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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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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손민지 | 디귿 | 2021년 05월 31일 리뷰 총점9.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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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30쪽 | 178g | 120*186*10mm
ISBN13 9788972979951
ISBN10 8972979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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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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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힘껏 내달리는 순간만큼은 평소보다 더 용감해지는 보통의 여자 사람. 책을 낼 만큼 달리기에 진심이지만 달리는 사람 중 가장 못 달리는 사람, 가장 체력 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관계 속에서든 튼튼하게 서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조용히 쓰고 홀로 달린다. 에너지가 방전되었을 때는 배터리를 충전하듯 달리는 것으로 나만의 ‘러닝 총량’을 채운다. 계속해서 다정함을 나누기 위해, 사랑하는 이들을 더 잘 사랑... 힘껏 내달리는 순간만큼은 평소보다 더 용감해지는 보통의 여자 사람. 책을 낼 만큼 달리기에 진심이지만 달리는 사람 중 가장 못 달리는 사람, 가장 체력 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관계 속에서든 튼튼하게 서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조용히 쓰고 홀로 달린다. 에너지가 방전되었을 때는 배터리를 충전하듯 달리는 것으로 나만의 ‘러닝 총량’을 채운다. 계속해서 다정함을 나누기 위해, 사랑하는 이들을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부지런히 달릴 셈이다. 『러닝일지 PACE』, 『떠나지도머무르지도 못하고』, 『나는 너를 영원히 오해하기로 했다』 등을 펴냈다. instagram @lerayonvert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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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66~67, 「바르셀로나를 달리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 이야기, ‘디귿’
세 번째 이야기, 달리기


동녘 출판사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에세이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동녘의 첫머리를 딴 ‘디귿’은 나로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을 응원합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욕망하지만, 제일 부족한 수단인 ‘돈(기본소득)’을 다룬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서툰 삶을 살아가는 어른이들의 삶을 그린 등산 에세이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에 이어 운동장을 질주하는 여성의 페미니즘 러닝 에세이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쓰는 밀레니얼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한다”
빼앗긴 ‘기분권’을 쟁취하는 가장 ‘여자다운’ 방법


‘기분권’이란 말이 있다. 여성들이 기본권을 주장할 때, 남성들이 기분 나빠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안전, 평등, 자유 등의 기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기분 상하지 않을 권리’는 남성들만의 것이었다. 생겨난 이유도, 이걸 누리는 주체도 불평등한 이 오염된 단어를 저자는 새롭게 되찾아오려 한다. 여자다운 방법으로, 여자답게.

“달릴 때만큼은 과거를 반복해서 회상하며 자책하거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실마리를 하나하나 찾는 일 따위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볼 수도 없으니 지나간 인연에 대해 괜한 기대감을 가질 일도 없었다. 딱 달리는 시간만큼, 과거의 관계로부터 벗어나는 셈이었다. 달릴 때면 정말로 과거를 끊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해방감마저 들었다.” 연인과의 다툼, 친구와의 갈등, 회사에서의 실수 등 자려고 누웠을 때 떠오르는 수많은 걱정들을 여자들은 너무 많이 되새김질한다. 저자는 그런 과한 자기검열이 여자들을 눈치 보게 하고, 움츠러들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리곤 불필요한 염려로 일상을 갉아먹는 대신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실컷 내달리고 오자며 손을 잡아챈다.

“불쾌한 말이 나를 할퀴는 날에는 그 기분 속에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무조건 한번 달리고 오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옷을 챙겨 입고 나선다. 그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내가 왜 기분이 나빴는지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 있게 된다. 기분에서 벗어난 스스로가 강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러고는 깨닫게 된다. 내 기분을 결정할 사람은 나여야만 한다는 것을.” 여자들이 기본권만큼이나 기분권을 주장할 때, 그 결정권을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쥐고 있을 때 삶은 운동장 트랙처럼 곧게 뻗어 있을 것이다.


“스포츠 브라를 입을 때, 나는 ‘여자’가 아니라 ‘사람’이 된다”
우리에겐 시선 권력 없는 평등한 운동장이 필요하다


저자는 조거팬츠를 입고 달린다. 처음엔 허벅지가 보이는 짧은 바지에 민소매 차림이었다. 야외에서 달리던 어느 날, 누군가 뒤에서 쫓아오는 게 느껴졌다. ‘설마, 아닐 거야’ 애써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남자는 곧 곁에 바싹 붙어 대뜸 말을 걸었다. “혼자 달리세요? 번호 좀…….” “‘왜 운동하러 나갔다가 불쾌한 일을 겪어야 하나.’ 운동을 끝마치지도 못하고 돌아온 것이 억울했다. 그러고는 무서워졌다. 아무리 사람들이 붐비는 동네 산책로지만 한밤중 누군가가 나를 확인하고 뒤따라오는 상황은 공포 그 자체다.” 그날부터 긴 옷을 입기 시작했다.

