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터
700쪽이 넘는 대작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단어, ‘협업’
천재성을 갖춘 개인들의 능력은 그들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장치로 구현해내는 기술자들과 이를 시장에서 유통시키는 수완 있는 사업가들을 만났을 때 빛났다. 창의적인 천재(존 모클리, 윌리엄 쇼클리, 스티브 잡스)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면, 응용 엔지니어(프레스퍼 에커트, 월터 브래튼, 스티브 워즈니악)는 개념을 구체적인 장치로 구현한다. 그러면 기술자들과 기업가들로 이루어진 협업 팀들이 이런 발명품을 실용적인 제품으로 만들어낸다.
협업은 동시대인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세대 간에도 이루어졌다. 최고의 혁신가들은 테크놀로지 변화의 경로를 이해하고 앞선 혁신자들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들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앨런 케이(개인용 컴퓨터의 선구자)의 작업을 기초로 삼았고, 앨런 케이는 더글러스 엥겔바트(마우스 발명가)의 작업을 기초로 삼았고, 엥겔바트는 J. C. R. 리클라이더(인터넷의 아버지)와 배니버 부시(자동 다이얼식 전화 발명)의 작업을 기초로 삼았다.
실리콘 밸리의 문화로 자리 잡은 인텔은 위계질서를 찾아볼 수 없는 조직이었다. 경영진에게 배정된 주차 공간도 없었고 노이스와 무어 같은 창업자를 비롯한 전 직원이 동일한 칸막이 자리에서 일했다.
저자는 발명품, 특히 컴퓨터처럼 복잡한 발명품은 대개 개인의 영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협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창조성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친숙한 트위터나 구글도 예외가 아니다.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ARPANET과 인터넷도 협업을 하는 팀들이 설계했다. 이렇게 협업 과정은 협업을 촉진하기 위한 시스템을 생산했고, 인터넷은 협업을 더 잘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연스레 창조되었다.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세 사람(실험가 월터 브래튼, 양자 이론학자 존 바딘, 고체 물리학자 윌리엄 쇼클리)은 1956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해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팀의 리더 쇼클리는 팀원들의 진취성을 억눌러 기상을 꺾어버리는 독재자였다. 브래튼과 바딘의 위대한 성취는 쇼클리가 사소한 점까지 관리하려 들며 이들을 감독하지 않을 때에 이루어졌다.
아타나소프는 최초의 컴퓨터를 발명하고도 그를 도와줄 팀이 없었기 때문에 혁신에 참여하지 못한 사례다. 반면 존 모클리와 프레스퍼 에커트는 엔지니어와 기계공 수십 명에 프로그래밍 과제를 처리할 수 있는 중요한 여성들의 도움을 받았다. 특허 논쟁으로 맞붙었을 때 아타나소프는 법정 공방에서는 승리하지만, 그가 만든 기계는 지하실로 옮겨졌다가 버려져 아무도 그것이 어디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다.
과거 100년 동안 변화를 이끈 거의 모든 영역이 그러하듯, 컴퓨터 역시 남성이 주도했다. 단 하나 예외가 있다면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급한 것으로 여겨진 탓이다. 빌 게이츠 같은 선지자가 이 분야에 뛰어들기 전에 여성 ‘컴퓨터(반복적인 수학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활약도 흥미롭게 소개된다.
700쪽이 넘는 이 대작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단어를 꼽자면 ‘협업’이다. 저자 또한 협업의 방식으로 이 책을 완성했다. 『이노베이터』의 초고를 온라인에 게재한 지 일주일 만에 18,200명이 원고를 읽었고, 이들이 의견을 남기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 결과 여러 대목을 수정하고 추가 작업을 진행했으며, 완전히 새로 추가한 대목도 있었다고 한다.
