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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11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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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6.74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6.3만자, 약 3.9만 단어, A4 약 102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52731449 |
5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매 2주마다 남산도서관에서 열리는 예비작가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총 6회라는 짧은 과정이라 집약적으로 글의 작법을 배우고 있다. 가르쳐주시는 작가님의 이름은 ‘박경희 작가님’이다. 매 수업이 끝나기 전에 책을 몇 권 추천해주시고 수업을 끝내시는데, 그 때 들었던 수업의 주제는 ‘소설은 구조이다’라는 수업을 들었었다. 이 수업의 연장선상에서 작가님이 추천해 준 책이 바로 ‘책 읽어주는 남자’ 였다. 이 책을 읽으면 장편소설의 모든 것과, 작가님이 했던 강좌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맨 처음 책을 산 다음 뒷부분을 보니, 책에 대한 수 많은 찬사가 적혀져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장편 소설의 모범’이라고 적혀져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 책이 장편소설의 교본으로 추앙받고 있는 것일까? 의문을 가진채로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 주인공인 미하엘이 심한 황달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길을 걸어가고 있던 미하엘은 강한 현기증을 느끼게 되고, 정신을 거의 잡지 못한채로 길바닥에 연거푸 구토를 하게된다. 사람들이 모두 외면하고 지나가고 있었을 때, 한 여자가 건물 안에서 미하엘을 보고서는 소년을 부축해주고, 건물 앞마당에서 물을 퍼와 미하엘이 한바탕 바닥에 벌여놓은 결과물을 모두 물로 씻겨 내려가게 만들었다. 이후 어머니의 제안으로 미하엘은 답례를 하기 위해서 한나를 찾아가게 되고, 미하엘은 다른 때에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을 한나에게 느끼게 된다. 당시 미하엘은 15세, 한나는 36살이였다. 두 번째로 그녀를 찾아갔을 때 석탄을 가져오려다가 석탄 더미에 넘어져서 온 몸이 검댕이 묻고, 한나의 집에서 목욕을 하게된다. 혼자서 목욕을 하려는 찰나 한나가 들어오게 되고, 두 사람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처음에는 사랑나누기에 집중했지만, 미하엘이 찾아오는 시간이 잦아지자 한나는 미하엘에게 한가지 부탁을 한다. 책을 읽어달라는 것이였다. 처음에는 ‘직접 읽으면 되지’하면서 불평했지만, 이내 미하엘도 책을 읽어주는 것에 빠지게 된다. 사랑을 나누기 전, 미하엘은 여러 가지 작품들을 한나에게 읽어 주게 된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정도 무르익을 즈음, 두 사람은 여행을 하게 되는데, 첫 싸움은 여행을 갔을 때 일어나게 된다. 미하엘이 아침과 꽃을 가져오겠다고 메모를 간단히 남겼는데, 돌아와보니 그 메모는 사라져있었고, 울고있는 한나에게 허리띠로 입술을 맞아 피를 흘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은 그럭 저럭 넘어갔지만, 두 번째 사건은 되돌릴 수 없었다. 어느날 갑자기 한나는 떠나버렸다. 단지 폴란드에 있는 수용소에 갔다는 이야기만 들을 수 있었고, 회사는 한나에게 사무직을 제안했지만, 한나는 그걸 거절하고 일자리를 옮겨버린다. 한나가 없는동안 미하엘은 법률공부를 시작하고, 전쟁이 끝난 뒤에 법률공부에 전념하며 시간을 보내다, 어느 재판에 참관하게 된다. 이 재판의 피고인은 여자 유대인 수용소의 여자 경비원들이였는데, 피고인 명단에 한나가 포함되어 있었다. 몇 십년 만의 재회를 법정에서 하게 되지만, 둘은 서로를 보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미하엘은 한나의 비밀을 알게된다. 한나는 문맹이였던 것이다. 수용소에 있었을 적에, 여자 아이들을 몇 명 골라내 책을 읽게한 사실이 동료 경비원에 의해서 폭로되게 되고, 한나는 자신이 문맹이였다는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있었다, 재판을 참관하고 있었던 미하엘은 모든 걸 알았지만 한나를 위해서 이걸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한다.
