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 문학상 공쿠르 상 수상 작가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의
나무에 관한 가장 독특하고 놀라운 소설!
나무, 인간의 수호자이자 지구의 가장 오래된 주인
이제 그들의 경이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 이름은 트리스탕,
삼백 년을 살아온 한 그루의 나무다…”
2011년은 유네스코가 ‘세계 산림의 해’로 선포한 해이다. 각 나라에서는 이에 걸맞은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했는데, 그중에서도 프랑스 각 지역을 대표하는 26종의 나무를 선정하는 등 활발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펼쳐온 프랑스 유네스코 지부는 독특하게도 한 소설의 출판기념회를 ‘세계 산림의 해’ 공식 프로모션 행사에 포함시켰다. 이 작품이 바로 공쿠르 상을 수상한 소설가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의 최신작 『어느 나무의 일기』이다. 이 소설은 2011년 11월 24일 프랑스 유네스코와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함과 동시에 발간되어 현재까지도 프랑스 독자들에게 뜨거운 공감과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까지 나무에 관한 책은 많았지만, 나무를 문학적 ‘주인공’으로 삼은 책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이중 가장 널리 사랑받고 있는 책은 『나무를 심은 사람』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우화와 예지로 그려낸 선구적 작품이다. 『어느 나무의 일기』는 『나무를 심은 사람』이 우려하고 예견했던 미래의 시점뿐만 아니라, 인간과 나무가 삼백여 년 동안 공존해온 과거와 현재, 즉 두 종이 공유해온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
나무가 기억하는 인간의 역사, 인간이 되찾아준 나무의 기억…
시공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과 존재의 이야기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 별안간 작은 돌풍이 불어닥치면서, 수령이 3백 년에 달하는 배나무 트리스탕은 쓰러지고 만다. 루이 15세 때 심어진 트리스탕은 의사인 조르주 란 박사 부부의 보살핌 아래 살아오고 있었다. 트리스탕에 관한 책을 쓰고 있던 젊은 작가 야니스와 란 박사 부부, 그리고 자폐증에 걸린 이웃집 소녀 마농은 배나무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며 그를 기리는 모임을 연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입을 열지 않는 소녀 마농의 친구는 오직 트리스탕뿐이었다. 예술적 재능을 지닌 마농은 트리스탕의 몸으로 조각을 시작한다. 모두가 죽었을 거라고 믿은 배나무 트리스탕의 의식은 그 조각상에 깃들어 지상을 맴돌며, 그를 사랑한 모든 인간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과 함께하기 시작한다.
마농의 부모가 차사고로 죽은 뒤, 란 박사는 마농을 딸처럼 키운다. 아름답게 성장한 그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가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트리스탄(트리스탕의 여성형 이름)으로 바꾼다.
몇 년 후, 트리스탄의 작품을 파는 경매장에서 예전의 젊은 작가 야니스와 트리스탄(마농)은 재회하고, 사랑에 빠진다. 야니스는 트리스탄의 계획을 따라 ‘배나무 트리스탕’의 일생에 관한 책을 쓰기 시작한다. 이를 통해 배나무 트리스탕은 자신을 처음 키운 여인 카트린 부셰와, 이후 자신이 함께한 인간들의 삶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그는 어디서 왔고, 그의 의식은 왜 아직도 지상에 남아 있는 걸까?
현재의 삶에 안주하지 못하던 트리스탄은 예술을 통해 아마존의 밀림을 보호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 떠났다가, 그곳의 원시부족 사이에 자리 잡고 살기로 마음먹는다. 거기서 야니스의 아들을 낳은 그녀는, 아이를 부족의 손에 맡긴 뒤, 나무를 벌목하려는 이들에게 맞서다 불도저에 깔려 죽고 만다. 트리스탄의 죽음으로 피폐해진 야니스는 집필하던 원고를 불태운다. 그 와중에 한 아랍인 청년 라픽이 야니스의 집에 숨어들었다가 트리스탄의 배나무 조각상을 훔쳐가고 만다. 야니스는 도난 사건을 통해 만난 여성경찰관 오드리와 사랑에 빠져 평온한 삶에 안주한다.
한편, 트리스탄과 야니스의 아들인 토에는 총명하게 자라나, 부족의 샤먼으로서, 학자이자 환경운동가로서 활발한 삶을 펼친다. 배나무 조각상을 훔쳐갔던 아랍인 청년 라픽은 조각상을 통해 삶의 안정을 얻고, 어느 날 TV에서 본 트리스탄의 아들 토에에게 조각상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그에게 우편으로 보낸다. 트리스탄을 기리는 박물관 준공식에 참석했던 토에는 야니스와 만나 부자의 정을 나눈다.
