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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7년 05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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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68쪽 | 716g | 250*315*15mm |
ISBN13 | 9788936455163 |
ISBN10 | 8936455168 |
KC인증 |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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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것은 무엇일까? 반대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모두의 답은 다 다르기에 정해진 답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작은 것들에 대해 보잘것없다고만 생각했다. 예전에 우리 집 근처 놀이터에서 작은 개미와 공벌레를 보았는데 너무 작은 벌레라 보잘것없다 생각하고 무심코 밟아버린 적이 있었다. 게다가 나는 내가 한 행동에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했다. <빼떼기>를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이 책 속 순진이 아버지는 시장에서 까만 암탉을 사온다. 그리고 깜둥이라고 이름 짓는다. 깜둥이가 낳은 병아리 중 한 마리가 어느 날 활활 타오르는 불의 아름다움에 빠져 그만 아궁이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만다. 다행히 그 병아리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불에 타서 뽀송뽀송한 털도 사라지고 빼딱빼딱 걷게 된다. 그래서 그 병아리의 이름은 ‘빼떼기’라고 붙여진다.
나는 불에 탄 빼떼기가 안쓰러웠다.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에서도 한 오리만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괴롭힘을 당했는데 빼떼기도 불에 타서 외모가 달라졌으니 괴롭힘을 당할까봐 걱정스러웠다. 우리 사람들도 다수와 다른 외모를 가진 친구나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놀리곤 하는데, 동물들은 어떻게 나올지 더 염려스러웠다. 그리고 이 고난을 과연 어린 빼떼기가 이겨낼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다음 장을 넘겼다.
빼떼기는 내 예상대로 많은 아픔을 겪었다. 불에 덴 상처가 아물자 어미 닭 깜둥이에게 다가갔더니 깜둥이가 무섭게 달려들어 빼떼기를 쪼아버린 것이다. 순진이네 가족들은 몇 번이나 빼떼기를 마당에 놓아주었지만 다른 병아리들은 도망가기도 하고, 깜둥이처럼 달려들어 콕콕 쪼아버리기도 했다. 빼떼기는 어미와 형제들에게 버림을 받고 구석에서 쓸쓸하게 박혀 지냈다.
외모가 달라져서 형제나 부모님께 외면을 받으면 말 못하는 동물이라도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 나는 잠깐 부모님께 혼날 때도 마음이 얼얼하고 아픈데 다시는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할 빼떼기의 슬픔이 얼마나 깊을지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다행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듯이 순진이네 가족들이 빼떼기를 사랑으로 보살펴 주었다. 순진이 어머니는 추워하는 빼떼기를 위해 옷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빼떼기는 이제 닭장이 아닌 순진이네 안방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또 가족들은 지극정성으로 빼떼기의 상처를 치료해주었다.
빼떼기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치료받았을 것이다. 순진이네 가족들이 아무리 봐도 보잘것없어 보이는 빼떼기를 돌봐주는 모습을 보고 나는 내가 부끄러워졌다. 예전에 개미와 공벌레를 짓밟았던 사실이 굉장히 창피했고 미안해졌기 때문이다. 사랑을 받고 자라는 빼떼기는 과연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 아니면 계속 원래 가족을 그리워하며 슬프게 지낼지 궁금해졌다.
무럭무럭 자라 닭이 된 빼떼기는 가을이 되자 다른 닭들과도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들은 다른 닭들은 하나하나 팔아버리지만 사랑으로 키운 빼떼기만은 장에 팔지 못한다. 나는 빼떼기가 꼭 척박한 시멘트 위에 피어난 민들레꽃처럼 ‘희망’을 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에 전쟁이 일어난다. 전쟁 때문에 피난을 가야 하는 순진이네 가족들은 고민 끝에 빼떼기를 잡아먹는다. 빼떼기의 짧은 생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난다.
