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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생리학

[ 양장 ]
루이 후아르트 저/홍서연 | 페이퍼로드 | 2021년 10월 22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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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10월 22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06g | 127*198*20mm
ISBN13 9791190475853
ISBN10 119047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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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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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고등학교 졸업 이후 파리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가 저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건 세계 최초의 풍자 일간지 『르 샤리바리Le Charivari』의 편집자로 일하면서부터였다. 그는 동시대에 활동한 언론, 문학, 미술계의 여러 유명 인사를 날카로운 지성과 탁월한 유머 감각으로 풍자했지만, 그 어떤 지면에서도 상대를 공격적으로 비난하려 들지 않았다. 이런 그가 1841년, 파리에서 대 성행한 ‘생리학’이라는 기묘한 문학 장... 고등학교 졸업 이후 파리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가 저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건 세계 최초의 풍자 일간지 『르 샤리바리Le Charivari』의 편집자로 일하면서부터였다. 그는 동시대에 활동한 언론, 문학, 미술계의 여러 유명 인사를 날카로운 지성과 탁월한 유머 감각으로 풍자했지만, 그 어떤 지면에서도 상대를 공격적으로 비난하려 들지 않았다. 이런 그가 1841년, 파리에서 대 성행한 ‘생리학’이라는 기묘한 문학 장르를 연이어 출간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가 생리학 시리즈로 성공을 거둔 건 일간지에서 작업한 전설적인 판화가 그랑빌과 탁월한 풍자화가 도미에 같은 작가와의 협업 덕분이었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연극감독으로도 활동한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늘 정직하고 신중한 사람으로 여겨졌으며 그 이면에는 시대와 사람을 읽어내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겸비했었다고 한다.
이 책, 『의사생리학』은 새로이 등장한 의사라는 엘리트층의 부상을 면밀히 터치하고, 그 이면을 들추었을 때 나타나는 참담한 실상을 가감 없이 폭로한다. 오늘날 독자들은 다소 거친 듯한 이 시사만평을 200년 전 고리짝 장르로 취급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달리 그에 걸맞은 윤리의식을 갖추지 못한 어두운 현실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음식 문화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대학에서 문명사와 문화인류학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브리야 사바랭 『미식 예찬』과 뮈리엘 바르베리 『맛』이 있고, 저서로는 『한산 소곡주 아산 연엽주』가 있다. 프랑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음식 문화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대학에서 문명사와 문화인류학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브리야 사바랭 『미식 예찬』과 뮈리엘 바르베리 『맛』이 있고, 저서로는 『한산 소곡주 아산 연엽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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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04

출판사 리뷰

혁명의 국가도 넘어서지 못한 그들만의 카르텔
“그들은 자신들의 배부른 파업을
마치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로 여겼다”


19세기 프랑스에는 소수의 엘리트 의사와 다수의 엉터리 의사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프랑스 혁명기 동안 단두대에서는 무수한 생명이 사라져갔고, 이 죽음을 발판 삼아 수많은 시체를 단기간에 해부하며 소위 의학의 발전과 엘리트 의사의 등장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들 엘리트 의사가 손끝을 향한 곳은 절대 다수의 만인이 아니라 귀족과 성직자 등 극소수 특권층의 거처였다. 거의 전 국민은 발전한 선진 의료가 아닌 돌팔이 의료의 희생양이었다. 이 희생양 사이를, 환자를 ‘고객’이라 부르는 협잡꾼과 허위 진단서로 푼돈을 그러모으는 사기꾼들이 고객, 그러니까 희생양을 찾아 마치 산보자처럼 배회하는 곳이 후아르트가 바라본 당시 프랑스 사회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네 발 달린 동물보다 흉폭한 이 두 발 달린 야수”들의 공격은 계층을 가리지 않고 꾸준했다. 오랜 악습이었던 ‘유사 치료법’의 희생자는 나폴레옹 전쟁 때의 전사자 수를 크게 웃돌았다. 거머리 치료, 사혈 요법, 수(水)치료, 자기치료, 온천 요법, 최면 치료 등 중세기적 치료법이 소위 ‘발달한 의학 이론’을 무기 삼아 환자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그런데 사실 처방의 근거는 의학이 아니라 의사였고, 이 자칭 무소불위의 의사들은 치료는 물론 발병과 완치의 판단 역시 의학에 기대지 않았다. 근거 없는 처방, 엉터리 수술이 소위 ‘고명한’(그것도 자기들끼리 생각하기에 고명한) 의사의 이름으로 환자들 위에 덮어씌워졌다.

그 결과는 약제사, 언론, 그리고 각종 의사 카르텔이 합작한 노골적이거나 혹은 암시적인 바가지 청구서의 향연으로 마무리된다. 19세기의 프랑스에서, 청구서의 액수는 의사의 권위로 결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청구서의 액수가 의사의 권위를 결정했다. 진단은 무책임했고, 처방 또한 제멋대로였다. 짐마차는 엉터리 처방약을 싣고 프랑스 전역을 순회했고, 거기에는 엉터리 처방전의 권위를 보증해줄 의사 한 명이 늘 따라붙었다. 이런 상황에서 1789년 대혁명, 1848년 2월혁명 등 여러 차례 혁명을 일으킨 프랑스 시민들이 왜 ‘혹성탈출’에서처럼 의사에 저항하는 제4의 혁명 깃발을 내걸지 않았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나폴레옹 제국 시대 이후 의사들은 귀신같이 빠른 ‘시류 편승 감각’으로 환자들을 야금야금 끌어모았다. 지하철을 도배하고 있는 한국의 병원 광고 못지않게 19세기 의사들도 환자들을 유혹하는 능란한 마케팅 수법을 총동원했다. 돈을 받고 위장으로 신문에 의사에 대한 감사 편지를 기고하게 하는 등 요란한 광고전을 펼쳤다. 무료진료를 해준 뒤, 자신이 지정한 약국과의 이면거래로 폭리를 취하는 수법은 현대의 마케팅전문가가 봐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원한다면 죽을 자유가 있다”
19세기 프랑스 의사들은
악명 높은 투기사업자이자, 돈을 긁어모으는 금융업자였다.


