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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6년 1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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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8쪽 | 370g | 190*230*19mm |
ISBN13 | 9791157105373 |
ISBN10 | 11571053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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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에이전트였던 할아버지(주인공)가 임무 중 죽었다가 눈 떠보니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이세계의 귀족 사생아이더라하는 주인공 '시리우스'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귀족이 대비해둔 보험 역할이었던 그는 에리나와 노엘 그리고 디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무사히 10살을 맞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양육해줬던 시종 에리나는 병에 걸려 일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눈을 감고 맙니다. 시리우스는 그런 에리나를 마지막에 어머니라 불러주며 제대로 된 묘를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노예로 혹사당하고 있던 은랑족(수인) 에밀리아와 레우스 남매를 거둬들여 언젠가 다가올지 모를 여행에 대비해 혹독한 수련을 거듭하던 어느 날 아버지인 망나니 귀족은 더 이상 보험으로서 가치가 없어진 시리우스를 매몰차게 내쫓았고(이 과정이 좀 웃김), 있을 곳이 없어진 이들은 디와 노엘은 부부로서 자신들의 고향으로, 은랑족 남매와 시리우스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큰도시로 향하게 되면서 10년이나 자신을 돌봐줬던 노엘과 디와 아쉬운 작별을 고합니다. 여담으로 디와 노엘의 뒷이야기를 외전 형식으로 실어 놓았는데 정말 훈훈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별은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라고 했던가요. 학교에 입학하면서 에밀리아는 단연 돋보이는 외모로 반에서 이목을 이끌어내고 '리스(표지 히로인)'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레우스는 특유의 골목대장 기질로 많은 수인들의 형님으로 군림하게 됩니다. 시리우스는 무속성이라는 이유로 쓰레기 취급받으면서도 그가 가진 무속성 특유의 마법을 눈여겨본 학원장과 담임 선생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순탄한 학교생활을 이어갑니다.라고 하면 지리멸렬한 학원물이었겠죠.
에밀리아와 레우스가 자신만의 세력을 만든 건 사실이지만 무속성(1)인 시리우스의 처우는 개판 5분 직전이었는데요. 면접 때부터 지독한 괄시가 이어지더니 입학 때는 평범한 기숙사에도 못 들어가고 혼자 멀리 떨어진 다 쓰러져가는 관사에 배정되어 버렸습니다. 귀족이 득실하는 이세계에서 평민은 말할 것도 없고 무속성의 인간이 살아가기엔 여긴 지옥입니다. 그나마 학교에서는 모두가 평등이라는 기치 아래 교육을 진행해서인지 대놓고 찌부러트릴려는 인간은 없었지만 어딜 가나 귀족빨 믿고 설치는 인간은 있기 마련인지라...
거기다 무능력자라고 일컬어지는 무속성이 입학했으니 먹이가 제 발로 입으로 들어온 격이죠. 귀족 만만세를 부르는 그레고리 선생을 위시한 귀족 나부랭이들의 위세는 하늘을 찌릅니다. 이런 이야기는 진부하면서도 재미있기도 한데요. 결국 이고깽을 추구하는 작품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이라는 것처럼, 대놓고 저는 마법을 못 쓰는 중생입니다.라고 했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습니다. 없으면 만들면 돼요.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의 주인공 나구모가 그랬고, 방패 용사의 나오후미가 그랬듯이 속성에 구애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전생의 기억에 있는 무기를 바탕으로 마법을 구현하고 위력을 키우고 이세계의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과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무속성이라도 웬만한 모험가에게는 지지 않는 실력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위에 언급한 두 작품의 주인공에 비해 고생을 전혀 안 했다는 것이군요. 좀 부조리한 면을 느꼈습니다.