나는 처음에 빼떼기를 잡아먹는 선택이 매우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쩔 수 없었던 가족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빼떼기는 불구라 팔리지도 않고, 혼자 집에 놔두고 가면 더욱 외로워하며 굶주려 죽을 것이고, 그렇다고 피난길에 데려가기라도 하면 전쟁으로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더욱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족들은 빼떼기와 하나가 되는 게 빼떼기를 가장 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힘든 고난을 이겨냈지만 결국은 죽게 된 빼떼기도, 그동안 정을 준 빼떼기를 잡아먹을 수밖에 없었던 순진이네 가족들도 모두 안타까워서 눈물이 났다.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더 이상 개미와 공벌레를 아무 생각없이 밟아버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보잘것없는 존재는 세상에 없단 걸 알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평등한 하늘나라에선 빼떼기가 사랑만 받으며 무럭무럭 컸으면 좋겠다. 빼떼기는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으니까 말이다.
나도 내 병아리 노랑이를 키워봐서 닭에 관심도 있었고 또 보기에 재미있는 닭의 이야기인줄 알고 이 책을 읽었는데 아,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빼떼기는 순진이네 집에서 1년 남짓 살다가 죽은 닭이다. 엄마닭을 따라다니다 빼떼기는 아궁이 쪽이 따뜻하다는 것을 알고 아궁이로 들어갔다. 순진이 엄마는 그걸 보고 재빨리 꺼냈다. 빼떼기는 털은 다 타 알몸뚱이가 되었고 발은 거의 다 타서 떨어져 나갔다. 부리도 절반 이상이 다 타버렸다. 으, 나는 빼떼기가 그렇게 될 때 내가 옆에 있었으면 막 구해주고 싶었다. 그래도 순진이 엄마가 얼른 꺼내줘서 빼떼기가 생명을 구했으니 너무 너무 다행이었다. 또 많이 다쳐서 자기 엄마인 닭과 형제들한테도 버림받았지만 순진이네 식구의 사랑을 받으면서 꿋꿋하게 잘 살아가는 빼떼기가 너무 너무 대견스러웠다. 또 나중엔 개에게까지 심하게 물렸지만 살아남은 빼떼기가 너무 너무 대단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순진이네 가족의 사랑 덕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6.25전쟁이 나서 순진이네 가족은 피난을 가야 했다. 피난 가기 전 닭과 병아리들을 다 팔았는데 빼떼기는 모습이 그래서 아무도 사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순진이네 아버지는 앞집 태복이네 아버지를 불러 목을 비틀어 달라고 하였다. 빼떼기는 잠시 뒤 맛있는 닭고기가 될 지도 모르는데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 아버지가 “빼떽아, 지금 나라에서는 전쟁이 나서 피난을 우리가 가야 한다. 너를 두고 갈 수도 없고 데려갈 수도 없다. 그래서 너를 잡아먹어야겠다. 너도 그 편이 좋겠지?”하니까 빼떼기가 맞다는 듯 꾸꾸꾸꾸 말했다. 난 속으로 ‘안돼!’하고 외쳤다. 결국 손작두로 태복이 아버지가 목을 자르려 하자 순진이와 순진이 엄마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정말 나 같아도 빼떼기가 죽는 걸 못 볼 것 같았다.
나는 마지막이 너무 슬퍼서 눈물을 흘렸다. 그 책에 나온 사람들도 모두 울었고, 나랑 같이 읽는 우리 엄마도 눈물을 흘렸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노랑이 생각이 나서 더 많이 울었다. 내가 정성껏 키우다 여름방학때 사라진 우리 노랑이도 지금은 닭이 되어 있을 텐데 말이다. 빼떼기처럼 정말 어디선가 꿋꿋하게 잘 살아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처음엔 재미있는 줄 알았는데 아주 슬퍼서 읽는 동안 마음이 너무 많이 아팠다. 전쟁 때문에 슬픈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 전쟁도 절대로 다시 안일어났으면 좋겠다. 어쩌면 빼떼기는 저 하늘에서 순진이네를 보고 있을 것도 같다. 