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 앞에서 희망보다는 절망에 빠지기 쉬운 게 사람이 아닐까? ‘잘 될 거야.’, ‘잘 해야지.’ 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먹었다가도 조금만 주저앉기 쉬운 상황이 부정적인 마음을 가득 먹고 무너지고 만다. 그래서 이 책의 처음 부분에서 저자가 들려주었던 ‘인간의 일생은 그 인간이 생각한 대로 된다’는 말에 완전하게 공감할 수는 없었다. 인간의 일생이 그 인간이 생각한 대로만 된다면 성공하고자 잘 되고자 생각한 사람들에게 실패와 좌절은 왜 오는 것일까 하는 딴죽을 걸고 싶어져서다. 좋은 것만 들려왔던 이들의 이야기를 모아 놓고, 생각을 주입시키듯이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는지 시비도 붙여보고 싶었다. 지금 내 안에 가득한 불신들과 좌절들, 입만 열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부정적인 말들과 독설들이 나를 갉아먹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 냥 눈에 보이지도 않는 대상들을 향해서라도 퍼붓고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 만난 이 책은 내 얼굴에 찬물을 확 끼얹는 것처럼 늘어졌던 온몸의 감각을, 정신이 번쩍 나게 깨우고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목차만 봐도 어느 정도는 알 수가 있다. 그다지 좋은 여건의 삶이 아니었던 이들의 이야기다. 그것도 그냥 이야기가 아니다. 성공하고 행복해졌다는 해피엔딩의 소식을 전해주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그런 환경에서 그럴 수가 있었나 싶게 궁금하면서도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이들에게 질투가 나기도 했다. 살아가던 그 환경에 맞게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생각대로 꿈을 만들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정해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였다. 그 목표의 지점에 있었던 것은 당연하게도 꿈의 완성이었던 것. 쉽지 않은 길이었을 텐데 그들은 이렇게 눈에 보이게 해냈고, 누군가의 눈과 귀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인공이 되기에 이르렀다. ‘가능할까?’ 하는 의문문을 ‘가능하다.’라는 마침표로 만들어주는 기적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 기적은 그들이 스스로 만들었고, 그냥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다. 너무 유명한 얘기라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 책을 통해 처음 듣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분명한 공통점은 있다. 자신이 주체가 되어 생각했고, 그 생각대로 살아왔다는 것, 그렇게 살아온 결과가 만들어낸 것은 지금 우리가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고.

나이를 먹고 얼굴의 주름마저 아름다움이라 불려 마땅한 오드리 헵번은 자신의 그 두 손으로 온기를 전하는 일을 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오드리 헵번 자신이 생각한대로 자신의 두 손이 그렇게 했던 것이다.

“존, 책을 갖고 있으면 절대로 외롭지 않단다.” (36페이지 <세계 오지에 3000개의 도서관을 지은 존 우드>)

마음먹고 바로 행동에 옮겼던 존 우드는 세계 오지에 3000개의 도서관을 지은 책 전도사다. 평균 이상의 목표를 만들고 결국 이루어냈던 미국의 전설적인 농구 코치 켄 카터, 이미 영화로 먼저 만났던 인물인 크리스 가드너는 홈리스에서 억만장자가 된 인물이다. 그는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삶이라고.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 사랑이라 말하고 그대로 사랑을 베풀었던 이태석 신부, 상상 그 이상을 보여준 애니메이션의 최고봉 월트 디즈니는 꿈꾸는 것이 가능하면 꿈을 이루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해보였다.

“혹시 여러분도 넘어져 있다고 느끼십니까? 그렇다면 일어서십시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일어설 수 있습니다. 두 팔과 다리가 없는 제가 일어설 수 있다면 팔다리가 있는 여러분은 훨씬 더 놀라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7페이지 <희망전도사 닉 부이치치>)

손발 없이 태어나 세상에 희망을 뿌린 닉 부이치치, 실수는 하더라도 실패는 하지 말자 생각했던 한국의 마린보이 박태환.

“세상을 탐험하고 인생을 즐기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현재를 사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전쟁과 에이즈 등 인간이 겪는 고통과 처절함은 슬프지만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 인생은 어려움과 투쟁으로 가득하다. 그걸 견뎌내고 살아나가야 한다. 그게 삶이다.” (177페이지 <다큐멘터리 사진 거장 스티브 맥커리>)

오래 전 전쟁 속에서 찍었던 사진 한 장의 주인공 소녀를 찾아 약속을 지킨 스티브 맥커리.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으로 봤을 때, 이 책에서 소개된 많은 인물들이 전혀 긍정의 마인드를 가질만한 환경이 아니었는데 내가 살아가는 기준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가난하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해서 평범한 삶을 꿈꾸기에도 벅찬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다른 이에게 베풀기만 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몸이 망가지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상태를 만나기도 했던 사람들이었다. 한번쯤 어딘가를 향해 세상을 원망하고, 후회하고 욕이라도 할 것만 같은 상황을 만나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생각하고 선택한 삶을 살아왔기에 코앞에 닥친 죽음 앞에서도 또 다른 희망을 가진 채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주저앉고 싶은 순간에는 내일을 향한 희망과 미래를 꿈꾸는 삶을 생각했고 그런 삶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의지와 생각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래야 하는 것처럼. 그렇기에 그 어려움의 순간들 속에서도 이겨내고 나아가야할 또 다른 삶을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일까. 절망의 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아닌 긍정과 희망으로 내일을 살아갈 삶을 꿈꿀 수 있었던 것일까.

이 책 속에서 들려주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다. 부끄럽지만 세상을 인색하게 살아가다 보니 감동이란 단어도 참 오랜만에 꺼내어 본다. 당연하게도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이 빠질 수는 없었다. 내일을 살아갈 희망까지 들려주니 정말 생각한대로 살아지는 삶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가라고 말하는 산 증인이 눈앞에서 이렇게 들려주고 있으니 그렇게는 안 된다고 부정적인 말로 대꾸할 수도 없었다. 처음부터 다 잘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될 거라 생각했다고 해서 리모컨으로 TV 채널 돌리듯이 바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단지, 그렇게 살아가고자 마음먹고 생각한대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이들에게 듣고 나서 내 안에서 자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먼저 꿈꾸어 본다. ‘생각한대로 내 인생을 살아가 보자.’, ‘잘 할 수 있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괜찮다. 생각한 그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하는 여러 가지 희망의 주문을 외워 내 머릿속에 가득 심게 만든 이들의 이야기에 내 삶에 또 다른 기회를 주고자 한다. 나아갈 수 있는, 일어설 수 있는, 잘 될 수 있는,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을 살아가는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