연극성을 차용해 하나의 해프닝으로 그칠 수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정치적 탐욕과 도처에 깔린 배신을 신랄하게 잡아내는 흐름을 보인다. <솔라>에서는 심각한 기후변화를 둘러싼 전지구적인 사기극을 블랙유머로 풍자한 바 있다. 이번 <바퀴벌레>에서도 영국과 연맹국들의 갈등과 음흉한 뒷거래가 응축돼 고발된다. 짤막한 정치 우화이자 소극이라는 인상을 주어 <변신>이나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보다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더 가깝다.

 카프카의 <변신>과 비교해보면 <바퀴벌레>는 인간이 된 벌레라는 역발상에 해당하고, 잠자가 장거리 출장을 다니던 노동자에서 자기 방에 갇혀 퇴행과 건강악화를 겪는 것과 달리 <바퀴벌레>의 주인공은 외국으로 출장과 순방이 잦아지며 활동반경을 넓힌다. 카프카의 소설을 의도적으로 뒤집은 요소들이 주인공의 억지스런 정치색과 맞물려 통일감을 부여하고 신랄한 풍자twist로 다가온다.

 영국 총리의 몸을 입은/빌린 바퀴벌레는 이전 총리의 성향과는 반대 노선을 걷는다. 소설의 제사에 픽션임을 밝혔지만 브렉시트 정책을 강행한 보리스 존슨 총리부터 각국의 정상들을 짚어보게 한다. 대체로 그들은 인간의 외피를 둘렀으나 성향과 기질은 바퀴벌레의 습성에 준해 빛을 꺼리고 부패하기 쉬운 고온다습에 강하다. 먹을 것이 있으면 어디든 꼬이고 시체조차 마다하지 않음이 공익과 공정을 저버린 정치인들과 특정 당을 비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바퀴벌레>는 총 4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에서 잠에서 깨어난 짐 샘스는 단독 임무(독자 노선)를 맡은 것만 기억날 뿐 모든 것이 낯설고 이물스럽다. ‘거대생물체가 된 그가 앞으로 어떻게 인간 언어를 구사하고 직립보행을 할지에 귀추가 모아지며 독자도 덩달아 촉각이 곤두선다. 쌍더듬이 기능이나, 달달한 커피와 죽어가는 청파리에 입맛을 다시고 청결과 청렴이 불편한 모습이 가려진 실체를 은근히 드러낸다. 그에게는 직책MP이 딸린 이름이 있는 관계로 의심을 사거나 따로 자신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짐은 오전 각료회의에서 외무장관만 그와 같은 종족이 아님을 알아본다. 야밤중 이동에서 세인트존의 몸을 대신할 바퀴벌레가 깔려 죽은 탓이다.

 다음 2부에서 영국이 지독한 경기 침체 속에 국민투표로 유럽연맹에서 탈퇴할 상황에 놓인다. 정황상 역방향주의 프로젝트는 양극화된 진영이 빚은 브렉시트를 은유한다. 근거도 유래도 모호한 역방향주의Reversalism가 열성 애국주의와 국가부흥과 언론의 부추김의 광풍을 타고 느닷없이 짐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리어왕>의 장님 글로스터처럼 절벽 끝에 선(do or die) 그가 점프를 하면서 극적 대의명분이 성립된다.

 시계방향에 역행하는 법안을 재상정하고자 혈안이 된 총리의 눈에, 진짜 인간 외무장관의 반대와 개입은 소탕감이다. 각료들도 한패라서 외무장관의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얕은 농담으로 무마한다. 이때 정책은 상품을 구입하거나 수입을 하면 제품을 포함해 돈을 받는다는 해괴한 이론에 기초한다. 그뿐 아니라 영국 어선이 프랑스 해협에 들어가 불법조업을 하다 생긴 사고에도 정치게임을 펼친다. 권력의 맛을 본 짐은 R-Day를 공휴일로 지정 공포하고 그에 맞춰 기념주화와 로고송까지 제작한다.

 이어진 3부에서는 샘스 정권이 프랑스와의 대치구도를 몰아 악의적인 여론몰이(포퓰리즘)에 성공한다. 사망자들이 영국의 영웅들로 둔갑하는 정치 쇼를 벌인다. 외교 관계에서 총리는 미국 대통령과 입을 맞춰 국제 정치와 무역시장을 거짓 선동 뉴스로 좌지우지한다. 트윗 공세는 그들의 수준이 바퀴벌레의 페로몬 수치임을 폭로한다. 도널드 트럼프를 연상시키는 아치 터퍼가 역방향주의를 복수주의Revengelism로 칭하고, 짐이 상대에게 혹시 전에 다리가 여섯이었냐고 은밀하게 묻는 장면은 소름끼친다.

 마지막 4부에서는 총리가 외무장관을 제거하고자 제인 피시와 짜고 거짓 미투를 터뜨린다. 작가의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 부족을 문제 삼을 수 있겠으나, 그보다 소설은 특정 당에 편중된 언론 보도와 유포망의 몸통을 드러내는데 힘을 싣는다. 짐의 핵(코어)은 바퀴벌레이며 페르몬의 뿌리를 두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한편 총리는 음모를 짜고 성명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소설가의 설계와 구축의 장악력을 느낀다. 거짓 미투에 이어 창작 윤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지만 바퀴벌레가 창작가로 출현하지 말라는 법도 없음을 꼬집는다고 보는 게 맞겠다. 짐은 사악하고 무자비하며 냉혹한 거짓말에 중독된 채 갈수록 안하무인이 된다.

 모든 과정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총리가 국제무역회의를 순방하는 가운데 독일 대통령의 ?”라는 빅퀘스천(<변신>의 사과쯤?)이 날아든다. 자국을 분열시키고 대외적으로 을 만드는 짓을 굳이 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잔뜩 부풀린 몸집의 바람이 빠진다. 그것도 잠시, 입에 붙은 거짓말, “왜냐하면, 수상님, 우리는 깨끗하고, 푸르고, 번영하고, 단결하고, 당당하고, 야심만만해질 작정이니까요(110).”로 위기를 넘긴다. 짐은 생각의 지속을 부르는 독일의 회색빛에 마음을 빼앗기는데 이 장면은 카프카의 문학 사상과 독일의 정치 윤리에 대한 감화로 읽힌다. 역설적이게도 걷고 말하고 쓰고 생각하면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호모 사피엔스사피엔스/빛나는 껍질에 도취된 모방 행위이기도 하다.

 소설의 결말을 놓고 보면, 인간의 역사와 거의 함께 해온 바퀴벌레의 박멸은 영영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숨어 있다가 언제든 무리지어 나타날 순간을, 포착하는 날카로운 눈(집단지성)이 있지 않는 한 말이다. 바퀴벌레 떼가 임무를 클리어하고 집거지로 돌아갈 때exit 발생하는 교통사고에서, 셰익스피어 비극의 장례 행진을 연출하지만 코믹 릴리프로 웃어넘길 수만은 없다. 짐 샘스 정부의 더럽고 파렴치한 술책과 무법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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