이제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힐 것이다. “협업하고 혁신하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인문학자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
인터넷이나 IT의 역사를 다룬 많은 책들은 많다. 이런 책들은 주로 실리콘 밸리의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같은 거인들의 성공담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책은 시인 바이런 경의 유일한 적자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시적 과학’이라는 말이 함축하듯,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이 원동력이 된 인터넷과 컴퓨터의 역사를 들려준다. 이전까지 과학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IT 산업의 숨은 공식이 인문학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과도 상통하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과학 지식이 없는 인문학은 반쪽 혁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문학자들은 수학과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디지털 시대의 창조성 대부분이 생겨나는 곳의 통제권을 엔지니어에게 넘겨주고 말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노베이터』는 인문학자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추천사
“가장 오래 기억될 책이다. 그것은 이노베이터를 자극하는 원초적인 동력이 아이 같은 기쁨을 느끼고자 하는 그들의 욕망임을 깨닫는 바로 그 고요한 순간 때문이다.
_『뉴욕타임스』
“하늘에서 어느 날 갑자기 툭 하고 떨어지는 창조는 없다. 전부 편집된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 소프트웨어, 개인용 컴퓨터 등과 같이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어떻게 ‘편집’되었는가를 아주 자세하고 흥미롭게 설명해주는 ‘창조의 역사책’이다. 『이노베이터』의 위대한 지점은 한 사람의 기발한 발상이나 타고난 천재성이 아닌 에디톨로지 과정을 통해 어떻게 더 나은 발전이 이루어졌는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땅의 모든 기업과 직장인에게 강력 추천한다.”
_김정운(문화심리학자,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천재들에 관한 흥미로운 책을 집필해 온 월터 아이작슨이 이번에는 협업을 통해 어떻게 창조성과 성공이 도출되는지 설명한다. 『이노베이터』는 디지털 혁명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그 중요성에 비해 언급되는 일이 많지 않았던 여성들이 디지털 혁명의 초창기부터 수행해 온 역할도 비중 있게 다룬다. 이 책은 위대한 결과를 얻으려면 어떤 식으로 협업해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전한다.”
_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 최고 운영 책임자)
“아이작슨의 베스트셀러 『스티브 잡스』의 동반자 같은 책이다. 이 주마등 같은 이야기는 디지털 시대의 10가지 중요한 혁신의 단계적인 발전을 설명한다. 수리 논리학부터 트랜지스터, 비디오게임, 그리고 웹까지.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창조한 인물들의 모범적인 특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_『워싱턴포스트』
오리지널스통념을 깨고 대세를 거스르는 독창적인 사람들★ 와튼스쿨 4년 연속 ‘최우수강의평가상’,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25인 선정, 40세 이하 세계 최고 경영학 교수 40인 선정, 세계경제포럼 ‘젊은 세계지도자’ 선정 ★ ★ 아마존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기브앤테이크》 저자 애덤 그랜트 신작 ★★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서문 수록 ★★ 말콤 글래드웰, 세스 고딘, 피터 틸, 아리아나 허핑턴 등 오피니언리더 강력 추천 ★ 스티브 잡스, 마틴 루서 킹, 에이브러햄 링컨…. 세상을 변화시킨 독창적 리더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가?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이자 인력관리 분야 최고 권위자 애덤 그랜트는 신작 《오리지널스》에서 독창성에 대해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전작 《기브앤테이크》에서 조직과 사회의 새로운 성공 기준을 제시한 바 있는 그는 누구나 내면의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밝힌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정체 상태를 벗어나 발전하고 싶다면 우리는 규칙에 도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또한 그런 아이디어를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른바 대세에 순응하지 않고, 시류를 거스르며, 구태의연한 전통을 거부하는 독창적인 사람들을 ‘오리지널스(originals)’로 지칭한다.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닫혀 있던 입을 열고 용기를 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 구성원은 오리지널로서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현재 상태에 도전해야 하고, 조직의 리더는 구성원들의 독창성을 더 많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망설이는가. 어떻게 하면 자신의 경력을 무너뜨리지 않고,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으며, 자신의 평판을 훼손하지 않고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책을 주장하고 관철시킬 수 있을까? 