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force YOUR message on me. I have a message of MY own.
“당신의 메시지를 나한테 강요하지마. 나에게도 메시지가 있어”
우리 사회 지형을 본질적으로 바꾸고 있는 새로운 문화권력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변화 중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급진적인 변화보다도 파고가 높고 본질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권력 지형의 변화다. 다름아닌 일방적 권위의 권력에서 소통하는 권력으로의 이동이다. 이 책 『새로운 문화권력 TW 세대』는 소통하는 문화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투웨이 세대(이하 TW 세대)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과 TW 세대 부상에 따른 우리 사회의 지각 변동과 그 미래상을 살피는 트렌드 보고서이다.
원시시대를 제외한다면 과거의 역사는 모두 일방적 권위의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라 할 수 있다. 기존의 권력은 자신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전파하였고, 그 메시지는 대중에게 강요되었다. 시민혁명 이후에 자리 잡은 자본주의 역시 매스미디어를 통한 일방적 메시지 전파 기제를 강화하면서 대중과 소비자 위에 군림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원웨이(one way) 시대를 거부하는 새로운 세대가 부상하면서 일방향 시대의 종언을 재촉하며 투웨이(two way)시대의 개막을 선언하기 시작했다.
TW 세대는 누구인가?
TW 세대는 Two Way Generation를 의미하며, 말 그대로 기존 권력의 일방향(one way) 메시지의 수용하는 세대가 아니다. 웬웨이 세대는 기존의 정치권력과 사회권력ㆍ 문화권력ㆍ산업권력의 메시지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세대라 할 수 있다. 반면 TW 세대는 서로가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신들의 메시지를 만들며, 매스미디어의 메시지를 비판하고 거부한다. TW 세대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의사소통 공간인 인터넷 등의 각종 투웨이 미디어의 확대에 힘입어 사회 전체의 여론을 형성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을 가지면서 ‘새로운 문화권력’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TW 세대는 특정한 집단이나 계급 등을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 원웨이식 소통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의사소통을 통해 메시지를 만들고 공유하는 쌍방향 대중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거론하는 TW 세대는 적극적으로 투웨이 미디어에 참여하면서 직접적인 메시지를 형성하고 이를 전파시키는 세대로 한정할 수 있다. TW 세대의 연령대는 10대 중후반의 청소년에서부터 40대까지 광범위하게 포진되어 있는데, 전형적인 성향을 보이는 계층은 10대 중후반의 청소년층과 30대 주부층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지적 능력과 구매력을 갖춘 똑똑한 소비자이기도 하며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을 통해 기존 권력과 미디어의 일방향 구조를 서서히 허물며 정치ㆍ경제ㆍ문화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는 과도기 세대라 할 수 있다.
