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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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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제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 양장 ]
현호정 | 사계절 | 2021년 07월 15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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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54g | 123*195*15mm
ISBN13 9791160947427
ISBN10 1160947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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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D 한마디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일 수 있다] 스무 살 전에 죽음을 맞이한다는 예언을 들은 열아홉 수정. 곧바로 죽음을 거스르기 위해 남동쪽으로 향하는 한 소녀의 투쟁기는 예상외로 결연하고 천연덕스럽게 환상적이다. 우리를 꺾고, 틀에 가두고, 죽이려 드는 사회에 “싫다면요?”라고 호기롭게 외치는 소설. 제1회 박지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MD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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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1명)

1993년 경기도에서 맏딸로 태어났다. 거북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보이고 들리는 것들을 쓴다. 「단명소녀 투쟁기」로 1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했고, 첫 책 『단명소녀 투쟁기』로 출간했다. 희곡 「그리고 거북이는 고개를 끄덕였다」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주최 ‘봄짓 새로운 작가상’을 받았다. 1993년 경기도에서 맏딸로 태어났다. 거북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보이고 들리는 것들을 쓴다. 「단명소녀 투쟁기」로 1회 박지리문학상을 수상했고, 첫 책 『단명소녀 투쟁기』로 출간했다. 희곡 「그리고 거북이는 고개를 끄덕였다」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주최 ‘봄짓 새로운 작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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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125, 「오늘이라는 이름의 개」

출판사 리뷰

〔전투적인 상상력과 혁명적인 전개\비등점 직전까지 다다른 달리는
에너지\첫 장을 읽기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소설〕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 작품 『단명소녀 투쟁기』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글쓰기로 인간 본질과 우리 사회를 깊이 천착해 한국 문단에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박지리 작가의 뜻을 잇고, 한국 문학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작가를 발굴하고자 2020년에 사계절출판사에서 시작한 ‘박지리문학상’의 1회 수상작 『단명소녀 투쟁기』가 출간되었다.
박지리 작가는 2010년 『합체』로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맨홀』『양춘단 대학 탐방기』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번외』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세븐틴 세븐틴』(공저) 일곱 작품을 출간했고, 2016년 31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1회 박지리문학상은 구병모·이기호·정소현 소설가가 심사를 맡았고, 총 215편의 응모작 가운데 현호정 작가의 「단명소녀 투쟁기」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몽환과 비현실의 세계에 단도직입으로 다가서는 천연덕스러움이 돋보”인 작품(구병모), “비등점 직전까지 다다른 달리는 에너지. 그 에너지가 이 소설을 당선작으로 만들었다”(이기호), “첫 장을 읽기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소설”(정소현)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윤경희 문학평론가의 작품 해설까지 더해져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한, 낯설고도 새로운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설화를 뒤집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연명담을 만들어내다

『단명소녀 투쟁기』는 수명을 관장하는 노인들에게 자기 명을 늘려달라고 비는 연명담 ‘북두칠성과 단명소년’ 설화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다. 신에게 바치는 공물, 치성의 대가로 목숨을 연장하는 기존의 연명담은 가부장제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남자아이들의 이야기였다. 반대로 우리는 여자아이들의 연명담을 거의 알지 못한다. 현호정 작가가 새로 쓴 연명담의 단명소녀는 신에게 의탁해 목숨을 이어가려 한다기보다는 저승 신과 정면으로 맞서 죽음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탐색하고 사회적 삶의 조건들을 찾아가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다.
모의고사 성적표를 들고 입시전문 점쟁이로 소문난 반신 북두를 찾아간 수정은 들어갈 대학 대신 난데없이 죽음을 선고받는다. “야, 넌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는 예언에 자칫 절망할 법도 하건만 수정은 “싫다면요?”라는 짧은 말로 되받아치고, “삶을 이어 나간다는 뿌듯함으로 조금 벅차오르기까지 한” 마음으로 모험을 떠난다.
윤경희 평론가는 열아홉 살을 “번데기에서 나비로의 변태처럼, 전적으로 다른 생애 주기로 이행하기 위한 최후의 관문이자, 새 삶을 예비하기 직전에 결연한 작별 의식을 치러야 하는 나이”(140쪽)로 정의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곧 대학 진학 여부, 대학 서열에 따라 연명자 또는 단명자 취급을 받거나 취업 성공과 실패에 따라서,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의해, 경제적 부의 차이에 따라 계속해서 연명이냐 단명이냐의 운명에 묶일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슬프게도 이런 비참한 세계에서 열아홉 살은 “대학 입시 결과에 따라 정상성 세계의 진입자 아니면 낙오자”(141쪽)로 분류되어, 기성세대가 관장하는 한국 사회의 질서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그 전에 죽음에 따라잡힐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허망하지 않을까.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걷다가 죽었다는 게, 수정을 아는 누군가에게 어떤 상징처럼 느껴지지는 않을까. 수정은 언제나 그런 아이였다고 기억하게 만들지 않을까. (11쪽)

