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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뒤의 남자

윌 엘즈워스-존스 저/이연식 | 미술문화 | 2021년 11월 17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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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점
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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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602g | 172*240*15mm
ISBN13 9791185954813
ISBN10 118595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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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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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선데이 타임스Sunday Times』의 뉴욕 특파원이자 수석기자를 지냈으며, 『텔레그래프 매거진Telegraph Magazine』, 『인디펜던트 매거진Independent Magazine』, 『사가 매거진Saga Magazine』의 선임 편집직을 맡았다. 2013년에 『뱅크시: 벽 뒤의 남자』를 처음 집필한 뒤 2021년에 가장 최근 이슈까지 포함한 전면 개정판을 펴냈다. 뱅크시의 작품 중 디즈멀랜드의 부서진 ... 『선데이 타임스Sunday Times』의 뉴욕 특파원이자 수석기자를 지냈으며, 『텔레그래프 매거진Telegraph Magazine』, 『인디펜던트 매거진Independent Magazine』, 『사가 매거진Saga Magazine』의 선임 편집직을 맡았다. 2013년에 『뱅크시: 벽 뒤의 남자』를 처음 집필한 뒤 2021년에 가장 최근 이슈까지 포함한 전면 개정판을 펴냈다. 뱅크시의 작품 중 디즈멀랜드의 부서진 신데렐라 마차와 베들레헴의 월드오프 호텔,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을 변형시켜 그린 〈직업소개〉, 그리고 영국의 식품회사 테스코의 비닐봉지를 깃발처럼 들고 있는 소년이 담긴 〈아주 작은 도움〉을 특히 좋아한다. 저서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이야기를 다룬 『우리는 싸우지 않을 것이다We Will Not Fight』(2013)가 있다. 현재 런던에 살고 있다.

@ellsworthjones
역 : 이연식 (LEE, Yeon-Sik,李連植)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과정에서 미술이론을 공부했다. 미술사가로 예술에 대한 저술, 번역,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 『불안의 미술관』, 『뒷모습』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모티프로 그림을 읽다』, 『쉽게 읽는 서양미술사』, 『레 미제라블 106장면』, 『몸짓...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과정에서 미술이론을 공부했다. 미술사가로 예술에 대한 저술, 번역,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 『불안의 미술관』, 『뒷모습』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모티프로 그림을 읽다』, 『쉽게 읽는 서양미술사』, 『레 미제라블 106장면』, 『몸짓으로 그림을 읽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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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27

출판사 리뷰

이 책은, 브리스틀 벽에 스프레이를 뿌리던 아웃사이더 뱅크시가 영국과 미국 경매소에서 수백만 파운드에 거래되는 국제적 예술가가 되기까지의 변화를 가장 매력적으로 추적한다. 작가 윌 엘즈워스-존스는 뱅크시를 비롯하여 성공한 반문화 예술가들이 겪는 딜레마, 즉 한때 그들이 경멸했던 바로 그 주류에 편입된 지금의 모습을 탁월하게 진단한다. _『뉴욕 타임스』

저자는 뱅크시의 마케팅이 만들어낸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너저분한 런던 일대에서 찾을 수 있는 뱅크시의 흔적을 좇는 ‘보물찾기’의 흥미진진함도 놓치지 않고 전달한다. _『옵저버』

완전히 사랑스러운 예술 현상의 매혹적인 역사 _『선데이 타임스』

돈에 대한 끊임없는 추적, 그리고 예술과 상업 사이의 고통스러운 경계에 대한 탐구 _『가디언』


예술을 비웃는 거리의 아웃사이더
혹은 백만장자의 트로피가 된 변절자

뱅크시, 그는 과연 누구인가?


