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들의 직관에 의지하던 시대는 끝났다
‘데이터’를 ‘정보’로 바꾸는 분석 경쟁력을 키워라!
데이터가 끊임없이 생산되는 시대에는 기업이 각자 보유한 고유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곧 기업의 성과로 연결된다. 글로벌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도처에 존재하는 데이터의 효과적 분석으로 전세계가 직면한 환경, 에너지, 식량, 의료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컨설팅 그룹들 역시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이며 미래의 경쟁우위를 좌우한다며 데이터에 주목했다. 데이터의 활용에 기업의 경쟁력 확보가 달려 있는 것이다.
일본 최고의 부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전체를 조망하며 전략을 세우고 70%의 승률이 예상되면 싸움을 벌인다”는 과감한 승부사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데이터 분석’이라는 주도면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 그의 경영철학 중에는 ‘1,000중 체크’라는 것이 있는데, 기업의 경영상황을 살펴볼 때마다 1,000개의 지표를 모두 확인한 뒤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견을 결정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그의 행동은 기업을 인수할 때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1995년 컴덱스를 인수할 때는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무려 2만 페이지 분량의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그 내용을 철저히 분석했다. 2006년 보더폰 일본법인 인수 시에는 3,000회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렸을 정도다. 이처럼 데이터 경제시대를 이해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조직원 모두가 ‘분석’이라는 목표를 중심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
이 책은 기업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쟁 환경을 보다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는 법을 알려준다. 오랜 시간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정보활용 및 분석을 통한 경영성과 개선을 주도해온 삼일 PwC컨설팅 본부의 탁월한 노하우가 녹아 있는 까닭이다. 다양한 기업들의 데이터 분석 사례와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통해 경영성과 개선과 기업의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는 공식을 발견할 수 있다.
빅 데이터,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
비즈니스 환경이 점차 글로벌화, 다각화되고 기업과 소비자의 디지털 활동이 발전하면서 기존의 관리, 분석 체계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막대한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했다. 웹사이트 방문, 온라인 검색 통계, 위치정보, 소셜미디어 등 기업의 내·외부에 축적된 이들은 ‘빅 데이터(Big Data)’라 불린다. 해외 조사에 따르면 기업에 쌓이는 개인정보의 양은 1.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기업이 하루 동안 생산하는 데이터량은 2000년에 전체 인터넷에서 생성된 데이터보다 많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와 기업들은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데이터의 기하급수적인 증가 속에서 길을 헤매고 있다.
이제 빅 데이터는 기업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모든 기업이 보유한 빅 데이터는 거대한 가치 추출이 가능할 만큼 충분한 규모에 도달했다. 누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쌓았느냐보다 누가 먼저 그 가치를 추출해내느냐가 향후 기업의 성패를 가늠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데이터 분석은 그들이 많은 분야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전환시켰다. 산업혁명에서는 철과 석탄이, IT 혁명에서는 인터넷이 세계 경제 변화를 지탱하는 핵심요소였듯 다가올 스마트 혁명에서는 데이터의 분석이 경제 변화의 핵심자원 역할을 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데이터의 숨은 가치를 발굴해 성장을 일궈냈다. 삼성생명은 고객 데이터의 통합을 통해 실시간으로 동일한 정보를 전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주소 등 변경된 고객정보를 50% 이상 확보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 분석을 기반으로 대고객 마케팅을 진행함으로써 매출 증대를 가져왔다.
제일모직은 고객 데이터 분석 결과 고정고객의 상위 20%가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하며, 상위 40%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 수준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알게 된 것이다. 따라서 기존고객을 유지하고 신규고객을 고정고객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먼저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등급을 새로 조정했다. 그리고 기존고객과 신규고객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함으로써 고정고객 수가 약 200% 가량 증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외에도 최근에는 소셜 네트워크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블로그와 트위터 등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근 트렌드와 경향 분석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정보를 바탕으로 SNS상에서의 여론을 파악하고 사전에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칠 수 있다.
이들처럼 데이터를 하나의 큰 자산으로 취급하고 이를 관리하는 기업은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반면 급격히 늘어나는 데이터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지 못하고 무작정 쌓아놓기만 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경영정보 분석은 일정한 양식에 따라 정제된 데이터를 주로 취급했지만, 사진과 동영상,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형식의 소통정보를 망라한 빅 데이터는 양식이 제각기 다르고 구조화된 수준도 낮기 때문이다. 명확한 분석 툴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빅 데이터를 유용한 정보로 바꾸기는커녕 기업 내 정보의 흐름을 위협하는 방해요인으로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향후 10년은 기업 성장의 가속화와 IT 기술의 발전, 디지털 데이터의 폭발적인 성장이 결합되면서 여기에 조직의 변화와 성장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업에게 빅 데이터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해 나가냐에 따라 정보를 지배하는 기업과 정보에 지배당하는 기업으로 나뉠 것이다.
