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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사진 인문학

: 철학이 사랑한 사진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

이광수 저 | 알렙

사진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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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년 01월 15일

372쪽 | 666g | 210*297*25mm

ISBN-13

9788997779468

ISBN-1089977794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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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진에 대한 권력을 비판하고,
인문학적 사유의 지평을 넓히고자 하는,
한 역사학자의 “사진으로 철학하기”

사진은 과학도 되고 예술도 되고 역사도 된다!
그래서 사진은 인문학의 보고다!

사진 세계에 뒤늦게 매혹되어, 사진과 사진 비평을 직접 하게 된 역사학자 이광수 교수의 첫 작업은 철학의 주요 개념들로 프로 작가들의 작품 세계의 의미를 파헤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사진으로 철학하기”는 예술과 철학이 맺는 전통적인 결합 방식이다. 한편, 이 교수는 “사진에 담긴 뜻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그들의 작품 세계를 더 내밀히 들여다볼 방법을 찾고자 했다.
사진가의 의식을 더 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사진 한 장”이 아닌, “사진들의 배열”을 봐야 하며, 이미지만이 아닌 텍스트(캡션, 제목, 작업 노트)를 같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저자는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과 사진 인문학을 ‘함께’ 쓰고자 했다. 3년이 넘는 동안의 연재(《사진예술》)를 묶어낸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지금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사진가들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담아내었다.


저자 소개

저자 : 이광수

저자 이광수는 부산외국어대 교수. 역사학자(인도사). 사진비평가. 이른바 ‘운동’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인 1983년부터 1989년까지 인도로 유학을 간 것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시민운동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 공동 대표, ‘만원의 연대’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결국 문제는 정치에 있다고 생각하여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의당 등 진보 정당 당원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에서 활동하던 중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몇 차례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 소중한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게 되었다. 또, 인도 근대사 연구 중 사진도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본격적으로 사진 이론을 공부하여 사진 비평의 길로 들어섰고, 2011년부터 현재까지 월간 《사진예술》에 사진을 통한 인문학 탐구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저술로는 인도사에 관한 것으로 『슬픈 붓다』, 『역사는 핵무기보다 무섭다』 등의 지은 책이 있고,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인도-파키스탄 분단으로부터 듣는 여러 목소리』, 『성스러운 암소 신화』 등의 옮긴 책이 있다. 사진에 관한 논문으... 펼처보기

목차

서문 사진의 뜻은 어디에 있을까?

제1부 사진의 인문학

들어가며 사진은 인문학의 보고다
제1장 벤야민의 아우라: 익숙한 것을 낯설게 읽기
제2장 바르트의 풍크툼: 기호가 넘치는 세계에서 찔린 아픈 상처
제3장 하이데거의 존재: 사물의 재현이 아닌 존재의 체험
제4장 칸트의 주관: 창조성의 근대적 영역 찾기
제5장 엘리아데의 원초: 영원회귀를 향한 메타 시간
제6장 구하의 기록: 작고 모호한 삶의 역사
제7장 레비스트로스의 참여 관찰: 낯선 문화와의 만남
제8장 데리다의 해체: 흔적 위에서 모든 시선의 해방
제9장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동양에 대한 편견과 왜곡
제10장 들뢰즈의 시뮬라크르: 복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변화에서 생긴 차이
제11장 푸코의 탈주체: 근대적 주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기 찾기
제12장 보드리야르의 가상: 이미지가 실재인 세상

제2부 사진 속 생각 읽기

들어가며 사진에 담긴 생각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제1장 이순희와 재현: 「보이는 것은 모두 동일한가?」
제2장 이정진과 가상: 「매트릭스」
제3장 이상욱과 스케치: 「Blue City」
제4장 최철민과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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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인문학과 만났을 때 비로소 보이는 사진

누구나 카메라를 갖고 있듯이, 누구든 사진가가 될 수 있다. 프로든 아마추어이든 하이 아마추어이든 사진에 대해서라면 누구도 할 말은 있다. 그렇더라도, 사진에 담긴 뜻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사진에 담긴 생각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리고 사진으로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 흔히 말하듯,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이란 있는가? 그리고 구분할 수 있는가?
“사진으로 철학하기”라는 콘셉트를 담은 이 책은 철학이 낳은 혹은 철학을 성립하게 한 사진 작품들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책이다. 역사학자이자 사진 비평가인 저자 이광수 교수는, 사진이 재현하고 전유하는 사물의 존재/비존재를 통해서 사진가들은 어떤 생각을 담고자 했는지를 탐구한다. 또한, 우리 시대 사진가들의 작품 세계와 작가 의식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고자 한다.

