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서>

정민서

 

 

배가고파

'엄마. 밥 주세요' 했더니

'숙제가 먼저야'라고 하신다.

 

배가 고파

내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그 소리는 내가 엄마에게 '밥 주세요'라고 말하는 소리.

그 소리는 나와 내 배가 합창하는 소리

늘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정 연우

눈부신 벚꽃이 솜사탕처럼 풍성하게 핀 날

하이얀 꽃비를 함께 맞고 싶은 사람

시원 달콤 팥빙수를 입 안 가득 넣고

재미있게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

알록달록 어여쁜 낙엽을 사각사각 밟으며

상쾌한 공기를 함께 마시고 싶은 사람

온 세상이 하이얀 눈 이불을 덮은 날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며

함께 눈 천사가 되고 싶은 사람

바로바로 그 사람은 나의 친구랍니다.

형과 싸웠다.
폭탄 빵을 던졌다.
폭탄빵을 먹으면 입이 터질까?
아니면 죽을까?
친구들과 같이 먹으면 어떨까?
친구들 모두 쓰러지겠지?


여러가지 시를 읽으니깐 넘 재미있다.
시는 간단하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나도 시인이 될까?

폭삭 주저앉아도 나누어 주는 초코파이 자전거가 좋다 나는 어려서부터 시 쓰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시인이 될까? 라는 생각을 할 만큼 시가 좋아진 것은 정지용 백일장에 참석해서 상을 받으면서 부터이다. 4학년 때 누나를 따라 갔던 ‘정지용 백일장’에서 난 나비라는 제목으로 시를 썼다. 열심히 시를 쓰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긴장이 되어 열심히 썼다. 그런데 잘 쓰지 못한 것 같아 속상하고 화도 났다. ‘시간만 조금 더 있었으면 잘 했을 텐데......’ 다시 시를 읽으니 심사위원들에게 내 시를 보여 준 것이 창피한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그 시가 상을 받았다. 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읽어 보니 멋지게 느껴졌다. 그 후로 난 시인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시를 썼다. 시를 쓰고 바로 읽어 보면 감동도 되고 내가 꼭 시인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은데 다음날 읽으면 말도 되지 않는 것 같고 누구한테 보여준다는 것이 창피해서 찢고 싶은 생각이 든다. 시는 길게 쓰는 것이 좋은 시라는 생각을 하고 길게 쓰려고 했었다. 내가 쓴 시를 읽어 보면 꼭 글짓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인은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시인되기를 포기했었다. 그런데 ‘초코파이 자전거’라는 시집을 읽고 정말 놀랐다. 이렇게 짧은 시 안데 자기의 마음과 경험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쓸 수 있을까? 정말 대단했다. 길게만 써야 좋은 시라는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 시집을 읽고 알게 되었다. 나도 시를 쓸 때 땡글땡글, 철썩철썩 하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많이 쓰고 싶은데 아는 게 별로 없어 똑같은 것만 썼는데 이 시집에 나온 시들에 들어 있는 표현들은 처음 보지만 멋진 표현들이 참 많았다. ‘모락모락’ ‘마락마락’ ‘무럭무럭’ 연기가 올라가는 표현도 이렇게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래서 시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많은 시중에 초코파이 자전거라는 시가 재미있었는데 달콤한 초코파이가 바퀴인 자전거를 바람. 다람쥐, 까치, 고양이가 먹어서 자전거가 폭삭 주저앉아 버렸다는 내용인데 웃기기도 하고 모두 나누어 먹는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시를 읽으면서 바퀴를 소금으로 만들면 짜서 먹지 않을 테니 자전거가 주저앉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초코파이바퀴만큼 재미있지 않다. ‘빵폭탄’이란 시에서는 폭탄이 모두 말랑말랑 빵폭탄이었으면 좋겠다는 전쟁을 싫어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만우절’이란 시는 뻥이야 라며 속이는 이야기가 들어 있는 시인데 난 만우절때 한번도 아이들을 속인 적이 없다. 나만 순진하게 속아 넘어갔다. “허환 선생님이 부르셔.”해서 선생님께 가면 “너 왜 왔니?”하신다. 그러면 친구가 “만우절이니깐”하며 속인다. 다음 만우절은 꼭 속여야지 하지만 내가 먼저 웃음이 나와 속이지도 못한다. ‘방귀’라는 시에서는 가족의 방귀를 소리로 표현했는데 아빠의 방귀소리가 생각나 웃겼다. 우리 아빠도 방귀를 자주 뀌는데 우리 아빠 방귀는 폭탄방귀이다. 아빠가 방귀를 뀌면 모두 도망을 가기 때문이다. ‘고래가 코를 골며 잔다’는 코 고는 소리가 고르르르, 구르르래, 드르르래라고 표현되었는데 우리엄마 코고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우리엄마는 컥하고 한참 있다가 푸우우우 한다. 어떨 때는 숨이 멈추지 않나 걱정도 된다. 엄마는 피곤할 때만 코를 고는데 엄마를 피곤하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돼지춤’에서는 돼지가 엉덩이춤을 추면서 다이어트를 하는데 돼지가 날씬해지면 돼지 같지 않으니 춤을 추어도 다이어트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릉 부글 부들’에서는 엄마가 부들부들 화가 나서 쓰러진다고 했는데 그림이 우리엄마 화났을 때랑 똑같다. 요즘 우리 엄마도 사춘기여서 그런지 매일 화를 낸다. 빨리 사춘기가 없어져서 옛날 착한 엄마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더미’에서는 여름방학 숙제더미 때문에 눈이 팽팽 도는데 나도 이번 여름방학 숙제를 개학전날 다 하느라 팔 빠지게 아팠다. 이번 겨울 방학 때는 미리미리 숙제를 해야 겠다. ‘가래 뱉지 마’에서는 토할 것 같으니까 가래뱉지마라고 했는데 답답해하는 마음을 알고 내가 참을 테니 그냥 뱉으라고 한다. 내 목에 가래가 걸린 것 같아 나도 ‘커억’하고 가래를 뱉었다. ‘목욕 좀 해라’ 정말 내가 많이 듣는 소리이다. ‘냄새난다. 그 소리도 두 번째로 많이 듣는다. 나도 매일 목욕을 하는데도 냄새가 나서 정말 짜증난다. ‘사고뭉치’에서처럼 우리 집 사고뭉치는 바로 나다. 우유 엎지르기, 밥 흘리기 까불어서 엄마 속 썩이기 누나하고 싸우기 등등 매일 한건씩 사고를 친다. 나도 이제 컸으니 사고는 그만 쳐야 겠다. 내가 느끼고 경험하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가 재미있고 멋진 시로 쓰여진 ‘초코파이 자전거’는 다시 시인이 되어야지 라는 꿈을 가지게 해 주었다. 나도 신현림 시인처럼 살아있는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