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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1919, 1949,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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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서 | 창비 | 2021년 05월 11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7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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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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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3649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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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53년 인천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세교연구소 이사장.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문과대학장, 계간 [창작과비평] 주간을 역임했다. 계간 『香港中國近代史學報』『台灣社會硏究』 등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 『중국현대대학문화연구』 『동아시아의 귀환』 『동아시아의 지역질서』(공저) 『동아시아인의 ‘동양’ 인식』(공편) 『대만을 보는 눈』(공편) 『思想東亞: 韓半島視... 1953년 인천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세교연구소 이사장.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문과대학장, 계간 [창작과비평] 주간을 역임했다. 계간 『香港中國近代史學報』『台灣社會硏究』 등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 『중국현대대학문화연구』 『동아시아의 귀환』 『동아시아의 지역질서』(공저) 『동아시아인의 ‘동양’ 인식』(공편) 『대만을 보는 눈』(공편) 『思想東亞: 韓半島視角的歷史與實踐』, 역서로 『오끼나와, 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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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역사를 새롭게 읽는 다초점렌즈
‘100년의 변혁’과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의 이중과제’

저자는 ‘중국공산당은 계속 집권할 수 있을까’ 그리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라는, 중국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두가지 주요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중국의 100년의 역사를 ‘100년의 변혁’이라는 시각에서 해석하고 있다. “변혁(transformation)이란 특정 모델로 가는 직선적 진화 과정(곧 이행 transition)이 아니라 새롭고 알려지지 않은 무엇인가로 가는 변화이다. 성공과 실패, 개량(또는 개혁)과 혁명, 운동과 제도의 이분법을 넘어서되 역사를 탈정치화하지 않고 ‘정치적 가능성’을 체감하며 민주적 약속을 전망한 흐름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 이 개념을 제기하는 것이다”(16면). 또한 ‘100년의 변혁’을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의 이중과제’(약칭 ‘이중과제’)이라는 사유의 틀에 바탕해 서술한다. 근대에 성취함직한 특성뿐 아니라 부정해야 할 특성도 있으므로 근대적응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근대극복을 겸하지 않을 수 없고, 근대극복 또한 근대적응을 겸해야 온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19년: 신청년, 새로운 민주주의 실험운동의 주체

1919년 5월 4일 일요일 오후 2시, 베이징의 톈안먼에서는 정부의 외교정책을 규탄하는 대학생들의 집회가 열렸다. 저자는 이를 전후하여 시작된 5・4운동기가 자각된 지식청년, 곧 ‘신청년’이 이중과제 수행의 주체로 부상한 시기라고 파악한다. 그들이 톈안먼에서 형성한 저항의 의례는 중앙정부의 정당성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의를 대변하는 관행 혹은 운동으로서 정당성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1차대전으로 노출된 유럽문명과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에 더해 신해혁명의 굴절, 곧 공화(혁명)의 위기도 중첩해서 경험했기에 낡은 정치, 심지어 국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신문화를 통한 발본적 변혁을 추구했고, 그 추동력을 자각된 개인들의 자발적 결합체인 소단체에서 구하려 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개인과 국가의 이분법을 넘어 민주적 집단주체가 사회를 발견하고 개조하는 길이자, ‘세계적 공리’를 실천하는 길이기도 했다.
5・4의 영향 속에 구상하고 실천한 소단체가 결국 좌절되자, 신청년들은 지식인들의 윤리적 쇄신을 도모하고 직접 평민 속에 들어가 그들을 동원하며 정치적 정당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고자 했다. 그 활동을 지속시킬 포괄적인 이념과 조직적인 후원이 필요했던 신청년들은 이것들을 제공하는 공산당과 국민당이 연합해(제1차 국공합작) 1923년부터 추진한 반제・반군벌 국민혁명에 참여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사회변혁적 자아’로서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개인수양과 사회변혁을 겸하는 ‘직업혁명가’로 전환하여 민중을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동원하는 주축이 되었다. 저자는 이를 두고 ‘공화의 확충적 실질화’라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실험운동의 주체가 형성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민의 자치와 결집’의 방식으로 실천된 각계연합의 국민대회와 이를 민의의 대변기구로 제도화하려는 국민회의운동은 비록 그 자체로 제도화되지는 못했지만 당-국가와 사회의 관계를 (직능대표의 형태로) 제도화하는 과제의 중요성을 일깨운 새로운 경험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구미의 대의제가 아닌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로서, 근대극복의 계기를 품은 것이었다.
그런데 5・4운동기에 대두된 각계민중연합의 역량이 국민혁명 과정에서 조직된 세력으로 성장함에 따라 그 안에 계급분화가 나타나는 한편, 국민회의 구상에는 직능집단 외에 국민당과 공산당 같은 정당도 포함되었기 때문에, 그들은 국민회의 구상을 제도화할 능력, 가장 중요하게는 군사력을 갖지 못하는 한 외부 세력 특히 혁명정당에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국・공 양당이 국민국가 건설을 추구한 과정에서 드러낸 ‘해방과 억압의 양면성’을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1949년: 헌정의제의 확대와 ‘공화의 확충적 실질화’

