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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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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 리커버판 ]
에쿠니 가오리 저/김난주 | 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10일 | 원서 : ウエハ-スの椅子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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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28g | 127*188*15mm
ISBN13 9791160272697
ISBN10 1160272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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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에쿠니 가오리 (Kaori Ekuni,えくに かおり,江國 香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4),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집 떠난 뒤 맑음』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퍼스트 러브』,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냉정과 열정 사이...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퍼스트 러브』,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름의 재단』,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좌안 1·2』,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무코다 이발소』, 『목숨을 팝니다』, 『바다의 뚜껑』, 『겐지 이야기』,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가면 산장 살인 사건』,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100만 번 산 고양이』, 『우리 누나』, 『창가의 토토』, 『먼 북소리』, 『내 남자』, 『인어가 잠든 집』, 『살인의 문』, 『백야행』, 『기린의 날개』, 『다잉 아이』, 『오 해피 데이』,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2,3』, 『서커스 나이트』, 『모래의 여자』, 『키친』, 『몬테로소의 분홍 벽』, 『다시, 만나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 『아주 긴 변명』,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분신』, 『환야 1, 2』, 『독소 소설』, 『흑소 소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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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70

출판사 리뷰

'웨하스 의자'란...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웨하스 의자는 내게 행복을 상징했다. 눈앞에 있지만―그리고 당연히 의자지만―절대 앉을 수 없다.
 
웨하스 의자는 말 그대로 과자 '웨하스'와 '의자'의 합성어이다. 과자로 만든 의자는 현실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 과자로 만든 의자니까 보기에는 예쁘고 갖고 싶고 달콤한 향이 느껴질지 몰라도 절대로 앉을 수는 없다. 의자란 본질적 속성에 충실하지 못하다.
그리고 곧 부서지고 부식되고 마는 웨하스는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기 때문에 시간이란 것에 귀속된다. 끝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이 작품 제목이 암시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어떤 상황에 근본적인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얘기하며, 그 문제로 인해 언젠가는 끝을 맞게 되는 상황이 오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해.”
애인은 나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고는,
“나도 사랑해.”
하고 말했다. 똑바로, 성실하게.
나는 매일 조금씩 망가져 간다.
  
작품에서 주인공은 한 남자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도 그녀를 사랑한다.
그런데 사랑의 단어를 속삭이면서, '매일 조금씩 망가져 간다.'고 고백하고 있다.  
'사랑하는 것' 자체는 예쁘고, 달콤하고, 그것이 진실이고 전부인데, 그런데 왜 이런 의식이 작용하는가?
결국, 주인공의 사랑은 현실에서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 마치 과자로 만든 의자에는 부서지기 때문에 앉을 수 없는 것처럼.
왜냐하면, 애인에게는 부인이 있고, 두 아이가 있다.
결국 '웨하스 의자'는 처음부터 장애를 안고 사랑을 시작한 주인공의 상황을 비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에게 웨하스 의자는 언제까지 행복을 상징할 것인가….
 

작품의 주인공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사랑에 빠졌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눈에 반한 것도 아니고, 그냥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이미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어.”
 
주인공 여자는 스카프, 우산, 디자이너로 인생에서 처음으로 찾아온 사랑에 진심으로 기뻐한다. 그녀 자신의 독백처럼, 그녀는 찾아온 사랑을 절대 놓아주지 않으려는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한편 현실을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애인에게 더는 매달리지 못함에 대해 슬퍼하기도 한다.
사랑하지만, 그 대상으로 인해 더욱더 짙어지는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그녀는 애인으로 인해 존재하는 자아를 더욱 강하게 인지해갈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미래를 위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점점 다가온다.


