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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쓰고도 단 술,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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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쓰고도 단 술, 소주

남원상 | 서해문집 | 2021년 10월 05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480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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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쓰고도 단 술, 소주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98g | 128*188*30mm
ISBN13 9791190893947
ISBN10 119089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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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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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소주를 처음 만난 건 대학에 들어가던 해였다. 술에 관련된 책은 술을 너무 사랑하거나 술을 너무 잘 마시는 사람들이 쓰게 마련이던데, 둘 다 아니다. 다만 많이 마시기는 했다. 선배가 따라주고 상사가 따라주니 어쩔 수 없이 마시기도 했고, 친구들을 만나 신나게 마시기도 했다. 하필 첫 밥벌이도 신문기자, 술 많이 마시는 일이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이부었다. 그러다 탈이 나 이제는 쓰고도 단 그 오묘한 맛을 혀... 소주를 처음 만난 건 대학에 들어가던 해였다. 술에 관련된 책은 술을 너무 사랑하거나 술을 너무 잘 마시는 사람들이 쓰게 마련이던데, 둘 다 아니다. 다만 많이 마시기는 했다. 선배가 따라주고 상사가 따라주니 어쩔 수 없이 마시기도 했고, 친구들을 만나 신나게 마시기도 했다. 하필 첫 밥벌이도 신문기자, 술 많이 마시는 일이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이부었다. 그러다 탈이 나 이제는 쓰고도 단 그 오묘한 맛을 혀가 잊지 않을 만큼만 깨작깨작 마신다. 주당이 되긴 글렀지만 여전히 안주는 좋아한다. 신문사를 나온 뒤 기업 홍보팀 에디터를 거쳐 지금은 UCI코리아 소장으로서 아예 그 좋아하는 먹을 것 이야기로 연구도 하고 책도 쓰는 중이다.
《프라하의 도쿄 바나나》, 《레트로 오키나와》,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에 이어 네 번째 책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쓰고도 단 술, 소주》를 내놓는다. 뭐, 넓게 보면 소주도 먹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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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38

출판사 리뷰

우리가 소주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들, 소주가 우리에 대해 말해주는 것들

“최애가 어디서 태어나 무슨 일을 해왔고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내 최애가 소주일 뿐…! 종종 쓰고 가끔 역하고 어쩌다 한 번 달지만, 우리 소주도 다 사정이 있었다고요. 소주의 역사를 알고 마시면 소주가 더 맛있…어지진 않으나 안주로 늘어놓을 만한 이야깃거리만큼은 생긴다. 기념으로 오늘 소주다.”
김혜경·《아무튼, 술집》 저자

“소주가 한반도에 등장한 이후 어떤 풍파를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는지, 그 스펙타클한 소주 연대기를 해박하고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책. 평소 당신이 소주를 즐겨 마시든 그렇지 않든,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쏘주’ 한 잔 생각이 날 것이고 노래도 흥얼거리게 될 것이다. ‘야야야 차차차~ 소주 한 잔은 파라다이스~ 가난한 사람들의 보너스~♪’”
미깡·《술꾼도시처녀들》《해장음식》 저자

9억 1700만 리터.
2019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소비된 소주의 양이다. 이를 대강 0.4리터(소주 한 병이 360밀리리터니까)로 나누면 22억 925만 병. 반올림하면서 사라진 40밀리리터를 셈에 넣으면 25억 병쯤은 나온다. 이 25억 병을 다시 5000만으로 나누면 50병. 미성년자 인구수는 일단 제쳐놓았는데도 한국인 한 명이 1년에 비우는 소주가 못해도 50병은 된다는 이야기다. (소주는커녕 맥주도 못 드신다고요? 술을 끊으셨다고요? 그렇다면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100병을 비워 평균치를 맞추고 있을 테니 걱정 마세요)

사실 놀랄 만한 수치는 아니다. 우리가 소주에 대해 갖는 특별한 애정을 떠올려본다면 그렇다. 내로라하는 주당들은 말할 것도 없고(술에 관한 에세이들을 펼쳐보라, 그들은 언제 어디서건 연간 소주 소비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부장님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누구든 ‘술 한잔할까?’를 묻는 똑같은 손짓은 분명 폭이 좁고 길이는 긴 맥주잔이 아니라 짜리몽땅한 소주잔을 쥔 자의 그것이다.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누군가가 어깨를 툭 치며 “술 한잔해야지” 말한다면 그날 마시게 되는 것은 십중팔구 맥주도, 막걸리도, 위스키도 아닌 소주다.

