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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양 | 현암사 | 2021년 07월 05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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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82g | 125*188*14mm
ISBN13 9788932321547
ISBN10 89323215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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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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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번역가이자 작가. 달리기와 자전거를 사랑하고 각종 스포츠 중계와 미드,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챙겨 보며, 틈틈이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배우는, 좋아하는 것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건강한 자기중심주의자’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단순히 ‘라디오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라디오 작가가 됐다. 겨우 메인 작가가 될 무렵 아이를 가지면서 방송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후 번역을 시작해 10년이 넘어가면... 번역가이자 작가. 달리기와 자전거를 사랑하고 각종 스포츠 중계와 미드,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챙겨 보며, 틈틈이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배우는, 좋아하는 것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건강한 자기중심주의자’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단순히 ‘라디오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라디오 작가가 됐다. 겨우 메인 작가가 될 무렵 아이를 가지면서 방송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후 번역을 시작해 10년이 넘어가면서 점차 인정받는 번역가가 되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번역가로서 만나온 단어들과 그에 관한 단상들을 쓴 책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로 처음 ‘지은이’로서 독자들을 만났다. 두 번째 책 『오늘의 리듬』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현실을 필사적으로 부정했으나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여전히 서툰 어른 생활을 헤쳐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트릭 미러』, 『헝거』, 『케어』, 『동의』, 『나쁜 페미니스트』, 『그런 책은 없는데요』, 『부탁 하나만 들어줘』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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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28

출판사 리뷰

일희일비하는 번역가의 일상

예민하고 지나치게 감성적인 탓에 실수도 잦고 때로는 낭패를 자초하기도 하는 사람. 그저 라디오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학창시절부터 꿈꾸던 라디오 작가가 되었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자 돌아갈 일터가 허망하게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일 없이 사는 인생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번역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만만치 않은 초보 번역가로서의 서러움과 인고의 세월의 지나 어느덧 안정적으로 일감이 들어오고 인정받는 중견 번역가가 되었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딸 하나를 학교 보내고 작업실로 출근하는 프리랜서. 이렇게 써놓고 보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생활에서 번역가와 주부라는 두 직업이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특수 상황들은 그다지 멋있지만은 않다.

“번역가이자 가사·육아 노동자인 사람은 항상 날짜와 시간 계산을 하면서 카페, 도서관, 작업실, 마트, 시장 집만 오가면서 바퀴를 쉼 없이 굴려야 넘어지지 않는다. 노동 강도에 비해 보수나 보람은 적고 현기증이 올 때까지 일해야 그나마 욕을 먹지 않는 수준이 유지되며 하루만 게을리하면 그 즉시 표시가 나는 것도 두 가지 일이 닮았다.”

그러나 그렇게 ‘자신을 갈아’ 일을 해왔기에, 첫 저서를 내고 지방 독립 서점에 강연을 가는 길이 더없이 감개무량하다. 인정받는 것이 어색하지만 그만큼 감사하다.

10년 만에 새 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지은이는 문득 자신이 너무 과하게 들떠 있음을 깨닫는다. 그건 물론 낡고 좁은 아파트에서 고생하며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새로 시작하고 싶은 욕구, 더 나은 나로 살고 싶다는 갈망’ 때문이었다. 살아오며 예전보다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기에, 새로운 장소에서 펼쳐나갈 자신의 삶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소울 메이트’라는 존재를 꿈꾼다. 내가 어젯밤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하고,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연인. 그러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그것이 실존하지 않는 환상임을 깨달았다. 남편은 소울 메이트라기보단 생활 메이트였고, 한때나마 ‘이 아이야말로 나의 소울메이트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딸아이는 사춘기가 되자마자 마음 변한 연인처럼 매몰차게 떠나버렸다.

그런데 내 인생에 소울 메이트란 없음을 인정하자 진정한 해방감이 찾아온다. 누군가에게 굳이 나를 맞출 필요도, 내 가치관을 굳이 바꿀 필요도 없다. 나를 완전하게 해줄 누군가가 없었어도, 내가 지나온 수많은 순간 나는 나 자체로 완전하지 않았는가.

그래도 우리는 타인과 어울려 살아야만 한다. 지은이에겐 그것이 늘 어려웠다. 감정기복이 심한 탓에 관계를 그르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심지어 일종의 왕따 공포증도 있다. 어린 시절 친구들이 그룹을 지어 놀러 가면서 “우리 노지양은 빼자”라고 한 말을 전해들은 뒤로 생긴 트라우마다.
하지만 자신이 그리 인기 있는 타입은 아니라고 인정하면서, 적어도 한 가지는 노력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만나면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자고. 그래서 약속이 있을 땐 일부러 말을 줄이고 상대의 말을 듣자고 주문처럼 외며 외출을 한다. 그런 경청이 습관이 되면서 언젠가부터는 정말로 앞에 앉은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노력으로 얻은 긍정적 변화다. 타고난 성격을 바꿀 순 없지만 적어도 태도는 바꿀 수 있었다.


나이가 든다고 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 언젠가부터 아무도 그 사람에게 꿈을 묻지 않게 된다. 나이 든 여성은 ‘아줌마’라는,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 존재로 치부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욕망이, 하고 싶은 일이, 이루고 싶은 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은이의 어머니는 젊은 시절 빈손으로 상경해 평생 악착같이 일을 해 세 딸을 키웠다. 자식들이 다 장성한 뒤 평생 관심 있었던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엄마와 함께 지은이는 홍대 스튜디오에서 그림을 배워보지만, 엄마는 조급하기만 하다. 그러다 또래들이 있는 동네 문화센터를 다니게 되셨는데, 그곳에는 벌써 십수 년 전부터 그림을 시작해 수준급의 작품을 그리는 주부들이 대부분이었다. 엄마는 점점 수업에 빠지더니 그림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었다. ‘엄마는 너무 늦었나 봐’라는 문자를 받고 먹먹해하며 지은이는 깨닫는다. 그래, 인정하기 싫지만 정말 늦었을 수도 있다고. 엄마에게 하고 싶은 것이 있냐고 10년만 먼저 물었다면 엄마의 노년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후회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마음이 동했을 때 하고 싶은 걸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은이 역시 번역을 하면서도 줄곧 자신의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품어왔는데, ‘난 이제 늦었어’라고 생각만 했다면, 자기 이름이 ‘지은이’로 새겨진 책을 손에 쥘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당장 이룰 수 없는 종류의 꿈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꿈을 간직하고 있을 때,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내뿜는다. 실제로 이루어지든 아니든 꿈을 품고 있는 한, 그것을 위해 내딛는 오늘 하루가 달라질 수 있기에 꿈은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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