보통 독후감을 쓸 때는 줄거리를 줄여놓는 것이 정석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를 다 쓴 이유는, 이 소설이 왜 구조적인지를 알려주기 위해서 전체적인 줄거리를 뒷부분만 빼고 대략적으로 적어놓았다. 내용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체호프의 총’이라는 이론을 먼저 소개해야겠다. ‘1막에 총을 소개했으면 3막에는 무조건 쏴야한다. 안 쏠거면 없애버려라’ 체호프가 한 말중에서 제일 유명한 말이다. 이는 복선을 뜻하는 것으로써, ‘중요한 것을 평범해보이게 만들어 독자를 방심하게 만든 다음, 반전을 통해서 독자에게 충격을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를 볼 때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 마지막 장에 가서 중요한 것이였다는 걸 알게되면 속으로 굉장히 놀라거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것의 반대말은 ‘맥거핀’이 있다. 좋은 복선은 좋은 ‘구조’에서 나오게 되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복선과, 마지막에 놀라움을 주는 부분은 어디 있을까? 한나가 ‘문맹’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독자는 수 많은 기억의 파편을 하나로 모아 전체적인 퍼즐을 하나 완성하게 된다. 한나가 미하엘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했었던 이유, 여자아이들을 골라서 책을 읽게한 이유, 처음으로 돌아가서 쪽찌가 사라지고 허리띠로 입술을 맞아 피를 철철 흘렸던 이유까지, 번개를 맞듯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게 된다. 한나가 이랬던 것은 전부 문맹이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었구나! 또한, ‘반전’도 사람들에게 잘 먹혀든다. 여기서 말하는 반전은 복선에 대한 반전도 들어가있지만, ‘분위기의 반전’도 이곳에 들어가게 된다. 처음에는 잔잔해졌다가 중반부부터 격렬해지기 시작하면서 마지막에는 최정점을 찍는다던지, 처음에는 격렬했다가 중반부부터 잔잔해지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에는 잔잔함의 정점을 찍는다던지, 분위기의 반전도 이 소설에서는 잘 드러난다, 한나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이것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맨 처음 사랑하는 장면을 읽은 독자들은, 평범하게 책을 읽어주고 있는 한 청소년과 한 여자의 금기의 사랑이야기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뒤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암울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담겨져 있던 미하엘의 첫사랑에 대한 생각, 한나에 대한 생각을 독자들은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의 치밀한 ‘구조’만큼이나마 좋은 평가를 듣는 대목이 있다면, ‘삶과 사랑’, 그리고 이 ‘사랑’에 역사를 담아냈다는 것이다. 사랑이야기는 우리에게 질리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항상 tv를 틀면, 아침드라마든 뭐든간에 사랑이야기가 안나오는 곳이 없다. 심지어 사극에서도 ‘막장’을 외치는 부류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의 사랑을 미시적으로 보여주면서, 뒷 장으로 진행할수록 독일이 진행했던 유대인 학살건, 홀로코스트 등을 통시적으로 다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작게 보자면 사랑이야기 이지만, 넓게 보자면 당시에 있었던 역사 이야기를, 미하엘의 첫사랑, 한나의 마지막 사랑을 통해서 길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암울한 소재를 ‘사랑’으로 승화시킨 것도 작가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뒤편에 적혀져 있는 많은 추천사와 같이,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던 작품이다. 처음 느꼈던 것은 소설의 구조의 중요성과 복선의 아름다움, 그리고 복선을 찾았을 때 느껴지는 그 카타르시스, 두 번째로 느꼈던 것은 반전의 아름다움, 세 번째는 소재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사랑’을 통한 이야기도 먹먹했고, 그 뒤에 수 많은 역사적 진실들이 숨어져 있다는 것도 먹먹하다고 느꼈다. 추천사에 적혀져 있는 말들이 전부 맞다고만 느껴졌다.
사건, 진실 그리고 응답. 장편소설의 규범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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