1949년 10월 1일 톈안먼은 다시 축제의 장이 되었다. 10월 1일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절로, 매년 톈안먼에서 경축의례가 거행되고 있다. 이날 선포된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이 신민주주의사회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는바, 그 주체는 공산당의 지도를 받는 ‘인민’, 곧 노동자・농민・소부르주아지・민족부르주아지의 계급연합체이다. 그들은 연합정부와 혼합경제를 신민주주의사회의 핵심으로 추진했다.
자본주의를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이를 극복하려는 신민주주의사회 단계에서 요구되는 긴장이 지도층의 노선 갈등 형태, 예컨대 마오쩌둥과 류사오치의 협력과 대립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즉 신민주주의사회가 하나의 독자적 ‘단계’인지 단순한 ‘과도기’인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었지만, 당시 중국은 한국전쟁에 참전함으로써 샌프란시스코체제에서 배제당하고 세계체제로부터 봉쇄되어 자립갱생이 강제되는 상황에 있었다. 이런 여건에서 사회주의로의 전환을 앞당기려는 마오쩌둥 노선이 신민주주의사회 단계를 좀더 유지해야 한다는 류사오치 노선과의 대립에서 승리함으로써, 그 긴장은 지속되지 못한 채 1950년대 중반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단일과제로 해소되고 말았다. 중국이 이처럼 세계체제로부터 배제당한 조건에서 사회주의적 본원축적을 추진함으로써 근대적응의 과제를 수행할 물적 기반이 구조적으로 제약되었으며, 국가와 민의 협치나 자생 능력을 갖춘 민의 결집을 위한 물적 토대가 약해지고 말았다. 이에 국가는 (때로는 폭력을 수반한) 군중운동의 동원에 거듭 의존하는 불안정성을 보일 수밖에 없었고, 각계인민대표회의에 구현된 연합정치의 제도적 영역도 유명무실해졌다. 그로 인해 1953년에 이미 국민국가의 해방적 측면보다 억압적 측면이 우세해지는 징후가 나타났다.
그렇다고 해서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의 의미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 획기성은 단순히 중화민국 시기와의 단절에 있다기보다, 5・4운동기 이래 굴절을 겪으면서도 이어져온 이중과제 수행의 연장에서 공산당이 국가 운영을 책임지되 인민의 자치조직과 군중운동의 동시 지원을 받아 기층사회에서 인민을 조직화하는 제도의 표준을 만드는 데 성공한 신민주주의사회의 새로움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의 시각에서, 이는 물적 기반에 근거해 ‘공화의 확충적 실질화’를 이룩한 중요한 단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비록 인민이 지주 등 반혁명세력을 배제한 혁명계급연합의 사회였기에 공민(국민)의 일부(곧 적)가 배제되었지만, 장기적 시간대에서 보면 헌정의제, 곧 정치참여를 일정하게 확대하는 동시에 국가의 권한 및 정통성을 제고하는 일에 성과를 올린 것이었다. 여기에 농민이 참여한 것은 5・4운동이나 톈안먼민주운동과 확연히 다른 특성이다.