사진의 세계에 인문학의 낯선 발상들이 발을 디뎠다. 사진비평가 이광수 교수는 사진과 인문학의 만남의 의미를 탐색해 보았다. 예를 들면, 저자는 먼저 발터 벤야민의 ‘아우라’라는 개념을 들고, 이것이 외젠 앗제의 사진 작품 속에서 어떻게 위치 지워졌는가, 그리고 한국의 작가 민병헌, 화덕헌의 세계에서 벤야민 사진 미학의 중심 개념인 아우라로부터의 탈피 즉 대상으로부터 거리 두기는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탐색한다.
롤랑 바르트의 풍크툼 개념으로는 최민식의 사진과 쿠델카, 그리고 정택용의 사진을 예로 들어, 오래된 사진이 주는, 그 어떤 예술도 행해 내기 어려운, 대중 예술로서의 존재 가치를 발견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저자는 벤야민, 바르트, 하이데거, 칸트, 들뢰즈, 푸코 등 주요 철학자들과, 구하, 사이드, 엘리아데, 레비스트로스 등 문학, 역사, 종교, 문화인류학을 넘나들며 사유의 세계와 작품 세계를 연결 짓는 사유를 펼쳐보였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이미지를 통해 세상의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이 카메라의 창을 통해 무엇을 읽고자 하는가로 집중된다. 이 책의 2부와 3부는 저자와 사진가들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기획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저자는 “사진 인문학”을 위해서, 사진가들에게 작품과 작업 노트를 보내주길 청했고, 사진가들은 이에 응했다. 저자는 수준의 높낮이를 따지지 않고, 사진가들의 작품 세계를 날 것 그대로 보고자 했다.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으로 품평하지 않고, 사진을 통해 사유하기 좋은 것,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작가의 뜻(의식)에 주목했다.
1부에서는 사진 예술의 선구자들과 한국의 프로 사진가들의 작품 세계를 주로 다뤘다면, 2부와 3부는 프로급에 못지않은 하이 아마추어 사진가들과 공동의 사유와 공동의 작업을 해나가면서 그들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이해하려 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사진을 통해 사색해 보는 철학적 명제와 개념들이 한국의 사진가들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 그것이 사진가들의 배열, 제목과 캡션, 작업 노트를 통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사고는 헤맴에서 나온다! 쉽고도 쉽지 않은 사진에 관한 인문적 사유

벤야민은 “20세기의 문맹은 사진을 모르는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20세기를 넘어 이제 21세기가 된 우리의 오늘은 이미지가 이미지를 낳은 그야말로 복제 시대이다. 이제는 이미지가 실재를 만드는 초실재 속에 들어가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미지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들은 이미지의 노예로 종속된다. 이미지는 무엇을 말하는가?
저자는 “사진 인문학의 개념” “사진에 담긴 생각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사진으로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라는 세 가지 주제에 대해 말한다. 앞의 주제는 철학적 개념과 작품을 연결 짓는 것으로, 뒤의 두 주제는 사진 작품의 의미를 읽어내고, 사진가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사진 인문학의 개념” 즉 사진이 철학하기 좋은 주제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는 사진은 존재의 증명이란 점을 말한다. 어떤 대상이 존재하지 않으면 사진은 나올 수 없다는 점이 출발점이다. 카메라 앞에 뭔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또한, 사진은 시간을 담는 매체다. 모든 대상은 사진 속으로 담기면서 그 순간부터 그것은 과거에 박제된다. 그때 그 시간은 돌아올 수 없는 과거가 되고 그래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은 모두 과거에서 정지되어 버린다. 수전 손택이, 사진은 시간의 흐름이 아닌 시간의 어느 한 순간을 포착해 놓은 것이고, 그래서 사진은 ‘기억’을 하기 좋은 매체라고 한 것은 이 맥락에서다. 사람들이 일기나 그림이 아닌 사진을 통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그 불규칙적이고 이질적인 과거를 잘 떠올리는 것은 바로 사진이 시간을 담는 매체라는 속성 때문이다. 이것이 사진이 갖는 인문학적 사유의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사진을 통해 인문학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진이 모사가 아닌 재현을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즉,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닌 인간의 의지가 반영되는 재현인 것이다.