왜냐면 아픈 빼떼기를 사랑으로 늘 잘 돌봐주었으니까 말이다. 정말 내가 키우던 노랑이도 날 잊지 않고 어디서든 잘 크고 있었으면 좋겠다. 아, 노랑이와 빼떼기! 둘 다 절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나는 경상남도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들을 낀 바다가 있는 통영에 살고 있다. 책의 제목인 빼떼기는 내가 살고 있는 통영에서 고구마를 말린 것을 팥과 함께 넣고 끓인 팥죽의 이름이기도 하다. 빼떼기죽은 그냥 팥만 넣고 끓인 팥죽보다 단맛이 더 많이 나고 더 걸쭉한 통영만의 음식인데, 책의 제목이 빼떼기여서 자꾸만 외할머니께서 추운 겨울날 끓여주신 빼떼기죽의 정성스러운 맛을 생각나게 할 것 같아 펼치게 되었다.구수한 할머니의 손맛과 따뜻함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1948년 7월 순진이 아버지가 장날에 온몸이 새까만 토종암탉 깜둥이를 사오면서 부터다. 그 깜둥이가 알을 낳아 새끼가 태어나고 아직은 추위가 남아있는 이른 봄 날, 산책을 하던 깜둥이의 새끼한마리가 따뜻한 아궁이속으로 뛰어 들어가 새끼병아리는 솜털과 두발이 불에 타고 주둥이의 부리마저 반이 뭉뚱그려진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순진이가족이 불에 댄 새끼를 보살펴 주게 되고 겨우 살아나지만 흉측한 모습때문에 자기 가족들에게 조차 외면당하는 참 불쌍한 병아리가 바로 빼떼기다. 깜둥이가 지 새끼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섭게 달려들어 쫒아버리자 그 까닭을 몰라 서럽게 우는 빼떼기가 나는 너무 애처로웠다. 빼떼기라는 이름조차도 이일로 제대로 걷지를 못해 빼딱빼딱하게 걷는 모습을 보고 지어준 것이었다.
그 때부터 빼떼기의 엄마는 깜둥이가 아니라 순진이 어머니가 된다. 털이 없어 푸르댕댕한 살갗을 다 드러내고도 뜨거운 여름 햇살이나 겨울바람을 견디고 잘 살아남은 꿋꿋한 빼떼기를 보면서 힘들고 가난한 시절에 작은 행복을 느꼈을 것이고 동네이웃들에게도 희망이 되었을 것 같다.
그렇게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몸집이 커진 빼떼기는 순진이가족이 더 이상 집 안에서 데리고 잘 수가 없어 닭장에서 자야 했는데 사람으로 치면 어른이 되어서도 뭉툭한 발가락에 발톱까지 없어 혼자서 닭장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홰 서까래를 붙잡고 올라가 형제들과 같이 잘 수도 없다. 결국 바닥에서 자게 되고, 그러다보니 매일 밤 형제들이 싼 똥 세례를 등에 받아내는데도 빼떼기는 엄마와 형제들과 같이 있게 된 것 만으로도 너무 기뻐한다. 이런 빼떼기가 나는 참 착하고 예뻤다. 그리고 그런 빼떼기를 지지하고 보살펴주는 순진이 가족은 가난한 시절이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하고 넓은 마음부자가족인 게 확실하다. 지금의 우리는 먹거리며 물건들이 넘치고 남아나는데도 마음이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많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과연 불에 대인 병아리 한마리에게 누가 이처럼 신경을 쓰고 사랑으로 돌보며 행복해 할까?
여기까지 읽고 이제부터 빼떼기의 행복이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 가족들과도 겨우 조금씩 같이 지낼 수 있게 된 그 때 빼떼기는 또 한 번의 사고를 당한다. 건넛집 개에게 물려 한쪽 날개를 크게 다친 것이다. 빼떼기는 이제 다시는 다른 수탉처럼 두날개로 홰를 치며 "꼬끼오"하고 울 수없게 된 것이다. 그러고도 살아남은 빼떼기를 보니 생명은 참 끈질기고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살아남아 꿋꿋이 생명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빼떼기가 너무 대견스럽기도 했다.
순진이네 가족이 집안의 모든 닭들을 장에 내다 팔아 빼데기까지 포함해 네마리만 있는 그 즈음 한국전쟁이 일어난다. 순진이네 가족도 피난을 가야 했기 때문에 남아있는 닭과 병아리 모두를 팔았지만 보기에도 흉측한 빼떼기는 아무도 사가지 않을 것이 뻔해서 어쩔수 없이 순진이 아버지가 "본래 짐승은 잡아먹기 위해 키우는 것" 이라며 빼떼기를 잡아먹기로 한다.