재밌는 미스터리다. 가장 잘 팔리는 술,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술은 정작 소주가 아닌 맥주인데도(2019년 기준 연간 맥주 소비량은 17억 리터다) 사람들은 왜 ‘술’ 하면 소주부터 떠올리는 걸까? 물론 술을 마시자는 말이 꼭 소주를 마시자는 뜻은 아니지만, 앞서 든 예시로도 알 수 있듯이 일상적인 언어 사용에서 술은 자주 소주를 가리키곤 한다.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라는 물음에 “한두 병”이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 우리는 생략된 단어가 소주이지 맥주가 아님을 안다(주량이 맥주 한두 병일 때 우리는 보통 이렇게 말한다. “술 잘 못해요”). 처음 만난 사이에 “맥주 한잔할까요?”는 커피 한잔만큼이나 가볍게 던질 수 있는 제안이지만 “소주 한잔할까요?”는 좀 난감하다. 사실 주당들은 맥주를 술로 쳐주지도 않는다.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만들었다면 이들은 맥주를 음료수요, 애피타이저로 만들어버린다.

요컨대 소주는 소비량과 무관하게 술의 대명사로 각인되어 있으며, 그 쓰고도 단맛과 코를 찌르는 알코올 냄새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이 무색투명한 술을 편의점 앞에 펼쳐진 플라스틱 테이블에서 새우깡을 안주 삼아 마셨을 수도 있고, 고깃집에서 숯불 위에 놓인 삼겹살이 얼른 익기를 기다리며 마셨을 수도 있고, 24시간 영업하는 설렁탕 집에서 아침부터 반주를 했을 수도 있고, 바닷가에서 회 한 접시를 놓고 해 뜰 때까지 마셨을 수도 있다. 기쁜 날엔 기뻐서, 슬픈 날엔 슬퍼서, 맑은 날엔 날이 맑아서, 비 내리는 날엔 비가 내려서, 날마다 생겨나는 갖가지 이유를 붙여다가 ‘한 잔만’ 마시기 시작한 것이 ‘한 병만’이 되고, ‘한 병만이라는 건 사실 각 한 병만이었어’가 되고, 결국에는 초록색 소주병 초원이 펼쳐질 때까지 마시다 보면 세상만사가 잊히고 근심이 잊히고 시름이 잊힌다. 문제는 다른 많은 것도 함께 잊히면서 새로운 흑역사를 써내려가기 십상이라는 거지만.

그런데, 25억 병의 소주가 저마다 다른 흑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을 목도하는 동안 혹시 소주의 흑역사가 궁금했던 사람은 없을까? 편의점에서나 술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초록색 병을 집어 들면서 왜 소주병은 하나같이 초록색인지, 이 초록색 병에 담긴 소주가 화요나 문배주, 일품진로 같은 소주랑은 뭐가 다른지, 한때 40도를 넘나들었던 소주가 어쩌다 16.5도까지 내려오게 됐는지, 옛날에 소주 안주로 즐겨 먹었다던 참새구이가 왜 이제는 찾아보기조차 힘들어졌는지, 또 삼겹살은 어쩌다 대표적인 소주 안주가 됐는지, 소주에 맥주를 섞어 먹게 된 건 언제부터인지, 왜 하고많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기만 하면 천막을 걷고 들어가 “여기 소주 한 병이요”를 외치는지, 뭐 이런 것들이 궁금했던 적은 없을까?

나는 취해서 볼 꼴 못 볼 꼴 다 보이는 동안 상대방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았다면 죄 없는 이불이라도 차고 싶게 마련인데, 우리는 틈만 나면 소주병을 붙들고 실연이든 실직이든 온갖 고민에서부터 인생사 희로애락을 속속들이 털어놓았으니 말이다. 이 책은 바로 우리가 듣지 못했던 소주의 흑역사에서부터 살아온 인생까지 소주의 역사에 대한 추적 리포트다. 소주 됫병에 취해 인생사를 미주알고주알 털어놓고 나면 괜스레 친해진 것 같고 애정이 샘솟듯이, 소주를 사랑하는 당신,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장 집 앞 슈퍼에 가 소주 한 병(만이 아닐 수도 있지만)을 사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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