“사진과 같이 시간, 존재, 재현 등에 관한 다양한 시선과 그것을 둘러싼 권력과 맥락을 포함하는 매체는 인문학의 향연을 펼치기에 매우 적합하다. 정해진 해답이 없고, 옳고 그름도 없으며, 접하는 사람에 따라 생각을 달리하고 그 가치를 달리 부여할 수 있는 사진이란, 인간 정신을 상실해 가는 이미지가 범람하고 복제가 만능인 21세기라는 시대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인문학의 보고이다.”(20쪽)

저자는 1부에서 사진 담론의 개념들에서 주로 다뤄져 온 사상가들의 관점들을 살펴보며, 이를 사진가들의 작품과 연결시켜 본다. 예를 들어, 벤야민이 아우라 개념을 들어 사진은 아우라를 재현할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저자는 ‘사진은 아우라를 지우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외젠 앗제와 아우구스트 잔더의 사진들은 대상으로부터 거리 두기 즉 아우라로부터의 해방을 의도한 작품이라 본다. 그러면서, “사진은 아우라를 지우는 맛”이란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사진의 맛은 아우라를 죽이고 누구나 즐기는 대중 예술로 가는 데 있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이다.
바르트의 풍크툼과 스투디움의 개념을 알고 구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사진에 관한 시각과 관점이 확 트이는 일일 것이다. 바르트의 풍크툼을 통해, 저자는 “풍크툼의 존재가 있어서 사진은 테크닉도 아니고, 실재도 아니며, 객관도 아닌 것이 된다. 그 소통 불가능한 우연의 세계가 사진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자 사진이 인문학의 보고가 되는 개념이다.”라고 말한다. 돌발적인 아픔, 아픈 찔림으로도 풀이할 수 있는 이 풍크툼의 개념은, 최민식이나 쿠델카, 정택용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래된 사진은 가끔 찔린 아픔을 준다. 사조가 어떠하든, 철학이 어떠하든, 기록의 가치가 어떠하든, 사진가의 역사적 위치가 어떠하든, 존재 자체로서 이미 사진 예술의 경지에 오른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사진계의 오래된 1세대 사진가들, 강운구, 육명심, 주명덕, 김응식, 정범태, 김녕만 등이 남긴 마을, 장터, 가족, 논밭, 가게, 도심의 풍경 속에서 작가의 의도나 메시지를 해석하는 것은 한정적이다. 그보다 더 우선적인 것은 그 오래된 사진들이 많은 우리들에게 찔림으로 소통을 이루고 그 안에서 잃어버린 인간 지향의 세계를 이어주는 것일 것이다.”(40쪽)