수정의 여행은 G시의 전철역이라는 현실의 지물에서 출발한다. 이른 새벽 술에 취한 남자가 위협하듯 다가와 수정이 은주가 준 백설기는 결국 먹어보지도 못한 채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때 갑자기 사자 개가 나타난다. 현실계가 아닌 이계로 이동하는 사자 개의 등에 올라탄 수정은 “적어도 오늘은” 죽지 않을 것을 직감하고 기꺼이 여행에 나선다. 그리고 “검은 산들이 어깨를 맞대며 커다란 초승달처럼 주위를 감싼 분지”에 도착해 개와 함께 백설기를 먹다 개의 이름이 ‘내일’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안’을 만난다. 이안은 수정처럼 열아홉 살이고 수정과 반대로 죽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둘은 “새끼손톱만 한 산딸기가 열린 덤불” 곁의 집 한 채를 발견하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하룻밤을 안전하게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그날 밤 배고픈 일곱 아이, 일곱 노인이 차례로 찾아오고 수정은 갖고 있던 백설기를 나눠주고 몇 개 남지 않은 떡으로는 죽을 끓여 나눠먹는다.

어젯밤의 죽은 나누고 나눠도, 먹고 먹어도 줄어들지 않았다. 죽이란 본디 그런 음식이기도 하거니와 백설기로 끓인 쌀죽은 늪처럼 차져 숟가락이 뜨고 나간 자리를 스스로 끈끈하게 채워 올리는 듯 보였다. (44쪽)

윤경희는 미성년 여성 수정과 성별이 지정되지 않은 이안이 각자 삶과 죽음을 찾아 나선 모험에 동행하고, 은주에게 받은 백설기 백 조각을 “동세대 미성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여행 도중 만나는 존재들과 “차별 없이 나누는” “평등한 공동체의 윤리적이고도 감성적인 생존 방책”을 이 소설의 새로운 성과로 보았다.
또한 기존의 연명설화가 갖고 있는 보수적 이데올로기는 비판적으로 해체하고, 스테이지 공략 게임의 진행 방식이나 비공개 자캐 커뮤니티 활동 등을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창작 기법을 적극적으로 응용하고 혼종한 현호정 작가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글쓰기 방식에 주목했다.

아니다. 실은 그냥 놀이였다. 수정과 이안 모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로 비밀로 했다. 그 즐거움까지도 비밀로 하고선 진지한 얼굴로 땅바닥을 살폈다 (31~32쪽)

마치 미션을 수행하듯 수정과 이안이 일곱 아이, 일곱 노인의 관문을 통과하자 새로운 형상으로 나타난 북두는 도시락을 만들어 내밀며 이제 함께 저승으로 가 저승 신에게 각자 원하는 것을 얻어내라 조언한다.

옷을 갈아입은 수정과 이안이 젊고 큰 개의 등에 올라탄다. 갓만 안 썼을 뿐 영락없는 저승사자의 복장이다. 내일이 날개를 터뜨리듯 펼치고 솟구친다.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49~50쪽)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일 수 있다

저승 신을 만나기 위한 새로운 장소는 바위 사막이다. 내일은 몸집이 점점 작아지더니 급기야는 숨을 쉬지 않고, 둘은 구덩이를 파 그곳에 내일을 눕혀놓는다. 그때 수정과 이안 앞에 황금 가마를 등에 짊어진 저승 신이 나타난다. 수정과 이안은 힘을 합쳐 저승 신을 결박하고 수정은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저승 신에게 묻는다.

나는 열아홉 살인데, 내년이 되기 전 죽을 운명이랬어. 스무 살은 죽을 나이가 아니야. 질서상 맞지 않아. 당신이 당신의 질서를 중요시한다면 우리 질서도 중요시해야겠지. 내가 늙은 뒤에 죽을 방법을 알려 줘. 그러지 않으면 당신을 죽이고 거대한 무질서를 만들어 낼 거야. (59쪽)

저승 신은 삶을 원하는 수정과 죽음을 원하는 이안에게 명부와 칼을 건넨다. 저승 신이 그들에게 건넨 명부에는 악사, 청소부, 눈-인간, 모기-인간, 허수아비-인간 등이 그려져 있고, 이들을 죽여야만 둘은 각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근처의 마을에서 구걸로 하루 벌이를 하던 악사를 마주치고 물까지 얻어 마셨으나 엉겁결에 악사를 죽인 수정과 이안은 그를 땅에 묻고 마침 나타난 일곱 농부를 따라 마을 연회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만난 청소부는 “질서에 맞추어 모든 존재를 제자리에 놓아두는 일”(73쪽)인 ‘청소’를 하는 자이다. 청소부는 자신의 손주가 태어나서 악사에게 떠나라고 했는데 그 자리에 수정과 이안이 들어와서 질서가 어긋났다고 말한다. 청소부의 궤변에 따르면,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과 노동을 수행할 능력이나 자격이 없는 자는 죽어도 무방하다.