‘거리의 무법자’, ‘아트 테러리스트’, ‘얼굴 없는 화가’, ‘익명의 혁명가’, ‘미술계의 반항아’…. 뱅크시를 수식하는 표현은 다양하다. 얼굴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 치고 꽤 화려한 명성을 누리고 있다. 경매에 나오면 수백만 달러에 팔리고, 안젤리나 졸리나 브래드 피트 같은 헐리우드 스타들도 뱅크시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다. 2010년에 뱅크시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었으며(이때 그는 종이 봉지를 뒤집어 쓴 사진을 공개했다), 2019년에는 미켈란젤로를 제치고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과거에는 뱅크시의 ‘불법적인’ 거리 미술을 지우기 바빴던 시 당국이, 이제는 오히려 뱅크시가 자신의 관할 도시에 와서 그림을 남겨주길 기다리며 그의 그림을 열심히 보호한다. 뱅크시는 사법 당국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익명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뒤바뀐 셈이다. 이렇듯 정체를 숨길 이유가 사라졌다 해도 이 책의 목적은 뱅크시의 ‘가면’을 벗기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뱅크시의 팬과 추종자, 심지어 그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과거의 동료들조차도 그의 정체를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을 도우려고 부자에게서 재물을 빼앗(지는 않지만 아무튼 상류층을 조롱하)는 ‘로빈 후드’처럼 묘사된 이 남자의 미스터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은 1990년대 브리스틀 구석에 스프레이를 칠했던 한 무법자가 영국과 미국 경매장의 캐시카우가 된 복잡한 역사를 좇는다. 확실히 뱅크시는 “마지못해, 하지만 가차 없이 예술계에 바짝 끌려온 범법자”이다. 유수 언론에서 수석 기자 및 선임 편집직을 맡았던 저자 윌 엘즈워스-존스는 예리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뱅크시의 삶과 예술을 추적한다. 저자는 2013년에 『뱅크시: 벽 뒤의 남자』를 처음 출간하고 그 이후 조사를 거듭하여 2021년까지의 논쟁점을 추가해 전면개정판으로 이 책을 내놓았다. 그는 뱅크시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창구를 샅샅이 뒤졌다. 첫째로는 브리스틀, 런던, 뉴욕, 베들레헴 등 뱅크시가 지나온 예술적 흔적을 광범위하고도 심도 있게 조사했다. 뱅크시의 모든 커리어가 이 책에 집약적으로 담겨 있다. 둘째로는 뱅크시의 ‘불법’ 전시회를 개최했던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관계자들, 뱅크시의 진품 목록과 그 판매가를 정리한 아카이브, 뱅크시라면 어디든 따라다니는 열성 추종자 등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하거나 조사했다. 그중에는 뱅크시의 인생에서 재정적으로 가장 수익이 좋았던 6년 동안 그의 에이전트이자 매니저였으며 4년 넘게 가까운 동료로 지냈던 스티브 라자리데스도 있고, 뱅크시가 이제 막 그래피티를 시작할 무렵 그를 지켜봤던 ‘원로’ 존 네이션도 있다. ‘뱅크시가 따라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을 만큼 작품 스타일이 비슷한 블레크 르 라의 일화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셋째로는 저자가 ‘디즈멀랜드(뱅크시가 만들어낸 우울한 디즈니랜드)’나 ‘산타 게토(성탄절에 열리는 신성모독적 팝업 스토어)’ 등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낀 뒤 적은 객관적인 체험 수기를 더했다. 넷째로는 뱅크시가 지금까지 각종 신문·잡지·라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비롯해 뱅크시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과 페스트 컨트롤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공식 성명을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뱅크시의 유명한 그림 〈풍선과 소녀〉, 〈몸수색〉, 〈쇼 미 더 모네〉, 〈훌라후프 소녀〉, 〈에취!!〉는 물론, 재치 넘치고 신랄한 뱅크시의 여러 작품과 애니매트로닉스(움직이는 모형)를 생동감 넘치는 도판 약 65점으로 소개한다. 그리고 이 방대한 이야기를 총 14개 장으로 나눴다.

1부 “침투의 기술” ─ 뱅크시가 브리스틀에 남긴 초창기 흔적을 파헤치고, 이후 그가 전 세계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벌인 ‘기행’을 살펴본다. 뱅크시는 테이트 갤러리, 런던 자연사 박물관, 브루클린 미술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 등에 잠입해서 자신의 그림을 몰래 걸어두고 도망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2부 “옛날 옛적엔” ─ 인정받는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뱅크시가 지나온 성장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또한 그가 정체를 숨기기 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만나 인터뷰한다. 사실 뱅크시의 정체는 2008년에 한 매거진에서 폭로된 바 있다. 이때 그의 실명과 아내의 이름, 학창 시절 사진, 심지어는 가정사까지 수면 위로 드러났다. 2부에서 저자는 뱅크시의 정체가 숨겨지고 폭로되는 과정을 좇았다.

3부 “그래피티의 의미” ─ 뱅크시는 어떤 방식으로 이토록 큰 그래피티를 도시의 벽에 몰래 그릴 수 있는 걸까? 3부에서는 그래피티의 기술적인 면을 조사하고, 그중에서 뱅크시의 작업 방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변천사를 살펴본다.

4부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서” ─ 흔히 ‘뱅크시스러운 그래피티’에는 다른 그래피티에선 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서명과 스타일이 있다. 뱅크시의 작품들을 하나씩 뜯어보며 이 특징들을 살펴본다.

5부 “익명의 행복” ─ 뱅크시의 ‘익명성’을 집중 탐구한다. 유명 예술가가 익명으로 남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지, 또 뱅크시가 오래도록 익명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핀다. 아마 가장 궁금한 것은 그가 익명을 유지하는 비법일 것이다. 그가 정체를 숨기는 교묘하고도 영리한 방법을 들여다본다.