초판 편집자 서평
에쿠니 가오리에 대해 얘기하면서 현실의 본질적인 고독과 결핍, 그리고 소수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대해 빼놓을 수 없다. 대표작 『냉정과 열정 사이』로 에쿠니 가오리는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수성을 흔들어놓으며 독자들에게 어필되었지만, 같은 ‘사랑’이라는 소재임에도 호모 남편과 알코올 중독자 아내, 그리고 남편의 애인이라는 상식 너머에 있는 세 사람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반짝반짝 빛나는』이나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기묘한 우정을 키운 리카와 하나코가 등장하는 『낙하하는 저녁』 같은 작품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웨하스 의자』에서도 에쿠니 가오리는 사회적 표면으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상황, 사람들이 미처 모른 체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살며시 표면으로 드러내 보이며 그 본질에 대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작품 속에서 다음과 같은 부분,
 
동생이 대학원생과 헤어졌다고 한다. (…중략…) 대학원생에게 4년이나 사귄 여자가 있단다.
‘그게 이유야?’ (…중략…) 동생은 분개하고 있다.
(…중략…) 4년을 사귀었다면, 아마도 그는 그녀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동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네가 그 남자를 좋아하는 감정, 그리고 그 남자가 너를 좋아하는 감정은 어떻게 되는데?’
‘몰라, 다 끝났어.’ 동생이 말한다.
‘나는 언니하고 달라. 그런 거 꼬치꼬치 안 따져.’ (본문 96~97page)
 
처럼, 흔히, 불륜이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부인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 가정을 가진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 그리고 그들의 사랑)에 대해 문학의 사회학적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본다.
물론, 저자는 그들의 관계가 지극히 합리적이라거나 행복한 결말이 기다린다는 식의 청사진을 내놓지 않는다. 단지, 어쩔 수 없이 사랑한 사람이 ‘부인이 있는 남자’였을 뿐인 한 여자가 있고, 그녀의 사랑과 주변에 대해 고운 시선으로 바라봐줄 뿐이다. 고통과 슬픔이 예정돼 있다 해도 소중하게 다가온 사랑을 정직하고 충실하게 맞이한 사람들에 대해서 말이다.
한 개인으로써 누구나가 지켜야 할 법이 있고,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 도덕이 있다는 것을 무시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그런 것들을 위해 사람들은 또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흘려보내며 놓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러한 관계는 어찌보면, 결국 소외된 사랑의 한 전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정판 편집자 서평
17년 전 처음 소개된 에쿠니 가오리의 『웨하스 의자』가 세월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해석과 함께 리커버 개정판으로 조금 더 꼼꼼하게 다듬어졌다. 역자의 더욱 세밀하고 예민한 언어로 새롭게 탄생한 『웨하스 의자』를 소개한다.

멋진 애인이 있지만 사랑만으로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 주인공의 고독과 결핍, 외로움. 그러나 그 절망에 무너지지만은 않는 강한 소설이다. 우리는 주인공을 통해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절망을 끌어안으며 긍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웨하스 의자는 내게 행복을 상징했다. 눈앞에 있지만―그리고 당연히 의자지만―절대 앉을 수 없다.
_본문 p.72

웨하스는 달콤한 크림이 묻어 있지만 매우 쉽게 부서지는 과자다. 주인공의 사랑은 그런 웨하스로 만든 의자처럼 위태롭고 불안정하다. 주인공은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할 관계(미혼의 여성과 가정이 있는 남성의 사랑)를 지속한다. 그 고독과 절망 속에서 주인공은 애인이 있어야만 완전해지는 어린아이에 가까웠으나 죽음과도 같은 통과의례를 거친 뒤, 혼자 도망가지 않고 계속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나와 동생은 죽음은 평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죽음은 언젠가 우리를 맞으러 와 줄 베이비시터 같은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신의 철모르는 갓난아기다.
_본문 p.45

또한 주인공은 죽음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래 전 아빠가 가르쳐 준 대로 죽는 건 슬픈 일이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이러한 담담하고 담백한 힘에서 주인공의 사랑은 더욱 선명해지고 강인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 주인공이 사랑과 자신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다정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비록 웨하스로 만들어진 의자에 앉을 수는 없지만, 외로움이 사무치는 날 홍차 한 잔에 각설탕과 웨하스를 곁들여 달콤함을 음미하는 순간을 즐길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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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서평] 웨하스 의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돌**니 | 2021-12-27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청아한 문체.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일본작가 바로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 중 소설<웨하스 의자>를 읽었다.