가장 위대한 혁신은 분석에서 시작된다
과거에는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적자생존을 지나 혁신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혁자생존’의 시대가 찾아왔다. 그리고 가장 위대한 혁신은 분석에서 시작된다. 많은 기업들이 이를 입증했다.
미국 금융시장이 호황이던 몇 년 전 대부분의 투자은행은 IT에 집중 투자해 프로세스 효율화와 대규모 DB 구축에만 만족하고 있었다. 이때 골드만삭스는 주어진 정보를 분석해 투자은행의 핵심인 위험헤지에 활용했다. 골드만삭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금융기관들이 무너지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는 와중에도 견고한 수익률을 달성했다. 그들이 성공적으로 금융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뛰어난 정보 분석과 활용 능력이었다.
사양산업이라 불리는 패션업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패스트패션이라는 단어를 창조한 자라 역시 본사와 각 매장에 쌓인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했다. 매장별 판매와 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매장의 최대 매출이 아닌, 전세계 모든 매장의 매출을 더한 것이 최대가 될 수 있는 분배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이는 즉시 기업의 매출 신장으로 연결됐다.
미국의 넷플릭스는 DVD 영화 대여라는 감성 마케팅에 첨단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한 기업이다. 인기 있는 배우가 출연하는 할리우드 영화를 앞세워 홍보하는 것은 대여 수익률과 재고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에 넷플릭스는 수취화하기 힘든 고객의 취향을 분석하기로 했다. 수학자와 컴퓨터 공학자, 인공지능 엔지니어 등을 영입해 가입회원의 DVD 클릭 패턴, 검색어, 실제 DVD 대여목록, 시청한 영화에 부여한 평점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원의 취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를 가지고 자동으로 고객을 위한 DVD를 추천하는 시스템인 ‘시네매치’를 탄생시켰다. 덕분에 고객들의 만족도를 상승시키는 동시에 시장 1위를 고수하던 기업인 블록버스터를 몰아내고 업계 최고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은 기업뿐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널리 활용된다.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의 부자구단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수천억 원의 연봉을 지급하면서도 가장 가난한 구단이라 불리던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에 무참히 패한 것은 분석의 힘을 갖추지 못한 까닭이다. 에슬레틱스는 그동안 메이저리그가 손대지 않은 먼지 묻은 데이터에 집중했다. 출루율과 장타율, 사사구 비율 등을 분석해 경기에 맞는 최고의 선수들을 최적의 금액으로 영입했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을 2000년대 최강의 팀으로 변신시켰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위대한 기업들의 이야기는 결코 환상이 아니다. 이 책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엄청난 속도로 쌓여가는 데이터를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하고 활용하기만 해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과정이 담겨 있다. 빅 데이터 시대를 이기고 싶다면 바로 지금 분석의 힘을 가져야 한다. 새롭고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제 정보를 효과적으로 분석해 가장 생산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업계에 혁신을 불어넣는 기업으로 성장할 차례다.
기업의 혈관에 살아 있는 정보를 공급하라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의 약 40%가 경영자의 직관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환경,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정보가 야기하는 혼란 속에서 경영자가 많은 의사결정을 직관에 의지하는 탓이다. 오랜 경험에 의해 다듬어진 경영자의 직관은 모호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보다 신속하고 우수한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을 절대시해 변화하는 환경을 감지하지 못한 직관은 기업을 함정에 빠뜨리기 쉽다. 따라서 다양한 분석기법을 이용해 기업에 살아 있는 생생한 정보를 공급해야 한다. 빅 데이터에는 기존의 데이터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환경변화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는 잠재적 정보들이 산재해 있다. 이를 활용하는 것은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의 핵심역량이다.
지금 기업의 정보들이 쌓이다 못해 폭풍처럼 밀려오고 있다. 이제껏 급변하는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온 기업들은 어느새 생존을 위해 빅 데이터를 분석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데이터 분석은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에 지혜를 제공하는 무기다. 따라서 우리는 빅 데이터가 잠재가치가 높은 자신임을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분석의 힘》은 오랜 시간 다양한 기업의 정보 활용 및 분석을 통한 경영성과 개선을 이끌어온 저자들의 지혜와 통찰이 담고 있다. 독자들은 빅 데이터로부터 최대한의 가치를 끌어내기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분석 기술과 관리 프로세스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조직적인 차원으로 데이터가 관리되고 구축되는 방법과 데이터에서 가치를 찾아낸 모범 사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와 창조적인 조직을 만들게 될 것이다.
빌 게이츠는 “움직인 만큼 귀중한 정보가 들어오고 성공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공한 기업이나 CEO를 보면 스스로 움직여 살아 있는 정보를 잡고 다음에 취할 행동이나 계획을 결정했음을 알 수 있다. 가치 있는 정보를 남보다 일찍 손에 쥐기 위한 그들의 집념과 열의는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다. 데이터를 큰 자산으로 만들어 성과로 연결시키고 싶다면 먼저 기업에 분석의 힘을 더하자. 경쟁력이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