저자는 독창성을 발휘하고 지속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지하게 만들고, 지도자들은 어떻게 집단사고를 타파해야 할지, 부모와 교사들은 어떻게 어린이들에게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재계, 정치계, 문화계를 망라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다양한 현장 사례를 통해 저자는 대세를 거스르고 성공한 사람들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타고난 리더들이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린다.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점은 도전에 직면했을 때 얼어붙거나 나약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어떻게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 이 책은 독자들이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들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용기를 줄 것이다.혁신가들은 위험을 감수한다? 창업을 할 때 다니던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게 나을까, 아니면 그만두는 게 나을까? 이 질문에 대해 뜻밖의 답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흔히 위험을 무릅쓰고 창업에 전념한 사람들이 유리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직장을 계속 다닌 창업가들이 실패할 확률은 직장을 그만둔 창업가들이 실패할 확률보다 33퍼센트 낮았다. 2015년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목록 1위를 차지한 와비파커가 그 예다. 대학생 넷이서 온라인으로 안경을 판매하겠다는 사업 구상을 했다. 대부분 성공을 위해 학교를 중퇴하고 창업에 전부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창업을 준비하면서도 인턴십을 계속했고, 졸업 후에 일할 직장을 구해놓았다. 저자는 바로 이 점을 그들의 성공 비결로 꼽는다. 흔히 우리는 성공적인 기업가에게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의지가 필수적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와비파커 창업자들은 그 반대였기 때문에 성공했다. 가진 것을 걸기는커녕 실패할 경우의 대안을 마련해놓았던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더 많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사업을 시작한 뒤에도 본업인 회계사 일을 한동안 계속했다. 애플 컴퓨터를 발명한 뒤 스티브 워즈니악은 스티브 잡스와 함께 창업했지만 그 뒤로도 본래 직장인 휴렛팩커드에서 계속 일했다. 구글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검색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알아낸 뒤 한참 지나서야 대학원을 휴학했다. 이렇게 본업을 유지하려는 습성을 저자는 성공하는 사람들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방식을 일상생활에서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한 분야에서 위험을 감수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신중하게 처신함으로써 위험을 상쇄시켜 전체적인 위험 수준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자유롭게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최고의 기업가들은 실제로는 위험을 무릅쓰기보다는 위험 요소를 아예 제거해버리는 사람들에 더 가깝다. 직관은 경험을 쌓은 분야에서만 유효하다 사람들은 독창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창의성의 부재를 탓한다. 물론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 생각해낼 수 있다면 좋지만 실제로 독창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아이디어 창출이 아니라 아이디어 선정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실제로 참신한 아이디어가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사회는 없다. 오히려 제대로 된 참신한 아이디어를 식별해내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아이디어 선정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이며 아이디어 선정을 잘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례1. 딘 카멘은 현대의 토머스 에디슨으로 불리는 천재 발명가다. 수백 개의 특허를 갖고 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서 발명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기술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실리콘밸리를 단번에 사로잡은 발명품을 만들었다.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는 시제품을 보자마자 극찬했고 전설적 투자자 존 도어는 그 기업에 8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그 제품은 6년 동안 겨우 3만 개 팔리는 데 그쳤고 제품이 발명된 지 10년 후에도 회사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그 제품은 바로 ‘세그웨이’다.사례2.NBC 방송국은 90분짜리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파일럿 작품을 촬영한 후 100명의 시청자 테스트를 했는데 참담한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전파를 탔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그러자 방송사의 한 임원이 4회를 더 찍어보자고 했다. 1년이 지나 다시 전파를 탔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방송사는 반 시즌 동안만 이 작품을 방송하기로 했다. 