―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어린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저라고 늙은 몸을 쉬이고 싶은 마음이 없을까요. 그러나 제가 죽으면 마을은 지탱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악사는 다르지요. 음악이 없어도…. (76~77쪽)

청소부로 대변되는 기성세대가 정하는 ‘질서’에 미성년의 죽음이야말로 어긋난다는 사실을 수정을 깨닫는다. 죽으면서까지 기존 질서를 지켜내려던 청소부를 해치우고 작은 섬에 도착한 수정과 이안은 이제 눈-인간, 모기-인간, 허수아비-인간 들과 대결해야 한다. 반인반수 같고, 괴물 같고, 이계의 종족 같은 그들은 죽고 나면 결국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다. 그리고 수정과 이안의 명부 마지막 장에는 서로의 얼굴이 그려진다. 둘은 이제 서로를 죽여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수정과 이안의 세계는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고, 또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둘은 깨닫는다. 이제 수정은 자신이 거쳐 온 여정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과 사유를 통해 어렵사리 삶으로의 귀환을 택한 수정의 연명담은 새롭게 이어진다.

― 망친 게 아니야.
― 그럼?
― 구한 거야. 이룬 거야. 최선을 다했기에 흔적이 남은 거야.
― 그럼 잔해를 떠안고 살아가. 고약한 피 냄새에, 무질서에 익숙해질 각오를 해. 폐허를 쉼터로, 몰락을 휴식으로 착각하면서.
―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경고야?
― ….
― 나에게 그런 것들은 이제 조금도 두렵지 않아. 그리고 나는 그것들의 이름을 실제로 바꾸어 부르겠어. 폐허를 쉼터로, 몰락을 휴식으로… 영원히…. 그러면 그건 더 이상 착각이 아니게 되겠지. (108~109쪽)

삶과 죽음에 대한 상징과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유가 마치 설화 속 세상처럼 펼쳐지는 이 작품은 단명의 운명을 떠안고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하며 안간힘을 쓰듯 살아내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일 수 있다”(125쪽)는 결연한 의지와 함께 삶의 세계로 회귀한 수정의 단명 투쟁이 의미를 가지려면 작가의 말대로 우리 모두 더 단단해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세상은 우리를 계속 죽이고 싶어 할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는 다 단명短命을 타고난 것이고, 어쩌면 끊을 단으로 끊어야 할 최종 목표는 저 짧을 단인지도 모르겠다. 단단斷短할 것을, 더 단단해질 것을 약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현호정, 작가의 말 中

수정과 이안의 여행은 소설 속의 현실 세계에서 수정을 제외하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로 남을 것이다. 『단명소녀 투쟁기』는 대부분 참여자들 사이의 비밀로 남는, 단명하는, 그러나 참여 주체의 진심 어린 몰입과 창작의 의지만큼은 다른 어떤 이야기 장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오늘날의 주요한 서사적 활동에 소설이라는 형식을 부여한다. 그럼으로써 덧없이 공중에 흩어지는 이야기의 기억들이 조금 더 오래 생존하도록 한다. 이야기의 목숨이 늘어난다. - 윤경희, 작품 해설 中

추천평

현호정의 『단명소녀 투쟁기』는 주인공이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이승의 삶을 이어 간다는 연명설화의 골조를 유지하되 본래의 민담에 내재한 보수적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해체하고, 형식의 차원에서는 스테이지 공략 게임의 진행 방식이나 비공개 자캐 커뮤니티 활동 등 동시대의 디지털 미디어에 기반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창작 기법도 거리낌 없이 응용하고 혼종한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구비 전승 설화, 온라인 세계에서 창발하는 허구 유희, 그리고 제도적 문자 인쇄 매체로서의 소설을 융합한, 오늘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주요한 서사 창작의 흐름 안에 있다.
- 윤경희 (문학평론가)

몽환과 비현실의 세계에 단도직입으로 다가서는 천연덕스러움이 돋보였다. 앞으로도 전투적인 상상력과 혁명적인 전개로 독자를 놀라게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 구병모 (소설가)

설화를 구축하는 핵심 플롯이 ‘우연’이라면, 이 소설은 ‘투쟁기’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의지와 행동으로 기어이 ‘필연’의 세계로 나아간다. 근래 들어 이토록 폭발하는 문장과 정념을 본 적은 없었다. 나에게 이 작가는 이제 ‘뛰는 작가’로 기억될 것이다. 숨을 참고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볼 예정이다.
- 이기호 (소설가)

재미있고, 황당하고, 감동적이다. 첫 장을 읽기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 소설이다. 독자는 작가가 만든 세계 속에 그냥 내던져진 채 따라가야 하는 운명에 처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해 봐야 어김없이 어긋난다.
- 정소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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