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기어, 템플스테이, 명상
독실한 불자인 리처드 기어가 불국사에 가는 까닭은?
‘사관과 신사’(1982), ‘귀여운 여인(1990)’, ‘시카고’(2001)로 유명한 리처드 기어(Richard Gere)가 독실한 불교 신자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그가 오는 6월 20일 한국을 방문한다. 6월 14일부터 7월 24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순례의 길(Pilgrim : Photographs by Richard Gere)’ 이라는 그의 사진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뜻 깊은 것은 이번 한국 방문에서 리처드 기어가 한국의 불교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6월 21일 경주 불국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리처드 기어는 템플스테이에서 무엇을 체험하게 될까?
2002년 외국인 대상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처음 시작하게 된 템플스테이는 10년이라는 시간과 함께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33개 사찰에서 시작되어 현재 122개 사찰로 확대되었음은 물론이고, 그 참가자 수는 이미 70만 명을 넘어서(외국인 참가자 수도 2만 명을 넘어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템플스테이는 현대인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템플스테이에서 휴식을 얻고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명상과 참선을 통하여 복잡한 도시 생활과 지친 일상에서의 고단함을 풀고, 진정한 마음의 평안을 찾고 있다. 특히 명상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이지만 여유로움을 찾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탈출구로서 각광 받고 있는데, 이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심신의 여유, 자기 치유’의 효과를 얻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템플스테이 안에서의 명상은 크게 휴식형과 체험형으로 나누어지며, 걷기 명상, 숲 명상, 물 명상, 일출 명상 등 그 방식도 다양하다. 또한 일반 가정에서의 명상은 매일 10분에서 20분 정도의 시간만 활용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간단하고 편리한 수행 방법이다.
명상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정신 수련법이다
명상(冥想 : Meditation)은 불교의 수행 방법으로 이미 수천 년 동안 그 효과를 입증해 오고 있는 독특한 정심(靜心 : 번뇌 망상이 잠재워진 고요하고 편안한 마음) 해탈 법문이다. 또한 정좌(靜坐)를 기본으로 하여 인간의 정신적 사유 체계의 변화를 궁구하고, 수련자의 전주일심(專注一心 : 마음을 오로지 한 대상에 향하는 것, 정신을 집중하는 것)을 통해 내면의 일체 잡념을 해소하고, 평화롭고 건강하며, 적극적인 심리적 구조를 수립하는 고차원적인 정신 조절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에게서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상의 문제는 생활 속에서 발생하여 형성되는 거대한 스트레스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인간의 정서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각종 질병을 낳고 있는데, 명상은 이러한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정신 수련법 가운데 하나다. 특히 도시인의 심리적 장애나 정신적 질병의 치료에 있어서 뛰어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인간의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고, 아름답고 이상적인 생활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인도하는 수련법이기도 하다. 비단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심리적 안정뿐만 아니라 신체적 측면에서도 역시 가장 편안하고 쾌적한 상태로 인도한다.
또한 이러한 명상은 ‘웰빙(Well-Being)’이란 생활 방식의 하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서양에서는 광범위하게 사랑받으면서 날로 그 인기를 넓혀 가고 있다. 영국의 「The Times」는 일찍이 ‘명상은 스트레스 해소에 매우 뛰어난 수련 방법’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8주간의 명상 치료를 받은 사람은 보통 사람에 비해 더욱 쉽게 행복감을 느끼며, 보다 적극적인 생활 태도를 보이고, 신체상의 각종 건강 지표 역시 보통 사람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 책에 대하여
이 책은 각종 일러스트와 도표를 이용하여 우아하고도 품격 높은 독특한 편집 수법을 사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간단한 명상 방송법을 매우 쉽게 배울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생활과 자아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아 유쾌하고도 적극적인 생활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독자들은 우아하고도 정밀한 300여 컷의 일러스트와 100여 개의 도표를 따라 이 책을 읽어가면서 평온하고도 행복한 정신적 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명상법은 불교 명상 수련법의 정화 가운데 가장 실천적인 방법만 가려낸 것들이다. 도시에서 유행하는 마음의 수련에 관한 각양각색의 수련법 가운데서도 명상 수련법은 특히 일상생활이나 업무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 해소에 매우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내면의 근심이나 두려움 등에서 벗어나 수련자의 의식과 정신을 이완시킴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의 생활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 간단한 명상은 혈압을 하강시키고, 심장의 박동을 완만하게 만들며, 초조감 등을 해소하여 각종 암의 증상과 심장 질환에 특히 그 효과가 크다.