그 후 이 쇼는 10년 동안 시청률 조사에서 최고 시청률을 석권했고 10억 달러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이 쇼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된 ‘사인펠드’다. 비즈니스에 뛰어난 수완가들이 왜 세그웨이의 성패를 잘못 예측했을까. 방송국 경영진이나 시청자 테스트에 참가한 관람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정확히 평가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디어를 평가할 때 직관과 분석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실패할 아이디어를 선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까. [사인펠드]가 방송사 경영진에게 외면당한 것은 ‘철저히 관행을 벗어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전통적인 시트콤의 공식에 매몰되어 [사인펠드]가 지닌 파격적인 천재성을 간파하지 못했다. 시청자 평가단도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새롭거나 색다른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특정 분야에서 지식을 쌓으면 이미 존재하는 지식의 포로가 되기 마련이다. [사인펠트]의 경우와는 달리 세그웨이의 초기 투자자들은 교통수단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성공 여부를 정확히 예측하려면 그 분야에서 창의성을 증명해본 사람이 적합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을 많이 쌓은 분야에서만 직관이 정확히 맞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전문가는 철저한 분석을 할 경우에 더 적절한 판단을 내린다. 잡스는 디지털 분야 전문가였고, 베조스는 전자상거래의 달인이었으며, 존 도어는 인터넷 기업과 소프트웨어에 투자해 성공한 투자자였다. 교통수단이라는 생소한 분야에서 비전문가였던 그들이 직관에 의존하자 오류를 범했던 것이다. 잡스는 그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이 없었는데도 왜 그렇게 자신의 직관을 확신했을까. 과거에 성공을 거둔 사람일수록 너무 자신만만해서 자신이 성공했던 상황과 전혀 다른 상황인데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단점을 내세우고 반복해서 노출하라 온라인 잡지 [배블] 창립자 루퍼스 그리스컴은 벤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했을 때, 그리고 2년 후 디즈니를 찾아가 회사를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 타진했을 때 그리스컴은 기업가들이 해온 방식과 정반대로 했다. 자기 기업에 투자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담은 슬라이드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컴의 파격적인 접근 방식은 통했다. 두 번의 상황 모두 그리스컴은 자신보다 훨씬 막강한 힘을 지닌 사람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들을 설득해 자금 지원을 받았다. 대부분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색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제안을 할 때 듣는 사람은 회의적인 자세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기업을 소개하는 사람의 주장에서 허점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경영자는 당신의 제안이 왜 실패할지 그 이유를 찾느라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리스컴처럼 자신의 아이디어가 지닌 단점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설득하려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자연스럽게 정신적인 방어막을 치게 된다. 그런데 약점을 먼저 내세우는 방법은 듣는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결점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방식은 듣는 사람이 평가하는 방식을 바꿔 놓는다. 그리스컴은 단점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자신이 단점을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예리하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지닌 단점을 앞세우는 방식은 또한 신뢰도를 높여준다. 그리스컴은 자신이 사업을 하면서 직면하는 장애물을 나열하면서 정직하고 겸손하다는 인상까지 주었다.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 중요한 또 다른 한 가지는 노출도를 높이는 일이다. 당사자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너무 익숙해져서 처음 접하는 사람이 그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수용하려면 얼마나 거기에 노출되어야 하는지 과소평가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특정 아이디어에 대해 10~20회 정도 노출될 때 호감도가 증가하고 다소 복잡한 아이디어의 경우 횟수가 그보다 조금 더 늘어날 때 호감도가 증가한다.또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평가를 하는 과정 사이에 시차를 두어서 아이디어를 이해할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당신이 상사에게 제안을 한다고 하자. 먼저 화요일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30초 동안 짧게 설명한 뒤 그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짤막하게 상기시켜 주고 그 주 말미쯤에 상사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좋다. 미루는 것이 때로는 해법이다 사람들은 머뭇거리다가는 뒤처지게 되므로 먼저 행동을 취하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듣는다. 중요한 과업에 착수할 때에는 예정된 날짜보다 미리 완성하라는 충고를 받는다. 상품을 발명하거나 창업할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 사람에게는 옆에서 선발 주자가 되라고 부추긴다. 