통제를 거부하며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는 힘으로 성장한 TW 세대
기존 미디어의 메시지를 더 이상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TW 세대는 일방적 의사소통 구조를 과거의 유물로 만들어 버릴 뿐 아니라, 기업체의 광고나 홍보 메시지 역시 믿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가 만든 메시지를 믿으며 그에 따라 행동한다. 그리고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을 토대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만들어 확산시키면서 기존 원웨이 미디어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문화권력을 형성해가고 있다. TW 세대의 문화권력으로의 부상은 사회 전체에 녹아 있는 일방향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하는데, 이는 우리 사회의 지형 전체를 뒤바꾸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본질적인 변화는 권력이 기존의 기득권층에서 대중에게로 이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TW 세대의 부상은 대중을 통제하고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기존 권력의 부정과 일방성을 감시하고 조정하는 긍정적 기능을 갖지만,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의협심이 강하고 열정적인 TW세대의 사회참여는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한 단계 진보를 위한 파괴’ 행위이기도 하지만 편협성과 공격성으로 인해 많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이는 TW 세대가 아직 성숙되지 못한 초창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메시지 확산과정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점과 관련이 깊다. 따라서 TW 세대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권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과제 역시 편협성과 공격성을 극복하는 자정 능력과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W 세대와 소통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렵다
이 책에서 저자는 TW 세대의 등장과 소통 방식에 주목한다. 즉 TW 세대의 등장은 소통의 본질인 투웨이 커뮤니케이션의 복원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면서, 특히 자본주의 정보화 사회가 통치 효율을 위해 고착시킨 원웨이 방식의 소통구조가 아이로니컬하게 산업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신 테크놀로지 기술에 의해 붕괴되는 지각 변동이 곧 우리 사회 형질 변화의 근간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곧 메시지를 형성하고 확산시키는 주체가 기존 권력집단이나 매스미디어가 아니라, 대중과 소비자들이 소통의 중심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매스미디어를 통해 광고나 CF 폭격을 통해 소비자를 압박했던 방식의 기업 마케팅 역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G마켓의 성공사례나 TW 세대의 메시지와 소통하지 못해 억울하게 봉변을 당해야 농심의 사례는 투웨이 시대의 마케팅 기법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TW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기법은 소비자를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일방향의 메시지 전파를 지양하고 TW 세대의 메시지를 수용하고 소통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치 친근한 이웃처럼 작고 섬세한 스토리를 들려주듯 그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TW 세대는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가진 소비자들이며, 스스로가 메시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확산력을 과시하는 매체라는 것이다. 즉 그들은 매스미디어에 의해 정보를 받는 것보다, 자신들 스스로가 만든 메시지를 믿으며 공급자인 기업보다 우위에 있는 소비자 정보로써 구매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메시지에 반하는 기업이나 혹은 이들의 소비자 기호에 어필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TW 세대의 소비방식에 천착하지 못하는 마케팅 기법은 더 이상 ‘유행’을 만들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꿈의 사회’가 말하는 ‘스토리’를 팔 수도 없다는 것이다.
미디어 빅뱅 시대의 혼돈과 테크놀로지의 향방은?
이 책의 저자는 IT 미디어 분야를 취재하는 담당기자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미디어 관련 분야를 취재하면서 스카이라이프, 위성 DMB, 지상파 DMB, IPTV, 네이버 등 많은 신규 미디어의 성장과 부침 현장을 지켜본 기록을 이 책에 담고 있다. 저자의 TW 세대의 부상을 미디어 매체의 변화와 연결시켜 접근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가장 강력한 통제기제로서 권력을 구가했던 매스미디어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대표적인 일방향 미디어인 TV와 신문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와 한계를 지적한다. TW 세대와 자유롭게 소통하지 못한 채 TW 세대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매스미디어가 새로운 테크놀로지 기술의 놀라운 진보 앞에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를 성찰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투웨이 미디어로 성장하면서 TW 세대의 의사소통 공간이 되고 있는 구글,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에 대한 언급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메시지를 만들지 않고 TW 세대의 의사소통 통로일 뿐이다’고 강변하는 구글이나 네이버 역시 과거 신문이나 TV가 그러했듯 매체이며 메시지 자체라고 지적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종이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신문의 종언을 성급하게 고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 발상임을 강조하고 있는 이 책의 미디어 빅뱅에 대한 접근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저자는 미디어 빅뱅이 새로운 테크놀로지 기술의 미래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거듭 주장한다. 미디어 혼돈 시대와 신 테크놀로지 기술의 진화에도 그 중심에는 TW 세대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일지라도 소비자와 그 사회가 수용하지 못한다면 그 기술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하에 치열한 혼돈 시대를 뚫고 미디어 빅뱅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위해서 ‘퍼스트 원마일’, ‘플랫폼’, ‘창의력과 아이디어’, ‘스토리텔링’ 등을 장악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거기에 5년 후 예견되는 원웨이 매체와 투웨이 매체의 격전과 그 향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비쿼터스 사회와 미디어 빅뱅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