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현대문학의 대표작가 다이나 차비아노 최고의 소설!
"책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작가들이 있다.
카렌 블릭센, 에드위지 댄티컷 그리고 이사벨 아옌데.
『끝없는 사랑의 섬』은 차비아노가 이들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_엘 누에보 에랄드
다이나 차비아노.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스페인어권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앙헬리카 고로디셰(Angelica Gorodischer), 스페인의 엘리아 바르셀로(Elia Barcelo)와 함께 라틴아메리카의 3대 여성 판타지, SF문학 작가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쿠바 출신의 작가이다. 스페인 아스투리아스와 프랑스계 혈통을 이어받은 차비아노는 어렸을 때부터 켈트 세계와 신화, 고대 서사시 등에 매료되어 아홉 살 때 첫 작품으로 요정 이야기를 썼다. 철학과 심리학 박사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심리학, 정신분석학 책을 읽었고, 이는 차비아노가 초현실적이고 마법적인 성향의 이야기를 쓰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스스로도 라틴아메리카 작가들보다는 앵글로색슨 문화와 작가들, 즉 셰익스피어, 톨킨, 레이 브래드버리, 에드거 앨런 포, 마거릿 애트우드 등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차비아노는 쿠바 작가 가운데 판타지, SF, 고딕 문학의 요소 들과 역사와 현실세계의 삶을 변주하여 마법적 세계를 창조해내는 데 가장 탁월하다고 평가받는다.
2006년 발표한 『끝없는 사랑의 섬』이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언어로 작품이 소개된 쿠바 작가로 기록된 차비아노는 이 작품에서도 시적이고 음악적인 언어로 중국과 서양을 넘나들며 신화와 전설, 그리고 고대 역사에서부터 현대 쿠바의 정치사회 문제까지, 폭넓은 주제를 시적이고 관능적으로 표현해냈다. 이 작품은 ‘아바나의 오컬트’ 시리즈(『우리 속의 고양이』『게임의 집』『남자, 여자 그리고 허기』)의 완결편에 해당되는데, 이 시리즈는 쿠바의 과거와 현재, 쿠바인의 문화와 역사, 정신세계를 잘 표현해 “쿠바인들의 사회심리와 정신적인 변화상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가장 논리적인 소설 프로젝트”로 평가되었다.
1991년 쿠바를 떠나 미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차비아노는 난시 모레흔, 미겔 바르넷, 카브레라 인판테 등 혁명 세대 문인들과 달리 이념이 배제된 소재와 주제, 신화와 전설, 음악과 문화로 쿠바의 정신세계를 형상화해내 전 세계 독자들이 쿠바 문학을 보편적으로 접하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끝없는 사랑의 섬』에서도 여섯 개의 장을 각각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하면서 각 에피소드의 제목을 볼레로에서 따왔고, 여러 에피소드에서 쿠바의 유명한 예술가들을 등장시켜 우리에겐 카스트로와 살사,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등으로만 알려져 있던 쿠바의 예술계를 소개하고 있다.
『끝없는 사랑의 섬』은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쿠바 역사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주요 세 민족, 즉 스페인인, 아프리카인, 중국인 세 가문이 150여 년에 걸쳐 겪는 사랑과 격동의 역사로,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 개의 기원, 사랑의 시작
세실리아, 마이애미의 쿠바인
조국 쿠바를 등지고 마이애미에 정착한 기자 세실리아. 영어와 스페인어가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가장 라틴아메리카적인 앵글로색슨 도시 마이애미, 밤이면 저 멀리 반짝이는 아바나의 불빛이 와닿는 도시 마이애미에서 그녀는 고독한 이방인에 불과하다. 우연히 친구들과 들른 바에서 만난 신비로운 여인 아말리아가 풀어놓는 격정과 신비의 땅 아바나의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그녀도 운명의 격랑에 휩싸인다.
앙헬라, 예지력을 가진 스페인 쿠엥카의 소녀
집안 대대로 여자들에게만 보이는 정령 마르티니코의 간섭과 방해에 시달리다 부모와 함께 산악지대 토릴렐라로 이사한 앙헬라. 그녀는 우연히 숲 속에서 샘의 요정을 만나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버릴 조언을 들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평생의 사랑인 후앙코를 만난다. 후앙코의 어머니를 돕기 위해 다시 숲으로 갔다 목신 판에게 친절을 베풀고, 그 대가로 그녀는 판과 자신만 영원히 간직할 약속을 하게 된다.