그런데 미루는 행위가 독창성을 장려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꾸물거리는 것이 단점 못지않게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독창성은 서두른다고 달성되지 않는다. 마틴 루서 킹은 기념비적인 워싱턴 대행진 당일 전날 밤에서야 연설문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링컨은 게티즈버그로 출발하기 전날 밤까지도 연설문을 작성하지 못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모나리자]를 그리다 말다를 반복하다가 15년이 지나 죽음이 임박해서야 완성했다. [최후의 만찬]은 구상하는 데만 15년을 보냈다. 할 일을 미루면 생산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창의성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작업이 일단 마무리되면, 더 이상 그 작업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을 중단한 채로 내버려둘 경우, 그 일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돈다.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 잠시 미뤄둘 경우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아이디어가 숙성될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미루기의 장점을 창업에 적용해보자. 누구나 앞서서 이끌고 싶어 하지, 따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발명가들은 경쟁자들보다 먼저 특허를 출원하려고 서두르고 기업가들은 경쟁자들보다 더 빨리 창업을 하고 싶어 한다. 신상품, 새로운 서비스 및 기술을 먼저 출시하면 남들보다 더 빨리 배우고, 가장 좋은 공간을 점유하고, 고객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속하게 행동하면 분명히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 건 사실이지만, 일찍 일어난 바지런한 벌레는 잡혀 먹힌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선발 주자가 되면 불리한 점들도 많다. 개척자들이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생존 가능성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더 낮았다. 후발 주자가 되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데 훨씬 적합한 이유가 있다. 위험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최초가 되는 데 이끌리고 충동적인 결정을 하기 쉽다. 그러나 위험 회피 성향의 기업가들은 비켜서서 적당한 기회를 기다리며, 진입하기 전에 위험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작업을 미루면 사고가 유연해지듯이 시장 진입을 미루면 새로운 정보를 얻게 디고 적응력이 길러지며 독창성과 연관된 위험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추천사“마치 저녁식사 모임에서 애덤 그랜트가 바로 맞은편에 앉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상가로 손꼽는 그의 혜안과 세계를 바라보는 놀랍도록 새로운 방식에 대해 감탄하면서 말이다.”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저자“나를 사로잡은 가장 중요한 책으로 손꼽고 싶다. 당신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사는 방식까지 바꿀 것이다. 나아가 당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게 할지도 모른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저자“기존의 것을 다 배워야 새로운 것을 시도할 특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곤 했다. 애덤 그랜트는 이런 내 생각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그가 우리를 이끌어주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가!” -피터 틸 페이팔 공동 창립자 · [제로투원] 저자“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당신을 놀라게 할 필독서다. 애덤 그랜트는 창의적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변화를 가져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읽어라.-세스 고딘 [이카루스 이야기] 저자 “당신의 독특한 재능을 인식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세상의 통념을 거부하고 그 재능을 실현할 용기를 주는 책. 새로운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주장하는 비결과 우리를 주저하게 만드는 끈질긴 통념을 타파하고 자신의 삶과 세상까지도 바꿀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다.”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포스트] 공동 창립자 · 편집장“경이롭고 흥미진진한 이 책은 혼란의 시대를 새롭게 조명한다. 성공에 대한 통념을 타파하고, 오랫동안 당연시해온 믿음에 이의를 제기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끈 주역들이 지닌 공통점을 발굴함으로써 우리가 처한 상황을 완전히 뒤바꿀 잠재력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 -J. J. 에이브럼스 [스타워즈] 감독“수백 가지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고 가장 성공적이었던 점이 바로 사람들에게 세상을 달리 보도록 설득하는 일이었다.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 비결과 사람들이 창의성을 기르고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돕는 비결을 제시한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창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