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에서도 진단하지 못했던 일본, 일본인에 관한 모든 것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비평한 일본 문화 교과서!
1982년,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일대 센세이션을 몰고 왔던 『축소지향의 일본인』!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경제 대국, 깍듯한 예법과 화려한 먹거리, 볼거리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나라, 전자 제품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자 공화국. 일본 앞에 붙은 수많은 수식어들은 일본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환상의 옷을 입혀 경외의 시각으로 보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이웃하며 문화를 교류하고 살았던, 특히 역사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바른’ 시각으로 일본을 바라봐야 한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 양파처럼 벗길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일본인을 ‘축소’라는 코드로 분석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일본인들도 극찬한 일본론으로, 권위 있는 일본의 시사 월간지 《중앙공론》이 창간 120주년 기념 특집으로 마련한 ‘일본과 일본인을 알기 위한 120권’에 선정되는 등 초판 출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을 이해하는 중요 저서로 꼽히고 있다.
‘환상의 옷’을 입고 있는 나라, 일본! 일본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두루 갖춘 한국인의 시선으로 일본 문화를 벌거벗겨본다!
도이 다케오(土居健?)도쿄대 교수가 쓴 『아마에(甘え)의 구조』에 보면 ‘아마에(응석)’는 일본어 특유의 어휘라고 확신하고 있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말만 보아도 ‘어리광’, ‘응석받이’ 등 더 세분화되고 다양한 어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 일본의 훌륭한 학자가 가장 기본적인 이웃나라의 말도 찾아보지 않고 그렇게 단언했던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영어에 없기 때문에 일본어에만 존재하는 것이라는 사고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일본에 관한 책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 종 이상 출간되었지만, 이들의 거의 대부분은 서양의 눈으로 본 신비롭고 환상적이기 그지없는 일본만을 다뤄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 역사를 함께하며 문화를 공유했던 아시아, 그중에서도 특히 거의 모든 역사에 영향을 미쳐온 한국과의 비교는, 일본을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서양의 빵과 일본의 밥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밥과 일본의 밥을 비교한다. 같은 문화의 원류를 가지면서도 서로 다르게 발전해 온 양국의 역사를 통해 일본인들의 참모습과 일본 사회·문화를 이야기하는 이 책은,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을 이해하는 가장 확실하고도 빠른 길이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알기 위해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하는 바로 그 책!
소니, 닌텐도, 애니메이션. 우리 10대들이 생활 속에서 접하는 ‘메이드 인 재팬’은 생각보다 폭넓고 다양하다. 그러나 정작 그 문화를 생산해내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인식은 단편적이고 왜곡된 부분이 많다. 가지고 싶은 문화 아이템이 많은 나라, 혹은 뉴스에서 논란이 되었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평화헌법개정 등의 이슈들로만 접하게 된 단편적인 일본이 아니라 일본인들의 사회 문화적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모르는, 알아야 하는 일본 사회에 대해 이어령은 이렇게 진단한다. 세계가 ‘확대’를 중심으로 성장했을 때 일본은 반대로 ‘축소’를 지향하면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갔다고. 축소의 논리로 해부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최고의 이론서를 이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어법과 그림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축소지향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일본인의 의식을 분석해 나가는 이어령은 이 책을 통해 과거에 일본의 지배를 받았으면서도 정작 그들이 누구인지 잊고 살아가는 동시대의 청소년들에게 지적 용기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일본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일본에서 먼저 소개되어 일본 언론의 극찬을 받았던 『축소지향의 일본인』!
당당한 일본론
한국 학자 이어령 교수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나도 모르게 킬킬 웃어가면서 단숨에 읽었다. 우리 일본인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일본 문화의 구조를 ‘축소’라는 관점에서 풀어 규명하는 참으로 유니크하고도 당당한 일본론이다.”
-《마이니치신문》1982년 3월 9일자
학문적인 깊이를 지닌 일본론
“여기엔 일본인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의미를 속속 폭로당하는 놀라움이 있다. 우리의 우수한 점을 지적받는가 하면, 곧 결점을 찌르는 칼날이 되기도 하는 논지에, 당혹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요시무라 데이지(평론가),《선데이 마이니치》1982년 2월 21일자
일본 문화론의 사각(死角)
“그러나 이 문화론이 그 이상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일본인이 ‘일본적’인 줄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이, 실은 한국 문화의 이식(移植)에 불과하다는 것을 당당히 단언한 점에 있을 것이다. (중략) 일본의 비교문학이나 비교문화학이 일본과 구미와의 대비에만 그쳤다는 사실 속에 일본인의 어떤 거만이 숨겨져 있었는가를 알게 되는 것만 해도,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도쿄신문》1982월 4월 9일자
“‘축소지향’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해서 일본의 문화 구조를 풀어가는 솜씨는 마술을 보는 것 같다. 처음에는 의심했으나 읽어감에 따라 눈에서 비늘이 떨어지고 근시가 안경을 썼을 때처럼 사물이 분명하게 보였다.”