운동하는 여성에게 시선 권력은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여성들만 있던 필라테스 학원에선 평범하기만 하던 레깅스가 남성들에겐 몸매를 강조하기 위한 코르셋이라 오해받는 것처럼, 시선은 불평등하고 여성의 몸은 왜곡된다. 저자는 조거팬츠가 분명 자유롭고 더 멋지다고 느끼지만 그 시작이 온전한 자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여성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운동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린다. “달릴 때마다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운동복을 입는 여성은 없으며, 이런 모습으로 달리는 여성도 있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중이다.” 한 명의 여성이 운동장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용기가 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브라는 여성이 감춰야 할, 혹은 너무 쉽게 성적으로 소비되는 여성 속옷의 한 종류가 아니라, 기능하는 옷이 된다. 달리는 동안 스포츠 브라의 색깔이나 비침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나는 달리기와 운동복을 통해 일상의 모든 불편했던 시선에서 벗어나 그저 ‘달리는 한 인간’이라는 자유를 느낀다. 우리에게는 ‘무엇이든 입고 달릴 권리’가 있다. 레깅스를 입고 싶은 날에는 레깅스를 입고, 한여름 브라톱 차림으로 달리고 싶다면 그럴 수 있다. 무얼 입든 다양한 옷차림의 운동하는 여성들이 더 많아지길, 안전하다고 느끼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여성들이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깨닫게 된다”
우리는 달릴 때마다 용감해진다!


“내게 달리기라는 도구가 없었다면 여전히 나는 시시콜콜한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서, 혼자인 것을 감당할 수 없어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괴롭혔을지도 모르겠다. 그 대상은 늘 가까운 친구나 연인이었다. 그래서 친구의 수나 약속 빈도, 연인의 관심 같은 것에 쩔쩔맸다.”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고 오롯이 혼자서 해내야만 하는 운동인 달리기를 통해 저자는 비로소 홀로 서는 방법을 배웠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고통도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하는 몫이고, 땀을 흠뻑 쏟은 뒤 온몸에 차오르는 쾌감도 나만이 느낄 수 있는 1인분의 것임을, 달리기라는 삶의 은유를 통과하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더 ‘같이’ 달리고 싶다. “그 누구보다 그냥 나를 믿는 것이, 달리기를 믿는 편이 훨씬 보장된 안정감을” 준다는 걸, 여자들이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걸 아니까. 저자는 이제 타인을 바라보느라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다. 대신 얼굴이 벌겋게 상기될 때까지 내달리고 나면 작은 성공을 성취한 자신에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선물한다. “나는 언제고 나와 함께 붙어 있는데, 함께 있는 나 스스로를 좋아하지 못해서 그렇게 타인을 찾아 다녔는지도 모르겠다. 기꺼이 혼자가 되기 위해 달리러 나간다.”

늘어난 체력은 사랑의 범위도 넓혀줬다. 과거에는 자신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사람이 있으면 쉽게 관계를 끊어버렸고 누군가의 배려를 당연시 여기기도 했다. 나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벅차 주변까지 살필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몸의 근육이 튼튼해지자 상처를 받아치는 일도, 받은 애정을 갚는 일도 가능해졌다. 사람뿐 아니라 동네 고양이들까지 챙긴다. 고양이의 밥그릇을 함부로 발로 차는 사람에게 용감하게 항의한 적도 있다. 달리기 전에는 낼 수 없던 용기다.

이 책은 그래서 단순한 달리기 예찬론이 아니라 여성들의 손을 움켜잡고 뛰는 페미니즘 에세이다. 저자의 다리는 이제 자신을 넘어 다른 여성에게로 더 멀리 뻗어간다. “나 같은 보통의 여자 사람들이 이 운동장에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운동장 구석에서 놀았지만 이제는 이 운동장을 전속력으로 종횡무진 자유롭게 질주했으면 좋겠다. 땀도 뻘뻘 흘렸으면 좋겠다. 달릴 때 자기 자신이 얼마나 힘차게 움직이는지 파워를 느껴봤으면 좋겠다. 느리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끝까지 달리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추천평