6부 “예술가와 기획자” ─ 뱅크시는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거리 예술가들을 위해 ‘판’을 짜는 기획자이기도 하다. 6부에서는 뱅크시가 동료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을 위해 기획했던 이벤트와 쇼 비즈니스를 살펴보고, 여기서 그의 스타성이 어떤 효과를 발휘했는지 알아본다.

7부 “집으로 돌아온 무법자” ─ 세계적 스타가 된 뱅크시는 2009년 돌연 자신의 고향 브리스틀로 돌아와 전시회를 개최했다. 뱅크시의 그림은 여느 미술관에서와 마찬가지로 화이트큐브에 얌전히 걸려 있었다. 브리스틀은 이를 계기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였다. 한 매거진은 뱅크시의 행위를 두고 “어떤 면에서 봐도 변절”이라고 비판했다. 그가 무법자로서의 과거를 버리고 기성 미술계에 합류했다는 의미다. 저자는 뱅크시가 비주류에서 주류로 편입된 결정적인 사건을 되짚고 당시 전시가 열렸던 브리스틀 미술관 관리자를 인터뷰하여 뱅크시 팀이 전시를 얼마나 삼엄하게 준비했는지 알아본다.

8부 “음울한 즐거움” ─ 뱅크시가 어느 퇴락한 휴양지에 만들어낸 디즈멀랜드의 앞과 뒤를 면밀히 추적한다. 디즈멀랜드는 일종의 놀이동산으로, 5주간 개장했으며 하루 입장객은 4,000명에 육박했다. 저자는 디즈멀랜드를 직접 방문하여, 얼굴을 잔뜩 찌푸린 진행요원들과 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뱅크시 팬들의 흥분을 생생하게 담았다. 비록 언론에서는 “실제로 보면 얄팍하고 케케묵었으며, 솔직히 꽤 지루한 곳이다”라며 혹평했지만, 저자는 디즈멀랜드를 메운 뱅크시의 풍자적인 작품들을 체험하고 몸소 즐겼다. “뱅크시의 미술이 그렇게 인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예술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찬가지로 그가 인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예술이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본문에서)

9부 “홀리데이 스냅” ─ 뱅크시는 이스라엘 베들레헴에 ‘월드오프 호텔(월도프 호텔의 패러디)’을 오픈했다. 이 호텔은 이스라엘이 자살 폭탄 테러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세운 분리 장벽 바로 옆에 있다. 저자는 정치적·문화적인 관점에서 월드오프 호텔을 취재하고, 뱅크시가 호텔 내부를 꾸민 방식과 외부에서 호텔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분석한다.

10부 “뱅크시 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뱅크시와 함께 일하는 ‘뱅크시 팀’을 추적한다. 뱅크시 팀은 뱅크시만큼이나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움직인다. 여기서 저자는 뱅크시와 함께 일했거나 지금도 일하고 있는 팀원들의 면면과 그들의 일처리 방식을 살핀다.

11부 “저기요, 벽화 사실 분?” ─ “뱅크시 사냥꾼들은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팬, 두 번째는 딜러, 마지막은 그냥 도둑이다.”(본문에서) 벽화는 사고팔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뱅크시에게 이런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뱅크시가 벽에 그린 그림을 소장하기 위해 전문업자를 불러 벽 자체를 뜯어내고, 건물주와 구매자 간에 심각한 법정 싸움이 벌어지는 일도 다반사다. 저자는 불법이 합법의 영역으로 편입되면서 발생한 갈등 상황을 추적하고, 그 중심에 놓인 뱅크시의 그림을 하나씩 취재했다.

12부 “뱅크시의 비즈니스” ─ 뱅크시의 이름은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다. 여기서 저자는 뱅크시의 인지도가 금전적인 수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살핀다. 또한 뱅크시의 ‘이름값’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경매장의 생태와 연관지어 분석하고, 이제는 백만장자가 된 뱅크시가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는지도 알아본다.

13부 “꼬드기는 손을 물다” ─ 오늘날 뱅크시와 미술시장 간의 관계를 분석한다. 뱅크시는 미술시장을 무너뜨리고자 했지만 실패했고, 오히려 거래 가격을 상승시켰다. 일각에서는 〈풍선과 소녀〉 파쇄 사건이 예술을 비웃고 조롱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일부러 그림의 절반만 파괴해 더욱 화제가 되도록 설계한 노림수라는 해석도 있다. 뱅크시는 정말로 자본주의를 파괴하려는 것일까?

