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편하게 맛있는 라면을 먹을 때, 지구 반대편 어느 곳에서는 굶고 있는 친구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굿네이버스>를 통해 ‘파완로꺼야’라는 네팔에 사는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는 나와 동갑이고 꿈은 선생님이다. 나도 장래희망이 선생님이라서 더욱 친하게 느껴진다. 나는 할아버지께 받은 용돈을 저금해서 매달 3만원을 보내지만 그 친구에게는 아주아주 큰돈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사실 처음에는 조금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왜냐하면 3만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장난감을 사거나 엄마와 외식을 한번 할 수 있는 정도인데, 그 친구는 이 돈으로 학교를 다니고, 병원에 가고, 학용품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지금은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생활에 감사할 것이다. 나는 어려운 생활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이 감사하다.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내 친구와 함께 선생님이 되어서 어려운 어린이들을 웃게 만들어주고 싶다.

 

나는 라면을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을 빌려봤다. 맛있는 라면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읽어 보니 라면 이야기는 아니었다. 조금 실망을 했다. 하지만 깊은 뜻이 담긴 책이었다.

어떤 친구가 라면을 먹을 때 이웃집 친구는 텔레비전 화면을 돌린다. 어떤 친구는 바이올린을 켜고, 어떤 친구는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나라의 친구는 소를 몰아야만 하고, 어떤 나라의 친구는 빵을 팔아야만 한다. 그리고 어떤 친구는 쓰러져 있다. 그 친구 주변에 무서운 바람이 분다. 주위는 캄캄하다.

텔레비전에서 배가 올챙이처럼 나온 아프리카 친구들을 본 적이 있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커다란 눈은 너무 슬퍼 보였다. 아프리카에는 아직도 영양실조에 걸리고 몹쓸 병에 걸린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왠지 미안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감사해야 할 일들이 많아진 것 같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나를 사랑해 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나를 바르게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이 모두 당연 당연한 건 아니다. 나는 이런 분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철없이 투정을 부렸다.

불쌍한 친구들을 위해 작은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 아프리카 같은 나라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주변에도 힘든 친구들이 많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노력해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모두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지금부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볼 것이다.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니 책상에 책 두권이 있었다. 엄마께서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라고 하셨다. 나는 두 권의 책 중에서 단 번에 이 책을 꺼내 들었다. 나는 라면을 참 좋아하는데 이 책의 제목만 보고 내가 좋아하는 라면에 대한 이야기 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많이 다른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연달아서 두 번을 읽었다. 글이 별로 없어서 처음에는 너무 빨리 읽었다. 내가 라면을 먹을 때 방울이는 하품을 하고, 이웃집 미미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고, 이웃집의 이웃집 디디는 비데 단추를 누르고, 그 이웃집 유미는 바이올린을 켜고, 이웃마을 남자 아이는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그 이웃마을 여자아이는 달걀을 깬다. 다른 나라로 건너가보면,,, 누구는 자전거를 타고, 누구는 아기를 보고, 누구는 물을 긷고, 누구는 소를 몰고, 누구는 빵을 팔고, 누구는 쓰러져 있다.... 무슨 내용의 책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내가 이 책을 두 번을 읽은게 바로 이 이유였다. 두 번째 읽고나니까 마음이 조금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라면을 먹고 있는 아이가 나라고 한다면,,, 내가 편하게 집에서 라면을 먹을 동안 다른 누군가는 아이를 돌봐야하고, 누군가는 힘들게 물을 길어야 하고, 누군가는 빵을 팔고, 누군가는 배가 고프거나 아프거나 해서 쓰러질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을 하니까 그 아이들이 너무 불쌍했고 그 아이들이 나를 보면 얼마나 부러운 생각이 들까 싶어서 마음이 아팠다. 학교에서 숙제로 했던 굿네이버스 희망 편지쓰기를 통해서도 다른 나라의 어린이들이 학교도 못가고 밥도 잘 못먹고 어린 나이에 가족들을 위해 힘들게 일하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내가 먹고, 입고, 공부를 하는 것이, 나한테는 당연한 일인데 누군가에게는 하고 싶은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부터라도 음식은 남기지 않고 투정도 부리지 말고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과 전기도 아껴쓰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 부모님께도 감사해야겠다. 나보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내가 도울수 있는 일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 오늘은 학교에서 받아 온 난치병 학생돕기 저금통에 내가 가진 동전을 전부 넣었다. 아프거나 힘들게 사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라면을 먹을 때
그 맞은 편 나라의 산 너머 나라 남자아이는 쓰러져 있다.
 