여성과 약자를 둘러싼 온갖 사건을 두고 싸우다가 몸과 마음 모두 지쳐버린 요즘, 이 책은 무기력에 빠졌던 나를 일으키게 만든다. 여성의 것이 아니던 운동장을 과감하게 침범해서 달리던 이들이 있다. 이 책으로 여성들에게 달리기를 전파하려는 무해한 음모를 꾸미는 저자가 역사를 뜀박질하던 그들을 떠올리게 한다. 한 번도 체육관을 점령해본 적 없는 여성들에게, 자신의 다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아직 알아채지 못한 여성들에게 이 씩씩하고 힘 있는 러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처럼 용감하게 달리고 싶어질 것이다.
- 이민경(『탈코르셋』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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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플**르 | 2021-07-19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녘 출판사의 에세이 브랜드 '디귿'에서 세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바로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앞서 나온 두 권의 에세이도 좋았지만 세 번째 책은 정말 좋았다. 디귿의 에세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가진 생각의 한계를 깨뜨려주고 시야를 넓혀주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하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삶의 일면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달리는 여자, 사람의 달리기 이야기

 

집 바로 앞에 전국구 스포츠 경기가 개최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트랙이 있다. 지금이야 코로나 탓에 출입이 제한되지만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와서 걷기도 달리기도 한다. 빠른 속도로 전력질주하듯 달리는 러너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었지, 그들이 왜 달리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달리기'라는 것에 그렇게 큰 소우주가 존재할 줄이야,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의 깊고 단단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어느새 나도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만 같은데, 계약이 종료될 때면 나는 매번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어떤 관계는 노력과 상관없이 한순간에 끝났고, 또 어떤 관계는 이유도 모른 채 멀어지기도 했다. 끝까지 가지 못하고 이탈해버린 일들 사이에서, 실패라고 부를 수 있는 이런저런 일들의 총합으로 인해 어느새 내 안에는 '해도 잘 안될 거라는' 무기력함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러나 달리기를 하면서 내가 흘린 땀과 내딛었던 한 발 한 발이, 1분 1초가 그대로 몸에 축적돼 근육으로, 지구력으로 쌓였다. 시간을 들인 만큼 더 잘 달리게 되었고, 더디지만 결국 목표에 다다랐다. 내게는 그런 경험이 간절히 필요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라주는 일.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p.34"


 

나 역시도 끝까지 가지 못하고 이탈해버린 일로 인해 짙은 무기력함에 팽배해있었다. 이 무기력함은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할 용기와 긍정적인 마음을 갉아먹었고, 종국에는 나 자신을 갉아먹기에 이르렀다.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에 가속도가 붙어버리면 중간에 멈추기가 참 어렵다. 내 눈앞에 다가온 기회일지 모르는 것들을 하나씩 놓쳐버리며, 나 자신을 잃어가는 일에 무감한 날들이 이어졌다.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을 읽는 동안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저자의 모습에서 나를 보았다. 기본 체력이 좋지 못해 잔병 치레가 잦고, 어려운 인간관계는 쳐내는 게 차라리 쉬운, 모든 일에 잘 지치는 나와 너무도 닮은 모습에 위로가 되었다.


내게는 여전히 '이거 아니면 안 된다'싶을 정도로 확신이 생기는 게 없다. 몽상가처럼, 어쩌면 아직 발휘되지 않은 잠재적 재능이 내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p.58


내가 그렇듯, 나보다 먼저 나아간 친구들 또한 확신으로 각자의 길을 찾아간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도 나처럼 한 발짝 떼기도 두려웠던 날조차 불안과 망설임을 안고서 달려갔던 걸까.<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p.83


마음의 에너지는 유한하다. 좋아하는 마음도 고갈된다. 언젠가 성급하게 서로를 알아갔던 연인과는 더 빨리 끝났고, 꼭 무리해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나면 번아웃이 왔다.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에도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나는 계속해서 달리고 싶어서 좋아하는 마음을 잘게 쪼개어 꺼내 쓴다.<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 p.89

 

<달리는 여자, 사람입니다>은 달리는 여자, 사람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달리기로 시작했지만 달리기 그 이상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이런 이유로 달리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나와 비슷한 면을 가진 사람을 만났고 또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책이다. 회사를 다닌 지 10년이 넘었지만 어려운 것들은 아직도 쉽게 풀리는 법이 없고, 나도 모르는 무언가, 내가 잘하는 게 있을 거라는 몽상은 여전하다. 모든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나만 뒤처지는 느낌은 항상 나를 따라다닌다. 마음의 에너지는 유한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쉽게 고갈된다. 나의 가장 멋진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 '때'를 기다리며, 나도 마음을 잘게 쪼개어 꺼내어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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