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꿈을 꾸기 전에<br/>2. 월요일<br/>3. 첫번째 꿈<br/>4. 화요일<br/>5. 두번째 꿈<br/>6. 수요일<br/>7. 세번째 꿈<br/>8. 목요일<br/>9. 네번째 꿈<br/>10. 금요일<br/>11. 다섯번째 꿈<br/>12. 토요일<br/>13. 일요일<br/>14. 이야기의 끝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홉 살 소년 리펠. 그런 리펠에게 큰 사건이 벌어진다. 리펠의 부모가 리펠을 홀로 남겨 둔 채 일 주일 동안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리펠을 돌볼 미스 야콥이 있지만 그녀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이다. 리펠의 부모는 미스 야콥을 못미더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리펠을 맡기고 빈으로 떠난다.

[월요일] 아슬란과 하미데, 터키 아이 두 명이 리펠의 반에 전학을 온다. 둘은 연년생 남매로, 나란히 리펠 옆자리에 앉지만 아슬란은 벙어리처럼 말을 하지 않는다. 한편 미스 야콥은 점심으로 리펠이 가장 싫어하는 토마토 요리를 내놓는다. 미스 야콥은 기겁을 하는 리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강압적으로 점심을 먹이려 한다. 화가 나 방으로 올라간 리펠은 뜻밖의 책을 발견한다. 부모님이 리펠을 위해 준비한 《아라비안 나이트》였다. 리펠은 너무나 기뻐하며 책 속에 빠져든다.
아라비아의 왕국에 아들을 간절히 바라는 임금이 있었는데, 오랜 기도 끝에 아들을 얻는다. 그런데 왕자가 열 살이 되던 해, 왕자의 스승이 왕자는 일 주일 동안 말을 해선 안 되며 말을 하면 큰 불행이 닥칠 거라고 예언한다. 왕자는 그 때부터 말을 하지 않는데…….
그런데 리펠이 취침 시간을 어기고 몰래 책을 읽자 미스 야콥은 불같이 화를 내며 책을 빼앗는다. 뒷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한 리펠은 하는 수 없이 그 이야기를 꿈으로 꾸기 시작한다.
[첫 번째 꿈] 아슬람 왕자의 숙모는 자신의 아들이 왕위를 계승하길 바란다. 그래서 아슬람을 내쫓기 위해 임금이 가장 좋아하는 책을 왕자의 베개 밑에 숨긴다. 아슬람은 책을 훔친 도둑으로 몰리지만 말을 할 수 없어 어떤 변명도 하지 못한다. 결국 아슬람을 두둔한 하미데 공주, 공모자로 몰린 리펠과 함께 나라에서 쫓겨난다. 숙모는 세 아이를 사막으로 데려가는 근위병들을 쫓아가 모두 죽이라고 명령하는데, 다행히 모래 폭풍이 불어와 세 아이들은 탈출에 성공한다. 그런데 리펠이 그만 두 아이를 놓치고 모래 폭풍 속에서 헤매는데, 미스 야콥이 리펠을 깨운다.

[화요일] 미스 야콥은 아침을 먹으며 부모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절대 책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리펠은 등교하자마자 아슬란과 하미데에게 모래 폭풍 속에서 길을 잘 찾았는지 묻는다. 리펠의 꿈을 알 리 없는 아슬란과 하미데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리펠의 머릿속은 온통 꿈 생각뿐이다. 방과 후 리펠은 예슈케 아주머니로부터 똑같은 꿈을 이어서 꾸는 ‘연속 꿈’에 대해 듣는다. 리펠은 연속 꿈을 꾸기 위해 얼른 잠자리에 들고 꿈 속에서 다시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날아간다.
[두 번째 꿈] 사막에 홀로 남겨진 리펠 앞에 개가 나타난다. 리펠은 자신을 어딘가로 이끄는 개를 따라 사막을 걷다가 아슬람과 하미데를 만난다. 개는 아슬람이 키우는 무크였던 것이다. 세 아이는 숙모의 계략을 알리고 누명을 벗기 위해 궁전으로 향한다. 도시로 들어가기 전 아슬람은 너무 잘 차려입으면 사람들이 의심하므로 입고 있던 옷을 찢어 누더기로 만든다. 아슬람이 리펠의 옷도 찢으려 하자 리펠은 거칠게 반항한다. 그 때 미스 야콥이 리펠의 팔을 잡아당기며 깨운다.

[수요일] 리펠은 등굣길에 꿈에서 본 무크를 만난다. 아슬람과 하미데, 이제는 무크까지 현실에 등장하자 리펠은 혼란스럽다. 집에 돌아온 리펠은 계속 꿈을 꾸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리펠은 침대에 눕기 전, 자신의 옷이 아라비아와 어울리지 않는 것을 깨닫고 카니발 때 입었던 아라비아 의상과 터번을 찾아 입고는 잠이 든다. 윗옷 주머니에는 손전등이 들어 있었다.
[세 번째 꿈] 도시로 들어온 세 아이들은 여인숙에서 방을 구한다. 마음씨 좋은 여인숙 안주인은 돈이 없으면 하미데의 금팔찌를 담보로 맡기라고 하는데, 하미데는 팔찌에 왕실의 문장이 새겨져 있어 신분이 탄로날까 봐 거절한다. 결국 거리로 내쫓긴 아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시장 광장에서 손전등을 이용한 마술 공연을 선보이고 큰 돈을 번다. 그 때 사막에서부터 세 아이를 뒤쫓던 근위병들이 나타난다. 다행히 소나기가 내려 아이들은 무사히 도망치고 여인숙으로 가 방을 얻는다. 그런데 새벽녘에 아슬람과 무크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리펠은 잠에서 깨어난다.

