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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따스한 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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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따스한 유령들

김선우 | 창비 | 2021년 08월 05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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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82g | 126*200*8mm
ISBN13 9788936424619
ISBN10 893642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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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70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6년 『창작과비평』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캔들 플라워』, 『물의 연인들』,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 청소년소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청소년시집... 1970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6년 『창작과비평』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녹턴』,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캔들 플라워』, 『물의 연인들』, 『발원: 요석 그리고 원효』, 청소년소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청소년시집 『댄스, 푸른푸른』, 『아무것도 안 하는 날』, 산문집 『물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부상당한 천사에게』, 『사랑, 어쩌면 그게 전부』 등을 펴냈고, 그외 다수의 시해설서가 있다. 현대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고정희상, 발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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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그러니까 사랑은, 꽃피는 얼룩이라고」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인간이 만든 세상의 참혹함.

그럼에도 존재하는
어떤 아름다움들.

고통에 연대하는 간곡한 마음들.

작고 여리고 홀연한 그 아름다움들에 기대어
오늘이 탄생하고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고맙습니다. 세상의 무수한 스승들이여.

(…)

요즘 저는 연약한 존재가 이미 가진 개별적 온전함을 자주 생각합니다.
그럴 때마다 물방울들, 혹은
빛방울들의 코뮌이 떠올라 저를 미소 짓게 합니다.
자그마한 존재들이 만드는 저마다의 동심원들, 파동과 겹침과 드넓고 따스한 연대, 그 모든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심장으로 옮겨놓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당신,
부디 평강하시길.

2021년 여름 강원도에서
김선우


김선우의 시는 따뜻하다.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북돋는 사랑의 온기가 흐른다. 시인은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사랑할 수 있는 “영혼의 강인함”(「무신론자의 기도」)을 간구하며 참혹한 세상에서 그들을 위해 울어주고 시를 쓴다. 시인은 머뭇거림 없이 즐거이 수평적 연대의 삶을 지향하면서 뭇 생명과 공존하는 삶의 길로 나아간다. “우리 모두 시인인 세상”(「시인과의 대화」), 새로운 세계로의 전환을 기원하는 이 자리에서 시인은 “모두가 떠난 뒤에도 떠날 수 없어/남은 야윈 울음 곁에서/마지막으로 함께 울어주는 사람”(「다시 광장에서는」)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생태계를 되살리려는 마음이 절실히 녹아든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공멸’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현세계를 바꾸려는 열망을 드러낸다. 전염병과 기후위기로 인해 불타는 지구의 처절한 모습을 적실하게 그려낸 연작시 「마스크에 쓴 시」는 전지구적 위기의 팬데믹 시대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이 돌올하다. 시인은 지금 여기서 자본의 무한질주를 멈추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혹독한 전염병의 시대”가 “곧 다시 온다”(「마스크에 쓴 시 7」)고 경고한다. “이대로라면 백년 안에/인류는 끝날” 것이고 “이대로는 공멸”(「지구주민평의회가 만들어진다면」)이라는 시인의 예견이 서늘하게 와 닿는다. 시인은 “다른 존재들을 멸종시키면서 스스로 멸종위기종이 되어가는 우리”(「마스크에 쓴 시 12」)의 현실을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어떤 일을 더 하거나 덜 하며 살아야 할지”(「사랑하여 쓰게 된 가계부」) 고민하면서, 자본에 물든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병든 세계를 정화하고자 한다.

1996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지 25년, 시력 사반세기에 이르는 동안 시인은 ‘일상의 혁명’을 실천하는 문학인으로서 촛불 집회, 용산 참사, 희망버스, 강정마을, 세월호 등 시대의 아픔에 적극 동참해왔다. 시인은 이제 “인간이 만든 세상의 참혹함” 속에서도 활짝 꽃 피는 “작고 여리고 홀연한 아름다움들”과 “고통에 연대하는 간곡한 마음들”(시인의 말)을 고스란히 심장으로 옮겨놓는다. 전작 시집에서 “모든 시는 진혼가이자 사랑의 노래”라고 말했던 시인은 이제 “시로 눈물과 기쁨과 위로와 아름다움이 되는 자리를 돌보는 일은 시인의 소중한 책무”라고 이야기한다. 고통과 절망과 분노가 쌓여가는 비참한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 있는 동안 쓰는 일을 계속할 뿐”(「하나의 환상처럼 quasi una fantasia」)인 시인의 ‘무한한 혁명’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계속될 것이다.