라픽이 돌려준 조각상과 재회한 야니스는 트리스탄이 부탁했던 ‘배나무에 관한 책’을 집필하기로 마음먹고, 배나무 트리스탕의 탄생에 얽힌 비밀을 추적한다. 이를 통해 트리스탕의 의식은 얀센파 및 프랑스 왕가의 비극과 관련된 자신의 기원을 기억해낸다. 책을 완성하고, 트리스탄과의 약속을 지킨 야니스가 죽어갈 즈음, 배나무 트리스탕 역시 그 옛날 소녀 마농이 땅에 남긴 자신의 씨앗을 통해 70여년 만에 지상에서 새 싹으로 다시 태어난다.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존재
그들이 전하는 깊고 깊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나무의 의식을 1인칭으로 그린 이 유례없는 소설은 작가가 지닌 생물학, 역사, 의학, 인류학의 다양한 지식과 사고가 아마존의 빽빽한 산림처럼 풍부하게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루이 15세의 절대왕정, 마녀사냥과 종교적 광기, 수많은 피를 불러 온 프랑스 대혁명과 인간의 지성에 대한 회의를 불러온 양차 세계대전, 그리고 프랑스의 양심에 경종을 울린 드레퓌스 사건 등, 프랑스 역사를 관통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새롭고 놀라운 관점으로 재해석 된다. 바로 나무의 시점을 통해서. 학살을 저지르는 인간의 잔인함, 철학적 고뇌와 사랑의 아픔, 상실, 그리고 3백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느끼는 그 모든 것의 덧없음 등.
또한 이 책은 동시에 위대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루이 15세의 정부 카트린 부셰가 키운 두 그루의 배나무에는 신화 속의 연인 ‘트리스탕과 이졸데’의 이름이 붙는다. 그러나 나무의 사랑은 인간과 다르다. 오히려 그 이름에 어울리는 운명을 겪는 것은 두 그루의 배나무가 아니라 그들 주위에서 신비한 인연으로 맺어진 작가 야니스와 조각가 트리스탄이다. 그들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다음 세대를 거쳐 그들의 아들인 샤먼 토에와 배나무 트리스탄의 책으로 완성된다. 나무와 인간의 운명은 그렇게 얽히고설켜 아름다운 싹을 틔운다.
또한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나무와 공존할 것인가 하는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삼천 년 넘은 삼나무 ‘루나’ 가 벌목당하는 걸 막기 위해 나무 위에서 738일을 버틴 미국의 여성 환경운동가 줄리아 힐처럼, 트리스탄은 삶의 터전인 아마존 삼림을 지키려는 부족들을 돕기 위해 헌신한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현재도 지구 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헌신적인 환경운동가와 실천적 예술가들의 노력을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작가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나무의 생물학적 시스템이 우리에게 경고를 던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천적이 지닌 호르몬과 유사한 호르몬을 만들어내, 위험이 닥쳤을 때 천적의 내분비 시스템을 교란하는 능력이 나무에 갖춰져 있으며, 이것이 인간에게도 머지않아 닥칠 수 있는 위험임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놀라운 상상력을 갖춘 이 소설은 자연과 나무를 사랑하고 그들과 공존할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태윤리학적인 문제뿐 아니라 생물학적이고 예술적인 테제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삶과 죽음, 재탄생에 대해 돌아보고 깊게 고찰하게 한다. 이를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하나다. 나무와 우리의 연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깊다는 것. 우리가 무심한 눈으로 지나쳤던 한 그루의 나무 속에 깃든 ‘하나의 우주와도 같은 비밀’. 그 속에는 영고성쇠를 거듭하며 사라져간 우리 인간뿐 아니라,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기억이 깃들어 있다.
추천의 말
인간에 대한 기억을 지니고 있으나 그것을 곧 잃어버리게 될 한 나무의 모험을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시적 감수성과 희망을 가지고 그려냈다._르피가로
경이로운 이야기! 단숨에 읽어버렸다._프랑스 독자
우리의 세상과 나란히 이어져온 또 하나의 세상!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나무를 예전 같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실로 아름다운 교훈!_프랑스 독자
생(?과 자연, 삶의 또다른 방식에 관한 찬가. 읽어라!_프랑스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