저자는 철학이나 기호학의 개념만이 아니라, 종교와 신화, 인류학과 역사 영역까지 탐색해 본다. 종교학자 엘리아데가 말한 ‘영원회귀를 위한 메타 시간’은 마이너 화이트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한국 작가 이갑철의 사진 속에서 구현돼 있다. 역사학자 구하는 ‘서발턴’이라는 하층민의 역사에 대해 주목하였는데, ‘작은 사건’이 ‘큰 역사’에서 어떻게 묻혀버리는지 탐구하였듯이, 저자도 ‘작은 사진 한 장’이 때로는 ‘역사의 큰 증언’이 될 수 있음에 주목하고, 다큐멘터리 사진은 ‘현존을 증언’하기에 역사로서의 사진의 본원적 임무를 맡는다고 보았다. 우리는 로버트 프랭크와 노순택의 사진을 통해 구하의 문제의식에 접할 수 있다.
문화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가 말한 라포(참여 관찰 시의 신뢰관계)의 구축이란 사진가가 그 대상에 대해 갖는 기본 태도로써 중요한 개념이 된다. 저자는 김수남의 작품이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닮았다고 본다.(87쪽) 한국의 많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낯선 문화에 다가서기를 업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성남훈과 이재갑 또한 잊혀진 역사를 기록해 온다.
문학자인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통해서는, 사진이 초창기 역사에서 제국주의의 식민 침탈의 한 도구가 되었음을 지적한다. “서양의 식민 지배 담론으로서의 오리엔탈리즘은 사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었다. 사진은 서양 지배자들이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식민지를 과학적으로 재현하여 실증적으로 보여주는데 다른 어떤 매체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과학은 어느덧 객관성과 보편성을 담보하는 것으로 대접받았고 그 과학의 총아가 사진이었다. 그래서 식민 지배 초기에 아시아로 온 유럽의 많은 식민 지배자들은 식민지 곳곳을 사진으로 남겼다.”(109쪽)

사진 읽기 혹은 사진 인문학의 첫 걸음은 시선으로부터 자유!

저자는 2부와 3부를 통해, 사진으로 생각 읽기에 나선다. 물론, 그 대상은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이다. 우리 시대 작가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생각을 작품에 어떻게 담아내는가이다. 저자는 “사진 예술이란 ‘무엇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널리 알려진 익숙함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실험 정신의 추구이자 일상의 전복이다. 그런데, 그 실험 정도가 심할수록 독자는 의미를 읽기가 어렵다. 예술을 추구할수록 사진가는 불친절하고, 독자는 이해하거나 느끼기가 어렵다.
생각이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공유되기 위해서는 제목과 작업 노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전제다. 또 잘 찍은 ‘사진 한 장’보다는 ‘사진들의 배열’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그럼으로써, 비로서-> 비로소 작가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무엇보다도 작가나 비평가, 기획자나 큐레이터의 생각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되며, 그들이 가진 느낌을 교본처럼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사진으로 작가의 생각을 읽는 방식이란 정해진 것이 있을 수 없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작가의 큰 의도 속에서 자신만의 창작 독해를 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경우 좋은 작가는 독자의 해석을 유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독자는 작가의 의도에는 맞춰 가되 그만의 해석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독자가 끌려 다니지 않아야 하는 존재로 작가만 있는 게 아니다. 비평가도 있고, 기획자도 있으며, 큐레이터도 있다. 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기호학적 해석이나 맥락에 따른 해석뿐이다. 그들이 가진 느낌이 교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사진으로 생각 읽기의 첫 걸음이다.”

2부는 “사진 속 생각”을 읽어내는 작업이다. 저자는 이순희, 이정진, 이상욱, 최철민, 정금희, 이정규, 최원락, 박정미, 김병국, 이순남, JOOJOO 등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들의 작품을 비평해 보고, 그들의 작업 노트를 들여다보았다. 그럼으로써, 각각의 작가는 재현, 가상, 스케치, 시간, 사유, 유사, 행위, 담론, 은유, 전유, 퍼포먼스, 스토리텔링이란 주제와 화두로 사진 작업을 해나가고 있음을 밝힌다.
3부는 사진가들이 사진을 통해 어떤 말(메시지)을 하고자 하는가를 읽어내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먼저 작가의 작업 노트로 시작된다. 이성주, 김정원, 김호영, 조기호, 길범철, 이계영, 오진영, 정근업, 윤창수, 조균래, 임만순, 조복래 등이 작업 노트를 통해 작품이 말하는 바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 후에 저자는 각각의 작품 세계가 갖고 있는 함의를 주요 인문/철학적 사유와 연결 짓는다. 말하자면, 각각의 작가들의 작품은 수전 손택, 미셸 푸코, 반다나 시바, 장자, 마르틴 하이데거, 에드문트 후설, 질 들뢰즈, 장 보드리야르, 이반 일리치, 제러미 리프킨, 알베르 카뮈, 프리드리히 니체 등의 생각과 연결된다.
이렇듯, 저자는 인문학적 사유와 사진 예술을 연결 짓는 것을 통해, 사진에 관한 끝없는 질문과 사유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 시대 사진가들의 다양한 면면들을 소개하고 비평하면서, 사진 예술이 추구해야 할 자기 정체성 내지 주체적 태도를 말하고 있다.

