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원하는 꿈을 가지고는 있지만, 좀더 현실적인,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예술이라는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더욱 그렇다. 아니 그럴수 밖에 없다. 최근에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민효린의 어릴적꿈인 걸그룹을 위해서 멤버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음원차트 올킬에까지 이르렀다. 민효린은 어릴적 꿈인 가수 대신 자신의 적성을 살린 연기를 해왔던것이다. 그렇기에 민효린에게 있어서 가수, 특히 걸그룹이란 동경의 대상일수 밖에 없었다.
그녀처럼 더글라스 케네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빅픽처>에서도 어릴적 꿈인 사진가대신에 변호사라는 직업을 택해 뉴욕에서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꽤나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아직도 사진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취미생활로 거액의 돈을 쏟는 인물이 있다. 벤 브래드포드라는 인물로 아내 베스와 아들 둘과 살아가지만 , 아내와는 늘 전전긍긍하며 위태위태한 관계에 서 있다. 아내역시 소설을 쓰는 작가가 꿈이었지만 거듭된 출판사들의 거절로 인해 꿈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 베스는 그게 전부 남편 탓이라 생각하며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있다.그런 와중에 벤은 갑자기 온화해진 베스를 의심하고 끝내 베스가 이웃인 게리 서머스와 불륜을 저질렀다는것을 알고는 게리의 집으로 찾아가 그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된다. 벤은 어쩔줄 몰라 겁에 질린 동시에 게리를 빨리 처리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벤은 주변사람들에게 들킬라 벌벌 떨며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한다. 벤은 게리로 살아가기로 마음먹고 벤이 죽은것처럼 하기위해 결국 게리의 시체를 요트에 태워 대서양 저 멀리 폭파하게 만든다. 정처없이 떠돌던 그는 몬태나주의 마운틴폴스에 마음을 뺏겨 그곳에 정착하기로 하고 , 사진가 게리서머스로 살아가게된다. 그가 우연히 찍은 인물사진은 한 칼럼니스트에 의해 <몬태나>신문사로 보내지고 그곳 사진부장이 사진을 사겠다고한다. 심지어 어떤 갤러리에서 그의 전시회를 열겠다면서 그의 사진을 모으게된다. 그러던 와중에 몬태나지 사진부장인 앤과 사랑에 빠지고 앤의 산속깊은 오두막에 가보게 되는데, 그곳에서 산불이나는 바람에 소방관들이 출동해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그(벤)는 그과정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그가 찍은 소방관 사진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여러 편집부,에이전트 들에게 계약요청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과거가 들통날까봐 자신이 알려지는 것이 싫었던 그는 주변 사람들이 그의 계약을 체결하고 관리하게 했다. 그의 사진은 미국전역은 물론 전세계 곳곳에서 쓰이게 되었고, 뉴스앵커들도 그의 사진을 보고 극찬을 하였다.그런던 와중 그의 첫 전시회가 마운틴폴스에서 열리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전시회를 찾았는데, 그는 그때 한사진가와 함께온 아내 베스를 보게된다.집으로도망친 그는 자신을 이 위치에 앉게한 칼럼니스트 루디를 보고는 질색을 하는데, 루디는 그의 모든걸 우연찮게 알게되었고, 결국 그와 함께 앤의 오두막으로 도망치게된다. 그런데 그때 트럭이 그들을 향해 달려왔고, 트럭을 피하던 그들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벤은 가까스로 차에서 빠져나와 목숨을 구했다.뉴스는 루디가 죽은 것을 게리가 죽은것으로 보도하여 이로써 그는 두번 죽은 셈이 되었다. 그때 앤이 왔고, 그는 앤에게 모든걸 털어놓고 다시 새로운 사람으로 앤과 함께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은 굉장히 많은 주제를 담고 있다.꿈과 현실의 경계,예술, 윤리적 문제, 다시 시작하는 모습, 실패와 성공의 관계 등... 솔직히 나는 아직도 마지막 결말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나는 윤리적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옳게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닥치면 벤처럼 행동하지 않겠다고 장담할수있을진 모르겠다. 실제로 책에 벤의 심리상태가 잘 표현되어 있어' 나도 저상황이 되면 저럴까?'하는 생각도 했고, 심지어 벤이 들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혹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중에 생기기도 하였다.그러나 앤도 그를 감싸주는 과정과 그가 사망신고가 미처 되지 않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잘 이해할수 없을것같다.
우리는 벤을 통해 자신의 꿈을 위해 계속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인 삶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할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물론 포기하지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지만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접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이 더 와 닿을수 있는것이다. 특히 화가, 가수,모델, 연기자,작가 이런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고 내적갈등을 하기 마련이다. 그과정에서 지금처럼 계속 살것이냐, 아니면 다 접고 새로운 생활을 할것이냐는 각자의 생각에 달린것이니, 주변사람들이 그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아무리 자신의 꿈을 위해서 현실을 눈가리고 보지않는것은 절대로 해서도 안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꿈을 포기하는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둘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것, 꿈과 현실사이의 경계에 서 있는것. 그게 중요한것인데, 말로는 쉽지 실천에 옮기려면 엄청난 피와 땀이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최근 <닥터스>에 나오는 김래원이 하는 말이 생각났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다틀린거라고, 실패는 하면할수록 더욱 낙담하고 실망하게 된다고.성공은 하는 사람만 하는거라고...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러고, 이 책에서 많은 인물들이 그랬으니깐...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내결론에 다다르게 된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꿈과 현실의 경계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지만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그 경지에 도달하게 될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될것이라 믿고,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이다..자신이 주어진 삶을 의심하고, 회의하려 들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것. 내 생각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