2004년 12월 15일 초판

2021년 11월 10일 개정판


에쿠니 가오리는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 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그녀의 작품 중 거의 17년 만의 개정판 <웨하스 의자>를 만난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신의 철모르는 갓난아기다. "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의 솔직한 일기 형식의 51편 이야기를 통해 꽤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관계에 대해, 일에 대해. 절망과 죽음에 대해, 그리고 허용되지 않는 사랑에 대해.


여자 주인공은 중년에 접어들었다. 화가지만, 주 수입원은 스카프와 우산을 디자인하는 일이다. 다행히 그 일은 그녀의 생활에 안정을 선사해 준다. 그리고 애인은 있지만 아직 결혼은 하지 않은 상태다. 지금 사랑하는 애인은 골동품 가게와 헌책방을 하고 있다. 애인에게는 딸과 아들이 하나씩 있다. 그는 차가 없어서 어디든 갈 수 있기에 그들의 사랑은 더 자유롭다.


여자 주인공의 가족은 엄마 아빠 그리고 여동생 이렇게 네 식구였다. 그녀의 엄마도 화가였는데 성공한 화가는 아니었지만 항상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 방에서는 언제나 그림 그리는 냄새가 났다고. 캔버스 위에서 마른 물감과 기름 먹은 천 냄새. 그리고 그녀의 아빠는 잡지사 기자였는데 집에서 일하는 때도 있었지만 취재하러 나간 채 며칠이나 돌아오지 않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가족 구성원 여동생. 여동생은 얌전하고, 우등생이고, 나이보다 늘 어려 보였던 동생을. 남자아이처럼 머리가 짧고, 아빠 말을 따라 캐치볼을 했던 동생. 치아 교정기를 끼고 매주 피아노를 배우러 다녔고, 유치원복의 감색 베레모가 잘 어울렸던 동생. 지금은 회사에 다니면서 일단은 자립했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고, 때로 남자를 데려오기도 하는 여동생.


"우리는 예전에 얘기한 적이 있다. 우리 가족의 운명에 대해서. 아마도 우리는, 언젠가 소멸할 운명이리라. 우리 둘(주인공과 여동생)이, 우리 가족의 끝이다. 모두, 어디로 가 버렸을까. 복작복작했었는데, 모두 어디론가 가 버리고 말았다. 아빠도 엄마도. 나는 두 번 다시 그들을 만날 수 없다."


부모님은 차례로 돌아가셨고, 자매가 지금처럼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주인공과 여동생이 가족의 끝이 될 것이다.


"죽음. 아빠는 슬퍼해서는 안된다. 슬퍼할 일이 아니야라고 했지만, 애인은 죽지 않았으면 싶었다. 당신은 죽지 마. 나와 동생은 죽음은 평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죽음은 언젠가 우리를 맞으러 와 줄 베이비시터 같은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신의 철모르는 갓난 아기다."


사람은 태어나면 언젠가 죽는다. 모두에게 공평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에 초연해질 수 있을까? 과연 그런 날이 오긴 할까?


"나는 말이 없는 아이였는데, 그건 나 자신을 홍차 잔에 곁들인 각설탕인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다. 쓰일 일 없는 각설탕처럼. 나는 대부분을 어른 옆에서 지냈고,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어른과 함께인 편을 좋아했다. 아마도 홍차 잔에 곁들인 각설탕으로 지내는 편이 성격에 맞았던 것이리라. 쓸모없는, 하지만 누구나 거기에 있기를 바라는 각설탕인 편이."