1989년: 자본주의의 대안과 ‘더 좋은’ 민주주의를 모색하기 위한 출발점

1989년 봄, 톈안먼은 다시 저항의 장소로 바뀌었다. 1970년대 중・미수교로 샌프란시스코체제가 이완된 조건에서 세계체제에 재접속한 중국은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생산의 지리적 재배치를 모색하던 동아시아 생산네트워크의 자원을 특히 풍부하게 조달받음으로써 중국 당정은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었고, 이전의 신민주주의사회라는 역사적 유산을 재평가했다. 자연스럽게 ‘이중과제’ 수행의 긴장이 다시 요청되었는데, 당정 지도층뿐 아니라 청년・학생과 지식인들도 그 사이에서 동요하면서, 근대적응을 위해 성취해야 할 특성들을 어디까지 추구할지, 즉 경제적 차원에 국한할 것인가 아니면 사상과 정치제도 등의 차원까지 확대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청년・학생과 지식인들 사이에 구미를 모델로 한 근대성의 지표들을 추종하려는 욕구가 급상승했고 여기에 중국혁명과 사회주의적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사회주의적 민주’에 대한 열망이 뒤얽혔는데, 이들이 이 중층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톈안먼에 모여 5・4운동의 기억을 되살리는 저항운동을 벌인 것이 톈안먼운동이었다. 이는 지구적 차원의 신자유주의 확산에 대응한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 국내 차원의 변화가 중첩된 결과였다.
톈안먼운동은 물론 실패했지만, 1989년에 군중연합의 형태로 표출된 ‘민의 자치와 결집의 경험’은 이중과제를 수행할 주체가 잠시 나타난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전국적으로 각계각층의 참여자들이 단웨이(單位)에 의존하면서도 개별적으로 참여한, 달리 말하면 단웨이와 개인의 의지가 교직된 군중의 자발적 운동이자 자치조직이 집단적으로 경험되었다. 5・4운동기부터 시작된 ‘공화의 확충적 실질화’라는 실험이 개혁・개방기의 맥락에서 인민주권의 중요성을 집단적으로 다시 일깨운 형태로 추구된 것이다. 물론 이는 당시 요구되었듯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라는 사회주의 중국의 헌법 틀 안으로 수렴되어 제도화되지 못했고, 또 계속 학습되면서 장기적 변혁의 운동역량으로 전화되지도 못했다. 저자는 중국이 민중의 입장에서 자본주의의 대안과 ‘더 좋은’ 민주주의를 모색하려면 1989년에 잠깐 보였던 ‘민의 자치와 결집’의 의의와 한계를 정면으로 대면하는 데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동아시아적 맥락과 현재적 의미: 민주주의적 집단주체성의 실현을 위하여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독자가 가장 궁금해할 만한 이 물음에 저자는 권력이행기라 일컬어지는 강대국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은 냉전시대처럼 어느 한쪽에 모든 것을 걸기보다는 이행기다운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중관계에 한정하면, 그것은 ‘중국이 우리에게 무엇인가’가 아니라 ‘중국에게 우리가 무엇인가’로 물음을 바꾸는 일이다. 동아시아 근현대사의 모순이 응결된 핵심현장의 하나인 한반도 남북이 분단된 상태를 점진적이고 단계적이며 평화적으로 극복한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반도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좀더 평화롭고 생태친화적이며 인간다운 체제를 한반도에서 수립한다면, 평화와 공생의 동아시아를 위한 선순환의 촉매가 될 것임은 물론이고 세계체제의 변혁에 일정하게 기여할 것이다. 그럴 경우 중국이 보는 한반도의 비중은 한층 더 커질 것이 확실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중국공산당은 계속 집권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어떤 성격의 중국공산당인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의 결집과 자치’의 시각에서 논평하고 있다. 특히 공산당이 1949년에 승리한 비결로 간주되는 ‘인민민주’와 군중노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효능감, 곧 자신의 정치적 행동이 실제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믿음이 개인의 자발적 참여와 자치조직의 원동력임을 강조한다. 물적 기반의 변화에 대응해 인민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나라다스리기’(거버넌스)의 개편에까지 생각이 미쳐봄직하며, 여기에 덧붙여 나라다스리기의 새로운 체계를 구상하고 실천할 때 정치적 효능감을 보장하는 인민 개개인의 자발성도 숙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한다. 한국에서 촛불혁명으로 그 모습이 드러나고 팬데믹 시대를 맞아 강조되듯이, 국가의 개입을 촉구하는 동시에 그런 개입 자체에 정치적으로 개입하는 민주주의적 집단주체성의 메커니즘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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