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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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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물

[ 양장 ]
배수아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10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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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물 리뷰 총점10.0 12,150

상품정보

출간일 2017년 11월 10일
쪽수,무게,크기 312쪽 | 344g | 120*188*30mm
ISBN13 9788954648929
ISBN10 8954648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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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배수아의 소설은 가난과 광기의 세계로 추락해 그 파멸의 힘으로
영원한 꿈이 된다. 잃어버린, 사랑했던 것들이 그 꿈 속에서 다시 떠오른다.
_강지희(문학평론가)

“이 비밀스러운 결속이 나는 기쁘다.”
―한국문학의 가장 낯선 존재,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계, 배수아 신작 소설


한국문학에서 ‘배수아’라는 이름은 이국(異國)의 뉘앙스를 품고 있다. 이전 세대나 동시대 한국문학의 영향 혹은 수혜를 받은 흔적이 보이지 않는 그의 작품들, 서사보다는 이미지, 분위기, 그리고 목소리에 가까운 편편은 종종 ‘이것을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게도 하였다. 그러나 이 낯선 존재가 펼쳐 보이는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는, 지난 24년, 열세 권의 장편과 여덟 권의 소설집을 통해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그 세계에 번역가라는 새로운 푯말 하나를 더 꽂으며 배수아는 자신의 이름만큼 이국적인 새 이름들을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페르난두 페소아, 로베르트 발저, W. G. 제발트, 막스 피카르트, 사데크 헤디야트, 토마스 베른하르트… “소설가보다는 번역가 아이덴티티로서 『악스트』에 참여하게 된 것 같다”는 그의 말에 따르면, 격월간지 『악스트』의 편집위원으로서 해외문학을 담당하게 된 경위 역시 비슷한 맥락임을 알 수 있다.

번역가 배수아를 통해 해외문학의 지평이 넓어진 것이 반가운 만큼 작가 배수아의 소설을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졌다. 2010년 『올빼미의 없음』(창비) 이후 7년 만의 소설집 『뱀과 물』을 펴낸다. 2016년 경기문화재단 지원사업의 결과로 출간된 소설집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테오리아)이 있으나, 단 두 편의 단편만으로는 긴 기다림이 해소되기엔 아쉬움이 컸다.

* 표지에 쓰인 체코 사진작가 프란티셰크 드르티콜의 작품은 작가가 직접 고른 것으로, 배수아 작가는 “사진을 보는 순간 불안, 불균형, 불길, 부조화, 부조리, 어둠, 카오스, 암시, 예언, 몸, 유령 그리고 무의식과 에로티즘 등의 어휘가 동시에 소용돌이쳤다”면서 “사진은 책에 실린 글의 일부이자 글을 완성하는 이미지”라고 말했다.(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저자 소개

작가파일보기 작가의 추천 관심작가알림 신청 저 : 배수아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당연히 소설 같은 것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을 놀다가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겨울호에서 ''신인작가 작품공모'' 광고를 보았다. 그리고「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문학적 엄숙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그래서 그의 문장은 당혹스럽고 생경하며 파격적이다. 배수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온하고 불순한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다. 한결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늦된 아이들이며 주로 스무살 안팎의 주변적 존재이다. 이들은 사회규범에 적응하지 못하고 진화를 거부하는 인물이며 '스스로 선택한' 이상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신세대적 일상을 파고들며 신세대적 일상에 숨어 있는 존재의 어둠과
... 펼처보기

이렇게 말해보자. 제3세계 문학의 1세대가 담당해야 할 몫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베트남 문학은 우리의 1960년대나 1970년대 문학과 같은 시선을 담고 있다. 그 문학이 가고 나면 다른 문학이 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자기 미학 아니겠는가.

