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 교수의 76번째 책 '나는 배웠다' 친필 사인이 담겨진 책을 받아 들었다.
빅데이터의 시대.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인 현대시대는 수없이 많은 문화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속에 우리는 하루에도 몇 천 권씩 쏟아지는 책의 홍수시대 속에서 살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작가든 때론 작가가 아니든 사람들마다 저마다 책 읽기를 권유하는 방법들이 제각각 다른것을 보게된다. 자기계발서를 읽을 가치가 없다는 사람부터 자기계발서를 칭송하는 사람들.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고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부터 고전(古典)을 읽다가 고전(苦戰)을 면치 못하는 사람들. 심지어는 만화책에서도 배울점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과 만화책은 책으로도 여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통해서 다른 삶을 살아보고자 죽기 살기로 책을 읽을 무렵, 수도 없이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입밖으로 내밷던 말이 있다. '책만 읽다 죽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말이다. 그렇다면 책만 읽다 죽는 사람이란 무엇이며 책을 읽는 것만으로 끝내지 않는 독서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고 정의내릴 수 있어야 했다.
한 권의 책은 그 책을 쓴 작가와의 만남이다. 아무리 형편없는 한 사람에게도 배울점이 있듯이 책은 어떤 책이든 한 권의 책 속에서 단 한가지라도 충분히 배울점이 존재한다. 그것이 자기계발서이든 고전이든 만화책이 되었든지 말이다. 책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책이든 읽는 독자의 마음 상태에서 모든것이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어떤 책이든 읽기 전 집어든 책 속에서 어떤 배움을 얻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작가가 책을 통하여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는가를 곰곰히 생각해가며 읽기 시작한다. 이렇게 책을 들여다보게되면 어느새 작가와 마주하게되고 작가의 숨소리를 느끼며 내 앞에서 이야기 해주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책에서 얻은 교훈이나 가슴을 울린 글귀들이 있다면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생기거나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무조건 행동으로 옮겨보는 습관이 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책만 읽다 죽는 사람이 되지 말자'라고 다짐했던 나의 독서 습관이다.
나는 '니체'에게서 '나체'를 배웠다
나는 배웠다.
니체를 읽고 있다고 자랑하고 과시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폼으로 읽었지만
전시용 책 읽기였다는 점을
어떤 책을 읽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 중에서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문장이나 글귀대로
내 삶이 바뀌고 있거나
바뀌었는지가 중요하다.
본문 내용 中 ...
포스트 잇이 다닥 다닥 붙여져 있는 책 속에서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는 책 속의 한 글귀를 발견하게 된다. 작가의 마음이 내 마음이고 내 마음이 작가의 마음과도 같았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런 기쁨과 가슴 설레임과 벅참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 바로 이런 점이 독서를 하는 즐거움이자 삶의 원동력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 생각된다.
바쁘니까 책을 읽지 않는 게 아니라
책을 읽지 않아서 바쁜 것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모든 일을 다한 다음에
책을 읽으려고 해서
읽을 시간이 없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사람을 다르게 읽을 수 있고
세상을 다르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읽는다는 것은 그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읽지 않으면
읽힌다는 사실.
남다르게 책을 읽지 않으면
남다르게 세상을 볼 수 없으며,
결국 남다른 책을 읽은 남에게
내가 읽힌다는 사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바꾸고
내 인생의 등불이 되기도 한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의 건강을 결정하는 것처럼
내가 읽은 책이 내 생각을 결정한다.
본문 내용 中 ...
지독한 독서와 76권이라는 책을 펴낸 저자의 책에대한 남다른 열정은 한 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켜 주었고, 나 역시 더더욱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을 수 있게 해주었었다. 그리고 지금에와서 이 글은 또다른 마음으로 다가와 현재 나의 독서의 실태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준다.
이처럼 책은 같은 글을 읽더라도 다른 마음 가짐을 갖게 하기도 할 뿐더러 그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거나 마음에 와닿지 않던 글이라도 언젠가는 마음 속에 꽃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게 되는 때가 있다. 그렇기에 모든 책 속에는 배울 점들이 존재하며 그 어떤 책도 나쁜 책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방향'에서 '방법'을 배웠다
나는 배웠다.
방향은
대책 없는 방탕이든
어디로 갈지 모르는 방랑이든
우여곡절의 파란만장한 방황의 과정을
온몸으로 체험한 끝에 비로소 잡을 수 있음을.
처음부터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방향을 찾는 과정을 포기하고
누군가에게 방법을 배워서
지금 당장 일어나는 문제만 해결한다면
결국 나의 갈 길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그 누구도 대신 가르쳐주지 않으며
누군가가 가르쳐준 방향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내면에서 갈망하는 길이 아님을 알고 있다.
(중략)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지혜는
누군가 가르쳐준 방법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은 방향으로 걸어가기 위해
내가 스스로 터득한 방법이다.
방황(彷惶) 끝에 스스로 찾은 방향(方向)은
나만의 독창적인 방법(方法)과 방식(方式)으로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방도(方道)로 걸어갈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나는 방황 끝에 찾은 방향에서
아직도 나만의 방법과 방식을 배우고 있다.
방황 끝에서 찾는 방향. 누군가 제시한 삶이나 대신해주는 삶이 아닌 내가 몸으로 부딪혀 넘어지고 상처도 나봐가며 찾는 나만의 방식과 방법.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끈임없이 찾아내야 할 나만의 길. 저자가 아직도 배우고 있듯이 나 역시 배웠고 아직도 배우고 있음을 공감한다.
책의 좋고 나쁨을 말한들 무엇할까? 이처럼 한 권의 책을 통해 건조해진 마음을 위로하고 세상 속 찌들어있는 복잡한 머릿속에 산소와도 같은 좋은 생각들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배웠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배웠듯 나 역시 배웠고 그리고 아직도 배우고있는 저자를 통해 나 역시 배워야 함을 깨닫게 된다.
'언어유희'인지 '말장난'인지 '말놀이'인지 읽는 도중에 반복되는 저자의 글솜씨(재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내가 느낀 이런 감정은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 역시나 쉽게 공감될거라 생각된다. 저자의 글 그리고 혹시라도 반복되는 단어들로인해 다소 불쾌감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게된다면 그저 나처럼 한번 웃고 다음 장으로 넘겨보면 될 일이다. 한장 한장 넘길수록 오히려 웃음보다는 진지하게 자기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 더 많을 것이라 믿는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는데 지루하지 않을 수 있게 모든 페이지에 담겨진 사진들. 언제 어디서라도 1분 ~ 2분만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짧지만 강한 글 속에서 오늘 하루 어쩌면 지나온 과거 혹은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만들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