빼떼기를 잡는 장면에서는 책을 읽는 내내 먹먹하고 안타까웠던 내 마음이 터져버렸다. 나는 빼떼기가 너무 불쌍해서 "꼬끼오" 하고 한번도 울어본 적 없는 빼떼기를 대신하듯 "엉엉"하며 큰소리로 울었다.
그렇게 빼떼기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나는 빼떼기를 읽고 빼떼기의 끈질긴 생명력이 마치 지금의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부터 무수한 침입을 겪고도 나라를 지켜냈고 일제강점기때에는 외세의 핍박을 35년 동안이나 당하고도 결국 나라를 되찾고 우리민족 고유의 한글과 얼을 지켜낸 것과 참 닮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요즈음 뉴스나 신문을 보면 우리나라가 다시 똘똘 뭉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이제 다시는 외세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하는 느낌을 받는다. 빼떼기가 몇 번의 생사를 다투는 어려운 고비를 이겨내고 지어미와 형제들에게 조차 버림받았을 때에도 꿋꿋이 자기 생명을 지켜냈던 것처럼 나는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반드시 더 강해지고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날 많은 일들을 두려워 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세상을 알아가고 배우며 실수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나아갈 것이다.
책을 읽는 마지막까지도 빼떼기를 자기 명대로 살게 할 방법은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순진이네 가족이 정들었던 모든것을 버리고 피난을 가야했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전쟁과 같이 우리 민족이 서로 총칼을 맞대어 싸우는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보았다. 언젠가는 통일된 대한민국! 지금보다도 훨씬 더 강해진 우리나라를 꿈꾸어 보았다.
하늘나라에서는 온전한 수탉의 모습으로 마음껏 소리내어 "꼬끼오" 하는 빼떼기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드디어 알을 깨고 세상에 나왔어. 갑갑한 알에서 나오니 정말 상쾌해! 저기 까만색 닭이 엄마인가 봐. 엄마가 밥을 주러 오고 있어. 마침 배가 허기졌는데 잘됐다. 오늘은 지렁이인가 봐. 정말 맛있어. 내일은 어떤 음식일까? 얼른 먹어 보고 싶어. 그런데 엄마가 주는 음식을 못 먹게 되었어. 사고가 일어난 거야. 엄마를 동생들과 따라가고 있었어. 그런데 지나가는 길에 한곳이 엄청 따듯했어. 그래서 난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끌려갔어. 매우 따듯했지. 어!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어. 휴 누군가가 나를 꺼내 주었어. 근데 나는 너무 아팠어. 발가락과 온몸이 말이야.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지. 일어나 보니 몸이 헝겊에 싸여 있었어. 그래서 나는 계속 헤쳐 버렸어. 너무 아팠으니까 말이야. 그랬더니 누군가가 날 자신의 저고리 품속에 품고 다녔어. 따듯했지. 또 밤에는 바구니에 넣어 내가 들어 있는 바구니를 붙잡고 잤어. 그런데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더 아팠어. 발가락은 더 부었고, 주둥이는 더 일그러졌지. 이렇게 며칠이 지났어. 난 나를 보살펴 주는 사람이 궁금했지. 그런데 알고 보니 순진이네 엄마였어. 정말 감사했지. 그래서 나는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일어서려고 했어. 근데 일어나지지가 않는 거야! 아마 다리가 오그라들어서 펴지지 않는 것일 거야. 난 절망에 빠졌어. 왜냐하면 난 괴물 같았으니까.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몸이 나았어. 그래서 순진이네 엄마가 나를 엄마에게 가져다주었지. 난 너무 반가워서 엄마에게 달려갔어. 근데 엄마는 날 쪼았어. 정말 아팠지. 또 충격적이었어. 엄마가 날 쪼았으니까. 결국 난 다시 바구니에서 지내게 되었어. 난 엄마가 보고 싶었지만 또다시 쪼아 버릴까 봐 바구니 속에 있었어. 그런데 얼마 후 난 걷게 되었어. 완전히 걷는 건 아니었어. 삐딱삐딱 걷게 되었지. 그때부터 나는 ‘빼떼기’가 되었지. 나는 심심해서 순진이의 어머니를 따라다녔어. 하지만 추워서 잘 나가지는 못했어. 어느 날 잠을 자다 일어나 보니 순진이의 어머니가 옷을 만드는 것 같았어. 일어나 보니 순진이의 어머니가 옷을 만들어 주었어. 엄청 따듯했지. 순진이의 어머니는 밤새 만들었는지 힘들어 보였어. 추위를 타는 나에게 춥지 말라고 옷을 만들어 주어서 고마웠지. 