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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5년 02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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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4쪽 | 594g | 145*210*30mm |
ISBN13 | 9791195008360 |
ISBN10 | 1195008368 |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황석영 『철도원 삼대』 최종 후보
1. 대상 도서 구매 시, 푸 볼펜/마우스패드 증정(택1/포인트차감) 2. 대상 도서 포함 국내도서 2만원 이상 구매 시, 프레임 양장노트 증정(택1/포인트 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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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의 날/예스24 X 난다] 가장 오래된 고백의 이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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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굿즈 :책가도 독서대/스마트폰 거치대/우양산/북 스토퍼/우드 센서 무드등
국내도서/외국도서/직배송 GIFT 5/7만원 이상, eBook/크레마 5만원 이상 구매 시 선착순 택1 증정 (포인트 차감)
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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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세 여자가 있다. 각각의 아픔을 가진 세 여자.
첫 번째 여자는 심술쟁이,
두 번째 여자는 거짓말쟁이,
세 번째 여자는 이기주의자.
세 명은 완전히 달랐지만 남몰래 같은 소망을 품고 있었다. 그건 이 마을을 떠나는 것이다. 다른 곳도 아닌 아름다운 지베르니를.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몇 시간의 산책을 위해 바다 건너 찾아오는 꿈의 마을, 인상파 대가 클로드 모네의 고향인 지베르니를......(본문 14쪽)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 주고 격려해 주던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잃은 꿈 많은 열한 살 소녀 파네트, 결혼한 남편이 있지만 사랑하지 않는 남편을 두고 늘 다른 곳을 바라보며 탈출을 꿈꾸는 아름다운 교사 스테파니 그리고 관광객들에 치여 변해가는 지베르니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노파의 이야기.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 세 여자의 관계를 짐작도 못한 채. 읽다 보면 미궁으로 빠져버리고 마는 이야기. 다 읽고 나서는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미셸 뷔시의 <검은 수련>은 인상파 화가의 대가로 너무나 잘 알려진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 마을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이다. 추리 소설에 관심이 없더라도 지베르니에 대해 궁금하다면, 혹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라면, 그림에 조예가 깊다면, 클로드 모네의 생애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소설을 넘어 마치 글로 화폭에 그리듯 지베르니 마을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고, 모네의 정원으로 상징되는 지베르니 안으로 초대하여 온갖 색깔의 묘사로 유혹할 뿐만 아니라 예술에 관한 지식과 유명한 모네의 일대기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작가 또한 이야기 시작에 앞서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와 모네의 삶과 유족에 관한 내용이 사실에 바탕에 두고 있음을 밝힌다.
언젠가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꿈의 장소, 아름다운 지베르니 마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형사들이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동안 사건은 1937년에 일어났던 11살 남자아이의 사망 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아무런 해답도 없이 오래전 사건 주위만 맴돌다 결국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죽음을 앞둔 한 남자의 고백으로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자신의 죽음을 며칠 앞둔 클로드 모네가 곧 떠날 것을 알고 평생 화폭에 담지 않았던 색의 결여이자 모든 색의 혼융인 검은색으로 수련을 그렸다는 전설처럼 노파는 지난 자신의 삶을 더듬으며 자신만의 불멸의 그림 <검은 수련>을 그려나간다. 11살의 파네트와 36살의 스테파니 그리고 그 누구도 쳐다봐 주지 않고 누군가에겐 짐일 뿐인 노인의 삶을.
이 책은 우리 인간의 숨은 광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상파 화가 모네가 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사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자 했던 것처럼 미셸 뷔시는 누군가의 인생을 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주하듯 11살의 삶, 36살의 삶, 그리고 노년의 삶으로 그려낸다. 이기주의자, 거짓말쟁이, 심술쟁이로. 모네가 빛의 변화에 예민하게 한 곳에서 수없이 관찰하고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듯 한 여자의 삶을 시대별로 깊이 있게 관찰하고 그려가는 인생의 파노라마이다. 누군가는 광기처럼 30년을 연못만 바라보며 수련만 그렸을 것이고 누군가는 광기처럼 인생을 살며 괴물이 되어갈지도 모른다.
"클로드 모네가 이젤을 들고 남들은 곤히 자고 있을 이른 새벽이나 낮 시간 동안 다른 사람 집에서 자리를 잡고 그림 그렸을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났다. 부인들이나 앉아 있을 드레스 룸 창문 앞에서 같은 소재의 그림을 서른 번 가까이 그렸다니 미치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미치광이들에게 열광하지 않는가?" (본문 210쪽)
"오랑주리 미술관 벽에 걸린 <수련>은 정확하게 이 축을 따라 줄지어 있습니다. 태양의 운행에 따라 동에서 서로 뻗어 있고, 프랑스의 모든 역사를 상징하는 이 축을 따라서 말이에요. 우연의 일치인 듯 모네도 영원히 반복되는 태양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고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중 서로 다른 시간대에 수련 연못을 그렸어요. 천체의 운행, 프랑스 승리의 역사, 현대 예술의 혁명! 보잘것없는 작은 연못이 가장 위대한 천재 화가가 30년 가까이 광적으로 몰두했던 단 하나의 소재였던 겁니다." 본문 216쪽
모네가 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사물의 모습을 관찰하고 생생하게 화폭에 그려내고자 했듯 미셸 뷔시는 인간의 마음 안에 숨겨진 욕망과 광기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보여주고 아름다운 지베르니 마을을 하나의 거대한 풍경화처럼 시대에 따라 생생하게 그려내며 <검은 수련>을 완성한다. 개인의 욕망이 억압된 채, 그리고 철저하게 꽁꽁 숨긴 채 세계의 중심 가장 아름다운 공간에서 풍경이 되어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체념과 포기의 유약을 매일 바르며 살아가야 했던 아픔을 가진 세 여자의 이야기다.
"지베르니는 함정이에요! 환상적인 마을인 건 확실해요. 누가 다른 데서 사는 걸 꿈꾸겠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인데. 그렇지만 돌처럼 굳어 있어요. 집을 조금이라도 다르게 꾸미고 벽에 페인트칠을 다시 하고 꽃을 꺾는 건 안 돼요. 이를 금지하는 법이 수십 개나 있으니까요. 우리는 그림 속에서 살고 있어요. 벽에 둘러싸인 채 갇혀 있는 거예요! 사람들은 여기가 세계의 중심이고 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곳은 풍경이자 장식에 지나지 않죠. 결국 우린 그 안에서 굴러다닐 뿐이에요." (본문 221쪽)
어쩌면 신이 우리 모두를 그렸고 모든 걸 지우고 싶은 마음이 들면 휙 그어버리는 신의 붓질 한 번에 모두가 사라질지 모르는 세상이지만 가장 아름다운 곳 지베르니라는 공간이 있듯 우리에겐 우리만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 하나쯤 간직하며 살아간다. 사랑을 뿌려주면 생기가 돋아 살아나는 우리만의 정원. 검은 수련이 아닌 무지갯빛 수련을 꿈꾸며..
"이제 거울 속에 있는 사람은 늙은 여자가 아니었다.
파네트의 행복한 웃음이었다.
수련을 닮은 스테파니의 눈동자였다.
살아 있고 생기 넘치는 여인의 모습이었다." (본문 4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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