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워싱턴, 제임스 먼로, 에이브러햄 링컨, 율리시스 그랜트, 프랭클린 루즈벨트, 해리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존 F. 케네디, 리처드 닉슨,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이 들의 공통점을 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든다. 200년이 갓 넘은 국가에 위대한 지도자들이 이렇게 많은데, 과연 우리나라에선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물론 대통령제는 미국에서 최초로 시행되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미국은 200년 남짓한 기간에 세계 제일 강국으로 발전했다. 그러한 기적을 일구어 낸 미국인들을 상징하는 존재가 바로 대통령이다. 미국에서는 최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자질을 연구하는 ‘대통령학’이라는 학문이 태동할 만큼 대통령이라는 존재는 그들에게 지도자 이상의 존재라고 여겨진다. <미국 대통령家의 가훈>은 28명의 미국 대통령들이 어떠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하여 대통령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그들의 성장과정을 주제로 다루었지만, 부수적으로 미국역사의 흐름과 미국인들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개척정신과 독립정신도 이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국 대통령家의 가훈>을 읽기위해 첫 장을 펼쳐든 순간, 나는 이 책의 저자가 중국인이라는데 주목을 하게 되었다. 미국 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중국인이 쓰고, 그게 다시 한국에 번역이 되었다. 아! 어쩌면 중국인들의 지도자에 대한 열망,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망이 이러한 책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대한민국도 바짝 긴장하고 좋은 지도자를 얻기 위해 많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좋은 지도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미국대통령들은 어린 시절 가정에서 어떠한 교육을 받았을까? 나는 <미국 대통령家의 가훈>에 등장하는 28명의 대통령들의 최대 공약수를 찾아내기 위해 그들이 받았던 가정교육의 핵심을 요약해 가며 읽어 내려갔다. 그 결과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공통점은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공통점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그 공통점은 바로 정직이다. 존 애덤스(美 2대 대통령)는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의 무대에서 내 양심이 박수 쳐 주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전 세계가 비난한다 할지라도 개의치 않겠다. 반대로 내 양심에 거리낌이 있다면 전 세계가 박수 친다 한들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p.43 ) 또한, 에이브러햄 링컨(美 16대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바른 사람이면 그가 누구이건 그와 함께할 것이다.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이면 그가 누구이든 가까이 할 것이다. 사악한 사람이면 그가 누구이건 멀리할 것이다.”( p.154 ) 이 말들은 미국 대통령들의 정직과 정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그들의 공통점은 정직 말고도 끈임 없는 교육을 받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통령의 어머니들은 일찍이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이들에게 재능을 찾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맹모삼천지교란 말이 있는데 <미국 대통령家의 가훈>에 나온 어머니들을 보면 자식들을 위해 3번이 아닌 30번도 이사 했을 것 같은 그런 훌륭한 어머니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면, 루즈벨트(美  32대 대통령)의 어머니는 루즈벨트가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자, 집을 보스턴으로 옮겼다. 아들이 집에 오고 싶을 땐, 언제든 올 수 있게 하려는 배려였다. 하지만 루즈벨트가 어릴 적에, 루즈벨트의 어머니는 루즈벨트와 체스를 두면서 조금도 봐주지 않고 매번 이겼다. 아들이 졌다고 화를 내면 오히려 화낸 일을 사과하게 만들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루즈벨트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루즈벨트의 어머니는 사랑과 엄격함을 적절히 이용하여 아들의 교육에  힘 쏟았고 결국 그의 아들은 대통령이 되었다. 또한, 린든 존슨(美  36대 대통령)의 어머니는 “나는 아들이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 적은 없어요. 하지만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에요. 나는 아들의 눈빛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 아이가 어떤 성과를 거두어도 놀라지 않았어요.” 라는 격려를 통하여, 린든 존슨의 성공의 원동력을 제공했다.

 물론, 미국의 대통령들이 전부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이란 것은 아니다. 또한 그들의 교육방식이나, 그들의 어머니들이 옳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 대통령家의 가훈>에 나온 부모(특히 어머니)들은 분명히 자식의 인격형성에 훌륭한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고, 그렇게 교육받은 자식들 역시 대통령이란 훌륭한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데 탁월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의 힘을 느꼈다. 사랑의 힘은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그 크기와 깊이를 알 수 없는 것이다. 부모들의 사랑이 밑바탕이 되어서, 자신이 꿈꾸는 미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대통령들을 탄생시켰다 해도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나는 미국에만 그러한 어머니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대한민국에는 그보다 몇 배나 훌륭한 어머니들이 수두룩하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중국인 저자들도 인정했듯이, 세계최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 최고에 올라있는 대한민국의 교육열이 단지 엘리트를 낳기 위한 교육이 아닌, 정직하고 성실하며 남들을 포용할 줄 아는 리더쉽을 갖춘 진정한 사람을 만들기 위한 교육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이 그리고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이 이러한 큰일을 이루어 낸다면, <한국 대통령家의 교훈>이란 책이 출판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