나는 12살 여자아이다. 나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특히 고기를 좋아하고 라면을 좋아한다. 엄마께서는 라면이 좋지 않다며 자주 끓여주시진 않지만 내가 워낙 좋아하니까 가끔씩 내가 라면 먹고 싶다고 조르면 끓여주신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을 TV앞에 앉아 후후 불면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그땐 투니버스나 런닝맨 같은 걸 본다. 라면을 먹으면서 특별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겠지. 나도 그랬다. 이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가 라면을 먹을 때’는 그림책이다. 어린애들이 좋아할 것같이 그림도 크고 글씨도 별로 없는 그런 그림책이다. 엄마께서는 이 책을 동생에게 읽어주고 또 동생은 글씨가 별로 없는 이 책을 엄마 앞에서 읽었다. 아마도 한글을 못 떼고 학교에 입학 한 동생을 위해 엄마가 선택한 것 같다.
그런데 엄마께서는 “민주야~ 너도 읽어봐 그리고 무슨 생각이 드는지 말해 줘”라고 하셨다. 나는 이 책을 금방 읽었다. 5분 아니 3분도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엄마께서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물어봤다. 나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고 엄마께서는 다시 한 번 읽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나중에 읽겠다고 했다.
그 때는 몰랐다. 이 책이 내 마음을 무겁게 할 거라는 걸.
 
내가 라면을 먹을 때,
옆에서 방울이는 하품을 한다.
옆에서 방울이가 하품을 할 때
이웃집 미미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린다.
이웃집 미미가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
이웃집의 이웃집 디디는 비데 단추를 누른다.
이웃집의 이웃집 디디가 비데 단추를 누를 때
그 이웃집 유미는 바이올린을 켠다.
그 이웃집 유미가 바이올린을 켤 때
이웃마을 남자아이는 야구방망이를 휘두른다.
이웃마을 남자아이가 야구방망이를 휘두를 때
그 이웃마을 여자아이는 달걀을 깬다.
그 이웃마을 여자아이가 달걀을 깰 때
이웃나라 남자아이는 자전거를 탄다.
이웃나라 남자아이가 자전거를 탈 때
이웃나라의 이웃나라 여자아이는 아기를 본다.
이웃나라의 이웃나라 여자아이가 아기를 볼 때
그 이웃나라 여자아이는 물을 긷는다.
그 이웃나라 여자이이가 물을 길을 때
그 이웃나라의 이웃나라 남자아이는 소를 몬다.
그 이웃나라의 이웃나라 남자이이가 소를 몰 때
그 맞은편 나라 여자아이는 빵을 빤다.
그 맞은편 나라 여자이이가 빵을 팔 때
그 맞은편 나라의
산 너머 나라 남자아이는 쓰러져 있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그때
바람이 불었다.
[내가 라면을 먹을 때]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고래이야기

나는 지금은 안다. 우리는 혼자 살고 있지 않다. 동생이랑 엄마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친구들.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생활을 하는 것 같다. 라면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고, 비데 단추를 누르고, 야구를 하고 하지만 지구의 다른 곳에 있는 친구들은 아기를 돌보고, 물을 긷고, 소를 몰고, 빵을 팔아야 한다. 배고픔이나 전쟁을 겪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선생님께 또는 텔레비전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알고 있다.
우리는 혼자 살고 있지 않다. 우리 모두는 이 세계에 같이 살고 있다. 아직 나는 지구 다른 곳에 친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

내가 라면을 먹을때, 여펭서 방울이는 하품을 한다.
이웃집 미미는 텔레비젼 채절을 돌리다.
디디는 비데 단추를 누른다.
유미는 바이올린을 켠다.
이웃나라 여자아이는 아기를 본다.
그 이웃나라의 남자아니는 소를 몬다.
산너머 나라 남자아이는 쓰러져 있다.
기억에 남는 내용은 산 너머 나라 남자아이가 쓰러져 있는
장면이다. 그 아이가 불쌍하다.
어려운 친구를 많이 도와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