추천의 글

사진이 넘쳐난다. 그러다 보니 볼 것이 너무 많다. 이 폭주하는 이미지의 세례 속에서 오히려 눈을 감아버리는 게 편안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제도적 책임이란 것이 있다. 그 제도 안에 아카데미가 있고, 이론 하는 사람이 있고, 미술관이 있다. 이광수 교수의 『사진 인문학』은 어쩌면 뻔한 우리 사진의 제도 안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한 축을 만들 수도 있으리라 믿는다. 사진을 찍어본 역사학자가 쓴 사진에 관한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체적 사진 찍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편하고 유익하게 읽을 수가 있다. 이 책은 막연했던 사진에 관한 인문학이 정초되고 작가가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상일(사진가, 고은사진미술관 관장)

사진은 쉽다, 기계 의존적이니까. 사진은 쉽지만은 않다, 대상 의존적이니까. 문학과 사진은 다른 것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타자를 향한 응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우리는 왜 남을 향한 시선을 거두어들이지 못하는가. 타자의 의미를 묻는 일은 결국 자신의 의미를 묻는 일이 되곤 한다, 세계의 의미를 묻는 일이 되곤 한다. 인간과 세계의 의미에 관해 사고하는 것, 그것이 인문 정신 아닐까. 이광수는 잘 헤매는 사람 같다. 인도에서 헤맸고, 교단에서 헤맸으며, 사회운동에서도 헤맸다. 그리고 사진에서 헤맨다. 왜냐면, 사람과 사회와 사진은 알 듯한 것이 아니오, 모를 듯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고는, 헤맴에서 나온다.
노순택(사진가)

미니 인터뷰 : 이광수 “사진의 뜻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3년 만에 『사진 인문학』 집필 출간한 사진비평가 이광수와의 인터뷰

역사학자이자 사진 비평가인 이광수 교수가 『사진 인문학』을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사진과 사진 비평의 세계에 매혹된 인문학자가 사진의 기술이 아니라 사진의 뜻을 찾아 인문학적 사유를 펼쳐 보인다. 무려 3년이 넘는 동안 월간 『사진 예술』에 연재를 해왔던 이 글은, 후반기에는 사진가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한다. 저자의 글을 직접 편집 출간 작업을 했던 편집자가 독자를 대신하여 몇 가지 질문을 드려 보았다.

『사진 인문학』이라는, 어찌 보면 쉽고 어찌 보면 까다로운 주제를 들고, 독자에게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역사학자 그리고 시민운동가로서 책도 여러 권 내셨는데요. 이번에는 사진 비평가 내지 사진 인문학자의 책으로는 처음입니다. 사진가로서 그리고 사진 비평가로서 어떻게 이 세계에 접하게 되었는지요?

제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쯤의 일입니다. 2002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한 직후 제가 공동 대표로 있는 아시아평화인권연대에서는 아프간 난민을 긴급 구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죠. 몇 차례 다녀온 뒤에, 우리는 후원회원에게 사진전 겸 보고회를 열었는데요, 글쎄, 제가 찍은 사진을 보니 죄다 흔들려 건질 수 있는 게 한 장도 없었습니다. 세상에,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소중한 데를 다닐 텐데, 사진을 좀 배우라는 주위의 성화에 못 이겨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죠.