한편 후앙코와 결혼한 앙헬라는 신세계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남편과 함께 쿠바로 이주한다. 한 번도 찾지 못한 고향에 대한 향수 속에서 보낸 이십 년, 그녀는 자신의 영혼과도 같은 아들 호세의 갑작스런 방황에 가슴앓이를 하는 어머니일 뿐이다. 나중에야 호세가 그토록 달라진 이유, 아들이 사랑하게 된 여자의 신분을 알고는 또다른 고통에 빠진다. 그녀의 고뇌와 함께 다시 모습을 드러낸 마르티니코 때문에 그녀의 고통은 한층 더 커진다.
카리다드, 나이지리아의 달빛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잡혀온 어머쾴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물라토 카리다드. 그녀 역시 노예로 팔려왔지만 곧 해방되어 같은 처지의 남편과 가게를 열고 단란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사업 확장 과정에서 남편이 경쟁자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집마저 화재로 잃자 어쩔 수 없이 딸 메르세데스를 데리고 사창가에 들어간다. 어떻게든 딸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그녀는 생활을 위해 몸을 팔게 되고, 메르세데스 역시 엄마가 죽은 후 같은 길을 걷는다.
쿠이 파, 중국의 연꽃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큰아버지의 보호 아래 놓인 쿠이 파. 사촌인 시우 멘드와 결혼해 아들을 하나 얻은 그녀에겐 모든 것이 평화롭기만 하다. 하지만 갑작스레 들이닥친 전쟁의 위협 앞에 모든 것을 잃고 그녀는 가족과 함께 지구 반대편의 쿠바로 건너간다. 사람들의 생김새와 언어는 물론 공기까지도 다른 낯선 땅이지만 그녀와 가족은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근면함으로 점점 안정된 삶을 누리게 되고, 아들 파블로 역시 모범생으로 자라 평온한 일상을 누린다. 그러나 아들이 중국인이 아니라 쿠바인인 아말리아와 사랑에 빠지고, 쿠바가 정치적 격동에 휩싸이면서 그녀의 삶에도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사랑의 병,
인간의 가슴속에서 유일하게 영원한 것,
모든 게 끝이 있거나 변하지만 사랑만은 예외예요……
기자인 세실리아는 부모가 모두 세상을 뜬 후 극복할 수 없는 상실감과 카스트로 독재정권에 대한 염증으로 미국 마이애미로 이주했지만, 늘 그녀의 영혼은 고향 아바나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통받는다. 그러나 아바나에 대한 애증의 감정이 너무도 커 그녀는 의식적으로 고향을 마음속에서 지우고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들른 바에서 아바나에서 온 신비의 여인 아말리아를 만나고, 그녀가 풀어놓는 불멸하는 정령과 영혼의 세계와 유한한 인간의 삶이 공존하는 신비의 땅, 그 영원과 환상의 숲에 잠들어 있는 사랑의 대서사시에 이끌려 먼 공간과 시간 속으로 빠져든다.
한편 마이애미 여기저기에서 ‘유령의 집’이 출몰하고, 취재 과정에서 세실리아는 자신이 그토록 외면하려 했던 아바나의 삶과 맞닥뜨린다. 그리고 이성과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세계에 한 발짝씩 다가서면서 ‘유령의 집’이 쿠바와 관련된 일련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유령의 집’이 자신과도 관련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러나 자신이 발 디딛고 있는 현실 세계의 삶과 사랑의 상처가 버겁기에 그녀는 자신의 내면의 부름을 애써 외면한다. 그런 그녀의 유일한 도피처는 아말리아의 이야기. 하지만 아말리아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수록, 스페인 쿠엥카와 나이지리아 해변, 중국 광둥에서 쿠바로 이주해와 150여 년의 세월 속에서 하나의 인연으로 완성된 앙헬라와 카리다드, 쿠이 파 그리고 그들의 가족의 운명적인 사랑에 다가갈수록 세실리아 역시 피할 수 없는 그녀의 숙명에 한걸음씩 다가서게 된다.
이 책에 대한 찬사
책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작가들이 있다. 카렌 블릭센, 에드위지 댄티컷 그리고 이사벨 아옌데.『끝없는 사랑의 섬』은 차비아노가 이들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_엘 누에보 에랄드
음악 선율 같은 작품……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을 떠올리게 한다. _크리티카스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스스로를 치유해가는 인간 능력에 대한 오마주이자 환상과 사랑의 치유력에 대한 헌사. _티엠포스 델 문도
쿠바 역사를 관통하는 사랑과 상실을 다룬 마법 같은 소설 _시카고 선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