김선우 시인과의 짧은 인터뷰
- 『녹턴』 이후 5년 만의 신작 시집입니다. 여섯번째 시집의 출간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각별합니다. 등단 25년이 되었고, 오십세가 넘었고, 별안간 아파졌고, ‘나이 들어 아프면 고향을 찾아 치유해야 한다’는 속설처럼 고향에 와서 1년간 요양을 했고,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시집 원고를 마무리했습니다. 대관령, 바다, 남대천을 곁에 두고 1년을 지내면서 왜 선인들이 아프면 고향에 가라고 했는지 알겠더군요. 내 몸이 비롯된 곳의 기운에 나를 맡기는 과정이 내 몸의 치유에 필요했구나 싶습니다. 열아홉살에 고향을 떠나 독립한 이후 30년이 지나 처음으로 고향에서 ‘시인의 말’을 썼네요. 강렬한 리셋의 느낌 같은 게 있습니다.

- 이번 시집에 실린 연작 ‘마스크에 쓴 시’를 통해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의 사유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간 어떤 시간을 보내셨을지요.
실은 시집 출간 일정이 작년 여름으로 잡혀 있었어요. 팬데믹이 시작되었고,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으로 이 불길한 전염병 시대를 어떻든 시로 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팬데믹 시대의 사랑’이라는 가제를 달고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분량이 좀 되는 서사시가 되겠구나, 싶은 느낌으로 시작했습니다. 새로 쓴 시를 포함시켜서 시집을 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 있었고요. 전세계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시인의 몸을 유지하는 동안 점점 입맛을 잃어갔어요. 숙면을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요. 사실 이런 경험이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그냥 한동안 힘들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4대강 공사를 시작하던 봄에도, 세월호 참사가 있던 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으니까요. 입맛이 없어지고 뭘 먹을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몸무게가 7~8킬로그램 정도 빠졌다가 두어달에 걸쳐 회복한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러다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외신을 통해 봤어요. 세풀베다는 동시대 해외작가 중에 아룬다티 로이와 함께 제가 특별히 응원을 보내온 작가입니다. 단지 좋아하는 작가를 잃었다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인류 앞에 닥친 이 팬데믹 상황이 결국 어떤 지구적 파국 앞에서 멈출 것인가에 대한 기시감을 그의 죽음을 통해서 전달받은 느낌 같은 게 있었어요. 그때부터 상황이 급격히 안 좋아졌습니다. 물을 먹어도 체하는 상태가 되어버리더군요. 결국 대학병원에 입원해 열흘간 수액을 맞으면서 각종 검사를 해야 했어요. 아이러니한 건, 경미한 위염과 식도염을 제외하곤 모든 장기들에 기능적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나는 말할 수 없이 괴로운 상태로 퇴원을 했고, 퇴원 후 몸무게가 더 빠져서 원래 몸무게에서 10킬로그램쯤 빠진 채로 고향 식구들 곁으로 온 거죠. 병리학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몸에서 원기가 소진된 상태, 내 몸의 생체에너지가 15퍼센트 정도 남은 것 같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생체에너지를 80퍼센트 정도로 끌어올리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

올해 봄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기력이 회복되었을 때부터 ‘팬데믹 시대의 사랑’을 다시 작업했는데, 긴 분량의 서사시보다는 쪼개어 연작시로 가는 게 낫겠다고 최종 판단을 했습니다. 제목을 ‘마스크에 쓴 시’로 바꾸고 한 부 전체를 연작으로 배치하고 나니 기존에 써두었던 원고 중에 빼놓은 시들도 꽤 됩니다. 시집 전체의 흐름에서 부가적인 느낌이 조금이라도 드는 시들은 다 빼두었어요. 다음 시집에 실리거나 아니면 그냥 서랍 속에서 묵히게 될 수도 있는 시들이지요. 지난 1년간 배운 게 많습니다. 무엇보다 큰 공부는, ‘나는 삶을 사랑한다’와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두 문장이 어떤 괴리나 모순됨 없이 공존 가능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경험했다는 것. 40대까지는 사회적 스트레스가 몸에 미치는 악영향을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었으나 50대부터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지금은 1년 전 몸무게를 회복한 상태이고 매일 두시간씩 걷고 있습니다.