책에 따르면 한 의사는 자신과 뒷거래를 하는 약사를 찾지 않은 환자에게는 “원한다면 죽을 자유가 있다”는 폭언을 서슴지 않는다. 『의사생리학』 저자가 군의관에 대한 형편없는 처우를 개탄하며 서로 자신의 팔 다리를 먼저 잘라달라고 외치는 야전병원의 아비규환을 묘사할 때, 그리고 매년 300명의 징집 대상자 중 신체장애를 호소하며 징집을 기피하고자 하는 젊은이가 대략 300명에 달한다고 하는 대목을 맞닥뜨릴 때, 우리는 나폴레옹 시대를 거친 프랑스인들의 트라우마를 읽어낼 것이다.

의사라는 권위를 내세워 병실에 두터운 장막을 쳤던 19세기 의료계는 일반 환자들에게 난시청의 영역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당시 프랑스 사회 전반을 흠뻑 적시고 있었던 자유주의의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의사로 대표되는 새로운 엘리트층의 부상을 면밀한 터치로 스케치하고, 그 이면을 들추었을 때 나타나는 참담한 실상을 폭로한다. 책은 의학계 이면에 무지했던 대중들의 갈증을 샘물처럼 풀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으리라. 의사들이야말로 최악의 환자들’이라는 말이 있다. 과연 의사들의 병명은 무엇일까. 『의사생리학』 저자가 내린 진단은 이렇다. 19세기 프랑스 의사들은 악명 높은 투기사업자이자, 돈을 긁어모으는 금융업자였다.

저자는 “호랑이나 하이에나도 의사라 불리는 두 발 달린 검은 동물에 비하면 순한 양일 뿐”이라며 환자의 등뼈까지 빼먹는 의사들의 위압적 행태를 맹수에 비유했다. 요통, 고열, 류머티즘 등 갖가지 병을 몽땅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의사가 제일 좋아하는 먹잇감이다. 자본의 노예가 된 의사들을 묘사할 때 저자의 풍자는 더없이 예리해지고, 그의 반어법은 더욱 신랄해진다. 이 거침없는 풍자와 비판은 사실 ‘의사라는 종에서 교훈적인 면을 찾아보겠다’는 너스레 섞인 포부로 시작한다.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다음과 같은 결론 말고는 찾을 수 없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시대 모든 의료 사기꾼들의 행위에는 일말의 교훈도 없다!”

“인간군상의 추악한 면면을
과학의 시선으로 해부하다”
시대의 대문호들이 때론 익명으로, 때론 실명으로 써나간 풍자 문학의 걸작선


저자는 세계 최초로 삽화가 들어간 신문 [르 샤리바리]에서 맹활약한 작가다. 치밀한 내러티브와 압도적 풍자로 당대 의료계 이면을 뒤집고 패러디하면서 의사들의 자아도취와 무능, 의사와 한통속 약사의 겹줄 공생 행태 등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1840년대 프랑스에서 유행한 생리학은 기존의 관념과 학문이 더는 인간 사회를 쪼개고 해석할 수 없을 때, 마치 동물이나 식물 생리를 연구하듯 인간 혹은 인간 유형을 치밀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하겠다는 야심만만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저널리스트, 문인, 작가들을 중심으로 이 시기를 풍미한 ‘생리학’ 시리즈들은 1810년대부터 프랑스에서 유행한 풍속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프랑스 혁명 이후 나타난 새로운 사회 현상들에 주목하고 있다. 페이퍼로드는 올해 1월 『기자생리학』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공무원생리학』, 『부르주아 생리학』, 『의사생리학』 등 생리학 총서를 차례로 출간하고 있다. 처절한 기자정신으로 자신마저 해체한 대문호 발자크의 풍자와 독설이 빛나는 『기자생리학』을 비롯한 4권의 생리학 시리즈는 마치 ‘유럽풍자백과사전’처럼 팔딱거리는 당대 엘리트 내면의 욕구, 촘촘하고 생생한 미시사, 시대의 본질을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펼쳐놓는다.

생리학은 주로 새로운 직업군과 새로운 사회 계층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풍자적인 논평을 펼치는데, 『의사생리학』의 저자 루이 후아르트는 그중에서도 특히 신랄한 입담으로 유명하다. 그는 의사와 약사 사회 구석구석을 무대에 올리듯 조명하며 첨예하게 조롱한다. 이 책은 중압감이 느껴지는 르포르타주로 접근하기보다 즉각적이고 재기 넘치는 시사만평처럼 의사들의 타락상을 까발리듯 펼쳤다.

엘리트 의식, 능력주의, 기득권에 대한 집착과 사회에 대한 무지 내지는 무관심, 상업주의…. 19세기에 비해 장비나, 이론, 의료기술이 급격하게 진보한 오늘날에도 의사들의 실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전문 지식이나 의학 기술이 아닌, 의사라는 직종의 생리를 다룬단 점에서 새로운 통찰을 준다. 의사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내용이라 앞뒤가 꽉 막힌 한국의 일부 의사들은 몹시 불쾌하시겠다. - 강신익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인문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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