목차

눈 속에서 불타기 전 아이는 어떤 꿈을 꾸었나
얼이에 대해서
1979
노인 울라(Noin Ula)에서
도둑 자매
뱀과 물
기차가 내 위를 지나갈 때

해설 | 강지희(문학평론가)_영원한 샤먼의 노래

책속으로

이미 일어났다고 알려진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보다 신비롭다. 그것은 동시에 두 세계를 살기 때문이다. 어슴푸레한 빛 속에서 비순차적인 시간을 몽상하는 어떤 자의식이 있고, 우리는 그것에서 태어난 아이들이었다.
---「뱀과 물」중에서

“네 안에는 아주 늙은 네가 살고 있을지도 몰라. 늙은 그녀가 너무 이른 시기에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해라. 만약 그녀가 미친 닭처럼 순식간에 훨훨 날아가버리면 너는 평생 그녀를 쫓아다녀야 하는 거야. 아니면 그녀가 너를 쫓아다니겠지. 운이 좋아서 그런 불행만 일어나지 않으면, 넌 훌륭한 우체국 직원이 될 거다.”
---「뱀과 물」중에서

어린 시절도 일생 동안 지속될 너울거림을 불현듯 멈추었다. 어린 시절. 그것은 막 덤벼들기 직전의 야수와 같았다고 여교사는 생각했다. 모든 비명이 터지기 직전, 입들은 가장 적막했다. 시간과 공기는 맑은 술처럼 여교사의 갈비뼈 사이에 고여 있었다. 염세적인 사람은 일생에 걸친 일기를 쓴다. 그가 어린 시절에 대해서 쓰고 있는 동안은 어린 시절을 잊는다. 갖지 않는다. 사라진다.
---「뱀과 물」중에서

키 큰 소녀의 얼굴은 수면에 비친 키 큰 소녀 자신의 그림
... 펼처보기 ---「1979」중에서

출판사 리뷰

“기나긴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한 것은 나를 상상하는 놀이였다.”
―어린 시절이라는 악몽에 대하여


아홉번째 소설집에서 배수아는 어린 시절(소녀 시절)로 독자를 이끈다. 작품 속 어린 시절은 ‘비밀스러운 결속’(38쪽)과 환상적인 시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여리고 순수한 것과는 동떨어진 일들. 부모의 부재, 그들을 찾아 떠나는 길, 무거운 가방, 눈이 내리거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들. 일곱 살이 되면 더는 남자아이 행세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소중한 존재를 지킬 힘이 여전히 나에게는 없다. 그리고 죽음에 눈을 뜬다. 그러므로 무구한 시절을 거쳐 성인이 된 뒤 혼탁해지는 것이 삶이 아니라는 것. 아련한 마음으로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는 것은 망상에 다름없다는 것. 그 망상 속 어린아이는 ‘누런 개처럼 돌아다니는 유령’일 뿐이다.

“어린 시절은 망상이에요. 자신이 어린 시절을 가졌다는 믿음은 망상이에요. 우리는 이미 성인인 채로 언제나 바로 조금 전에 태어나 지금 이 순간을 살 뿐이니까요. 그러므로 모든 기억은 망상이에요. 모든 미래도 망상이 될 거예요. 어린아이들은 모두 우리의 망상 속에서 누런 개처럼 돌아다니는 유령입니다.”
_94쪽, 「1979」에서

그러므로 작가가 말하는 어린 시절이란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어린 시절-성장-성년’의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린 내가 자라서 지금의 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린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존재가 아니며, 그사이에 순차적 단계는 없다. 작품집 첫머리에 자리한 「눈 속에서 불타기 전 아니는 어떤 꿈을 꾸었나」(이하 「눈 속에서」)의 ‘나’가 머물던 유원지. 그 한가운데 자리한 것은 거대한 대관람차이다. “지구 자체, 혹은 그 이상으로 커다란 어떤 것”이자 “올라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는 그 대관람차”가 “사실은 대관람차가 아니라, 시간의 실체를 실어나르는 바늘 없는 시계”라는 것은 그러므로 중요한 지표이다. 배수아의 시계에는 바늘이 없으며, 독자는 1분 1초라는 질서의 세계가 아닌 ‘시간의 실체’를 비틀어 펼친 몽상적 세계의 완전히 새로운 문법으로 작품에 미끄러져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현재의 나는 정말 존재하는 실체인가? 어린 시절 나의 상상 속 인물은 아닌가? 미래가 이미 도래하지 않은 것이 확실한가? 삶에서 겪은 모든 일들이 정말 일어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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