- ‘시인의 말’ 중 “인간이 만든 세상의 참혹함. 그럼에도 존재하는 어떤 아름다움들”이라는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집의 제목인 ‘내 따스한 유령들’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문장인 듯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시집을 엮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나 특징은 무엇인가요?
흔히 시인을 일컬어 ‘잠수함 속의 토끼’에 비유하지요. 고전적인 비유이지만 시인으로 사는 삶은 이 운명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않아요. 말 그대로입니다. 인간이 만든 세상은 참혹해요. 이백여년간 지속해온 자본주의 질서가 다다른 세상의 실상을 보세요. 지구적 파국이 목전입니다. 5년 전 시집 『녹턴』이 나온 이후 강연을 할 때면, 이대로라면 인류가 100년 후를 기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어요. 불과 5년 사이에 상황은 더 나빠졌어요. 이제 저는 ‘이대로라면 인류가 50년 후를 기약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 있습니다. 잠수함 속의 토끼로서 말이지요.

이 총체적인 참혹함 속에서도 여전히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고, 우리는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를 살게 하는 힘, 그것은 무슨 거대한 정치 경제적 야망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오늘 내 곁의 다정한 한 사람, 한마디 말, 따스한 손길, 세상이 이토록 엉망이어도 여전히 뭇 생명에 대한 경외를 지닌 사람들의 겸손함, 사랑의 마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고통에 공명하고 연대하려는 작은 사람들의 간절함, 이런 아름다움들이 세상을 지키는 진짜 힘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 주변 도처에 존재하는 따스한 유령들을 좀더 가까이 불러오고 싶었어요.

- 이번 시집에서 특별히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와 이유를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마스크에 쓴 시’ 연작은 ‘내가 이 시들을 결국 살아냈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 애착할 수밖에 없고요. 실은, 시집이 이제 막 출간된 입장에선 시집 속의 모든 시를 애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탯줄이 덜 끊어진 상태거든요.

- 차기작 등 앞으로의 활동 방향이나 삶의 계획 등이 궁금합니다.
작년 1월에 마쳐놓은 소설이 있습니다. 원고지 1200매 정도 분량으로 일단 초고를 마치고 이후에 시집 원고 작업을 하다가 아프기 시작해서 그 원고를 전혀 손대지 못했어요. 이제 시집을 마쳤으니 그 소설의 퇴고를 천천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아직 기력이 완전히 돌아온 게 아니어서, 가을쯤엔 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을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요.

추천평

살아오면서 가장 슬펐던 날. 시인의 전화를 받았다. ‘준아, 무슨 일 있지’ 하고 시작되는 안부. 나는 시인에게 큰일이 생겼다고만 말했고 시인은 나의 큰일을 모르는 듯 혹은 다 알고 있는 듯 그 일을 잘 마무리하라고 했다. 그토록 슬픈 날에도 통화의 말미에서 나는 작게 웃었는데 내 웃음을 듣고 시인도 웃었다. 생각해보니 시인은 내가 만난 이들 중에서 웃음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시인은 정말 깔깔 웃는다. 사실 시인의 작품은 나에게 경전 같은 것이었다. 그런 시들이 없었다면 나는 시 읽는 사람이 되지 못했을 것이고 시를 읽지 못하니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마 내 혀는 입속에, 내 몸속에 갇혔을 테고 시 아래에서 잠드는 날도 없었을 것이다. 『내 따스한 유령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시인의 시를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 읽을 뿐이다. ‘너 무슨 일 있지’ 하고 안부를 물어주는 시. ‘나도 무슨 일 있어 그런데 이제 괜찮아’ 하고 말해 오는 마음. 그리고 이 끝에서 들려오는 깔깔.
- 박준 (시인)

올해의 책 추천평 (1개)

매년 진행되는 올해의 책 선정 행사에서 고객님들이 직접 작성해주신 추천평입니다.
2021
따뜻한 말! 겨울과 어울림
dlg***** | 20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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