- 명상은 심신의 안정과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내면의 만족과 평화를 가져다준다.
- 심층적인 명상은 치료의 효과가 크며, 자아의 의식과 정신을 한 차원 더 성숙시켜준다.
[책속으로추가]
의식을 통제하는 방법으로서의 요가
3천 년 전의 고대 인도의 철학 경전인 『우파니샤드』에는 명상 방법인 요가 수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이 기록은 요가의 의미에 대한 최초의 심도 있는 언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요가는 고대 인도의 선현들이 깊은 관상(觀想)과 정정(靜定) 상태 아래서 생명에 대해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깨달음을 얻는 인식 방법이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이 때문에 칼 융은 요가에 대하여 ‘인도 정신의 가장 위대한 구현’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카타카 우파니샤드(Kathaka Upanisad : 石氏奧義書)』에는 요가에 대하여 ‘견정(堅定)하게 마음과 각종 신체 기관의 활동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으며, 『요가수트라(Yoga Sutra : 유가경瑜伽經)』에도 요가는 ‘마음과 의식의 활동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기록들을 통해 우리는 요가는 인간의 의식을 통제하기 위하여 동양에서 계발된 매우 중요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가의 수련 방법 두 종류
요가는 범문(梵文) Yoga의 음역으로 그 직접적인 의미는 ‘연결(連結)’이며, 이것은 한 개인(個人)과 우주(宇宙)를 연결하거나 신체(身體)와 심령(心靈)을 결합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요가는 크게 다음과 같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신체(또는 동작)의 수련이며, 두 번째는 사상(또는 의식)의 수련이다. 요가 수련자가 이들 가운데 어떠한 단계의 수련을 하든지 반드시 고요한 장소에 몸을 두고(신체), 마음을 안정되게 하며(심령), 의식을 비우는(정신)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올바른 명상에 들어갈 수 있다. 마치 깊은 수면에 든 것 같은 의식 상태 가운데서 자신의 잠재 능력을 계발하는 동시에 심령을 정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비심이나 선량함, 또는 원만함 같은 고귀한 인격성을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 속에서 인간 정신의 선천적인 능력과 후천적인 능력이 함께 계발되고, 내적인 지혜로써 사물의 진정한 면모를 통찰하게 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외가 통일되어 마음이 더없이 평온하고 안정적인 상태가 될 때 비로소 진리에 대하여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요가는 신체와 마음의 조화를 추구하는 수련의 길
요가는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비교적 빠른 시기에 유행했던 양생술(養生術)의 하나로서 고대의 요가 수련 환경은 매우 다양했다. 오늘날에도 히말라야 산의 수많은 동굴과 불교의 사찰, 그리고 밀림 등에서 요가 수련자의 흔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현대인은 물질적으로 매우 풍부한 도시 가운데서 생활하고 있지만 빠르게 변화되는 현실과 끝없는 욕망의 추구로 심신이 황폐해지고 있으며, 만성적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과중한 업무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활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상술한 전원과 산림 형태의 요가 수련 환경은 이미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으며, 요가 수련과 명상 수련은 일종의 건강을 위한 신체 단련과 스트레스 해소의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대인은 요가를 자세와 호흡을 통해 신체와 호흡을 조절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 방법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정좌 명상(靜坐冥想)을 통해 번뇌와 스트레스, 공허함 등의 정신적인 질병을 치유하고 자신의 심신을 안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03 명상의 기원
가부좌(跏趺坐)에 대한 독특한 사고방식
≫≫≫ 요가는 후대에 이르러 불교의 수련 방식과 결합하게 되며, 명상 역시 불교의 좌선과 결합하게 된다. 요가의 수련법 가운데서 가장 유명한 자세의 하나인 일련화좌식(一連花坐式)은 불교의 중요한 수행 자세의 하나가 되었으며, 특히 선정에 들 때에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되었다.
