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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12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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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 EPUB(DRM) | 21.05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35.7만자, 약 10.1만 단어, A4 약 223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959849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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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국인
마이클 브린/장영재
실레북스/2019.1.30.
sanbaram
사람들은 자기가 살아온 환경에 젖어 있어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우리의 사회를 인식하는 것 또한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우는 책이 <한국, 한국인>이다. 저자는 영국인으로 <가디언>, <더 타임즈>, <워싱턴 타임즈> 등에서 한국과 북한 담당기자로 활약했으며,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과 지적인 분석과 통찰로 한국 사회를 추적해온 저명한 저널리스트이다. 1982년 처음 한국에 왔으며, 서울에서 36년째 살고 있다. 저서로 <한국을 말한다>, <Mr. 김정일> 등이 있다.
<한국, 한국인>에서는 국내에서 36년간 살아온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 한국인, 한국경제, 한국사회에 대해서 말한다. 그는 남한의 경제 발전을 일컬었던 한강의 기적이 첫 번째 기적이고, 민주주의의 발전이 두 번째 기적이며. 세 번째 기적이 통일된 한반도라 생각했다. 그러나 견해를 수정하여 남한의 문화적 표현이 세계인에게 익숙해질 정도로 인식되고 인정받는 것이 세 번째 기적이라고 말한다. ‘1부 한국인은 누구인가/ 2부 한국인의 뿌리/ 3부 한국경제를 진단하다/ 4부 한국사회와 민주주의/ 5부 미래 한국을 말하다’의 주제로 나누어 한국인과 한국사회에 대해 분석하여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국인은 역사적으로 강대국을 전략적으로 떠받들었기 때문에 기를 펴지 못한다. 또한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국적에 따라 분류하려는 성향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개인적 자아를 인식하기보다는 소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자격지심을 느끼는 것이 보통이다.(p.29)” 그러나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사고방식도 변화할 것이다. 해외에서 한국 문화가 환영받으면서 한국인들은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개인의 행복을 위한 비전을 세우고 이를 저해하는 낡은 가치와 습관을 떨쳐버리는 것이 한국인의 남은 과제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기적은 완성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변화는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지만 분수령이 된 시점은 2002년이었다. 2002년은 한국의 TV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가수 보아가 일본의 가요차트에 진입한 해였다. 또한 일본과 한국이 공동주최한 피파 월드컵이 열린 해이기 때문이란다.
“체면과 타인의 생각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아시아인들은 대체로 타인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하여 매우 큰 관심을 가진다. 한국인은 이런 성향이 일본이나 중국보다도 더 강하다.(p.110)” 한국인의 심리적 모델하우스의 1층을 이루는 것이 타인의 생각에 대한 극단적 민감성이라면 2층에는 위계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오늘의 민주국가 한국에서 사람들은 이론상으로 모두가 동등하지만 현실에서 그들은 지위가 높을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한국의 당면 과제는 성공에 이르는 길을 다변화하고, 사회적 서열을 자존감과 분리시키는 것이다. 이는 말로는 쉽지만 기존 개념의 뿌리가 너무 깊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자국의 역사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잘 모른다. 이는 사람들이 교육받는 방식에서부터 시작되는 복잡한 문제다. 한국인이 정보를 모으고 배우는 학문적 방식은 서구인처럼 이론부터 세우고 시작하는 분석적, 경험적 접근방식이 아니다.(p.126)” 역사도 비슷한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 사회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어떻게 발전했나? 몰락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인류사회를 시대별로 살펴보고 문화가 꽃피고 변화하면서 남긴 공예품, 음악, 기타 증거로부터 얻은 정보를 모아서 살펴본다. 그러나 한국인은 이런 이론을 배우지 않는다. 사실만을 배운다. 한국인들의 방식은 명쾌하게 분류를 하고, 듣는 사람의 마음속에 건축물 전체의 그림이 떠오르게 하고, 그 건물들이 왜 지어졌고 그것을 방문한 사람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예컨대 덕수궁을 방문해야 할 이유를 사람들에게 납득시킬 능력도 없다. 사실만 나열하지 말고 상대를 설득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지식인들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뒤의 남한이 전통적인 외세 의존적 자세로 되돌아가서 지난날에 중국에 대하여 그랬듯이 기꺼이 미국에 예속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한이 미국의 원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미군의 보호를 받는 동안에 북한은 자기 방식의 공산주의, 즉 ‘주체’라는 민족적 자립의 철학을 발전시키고, 외부 세계에 전혀 의존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p.241)” 그러나 이러한 주장의 “진실”은 사실보다는 미사여구와 관념 속에 있었기 때문에 김일성은 그토록 엄격하게 정보를 통제할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서의 북한은 전쟁 중에는 중국의 구원을 받았고, 전후에는 소련의 지원으로 국가를 재건했다. 단지 북한 주민들이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할 뿐이다.