[목요일] 리펠은 등굣길에 무크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아슬란도 무단 결석을 한다. 게다가 꿈에서 본 팔찌를 하미데가 가지고 있다. 리펠은 꿈 속의 일이 왜 현실에서도 일어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방과 후 리펠은 거리에서 헤매고 있는 아슬란을 만나고, 다음 날 점심 초대를 받는다. 집으로 돌아가던 리펠은 무크를 만나는데, 무크가 리펠을 쫓아 집 안으로 들어오자 미스 야콥은 무크를 동물 보호소로 보내 버린다. 리펠은 무크를 함부로 대하고 멀리 보낸 미스 야콥을 이해할 수 없다. 그 날 밤 리펠은 한참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어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한다.
[네 번째 꿈] 사라진 아슬람을 찾아 나선 리펠은 골목길에서 근위병들에게 쫓기는 아슬람과 맞닥뜨린다. 리펠과 아슬람은 필사의 도주 끝에 겨우 근위병들을 따돌리고 여인숙으로 돌아간다. 아슬람은 스승의 집에 가서 자신이 언제 말할 수 있는지 물어 보았고, 이미 일 주일이 지났기에 궁전으로 들어가 모든 사실을 알리려 했다. 그러나 근위병들이 진실을 숨기기 위해 아슬람을 죽이려 했고 무크 덕분에 겨우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셋은 어떻게든 근위병들을 피해 궁전으로 들어가야 한다. 셋은 머리를 맞대고 묘책을 짜는데, 미스 야콥이 또다시 리펠을 깨운다.

[금요일] 리펠은 아슬란, 하미데의 집으로 가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리펠도 두 친구를 다음 날 점심 식사에 초대한다. 하지만 미스 야콥은 리펠의 친구가 터키 아이들이라는 이유로 집에 들일 수 없다고 엄포를 놓는다. 리펠은 예슈케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청하고 예슈케 아주머니는 자신의 집으로 세 아이들을 초대한다. 그러나 미스 야콥은 이마저도 반대하며 리펠을 몰아세우고 리펠도 물러서지 않는다. 밤이 깊어지자 리펠은 잠이 들어 꿈을 꾸기 시작한다.
[다섯 번째 꿈] 여인숙 안주인의 도움으로 작전을 짠 세 아이들은 성문 앞에 도착한다. 리펠이 근위병을 따돌리기 위해 노래를 부르며 성곽 위를 달리는 동안 아슬람과 하미데는 무사히 궁전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리펠은 근위병에게 붙잡히고 근위병이 리펠에게 칼을 빼 드는 순간, 다른 병사들이 리펠의 얼굴을 알아보고 임금에게 데려간다. 병사들에게 붙들린 리펠이 궁전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하필 이렇게 중요한 순간 미스 야콥이 리펠을 깨운다.

[토요일] 리펠과 아슬란, 하미데는 예슈케 아주머니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친구들이 돌아가자 리펠은 미스 야콥이 무서워 집에 가지 못하고 예슈케 아주머니에게 그간의 일들을 털어놓는다. 예슈케 아주머니는 빈에 있는 리펠의 부모와 통화하여 자신이 리펠을 돌보기로 하고 미스 야콥을 내쫓는다. 평화로운 밤을 맞은 리펠은 예슈케 아주머니와 함께 깊은 잠에 빠진다.

[일요일] 리펠은 기분이 엉망이다. 이제 중요한 결말만 남았는데 연속 꿈을 꾸지 못한 것이다. 예슈케 아주머니는 미스 야콥이 숨겨 둔 《아라비안 나이트》를 찾아 주면서 끝이 어떻게 되는지 보라고 하지만 책의 내용은 리펠의 꿈과 전혀 딴판이다. 드디어 엄마, 아빠가 돌아오고 리펠의 꿈에 대해 듣던 엄마는 그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안다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의 끝] 임금 앞으로 끌려간 리펠은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진실을 알게 된 임금은 숙모를 불러 다그치지만 숙모는 끝까지 발뺌한다. 그러자 임금이 커튼을 젖혀 아슬람과 하미데, 상처투성이 무크가 보여 준다. 먼저 궁전으로 들어간 아슬람과 하미데가 임금에게 모든 사실을 알렸던 것이다. 임금은 숙모를 처형하려 하지만 아슬람 왕자는 대신 나라에게 추방할 것을 제안한다.

리펠, 예슈케 아주머니, 아빠는 엄마의 이야기에 만족해한다. 엄마, 아빠가 돌아오셨고 아라비아 왕국의 이야기도 행복하게 끝났으니 리펠에게는 정말 근사한 일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