명상은 본래 불교 고승의 정신적 깨달음에서 비롯되었다
일찍이 5천 년 전에 고대 인도의 고승들은 깊은 산림에 은거한 채 세속의 분규를 멀리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깊은 사색에 잠겨 정좌 명상(靜坐冥想)을 하였다. 그들은 이러한 정좌 명상을 통해 완전히 정적인 공간에 몰입하여 마음이 신성(神性)과 합일되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였다. 고대 베다의 신의 설명에 의하면 우주의 창조자 범천(梵天)은 대천신(大天神) 비쉬누(Vishnu : 毗濕奴)가 입정(入定)을 할 때 그의 배꼽에서 나온 연꽃에서 결가부좌를 하고 태어나 만물을 창조하였다고 한다. 또한 세상을 창조할 때에 천하가 온통 물로 차 아득하고 아득한데 한 송이 연꽃이 수면으로 솟아나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후세의 성현이나 승려들이 명상을 할 때 대부분 연꽃을 그 의자로 삼아 정좌하여 정(定 : 마음을 한 곳에 정하여 움직이지 않고 산란이 없는 정신 작용 및 그 상태)을 수련한다. 이것이 바로 태초로 돌아가려는 반귀초시(返歸初始)이며, 본래의 유일한 청정한 법문이다.
좌선(坐禪)은 ‘부좌이수선(趺坐而修禪)’에서 나온 용어로,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 자세의 일종이며 속칭 ‘타좌(打坐)’라고 알려져 있다. 불교가 전파되기 이전에 중국에서 양생법의 하나로서 유행했던 자세이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 자세는 경락과 혈액이 막힘없이 잘 소통되는 효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좌선은 타좌와 명상이 결합된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깊은 사색에 몰두하여 심성(心性) 등의 종교적인 과제를 수련하는 동시에, 신체를 단련하여 수명을 늘리고 지혜를 증장시키는 구체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좌선 등의 고대 요가 자세는 신체와 마음을 동시에 수련하여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명상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인생의 깨달음을 얻은 방법이다
명상은 일종의 직관적인 인식 방법 또는 그 과정이다. 인류의 정신사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스승 가운데 한 사람인 불교의 교조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보리수 아래서 정좌하여 득도를 한 후, 자아 각성을 이루고 깨달음에 대한 중요한 사유 방법을 얻게 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님은 불교를 창립한 초기에 늘 깊은 산에서 명상 수련을 하였으며, 최후에도 보리수 아래서 몸을 단정히 하고 결가부좌하여 묵상에 잠겼다고 한다. 즉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 성불하여 정과(正果)를 이루시고, 이로부터 불광(佛光)이 세상을 밝게 비추니 중생을 고해(苦海)에서 구하겠다는 서원을 발하였다고 한다.
명상의 방법은 매우 다양하지만 중요한 방법은 대부분 인도에서 비롯되었다. 인도 불교와 중국 불교 그리고 한국 불교에서는 대부분 ‘정(靜)’을 위주로 하고 있다. 즉 정려식심(靜慮息心)을 강조한다. 명상은 또한 최초의 양생법으로서 기운을 축적하여 일정한 사상적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련법이다. 자신의 정신세계에 대한 정관(靜觀)을 통해 외부 사물의 본성이나 본질을 경험적인 측면을 초월하여 바로 파악하고 깨닫는 것이다. 불교에 있어서 정관(靜觀), 입정(入定), 합일(合一), 희락(喜樂), 자재(自在), 자비(慈悲), 지혜(智慧), 완선(完善), 일체만유(一切萬有), 생명의 능력, 본체의 실상 등이 바로 ‘요가 명상’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