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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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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96g | 13*195*20mm
ISBN13 9791197232756
ISBN10 119723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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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시인, 영문학자, 대학 교수, 수필가, 번역문학가이다. 신문학 초창기에 등장한 신시의 선구자로서, 압축된 시구 속에 서정과 상징을 담은 기교를 보였다. 그의 시작 활동은 1918년 [청춘]에 영시 「코스모스(Cosmos)」를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천재시인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부드럽고 정서적이어서 시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작품 기저에는 민족혼을 일깨우고자 한 의도도 깔려 있었다. 대표작... 시인, 영문학자, 대학 교수, 수필가, 번역문학가이다. 신문학 초창기에 등장한 신시의 선구자로서, 압축된 시구 속에 서정과 상징을 담은 기교를 보였다. 그의 시작 활동은 1918년 [청춘]에 영시 「코스모스(Cosmos)」를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천재시인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부드럽고 정서적이어서 시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작품 기저에는 민족혼을 일깨우고자 한 의도도 깔려 있었다. 대표작으로 「논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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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53-154

출판사 리뷰

글맛, 술맛 그득한 음주 예찬기

당나라 시인 이백은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但得醉中趣 (다만 취하여 느끼는 즐거움이니) 勿謂醒者傳(깨어 있는 자에게는 전하지 말라)”이라고 했다. 술을 찬양하고 취중열락(醉中悅樂)을 노래하며 그 흥취는 마셔본 자만이 안다는 취지다. ‘주덕송(酒德頌)’의 바탕에는 이백 자신의 처지에 대한 짙은 근심이 깔려 있다. 일제 강점기 40여 년을 술에 취해 온갖 기행을 펼치고 다닌 수주(樹州)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을 듯하다. 월탄 박종화는 “(수주가) 겨레의 운명을 생각하면 술을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잔뜩 취해 집에 와서 홀딱 벗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상경 첫날 밤을 다리 위에서 노숙하고, 일본서 귀국 첫날 전라의 상태로 김치 광에 오줌 싸고, 결혼식 날 신방에도 들지 않고 요릿집에서 대취해 처가에 비틀대며 들어가고, 빗길에 실족, 급류에 휩쓸려 혜화동 다리 밑 모래톱에 방치되고……
수주의 수많은 명정 일화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런 일화에 등장하는 술친구는 공초 오상순, 횡보 염상섭, 성재 이관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이들이다.


개가 똥을 끊지, 수주가 술을 끊어?

일제 강점기, 술에 기대어 가까스로 견뎌냈을 작가의 삶은 고되고 처연할 듯하다. 글은 그런 기대를 보기 좋게 저버린다. 혀를 끌끌 차고 웃음이 터지는 일화의 향연이다. 실제 사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가 있다. 여기에 더해진 작가 특유의 풍자와 해학은 웃음을 참기 어렵게 만든다. 흔히들 자신의 잘못을 이야기할 때 슬쩍 얹는 치장이나 교훈이 변영로의 〈명정기〉에는 없다. 술로 빚은 만행을 자책하지만, 호음(豪飮)·쾌음(快飮)·강음(强飮)하는 음주 철학에는 한없이 당당하고 자부심 넘친다.


옛 향취가 싣고 온 낭만

과거의 감성을 탐하는 트랜드가 있다. 모든 것이 속도 경쟁을 하며 앞으로만 내달리는데 벌어지는 역주행이다. 옛것에 대한 그리움은 신선한 감흥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지친 현실에서 벗어나는 정서적 돌파구가 되기도 한다.

취중에 술병과 신선로가 날아다녀도 눈물로 화해의 포옹을 나누고 다시 술을 마신다. 친구 부인과 아버지에게 불한당 같은 무례를 저질러 절교를 당하고도 이내 함께 술잔을 기울인다. 서로를 주국 대통령, 음주의 지성이라 부르며 술잔을 나누기 위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주머니를 털고 뒷일 걱정 따위는 묻어둔다. 잔뜩 취해 발가벗은 몸으로 소를 훔쳐 타고 혜화동 로터리까지 진출한 에피소드는 독자들을 아연실색케 한다. 그들은 불우한 식민지 시대를 살았지만 낭만과 호연지기는 잃지 않았다. 술과 벗만 있으면 행복할 수 있는 계산 없는 우정이 부러울 따름이다.

옛말과 옛 문체가 주는 감칠맛은 낭만의 깊이를 한층 더한다.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구성지고 익살 넘치는 판소리처럼 리듬감이 있다. 70여 년 전 글이 어렵고 고리타분할 것이란 우려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책장을 넘기며 어느덧 같이 취해가는 자신을 발견하리라.


술맛 떨어지는 세상, 술에도 꺾이지 않는 신념

수주는 YMCA의 구석진 방에서 3.1 운동 〈독립선언문〉을 영역해 해외 언론에 발송하고, 《신가정》 표지에 손기정 선수의 다리만 게재하며 ‘조선의 건각’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풍자와 재치 넘치는 수주는 자기의 방식으로 양심과 신념을 지켰다. 자신을 모럴리스트라고 칭하며 그는 “모럴리즘은 남이야 나의 말을 믿든 말든 나의 생활의 신조였다”고 했다. 그에게 술은 행복이자 저항이었다. 서문에 실린 박종화 선생의 말처럼 옥 같은 됨됨이와 난초 같은 바탕 때문에 나이를 가릴 것 없이 주변 사람들 모두 그를 아꼈다.

수주가 통음으로 필름이 끊기는 일은 셀 수 없을 정도다. 한겨울, 한여름에 길에서 눈을 뜨는 일도 다반사다. 술에 얽힌 ‘광태(狂態)’, ‘추태(醜態)’를 읽다 보면 노상에서 변을 당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세상과 주신(酒神)은 비운의 시대를 살아간 유쾌하면서도 강직했던 천재를 지켜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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