주인공과 애인은 여행을 계획한다. 해마다 8월이면 둘이서 열흘 정도 이 도시를 떠난다. 그들의 휴가, 그녀와 애인은 허브차를 마시고, 몇몇 도시에 대해서 얘기한다. 지금까지 가 본 몇몇 도시와, 그리고 언젠가 가 보고 싶은 몇몇 도시에 대해서. 그리고 그들은 여자 주인공의 미술 대학에 다니던 시절도 함께 추억한다. 그녀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지만 훨씬 형편없는 여자였다고 자신을 회상한다. 애인을 이렇게 말한다. '만나 보고 싶네 그 시절의 당신도' . 그들이 사귄 지 6년인데 순간 불쑥 그것이 찾아온다. 그것이란, 애인이 돌아가는 순간을 말한다. 돌아가는 길, 그녀는 신중하게 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찾아 걷는다. 혼자서도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몇몇 남자를 만나고, 사랑을 했다. 그림 그리는 학생, 미술상, 시장에서 일하는 남자. 지금 애인은 골동품 가게와 헌책방을 하고 있다. 허벅지가 아름답고, 살에서는 깊은 숲속 냄새가 난다. 나는 그를 무척 사랑하고 있다. 아 한 명을 빼놓았다. 아주 짧은 사랑이었다. 그 남자는 어느 극단 멤버였고, 궁상맞도록 가난했다. 동그란 얼굴에, 교진 팬이었다. 아마도 언뜻언뜻 비치는 피로감에 이끌렸던 것이리라. 지방이 끼기 시작한 배에, 살기 힘들어하는 표정에. 착한 남자였다. 따끈하게 데워 설탕을 넣은 우유를 좋아했다. 아르바이트를 몇 가지나 했다. 그리고 헤어지자고 하자, 울어주었다. 나는 그들을 좋아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색다른 과일처럼 독특했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너무 멀고 애매해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그녀는 일을 좋아한다.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다른 것을 깨끗이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그럴 수 있는 시간은, 기억하는 한 3가지 밖에 없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 나비를 잡는 시간, 그리고 눈 내리는 날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


"어렸을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은 웨하스였다. 바삭하고 두툼한 게 아니라, 하얗고 얇고 손바닥에 얹어만 놓아도 눅눅해질 것처럼 허망한 것이다. 잘못 입에 넣으면 입천장에 달라붙어 버리는. 사이에 크림이 살짝 묻어 있지만, 그것은 크림이라기보다 설탕을 녹인 페스토처럼 묽다. 얇고, 애매한 맛이 났다.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웨하스 의자는 내게 행복을 상징했다. 눈앞에 있지만, 그리고 당연히 의자지만 절대 앉을 수 없다."


의자이지만, 절대 앉을 수 없는 행복을 상징하는 웨하스 의자. 웨하스 의자와 같은 존재인 그녀와 애인은 7년 전에 처음 만났다. 전시회장에서. 애인은 그림을 한 장 사 주었다. 그녀는 그런 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 작은 화랑, 한구석에 놓인 테이블에서 다시마차를 마시면서 그림 얘기를 했다. 애인은 솔직한 말투에,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올바른 무게와 울림을 가지고 있었다. 유럽 그림에도 일본 그림에도 꽤 지식이 많은 듯한 애인과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문득 애인과 헤어져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애인이 아닌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애인과 살려 하면 그녀는 갇히고 만다. 관계에 대해, 일에 대해. 절망과 죽음에 대해, 그리고 허용되지 않는 사랑에 대해.

사랑 없이는 죽음이기에 절망이 따르는 사랑이지만, 오히려 절망을 품고 자기를 긍정하는 강인함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는 그런 사랑. 보편적인 사회의 시선을 넘어서야 하는 그 사랑의 결말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은 바로 다양한 독자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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