그렇다면, 아마추어 사진가 아니면 하이 아마추어 사진가로서, 사진 창작 활동이나 예술 사진 등을 찍으면 그저 즐기는 일이 될 텐데, 왜 이렇게 인문학적으로 또 비평적으로 무겁게 접근하셨나요?

네. 그것은 제가 학자였기 때문에 천성적으로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다 보니, 개념적으로 정리하고 싶었고, 또 개념을 정리하다 보니, 그 개념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 실제 사진가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사진의 본성을 들여다보고 파헤치고자 한 것이죠. 무엇보다도 사진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단순히 보는 대상을 넘어 읽는 대상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 때문이지요.

이번 책은 3년여 동안 『사진 예술』에 연재하였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과 소통한 대목이 독특한데요. 모두 24명의 하이 아마추어 수준의 작가들이죠?

네. 처음에는 인문학의 개념이나 원리를 사진 비평에 끌어오는 방식이었는데요. 나중에는 지금 활동하고 있는 사진 작가들을 더 들여다보고 싶었죠. 그래서, 사진가들에게 사진 작품과 함께 작업 노트를 보내달라고 청한 것이고요. 그 작업 노트를 통해서도 사진가들의 “뜻”을 읽으려고 시도해 본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진가들의 작품에는 “뜻”이 담겨 있는데, 그 “뜻”은 인문학에서 말하는 어떠한 관점과 연결 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작업이나 활동을 사진가들과 함께 한 것이죠.

그러면, “사진”을 가지고 인문학을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여쭤 봐도 될까요?

사진은 인문학의 보고다라고 썼지만, 회화(그림)에 비하면 고유의 미학 담론이나 인식론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사진이 다른 예술 형식이나 표현 양식에 비해 인문학적 사유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 결코 뒤지는 장르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진은 역사도 되고 과학도 되고 예술도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사진에 대한 감상평은 객관적이다 말할 수 없습니다. 사유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유의 헤맴, 그것이 인문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편집자인 제가 정리해 보려다, 잘 안 되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언어도단일지 모르지만,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은 엄연히 구분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그러한 구분이 타당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멋진 사진, 좋은 사진이란 도대체 누가 규정한 것이고, 그렇게 규정하는 근거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역사학자로서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경계선에서 인간과 사회에 대해 평생 고민해 온 학자가 던지는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죠. 제 나름의 답은 이렇습니다.
사진 언어는 비논리적이기 때문에 사진가가 자신이 갖는 생각을 사진으로 재현하기도 어렵지만 독자가 그것을 읽어내기도 어렵습니다. 사진 언어는 그 특성상 논리의 문법을 가지고 의미를 제시한다기보다는 보는 사람만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데 적합하죠. 그 감성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것도 때와 장소 혹은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을 볼 때 독자 개인의 생뚱맞은 느낌이 사진가의 의도와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거나 열등한 느낌이라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으로 나눌 수는 없다는 겁니다. 좀 더 쉽게 말씀 드리자면, 흔히들 흔들린 사진이나 구도가 틀어진 사진은 ‘나쁜 사진“이라고들 하는데, 그 사진으로 흔들리는 대상이나 어긋난 대상을 말하고자 한다면 그 맥락에서는 ’좋은 사진”이 된다는 겁니다.

혹시 이 책을 쓰면서, 선생님의 책이 어떻게 읽혔으면 좋겠습니까? 혹은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사진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 도구로 소통도 하고, 사유도 하고, 인문학도 할 수 있습니다. 사회에 팽배한 어떤 구조의 신화에 끌려 다니면서 사진을 숭배하기 보다는 사진으로 자기 자신의 사유 세계의 지평이 더욱 넓어지고 풍부해졌으면 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책에 쓴 내용이긴 한데요, 독자는 작가의 의도에는 맞춰 가되 그만의 해석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됩니다. 또 독자가 끌려 다니지 않아야 하는 존재로 작가만 있는 게 아니죠. 비평가도 있고, 기획자도 있으며, 큐레이터도 있습니다. 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기호학적 해석이나 맥락에 따른 해석뿐이죠. 그들이 가진 느낌이 교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사진으로 생각 읽기의 첫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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