이제 아프지도 않고 춥지도 않았지. 난 옷을 벗지도 않고 겨울과 봄을 보냈어. 이제 옷을 벗어야 하는 여름이 다가왔지.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햇빛을 쬐면 살이 따가운 거야. 그래서 나는 햇빛을 피해 그늘에서 지내야 했지. 그렇게 며칠을 힘들게 보냈을 때 깃털이 나기 시작했어. 영영 나지 않을 것 같았던 깃털이 말이야! 정말 기뻤지. 이제 나는 닭장 문을 날아 올라가 형제들과 지내는 일만 남았어. 어느 날 순진이의 아버지가 닭장 문에 굵은 서까래로 사닥다리를 만들어 비스듬히 올려놓았어. 올라가려고 애를 썼지만 쉽게 올라가지 못했어. 이 행동을 수차례 반복하자 순진이의 아버지가 닭장에 넣어 주셨어. 내가 올라가지 못해서 속상하지만 형제들과 있게 돼서 기뻐. 하지만 형제들이 자는 곳에서 자지 못해. 그래서 난 늘 형제들이 싸는 똥이 다 나에게 묻어. 그래서 난 늘 아침마다 내 몸을 닦아야 해.
형제들과 지낸 후 며칠 뒤 큰일이 벌어졌어. 내가 산책하러 나갔을 때 개에 물린 거야. 정말 아팠어. 결국 내 한쪽 날개는 꺾이고 말았지. 그래도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감사해.
이렇게 잘 지내던 어느 날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 난 무서웠지. 몇 분 뒤 총소리가 멈췄어. 순진이네 식구들은 갑자기 짐을 싸기 시작했지. 짐을 다 싼 후 나를 보고 있었어. 난 예상이 갔지. 그래도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한 삶을 살게 됐어. 몸이 불편해도 말이야. 그동안 모두 고마웠어. 마지막까지 너희 곁에 있어 행복해.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권정생 작가님의 책은 언제나 슬프면서도 큰 감동을 줍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제목이 신기해 찾아낸 이 책 역시 권정생 작가님의 책이라니,
반가워서 바로 책을 펼쳤습니다.
어느 날, 아궁이에 들어간 병아리.
가족들이 구조했을 때 그 병아리는 온몸이 다 타있는 체 삐약거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따뜻한 손길로 병아리를 진정시켰습니다.
병아리는 가족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가족들에게 간호받으며 그 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병아리는 어느새 가족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뒤, 어머니는 어미닭 깜둥이한테 그 병아리를 보내줬지만 깜둥이는 자기 병아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쪼아댔습니다.
결국 병아리는 자기 엄마를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무 죄도 없는 병아리를 모습이 달라졌다고 쪼아 댄 어미닭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한참 뒤, 그 병아리한테 딱지가 붙고 발가락은 떨어져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삐딱삐딱 걸었습니다.
그래서 이 병아리의 이름은 '빼떼기'라고 지어졌습니다.
빼떼기는 시간이 지나 수탉이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빼떼기였다면 저는 아궁이에 들어가자마자 죽었을테지만 빼떼기는 최대한 끝까지 버텼습니다. 그런 빼떼기가 누구보다도 용감한 것 같았습니다.
빼떼기는 고아나 다름없었지만,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따뜻하게 살아왔던 빼떼기의 인생이 대견했습니다.
그리고 빼떼기가 수탉으로 다 커서 우는 것까지 성공한 것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전쟁때문에 식량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죽어야 했던 빼떼기를 보고 속이 울컥했습니다.
가족들이 슬퍼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잘 버텼는데, 전쟁때문에 죽어야 했던 빼떼기가 너무나도 불쌍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빼떼기라면 고통의 시기를 버틸 수 있을까요?
빼떼기처럼 최대한 노력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빼떼기처럼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나도 내 가족의 사랑이 큰 힘이 되기 때문에...
하지만 전쟁같은 슬픈 일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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