-시라이시 쇼고,《요미우리신문》1982. 2. 8. ‘프랫슈’ 칼럼
“이 책은 단숨에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되는 책이다”
-이노우에 다다시, 《주간 아사히 저널》1982년 4월 23일자
일본인의 여섯 가지 축소지향 모형
이레코형 일본인 ‘이레코(入籠)’는 커다란 상자 안에 좀더 작은 상자, 그 상자 안에 더 작은 상자를 차례로 넣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공간을 축소하고자 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잘 보여 주는 것으로, ‘노(の)’에 의해 축소되는 일본어의 특성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동해의 작은 섬 갯벌 흰 모래밭에 내 눈물에 젖어 개와 노닐다”라는 다쿠보쿠의 시는 모두 조사 ‘노’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연결고리를 통해 동해가 눈물 한 방울로 축소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쥘부채형 일본인 부채는 원래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한국을 통해 일본으로 전래되었다. 그러나 일본으로 넘어가자마자 부채는 접는 부채인 쥘부채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쥘부채를 만든 발상은, 어떤 대상이든지 자신의 손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손 안에 넣으려 하는 일본인의 욕망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부채보다 작고 휴대가 편리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이 일본의 발명품은 접이우산과 함께 전 세계에 널리 퍼져나갔다.
아네사마 인형형 일본인 아네사마는 손과 발이 생략된 일본의 전통 인형으로 일본의 미니어처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단순히 큰 것을 작게 축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필요한 형태를 과감히 생략한 것이 바로 아네사마 인형이다. 복잡한 것, 쓸데없는 것을 대담하게 잘라 버리는 일본 문화의 특징은 그들이 주로 쓰는 언어에서도 잘 나타난다. “대단히”의 뜻을 가진 “도모”는 원래 “도모 아리가토(대단히 고맙습니다)"에서처럼 다른 말과 함께 쓰여야 하지만 일본인들은 뒷말을 모두 생략하고 의미만을 담아 “도모”만을 연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도시락형 일본인 일본의 각 기차역과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파는 도시락은 그 다양성이나 맛이 세계적으로 정평 나 있다. 1,800가지가 넘는 종류의 도시락들은 각 지방의 특색을 담아 만든 것으로, 그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시락은 단순히 부피를 줄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들은 작은 공간 안에 효율적으로 꽉꽉 채워 넣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인들은 조그마한 공간 안에 온갖 기능을 꽉꽉 눌러 담을 수 있는 특성이 있었기에 도시락뿐만 아니라 트랜지스터라디오와 같은 전자제품의 선두에 설 수 있었다.
노멘형 일본인 ‘노멘(能面)’은 일본 전통극인 노에 쓰이는 가면이다. 이 가면은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대신 중간 표정을 짓고 있는데 이것은 마치 감정이 정지된 한 순간을 포착해놓은 것과 같다. 이와 비슷한 예로 선 채로 움직이지 않는 ‘가마에' 자세가 있다. 가마에란 이미 있었던 움직임이나 앞으로 일어날 움직임을 모두 한 자세로 축소시킨 형태라 할 수 있다. 모든 동작과 정신을 한 움직임으로 모은 가마에 자세나, 희로애락을 하나의 표정으로 응축시킨 노멘처럼 수십 수백 가지의 표정이나 자세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것 역시 일본인의 특서이라 하겠다.
문장형 일본인 문장(紋章)이란 국가나 단체 또는 집안 등을 나타내기 위해 상징적으로 그린 그림이나 문자를 말한다. 국가나 집안과 같이 큰 규모의 집단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축소하는 것은 실로 일본인다운 특성이라 하겠다. 한 집단의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적인 형태인 문장은 오늘날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회사 배지라 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는 논객, 이어령
문학평론가로 출발해 소설가로, 극작가로, 국문학자로, 하이쿠 연구자로, 에세이스트로, 언론인으로, 일본문화 연구자로, 문예지 편집자로, 출판인으로,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88올림픽 기획자로, 새천년준비위원장으로, 2002한일월드컵 기획자로, 이화여대 교수로 각 분야에서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특출한 업적을 남긴 이어령, 그는 확실히 비범한 다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에겐 시대를 통어하는 화두를 간파하고 전체를 통찰하는 견고한 지성과 예지적인 순발력이 있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복합 체험의 공간이었던 격동과 급변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이어령은 놀라운 열정과 능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냈다.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하며 문단에 비범한 지성의 존재를 알린 후, 오늘날까지 반세기 넘게 쉼 없는 지적 편력의 삶을 살아온 이어령의 도저한 사상적 도정은 시대를 읽는 특별한 눈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이어령이 만든 ‘시대를 바꾼’ 키워드
1960년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가난의 극복이 유일의 명제였던 시절에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옮겨가야 함을 역설하여, 당대 최대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어둡던 시대 분위기를 일신했다.
1970년대 ‘신바람 문화’
군사독재에 눌려 암울과 좌절에 빠져 있던 우리 민족의 열정을 깨워 신바람을 불러일으켜 우리 스스로도 몰랐던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였다.
1980년대 ‘벽을 넘어서’
올림픽 개폐회식 및 초대형 국가 이벤트를 기획하여, 향후의 세계야말로 남북 분단과 동서 냉전의 벽을 넘어 진정한 용서와 화합이 이루어져야 함을 역설, 지구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1990년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
정보화시대를 맞아 IT강국을 기반으로 한국이 글로벌 정보사회의 리더가 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세계와 경쟁하는 ‘문화의 힘과 비전’을 강조, 소프트파워를 결집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새천년의 꿈! 두 손으로 잡으면 현실이 됩니다” 역시 시대를 리드하는 슬로건이었다.
2000년대 ‘디지로그 선언!’
세계가 놀라는 파워코리아의 힘,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문명 융합을 외치는 사자후가 2006년 벽두부터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석학의 생애를 결산하는 이 선언 속에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놀라운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