14부 “이론 없는 예술” ─ 뱅크시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훑어본 저자는 이제 뱅크시가 앞으로 걸어가게 될 미래를 조망한다. 뱅크시의 예술은 쉽다.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어도 그의 작품을 보는 순간 무엇을 말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말하자면 그의 작품을 해석하려고 ‘이론’을 가져올 필요도, 만들어낼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뱅크시는 다른 예술가들보다 더욱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제 우리는 뱅크시의 그림을 보며 반전反戰, 평화, 세계 빈곤, 사회 불평등 같은 대의적 이슈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처럼 그의 그림이 경매에서 수백억 원에 거래되는 이상 그는 영원히 '거리의 반항아'로 남을 수 없을 것이다. 뱅크시는 그의 커리어를 결정지을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뱅크시가 익명성을 유지해온 솜씨는 흥미롭다. 설령 그가 스스로 정체를 밝히거나 다른 사실이 폭로되더라도 아마 우리는 계속 궁금해할 것이다. 왜냐하면 궁금한 것은 흥미롭기 때문이다.” _본문에서

벽 뒤의 남자, 뱅크시
그를 가장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방법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보여주는 뱅크시는 가장 모호하면서 동시에 가장 입체적이다. 뱅크시를 찬양하든, 비난하든, 이해하든, 외면하든, 뱅크시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우리는 얼굴 없는 벽 뒤의 남자, 뱅크시의 윤곽을 어렴풋하게 그려볼 수 있다.

뱅크시 ─ “나는 그래피티를 사랑해요. 그래피티라는 말도 좋아요. 어떤 사람들은 그것에 집착하지만 내 생각에는 부질없어요. 모든 그래피티가 놀라워요. (…) 거리에서 작업하기에 너무 복잡하거나 공격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난 평범한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죠. 하지만 그래피티 작업을 그만둔다면 나는 처참할 거예요. 제대로 된 예술가가 아니라 바구니 짜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겠죠.”

학창시절 친구 ─ “매력적인 불한당, 그거야말로 이미지죠. 그는 공립학교를 나왔고 대단히 지적인 사람이에요.”

뱅크시의 전 동업자, 스티브 라자리데스 ─ “나는 우리가 초기에 서로를 도왔다는 점에서 쌍방향 관계였다고 생각해요. 뱅크시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나는 없었겠죠.”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 네이션 ─ “나는 걔가 거기 있었던 걸 기억해요. 그림을 그리던 다른 애들보다 훨씬 어렸는데, 걔들을 따라서 태깅을 하더라고요. 흔히 볼 수 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젊은 친구였어요….”

그래피티 아티스트 텐풋 ─ “뱅크시는 변절했어요, 물 건너 팔려갔죠.”

그래피티 아티스트 블레크 르 라 ─ “이제야 말하는 거지만 그는 내게서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죠. 정말로요! 나에게는 좋은 아이디어가 많지만 이번에는 그가 돈을 내야 해요. 왜냐면 그가 끝내주는 부자라는 걸 다들 알거든.”

그래피티 라이터 레복 ─ “그는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뱅크시의 라이벌, 로보 ─ “그놈은 정말로 건방진 애송이였어요.”

‘도용하는 미디어’ 웹사이트 ─ “이봐, 다들 그 그림에만 관심이 있지. 왜냐면 뱅크시가 그렸으니까. 뭔가 있어 보이는 어쭙잖은 작업을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큰돈을 받고 판 뱅크시니까.”

뱅크시의 동료, 셰퍼드 페어리 ─ “뱅크시는 예술품 판매, 그리고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주 많이 신경 써요. 사람들의 환상이 현실보다 훨씬 더 나은 마케팅 도구라는 것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죠.”

뱅크시 전문 미술상, 아코리스 안디파 ─ “익명이 아니라도 그는 매력적인 존재일 테고 시장 가격도 별로 다르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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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뱅크시는 예술계의 거장 대우를 받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소더비 경매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경매인은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전 세계의 입찰자들을 상대해야 했다. 한 편의 연극 같은 장면이었다. 여러 애로사항이 발생해 긴장감이 맴돌았지만 뱅크시의 〈쇼 미 더 모네〉(2005)는 끄떡없었다. 첫 입찰가는 250만 파운드였으며, 결국 경매인이 말한 이 ‘위대한 영국 수출품’은 750만 파운드(한화 약 122억 2천만 원)에 낙찰되었다. 아직도 뱅크시가 예술계 정상에 올랐다는 데 증거가 필요하다면, 이게 바로 그 증거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에게 했던 조언을 그대로 따랐다. 시장을 뒤집은 것이다.

뱅크시는 하나의 현상이 되어 지금 우리에게 도달했다. 그의 작품이, 더 나아가 그라는 존재가 지니는 의미는 제도와 권위가 쉽게 무너지고 또 그만큼 쉽게 구축되는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즉 뱅크시를 이해하는 과정은 지금의 시대를 진단하는 일과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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