여튼 그걸 모르는 귀족(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나부랭이들이 덤벼 봤자 결과는 뻔한 것이죠. 이번 에피소드에서 최대로 통쾌한 게 이 부분입니다. 사실 힘을 숨기고 자신을 억압하는 세력을 단죄하는 스토리는 진부하지만 언제 봐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이것만큼 좋은 소재도 없죠. 에밀리아를 내놓으라며 깔보며 뒤 치기 들어오는 귀족을 썰어 버리고, 다른 반에서 왜인지 모를(아마 복선이 깔려 있는 듯) 귀족들의 핍박에 시달리고 있는 리스를 자기 반에 데려오기 위해 정식으로 신청한 대결에서 우월감과 멸시를 보내면서도 야비한 짓을 서슴치 않는 귀족들을 시원스럽게 밟아버리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억압과 부조리하는 환경에 굴하지 않고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 가는 시리우스, 뜬금없지만 면접 때부터 그를 유심히 지켜봤던 학원장과 담임 선생님은 시리우스가 만들어주는 케이크의 포로가 되어 버렸군요. 전생에 에이전트라서 그런지 사람 구슬리는 것도 꽤나 능숙하고 교섭에도 능한 데다 쓰레기 무능력자라 치부되는 무속성이면서 먼치킨이라니 과연 이 세계 물이라는 생각도 들었군요. 그리고 전생의 음식을 이세계에 퍼트리는 클리셰도 잊지 않습니다.
그래도 핍박과 부조리가 횡행해도 진심이 통하는 친구는 꼭 있기 마련입니다. 수인이든(2) 무속성이든 상관하지 않고 살갑게 대해주는 친구 '마크'를 만났습니다. 시리우스와 마찬가지로 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나 보험으로 자랐던 '리스'는 보험이 해약될 일도 없이 어찌어찌 학교에 입학했지만 귀족 만만세 그레고리 선생의 마수와 귀족들의 핍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리우스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응답을 해줬습니다. 여담으로 이 부분이 다소 울컥하게 됩니다. 진심이 통한다는건 무엇보다 안심이 되는 겁니다.
1권의 피아에 이어 그녀 리스도 정령이 보인다는 복선이 깔렸습니다. 이건 1권 시리우스 '본처'인 피아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정령이 보이는 인간은 군사력으로서 대단한 가치가 있나 봅니다. 그래서 귀족들의 알력에 희생양으로 전락한다나요. 지금은 복선뿐이지만 피아와 더불어 리스도 나중에 어떤 일이 휘말리지 않을까 하는군요. 여담으로 시리우스 본처인 피아는 10년 동안 엘프 마을에서 나오지 못 합니다.
어쨌건 1권부터 그러지 않을까 했지만 10살 밖에 안 되었으면서 벌써 하렘을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다만 완성되기 까진 4~5년, 최장 10년은 기다려야 하지만요. 그래서 아직은 에밀리아 외에는 이렇다 할 하렘은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니 리스가 참여했으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적이 되어가자 시리우스는 낡은 관사를 고치고 리스를 제자로 받아들여서 단련 시키고, 마크의 초대로 들린 그의 집에서 호쾌한 가족을 만나면서 시리우스는 자신의 세상을 조금식 넓여 갑니다.
귀족 만만세를 외치며 콧대 높은줄 모르고 날뛰던 근본을 모르겠던 귀족들이 시리우스와 은랑족 남매에게 나가떨어지면서 더 이상 귀족들의 등살은 없는 듯하지만 그레고리 선생이 뿌려 놓은 복선에 몇개 있어서 앞 일은 어찌될지는 모르겠군요.
여전히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한 전개가 이어지지만 적어도 1권에 비해 이야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권선징악같은 이고깽에 질려 있다면 고개를 졸래절래 흔들 이야기가 충만한 것도 사실 입니다. 생각하는 걸 그만둬버린 필자로서는 소소하게 개그도 들어가 있고, 우리 딸(3)처럼 아멜리아를 두고 손녀 바보가 되는 두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쏠쏠한게 괜찮았습니다. 여담으로 남자 아이인 레우스는 누나보다 어리면서도 편식(?)하는 두 할아버지에게 찬반 신세인게 여간 웃긴게 아닙니다.
끝으로 초판이라서 그런지 오타가 장난 아닙니다. 무기가 무리, 발달을 발당 같은 건 애교이고 뜻이 바뀌어 버리는 것도 있었군요. 단어가 아닌 어떤 구절은 아예 맥락이 생략되어버린 것도 있었고요. 책갈피도 없는 데다 양면 페이지는 성의라곤 눈곱만큼도 느끼지 못하는 정말 9500원이 돈을 무색케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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