“경제 사령관 박정희는 일본 군대에서 배우고 한국전쟁 중 장군의 지위에서 활용했던 프러시아식 관리 방식을 채택했다. 목표를 설정한 후, 부하들에게 목표 달성을 위한 폭넓은 행동의 재량권을 부여하고, 목표를 달성한 사람은 승진시키고 실패한 사람은 잘라 버리는 방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패를 통한 학습의 여지가 없었으며, 보좌관들은 대통령의 의중을 예리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p.257)” 이렇게 형성된 문화가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고 윗사람의 눈치를 보며 책임을 타인에게 미루게 된 것이다. 그러나 88올림픽은 남한이 북한보다 우위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모든 한국인의 마음에 각인된 순간이었다. 남한 사람들은 북한에 대한 합리적인 정도를 넘어서는 두려움으로 피해망상에 시달려왔지만, 어느 체제가 승리할 것이냐의 경쟁은 끝났다. 보이콧에 따른 두 번의 반쪽 올림픽에 종지부를 찍고, 북한의 동맹국인 동유럽 국가들이 참가를 결정한 것이 이와 같은 사실을 말해주었다.
“더 이상한 점은 직장의 유대감이 무례와 잔인함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직장생활에서 흥미롭고 긍정적인 특징은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p.304)” 승진할 때마다 당신에게 경례를 붙이는 집단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영국 근로자들이 추가적인 책임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승진을 거부한다는 필자의 경험담을 들려주면 놀라워한다고 말한다.
“이승만은, 중대 부역자가 특히 경찰 안에 존재한다는 문제에 관심이 없었거나, 공산주의와 싸우기 위해서 이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들의 부역행위를 용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국민에게 이를 납득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좌익을 잘못 다룬 것은 한국의 민주주의 건국과 관련한 기억에 오점을 남겼다.(p.339)” 이에 비해 박정희는 특정한 이데올로기의 신봉자가 아니라 현실주의자였다. 역설적이지만 그가 미국과 그토록 밀접한 동맹을 맺지 않고, 정부의 간섭과 집단주의로 특징지어지는 통치방식을 밀고 나갔다면, 국제적 좌익 진영에서 더 나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박정희는 사회의 경제적 기초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독재를 선택했다. 그러자 그는 국가적 계층으로 볼 때 한국은 프롤레타리아 국가에 속한다고 믿으면서도 사회 내부의 계급투쟁을 직시하지 못했다. 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자는 헌신해야 하고, 생산자는 생산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어야 했다. 그로인해 부의 불균형 문제가 지금 심각하게 야기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1987년에 거리시위로 성취되었으며, 그 이후로 민주주의의 개념은 국민이 스스로 통치한다는 것이었다.(p.416)” 유명한 외국인을 만나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건장한 남자들과 함께 공공장소에 나타나며, 대체로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 대통령과 국민의 계약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전임 대통령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김대중이 “국민은 하느님이다.” 말하곤 했듯이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가 운영된다. 그렇기에 국회의원들을 비롯하여 정치인들은 국민의 뜻을 항상 코걸이처럼 앞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자신들에게 무언가 소리쳐 알리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알리는 방법은 고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이러한 포착하기 어려운 특질은 외국의 종교가 전통적인 종교를 대체하지 않고 융합되는 방식에서도 나타난다.(p.448)” 융합을 선호하는 철학적 본능, 혼합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방식에서도 볼 수 있다. 강렬한 표현과 친숙함에 익숙한데서 오는 안타까움에서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포용의 기쁨을 추구하기 위하여 다른 곳이었다면 관계의 걸림돌이 되었을 다른 사람의 종교, 신념, 나쁜 행동 등을 제쳐놓고 조화를 추구하는 본능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숙고하는 일은 예술가의 몫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가 발전하려면 정당정치가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당들이 자문해야 하는 첫 번째 질문은 그들이 실제로 실질적인 차이를 대변하고 있는가, 그리고 야당이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 제시할 수 있는가이다.(p.477)” 현 시점에서 많은 여당인사들이 1980년대의 학생 및 노동 운동권 출신인데, 그들에게는 완고한 독선주의라는 두드러진 약점이 있다. 또한, 모든 정당이 파벌을 형성하려는 보스들 때문에 파벌주의로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법률가와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은, 만약 그들이 스스로 학위논문을 제 손으로 썼다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말하기도 한다.
“통일된 한국은 국수주의적인 나라가 아닐 것이며, 힘이 약한 나라나 이웃을 괴롭히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아직 해결되지 못한 감정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성가시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p.489)”라고 저자의 견해를 말하고 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는 한국인의 특성과 역사인식,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를 이 책을 통해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지피지기면 배전불패란 말이 있듯, 한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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